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 속 85% 취업률…삼성 SSAFY가 만든 AI 인재 생태계

삼성의 대표 청년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가 AI 중심 교육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교육을 넘어 생성형 AI, 피지컬 AI, 금융 AI, 헬스케어 AI 등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프로젝트를 강화하며 청년들을 ‘AI 네이티브’ 개발자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30일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14기 수료식을 열었다. 이날 수료식에는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SSAFY 자문위원인 류석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수료생과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대전·광주·구미·부울경 등 전국 캠퍼스 수료생들은 온라인으로 함께했다.

SSAFY는 2018년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으로 시작된 청년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2018년 12월 1기 교육을 시작한 이후 13기까지 누적 1만1000여 명이 수료했고, 이 가운데 9396명이 취업했다. 취업률은 약 85%다. 14기 조기 취업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취업자는 1만 명에 육박한다.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롯데이노베이트, BNK부산은행 등 IT·통신·금융 기업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골든플래닛 등 로봇·생성형 AI 전문 기업으로도 취업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SSAFY 수료생이 취업한 기업은 2600여 곳에 달한다. 기업 현장에서 수료생들이 ‘실전형 인재’로 인정받으면서, 채용 과정에서 서류 면제나 가점을 제공하는 우대 기업도 185곳으로 늘었다.

올해 SSAFY의 가장 큰 변화는 AI 중심 교육이다. SSAFY는 전체 교육과정 1725시간 가운데 약 60%인 1025시간을 AI 교육에 편성했다. AI 이론 수업뿐 아니라 실습 비중을 높여 실제 개발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 교육생들이 기업의 AI 개발자와 유사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고성능 GPU가 탑재된 AI 서버 환경을 구축했고, 전 교육생에게 GPU 기반 AI 개발 PC를 제공했다. ChatGPT, Gemini, Claude 등 생성형 AI 도구도 교육 과정에 활용된다.

교육생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 직접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험하며 결과물을 만들었다. 대표 프로젝트로는 ‘X-STRIX’ 팀의 경비 로봇과 ‘SPOT GET IT’ 팀의 구조 로봇이 소개됐다.

‘X-STRIX’ 팀은 시각 정보, 언어 이해, 행동 제어를 통합한 VLA 모델을 적용해 무인 공장을 지키는 경비 로봇을 개발했다. 야간 공장에서 사람이 직접 순찰하기 어려운 보안 공백을 메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로봇이 스스로 위치를 인식하는 장소 판별 정확도는 51.4%에서 78.1%로 높아졌고, 화재·침입자·위험 물체를 각각 감지하는 AI 솔루션 3종도 탑재됐다. 화면 속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AI를 실제 로봇으로 구현한 ‘피지컬 AI’ 사례다.

‘SPOT GET IT’ 팀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을 탐색하는 4족 보행 구조 로봇을 만들었다. 로봇이 주변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피지컬 AI를 적용해 험지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여러 방향을 정찰하도록 설계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병우 서울캠퍼스 교육생은 “소방관 순직 사고와 구조요원의 2차 피해 사례를 접하며, 구조대원의 위험을 대신 감수하는 로봇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기업과 연계한 실무 프로젝트도 확대됐다. SSAFY 교육생들은 30여 개 기업과 협업해 실제 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를 프로젝트로 수행했다. 단순 실습이 아니라 현장 적용이나 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IT 솔루션 개발 기업 메타로지와 협업한 교육생 팀은 스마트폰으로 몸을 촬영하면 AI가 3차원 신체 모델을 만들어주는 서비스 ‘MoM(Model of Me)’을 개발했다. 고가의 전용 스캐너 없이 휴대폰 영상만으로 팔, 다리, 허리의 둘레와 길이를 측정하고, 체형이 반영된 아바타가 운동하는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운동 중에는 AI가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주요 관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세를 음성으로 교정해준다. 이 모든 과정은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안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외부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SSAFY는 지난 6월 카카오와 공동으로 ‘AI 해커톤’을 열었다. SSAFY와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교육생들은 정부가 선정한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를 주제로 대국민 민원 해결, 아동·청소년 보호, 해양 위험 분석 등 사회문제 해결형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우리은행과 연계한 ‘AI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 범죄 예방을 위한 AI 기반 솔루션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금융권과의 협력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은 2023년 신한·우리·KB·하나·농협 등 5대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 특화 개발자 양성에 협력하고 있다. 5대 은행은 3년간 SSAFY에 총 75억 원을 기부했으며, 임직원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생들이 금융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5대 은행권에 취업한 SSAFY 수료생은 840여 명이다.

삼성은 SSAFY의 모든 교육 과정을 무상으로 운영하고, 교육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 원의 교육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자기주도 학습 플랫폼 ‘SSAFY AI 포털’을 통해 온라인 강의와 전문가 특강을 반복 수강할 수 있고, 우수 프롬프트도 공유한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수료식에서 “세계가 AI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경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는 기업과 힘을 모아 K-디지털 트레이닝, K-뉴딜 아카데미, 미래내일 일경험까지 청년의 도전을 뒷받침할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여러분이야말로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주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닥쳐올 미래에 용감하게 도전하고 실패도 하라. 그 실패가 성공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삼성은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 교육 분야에서는 SSAFY를 비롯해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 기술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생협력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삼성 C-Lab, 상생펀드·ESG 펀드, 협력회사 인센티브 지급,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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