믿을 수 있는 기부 문화 만들자…비영리단체·협의회 15곳 공동 캠페인 출범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email
Share on print

모금에 윤리를 더하다…‘SHOW ME THE TRUST’ 캠페인 출범 

 

빙하가 녹을 때 가만히 있는 펭귄들은 모두 죽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게 위기감을 고조시켜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도 위기 의식을 확산시키는 자리 중 하나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개최된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 캠페인 출범식 현장. ‘믿을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기 위해 비영리단체들이 한 마음으로 뭉쳤다. ‘모금에 윤리를 더하다’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번 공익캠페인은 15개 비영리단체 및 협회가 참여했다. 나눔국민운동본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가이드스타, 한국사회복지법인협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전국대학발전기금협의회, 한국비영리학회, 한국공익법인협회, 한국모금가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양대학교, 한국해비타트 등 15곳이 공익캠페인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새희망씨앗, 이영학 사건 등으로 기부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단체들이 직접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것. 한국모금가협회가 주관하며 행정안전부가 후원한다. 

지난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믿을 수 있는 기부를 위한 공익캠페인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 캠페인 출범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실장, 김효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단장, 이수민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사무총장, 김영진 행정안전부 팀장, 안종길 한양대학교 대외협력팀장, 손미향 한국해비타트 사무총장,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박찬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김건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황규인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김덕산 한국공익법인협회 이사장, 정현경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자문위원. ⓒ한국모금가협회

이날 출범식에서 ‘기부자의 알 권리’를 대표로 낭독한 김건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기부자 대표로 참석한 김선향씨에게 선언문을 전달하는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기부자 대표로 나선 김씨는 “기부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알 수 있다”면서 “캠페인의 시작은 작은 발걸음일지 모르지만 기부 확산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캠페인 출범식 이후엔 윤리세미나가 이어졌다. 첫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현수 기빙앤리서치 대표는 ‘현대 필란트로피(Philanthropy)의 윤리적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류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필란트로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했고, 다양한 가치에 대한 존중이 가능한 사회가 됐다”면서 “돈, 재능, 아이디어 등을 자발적으로 나누는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필란트로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초래되는 부정적인 결과도 언급했다. 

“아이티 대지진 당시 NGO들은 중단된 전력을 다시 공급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태양광 패널을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지진 이후 현지 태양열 패널 제조업자들은 수입원이 끊겨 생계가 무너졌습니다. 현지 태양열 패널 제조업자와 NGO가 뜻하지 않게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모금가로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할 점을 발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발표 중인 김현수 기빙앤리서치 대표 ⓒ박유라

김 대표는 필란트로피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실패 보고서’를 들었다. 미국은 실패한 교육개혁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보고서(The Death and Life of the Great American School System)를, 캐나다의 국경 없는 공학자회(Engineers Without Borders)는 관련 연구 기획 및 분석 과정에 대한 실패보고서(Failure Report)를 발간하고 있다. 해외 수많은 단체들은 이러한 실패 보고서와 토론회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실패를 통해 배우려는 비영리단체들의 진정성과 전문성을 보고 오히려 기부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한국가이드스타 전문위원은 ‘비영리 투명성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정보를 한 방향으로 전달 받던 세대는 지났다”며 “스스로 정보를 찾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와 접근을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고 말했다.

‘비영리 투명성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는 김병기 한국가이드스타 전문위원의 모습. ⓒ박유라

최근 정부는 비영리단체의 투명성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디젤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뀐 것처럼, 모금과 기부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며 공익법인 공시 관련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는 공익법인 정보 공시 이슈로 ▲데이터 검증 시스템 부족 ▲데이터 접근 홍보의 부족 ▲공시 자료 대부분 회계정보에 한정 등 3가지를 꼽았다.

김 전문위원은 “국세청 홈텍스에서 공익법인 자료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홍보하지 않는다”면서 “연말정산할 때 기부금 항목을 확인할 때 ‘기부하신 곳의 공시정보를 보시겠습니까?’라는 링크 하나만 덧붙여도 국민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들이 쉽게 공익법인의 공시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매뉴얼 보급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함께 접근성을 높여야 비영리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러한 규제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모금에 윤리를 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이사. ⓒ박유라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 어려운 일을 큰 고민 없이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뒤이어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가 어린왕자의 구절을 인용하며 ‘모금에도 윤리가 필요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황 이사는 “사람들이 돈을 맡길 때는 ‘믿을 만한가’, ‘효율적인가’, ‘확인할 수 있나’를 체크한다”면서 “기부자들이 원하는 것은 태도와 행동, 전문성,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에 전문성을 더하면 당당함과 신뢰가 생긴다는 것. 이번 공익캠페인위원회 출범을 주도한 황 이사는 “이번 공익캠페인을 통해 추구해야할 목적, 윤리, 전문성,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소영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관련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