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로컬푸드단체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생협’ “껍덕째 먹어마시(껍질째 먹어도 됩니다).” 감귤 수확에 여념이 없던 고임행(78) 할머니가 껍질째 쪼갠 귤을 입에 넣어 보였다. “맛이 쓸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영양분은 귤 껍덕에 더 하영있수다(더 많아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10년째 아들네와 함께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에서 친환경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고임행 할머니는 처음 만난 기자에게도 친환경 귤 자랑을 했다. 할머니네 밭에서는 오리와 돼지가 잡초를 없애고 ‘천연 비료’까지 배설해 농약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귤을 내놓는 일이라 보람이 있다. 고 할머니네를 포함, 200여 생산자 가구가 아이쿱(iCOOP)생협 제주 생산자회 ‘참맑은영농조합’에 속해 있다. 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준말로 소비자가 스스로 생활 안정과 생활문화의 향상을 위해 출자하여 생활물자를 구매하는 협동조합조직을 말한다. 이들 가구들에 ‘생협’은 자식처럼 키운 친환경 농작물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좋은 거래처다. 13년 전 제주도 감귤 농가에 친환경농업 바람을 일으킨 조합대표 김진수(49)씨는 “농약을 쳐 매끈하고 선명한 감귤색 껍질의 일반 귤에 비해 우중충하고 크기도 작은 친환경 귤은 일반 시장에서 오히려 낮은 평가를 받는다”며 “생산자를 이해하고 친환경농법을 이해하는 생협 사람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사는 이윤단(43)씨가 그런 ‘고마운’ 생협 소비자 조합원이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의 아토피 때문에 더 좋은 먹을거리를 찾아 생협에 가입한 윤단씨는 3년 전 제주도 생산자 농장에 직접 방문했다. 윤단씨는 “아들의 아토피를 낫게 해준 고마운 생산자들께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작업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