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분쟁의 시대, 韓 인도적 지원이 나아갈 길

[코이카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K-인도주의 여정, 어둠 속 빛이 되다 <3·끝> 인도적 지원의 현재와 미래 지난해 전 세계 인도적 지원 요청 금액은 551억6300만 달러(한화 약 79조 원)에 달했다. 자연재해, 분쟁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생명을 구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지원이다. 생명 구조부터 식량과 의료품 지원, 재난 대비, 시설 재건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 OCHA)에 따르면, 2019년 약 278억 달러였던 예산 수요가 2023년에는 두 배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난, 빈번한 자연재난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인도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외교부 인도적 지원 예산은 74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이는 2019년 861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수치로, 올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외교부는 “전세계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에 동참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 인도적 지원, 모두를 위한 선택 인류애를 실천하는 인도적 지원은 대상 지역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국가나 종교, 인종을 뛰어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인류애적 관점이 기본 원칙이지만, 결국 인도주의 위기는 자국의 위기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가 경제적·물리적으로 연결된 만큼, 한 지역의 위기가 연쇄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스웨덴 정부는 작년 12월 해외 원조 개혁

3개월 만에 완공된 ‘우정마을’, 야간 빛 다시 밝혔다 [위성으로 본 튀르키예] 

[코이카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K-인도주의 여정, 어둠 속 빛이 되다 <2>위성 사진으로 본 튀르키예 대지진 복구 현장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 중부와 남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약 2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연합 대표부와 EU 공동연구센터의 ‘튀르키예 지진 복구 및 재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3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물은 50만 채가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타이주의 도심 안타키아(Antakya)는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은 곳이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이하 KDRT)가 구조활동을 펼칠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중앙119구조본부장이었던 조인재 대한소방공제회 상임이사는 당시 상황을 “건물이 전부 내려앉고 기울어져 전멸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 지진 이후 침체된 안타키아, ‘우정마을’로 활기 되찾다 안타키아의 야간 빛 세기는 지진 이후 크게 감소했다. NASA의 지구관측위성 수오미(Suomi) NPP의 VIIRS 센서로 분석한 결과, 지진 발생 직후 전력 공급 중단과 물리적 피해로 인해 야간 빛의 세기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 경제 활동과 사회적 회복 수준의 침체를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다. 그러나 한국이 주도한 ‘한국-튀르키예 우정마을’ 건설이 시작되면서 빛 세기는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우정마을은 지진으로 거주지를 잃은 튀르키예 이재민들을 돕고자 코이카를 주축으로 국내 3개 비정부조직(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마련한 공간이다. 1000만 달러(약 143억7000만 원) 규모의 사업으로, 지난해 6월부터 8월 초까지 공사해 약 4만㎡ 규모에 500개의 컨테이너 하우스가 조성됐다. 우정마을 입주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빛 세기가 뚜렷이 증가해, 복구 작업과 지역 경제가

튀르키예 대지진이 남긴 상흔, 한국이 만든 ‘우정마을’에서 치유되다

[코이카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K-인도주의 여정, 어둠 속 빛이 되다 <1>긴급 구조 그 후, 튀르키예에 생긴 ‘우정마을’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기후 위기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먼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재난이 이웃 나라, 혹은 자국의 직면 과제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위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12월 20일 ‘국제 인간 연대의 날(International Human Solidarity Day)’을 맞아, 더나은미래와 코이카는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의 인도주의 지원의 여정을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난해 2월 6일, 강진(규모 7.8)의 여파로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된 이곳에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이하 KDRT)가 도착했다. 지진 발생 하루 만에 외교부, 국방부, 소방청, 코이카(KOICA) 등으로 구성된 121명이 튀르키예 땅을 밟았다. 폐허 속을 비추던 앰뷸런스 불빛은 어둠과 혼란 속에서 희망의 상징이 됐다. 당시 중앙119구조본부장이었던 조인재 대한소방공제회 상임이사는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갔다”며 “곳곳에 시신이 가득한 참혹한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강해리 당시 KDRT 사무국(KOICA) 대원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내려갔지만,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낮았다”며 “전기와 불이 없어 몸을 녹일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폐허가 된 마을과 도시에서 구조대는 46곳을 수색하며 생존자 8명을 구조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했다. 2007년 KDRT 출범 이래 최다 생존자 구조 기록이다. 지진이 휩쓸고 간 잔해 속에서 19세 청년 베키르 도우는 무너진 건물에 깔려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숨을 죽이며

금융사 육아휴직 성별 격차 뚜렷하게 드러나…男 육아휴직 저조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6·끝>육아휴직 지표 분석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의 육아휴직 복귀율과 유지율 공시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만 복귀율 데이터를 공개했으며, 유지율까지 명시한 곳은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세 곳에 그쳤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극히 낮아 성별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 하나금융, 육아휴직 복귀·유지율 100% 하나금융그룹의 2023년 육아휴직 복귀율은 100%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그룹은 93.55%로 전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은 복귀율 대신 복귀자 수만 공개해 수준과 개선도를 비교하기 어려웠다.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재직한 비율(유지율)은 하나금융그룹이 100%로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육아휴직에서 복귀할 경우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연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만 9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는 직원의 경우 1년간 오후에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는 ‘맘투게더’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90.45%)과 KB금융그룹(77.7%)이 뒤를 이었으나, KB금융의 유지율은 전년(2022년) 대비 13.65%포인트 하락하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남성 유지율은 2022년 88.5%에서 2023년 73.5%로 15%포인트, 여성은 같은 기간 94.2%에서 81.9%로 12.3%포인트 하락해 성별을 불문하고 감소 폭이 컸다. ◇ KB·NH만 육아휴직 대상자 공시…NH 남성 사용률 5%에 그쳐 육아휴직 대상자 수를 명확히 공개한 곳은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 두 곳뿐이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두 그룹의 사용률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사용 비율 여성보다 현저히 낮았다. KB금융그룹의 경우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6.47%로 여성(23.27%)보다 16.8%포인트 낮았다. NH농협금융그룹에서는 남성 사용률이 5.04%, 여성은 51.48%로

5대 금융社, 사회공헌 비용 1조 돌파… 미래세대 지원 주력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5>사회공헌 비용·활동 분석 5대 금융사의 사회공헌 비용이 전년 대비 평균 33.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 동안의 사회공헌 비용은 총 1조2606억9000만 원으로, 2022년(9450억8000만 원) 대비 3156억1000만 원 늘었다. 해당 수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재된 ‘사회공헌 비용’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 신한금융, 사회공헌 비용 73% 증가로 최고치 기록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2023년 사회공헌 비용은 3070억 원으로, 전년(1770억 원) 대비 73.45%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3년 말 상생금융을 통해 소상공인 대출이자 캐시백 사업을 지원하며 사회공헌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선 기부 항목은 2022년(670억 원)에서 2023년(2310억 원)으로 244.78% 급증했다. 반면 지역사회 투자는 2022년(670억) 대비 2023년(610억) 8.96% 감소하고 상업적 이니셔티브는 2022년(430억) 대비 2023년(150억) 65.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NH농협금융은 2023년 사회공헌 비용이 19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6% 증가하며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NH농협금융은 보고서에 사회공헌 항목을 농협금융 전사 지역사회 공헌, 학술 교육 지원, 문화예술 지원, 다문화 가정 지원 등을 합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회공헌 비용 항목에서도 ESG 공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기업별 비교가 어렵다는 점도 드러났다. 특히 사회공헌 비용에 포함된 항목이 지주사별로 달라 순수 기부금과 사회공헌 마케팅 비용을 구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KB금융그룹은 사회공헌 비용에 기부금과 임직원 봉사활동을 금전 환산한 금액을 포함했지만, NH농협금융은 기부금을 별도로 명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사회공헌 비용을 총 투자금액으로 집계했으며,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자선 기부 ▲지역사회 투자 ▲상업적

5대 금융지주, 장애인 고용률 1.1%…공시도 ‘미흡’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4>장애인 고용률 분석 5대 금융지주사가 2023년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모두 장애인 고용률을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보고서에 기재된 임직원 수와 장애인 고용인원을 바탕으로 자체 계산한 결과, 평균 고용률은 1.1%로,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에 크게 못 미쳤다. ◇ 5대 금융지주 장애인 고용률, 법정 기준 절반에도 못 미쳐 장애인 고용률은 고용노동부 기준, 상시근로자 수 대비 장애인근로자 수를 산출한 값이다. 또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 50인 이상을 고용한 민간기업의 경우 장애인 의무 고용률 3.1%로,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기업은 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5대 금융지주사의 보고서에 명시된 임직원 수와 장애인 고용인원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2023년 장애인 고용률은 1.1%로 집계됐다. 이는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5대 금융지주사 모두 2022년에도 장애인 고용률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당시 계산된 평균 고용률은 1.08%에 불과했다. 2023년 소폭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의무 고용률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 KB금융 1.47%로 1위, 우리금융 0.88% 최하위 5대 금융지주사 중 KB금융그룹은 1.47%로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으며, NH농협금융지주가 1.32%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곳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그룹(0.93%), 신한금융그룹(0.9%), 우리금융그룹(0.88%) 순으로 낮은 고용률을 보였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은 전년 대비 고용률이 0.25%p 증가해 가장 큰 개선폭을 보였으나, NH농협금융지주는 0.16%p 감소하며 후퇴했다. 장애인 직원의 고용 질을 평가하기 위해 계약조건(정규직·비정규직) 및 성별을 분석했으나,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는 장애인 직원의 세부 정보를 명시하지 않았다. 성별 정보는 KB금융그룹,

폐기물량 산출범위 엇갈린 5대 금융그룹, 감축 성과 ‘애매모호’

2023-2024 금융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3>폐기물 배출량·폐기물 감축 방안 분석 5대 금융지주사가 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량을 보고서에 명시했지만, 각사의 산출 범위와 기준이 달라 성과 비교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ESG 공시 기준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그린워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실적은 환경경영의 핵심 지표지만, 현재 보고서 내 공시 수준으로는 업계 내 실적 비교나 평가가 어려워 소비자와 투자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KB금융그룹은 2023년부터 계열사와 해외 사업장을 포함해 산출 범위를 넓혔고, NH농협금융그룹은 NH농협은행에서 NH투자증권, NH저축은행 등으로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국내기준 전체 사업장,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사업장으로 한정했다. 우리금융그룹은 본점과 전국 영업점, 연수원, ATM, 차량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 우리금융, 유일하게 ‘재활용률’ 기재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390톤을 배출하며 전년 대비 13.91%(63톤) 줄였고, 신한금융그룹은 845톤으로 0.94%(8톤) 감소했다.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460.8톤을 배출해 전년 대비 17.19%(67.6톤) 증가했지만, 재활용량도 152.6톤에서 202.1톤으로 32.44%(191.1톤) 증가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종식으로 인한 영업활동 증가 및 본점 근무인원 증가, 사무실 LED공사 등 내부 시설공사로 인해 전년대비 폐기물 배출량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활용량 증가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본점에서 개인별 쓰레기통을 없애고 층별로 분리수거함을 설치 및 운영해 일반쓰레기 배출량을 30%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금융그룹은 5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폐기물 재활용량과 함께 재활용률을 기재한 곳으로, 2023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43.9%로 2022년(38.8%)보다 5.1%p 증가했다. 한편,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의 경우 2022년과

“청년에 매력적인 농촌 만들 것”…농협, 농촌에 혁신 기술 더한다  

애그테크 리더 등용문 ‘엔하베스트엑스’ [인터뷰] 이경춘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 국장 지난해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208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고령화도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전년보다 2.8%p 상승한 52.6%를 기록했다. 일할 사람은 부족해지고 생산성도 함께 떨어지고 있는 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농업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농협중앙회는 ‘애그테크(AgTech)’ 혁신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농식품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엔하베스트엑스(NHarvest X)’다. 이는 농협중앙회와 임팩트 전문 벤처캐피탈(VC) 소풍벤처스가 협력해 운영하는 ‘애그테크 청년창업 캠퍼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시작해 올해 10월 말 기준 두 기수를 운영하며 총 21개 팀의 혁신기업을 배출했다. 선정된 기업들은 약 6개월간 ▲스타트업으로서의 기본역량 강화교육 ▲농산업 현장 방문하는 필드트립 ▲농협 계열사와의 PoC(시제품 설계·구현 및 성능 검증)추진 ▲투자 기회 확보 가능한 데모데이 참여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엔하베스트엑스를 총괄 담당했던 농협중앙회 디지털전략부 이경춘 국장은 지난달 26일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전통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첨단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이 농업으로 유입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하베스트엑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농식품 산업에 청년을 유치하려면 농업이 대기업이나 다른 산업에 비해 소득과 편리성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봤다. 그 해법이 바로 ‘기술 기반의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2022년 6월 ‘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를 조성하고, 농식품 분야

탄소에서 자원으로, 폐기물을 가능성으로…글로벌 기후테크 스타트업

新기후테크 시장 베트남에 가다 <下>‘넷제로 챌린지 2024’ 수상 글로벌 기업 3곳 베트남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 재단이 주최한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 ‘넷제로 챌린지 2024’의 최종 우승자가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발표됐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55개국에서 500건의 기술이 경합을 벌였으며, ▲쿨 테크놀로지(캐나다·재생 에너지 및 탄소 감축 부문) ▲N&E 이노베이션(싱가포르·식량 시스템 및 지속 가능한 농업 부문) ▲바이젠(호주·순환 경제 및 폐기물 관리 부문)이 우승을 차지했다. ◇ 기후 위기가 고향을 위협한 과학자,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바꾸다 쿨 테크놀로지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Electrochemical Carbon Reduction·이하 ECR)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경제적 자원으로 바꾸는 스타트업이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물과 함께 장치에 넣고 전기를 주입해 화학적으로 분해해 에틸렌, 합성가스 등을 생산한다. 쿨 테크놀로지의 ECR 기술은 에너지 소비를 90% 절감하고, 생산 단가를 기존 시장 가격보다 40% 낮출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베트남의 대형 화학 제조업체와 협력해 시멘트 생산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름산(formic acid)으로 변환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쿨 테크놀로지를 설립한 안 찬리(Anh TranLy) 대표는 고향 메콩 델타에서의 경험이 기후테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근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염수가 점점 더 깊이 침투하는 현상을 직접 목격했다. “이런 변화는 다음 세대가 고향을 방문할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에서 재료 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과학자로서 기후

2주 된 바나나가 색이 안 변했다?…코팅제로 식품손실 막는 ‘에코기어’

애그테크 리더즈<5>[인터뷰] 박지훈 에코기어 대표 지난 22일 방문한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내 에코기어 사무실. 박지훈(37) 대표의 책상 위에는 탐스러운 귤과 배가 놓여 있었다. 대접용인가 했는데, 실험용이었다. 박 대표는 “3개월 전 코팅제를 뿌린 과일”이라고 했다. 에코기어는 제주 용암해수를 활용한 코팅제를 통해 신선식품의 보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핵심은 아임계수(subcritical water) 추출 기술이다. 아임계수는 물이 액체와 기체의 중간 상태에 도달한 상태로, 강력한 용해력을 발휘해 제주 용암해수의 영양 성분을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된 성분은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능성 소재가 된다. ◇ 식품 소비기한 최대 150%까지 연장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분석 결과, 에코기어의 나노코팅제를 사용하면 신선식품의 소비기한을 최소 20%, 최대 150%까지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바나나에 코팅제를 뿌리면 2주 동안 갈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노코팅제는 농산물 보존뿐만 아니라 영양 강화와 면역 증진 효과도 입증됐다. 대장균과 녹농균을 각각 99% 제거하고, 살모넬라균은 99.9%까지 사멸시키는 항균 효과를 보였다. “각 농산물에 최적화된 나노코팅제는 화학적·생물학적 오염을 방지해 식품 폐기량을 줄이고, 농산물 저장성을 높여 가격 급등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왜 창업을 결심했을까. 그는 2018년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후 2021년 12월 학내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에코기어를 창업했다. 그는 “코팅제 연구를 15년간 이어왔고, KAIST 화학과 박사과정 시절에 나노코팅 기술로 세포 생존도를 높이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연구 성과를 현장에 적용하고 사회에 기여하기

“기후 해법 찾는다” 베트남서 열린 글로벌 ‘기후테크’ 대전

新기후테크 시장 베트남에 가다 <上>베트남 기후문제 해결하는 기술 찾는 ‘넷제로 챌린지 2024’ 지난 22일, 베트남 호찌민시 디스키홀 살라 컨벤션 센터에서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 ‘넷제로 챌린지 2024 그랜드 파이널’이 열렸다. 베트남의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 재단이 주최하고, 호찌민시 개발연구원(HIDS)이 협력한 이번 대회는 기후위기에 취약한 베트남에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베트남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국가다. 2020년, 국제환경단체 저먼워치가 발표한 세계기후위험지수에서 6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최근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염류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넷제로 챌린지는 ‘재생 에너지 및 탄소 감축’, ‘식량 시스템 및 지속 가능한 농업’, ‘순환 경제 및 폐기물 관리’ 등 3개 부문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일 기업들을 발굴하는 행사다. ◇ 55개국 500건 지원…결승에 오른 9팀의 경쟁 22일 열린 ‘그랜드 파이널’은 결승에 진출한 9개 기업 중 최종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온 투자자와 전문가를 비롯해 기후 관련 기술에 관심이 있는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55개국에서 500건의 기술이 지원됐으며, 부문별로 3곳씩 총 9개 기업이 결승에 올랐다. 최종 우승 기업은 부문별로 한 팀씩 선정되며, 이들에게는 총상금 150억 베트남 동(약 8억2800만 원)의 무상 지원금과 650억 베트남 동(약 35억8800만 원) 규모의 투자 제안을 포함해 멘토링과 현물 지원 등의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재생 에너지 및 탄소 감축’ 부문에서는 ▲해양

“과일 세척부터 분류, 포장까지 로봇이 합니다”…‘토트’의 맞춤형 자동화 솔루션

애그테크 리더즈<4>[인터뷰] 이상형 토트 대표 “과수 포장 자동화 로봇은 과일 세척, 검사, 분류, 포장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합니다. 이는 농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경기도 하남 사무실에서 만난 토트(Thoth)의 이상형 대표는 자사의 대표적인 맞춤형 공정 자동화 솔루션인 ‘프루트패커(fruitpacker)’를 이렇게 소개했다. 토트는 ‘폐배터리 해체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농산업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상형 대표는 창업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중소·중견기업들이 공정 자동화 기술 부족과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접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기술을 적정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었던 이 대표는 한양대 전자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 선후배 5명과 함께 2021년에 토트를 설립했다. 창업 당시 AI 기반 로봇 자동화 기술 중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했다. 동시에 지역 농협 거점센터의 자동화 검토 요청을 받아 ‘포장 자동화 솔루션’도 개발했다. ◇ 프루트패커로 효율 극대화…인건비 절감·오류 감소 토트의 주요 기술인 ‘랩스(RAAPS·Robot AI-based Autonomous Programming Solution)’는 작업자가 시연한 행동을 함수화해 로봇이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게 한다. 물리 엔진 기반 시뮬레이터를 통해 다양한 상황을 학습해 실제 작업 환경에서도 높은 적응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사람이 컵에 물을 따르는 시연을 하면, 로봇을 물을 따를 때의 정확한 위치나 동작 등을 학습해 함수를 만든 뒤 이를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맞춰 데이터를 형성하는 것이다. 랩스가 탑재된 프루트패커는 세척, 품질 검사, 중량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