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7일(화)

국내 주요 30대 기업 사회공헌 비용 평균 40.6% 증가, 삼성물산만 ‘미공시’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8>
사회공헌 비용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사회공헌 비용이 전년 대비 평균 40.6%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합 금액도 8995억2592만원에서 1조512억78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업이 공시한 ‘사회공헌 비용’을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다.

30대 기업 중 삼성물산만 보고서에 사회공헌 비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전년 대비 2023년 사회공헌 비용이 늘어난 기업은 17곳으로 평균 7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 비용이 줄어든 곳은 9곳으로 17.3% 가량 감소했으며,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동일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사회공헌 비용 4배 이상 늘어

전년 대비 사회공헌 비용 증가 폭이 가장 큰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 2023년 사회공헌 비용은 79억4800만원으로 2022년(14억9600만원)에 비해 43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2022년 대비 2023년 매출액이 크게 향상했고 기업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며 ”임직원 해외봉사를 비롯한 해외 사회공헌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보고서 기준 같은 기간 매출액이 5조5836억원(21.81%) 늘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 생산공장이 건설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기후변화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임직원 50명이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해비타트와 함께 주택을 짓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2위는 271.5%의 상승 폭을 보인 기아다. 기아는 2022년 사회공헌 비용이 243억6500만원에서 2023년 905억1600만원으로 올랐다. 기아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협력사 상생협력 프로그램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해당 프로그램 참여로 사회공헌 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 지출 규모는 5조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 뒤를 대한항공(155.6% 증가), 현대자동차(145.7% 증가)가 이었다. 

사회공헌 비용 감소율 TOP3… LG디스플레이, LG전자, 롯데케미칼

반면 사회공헌 비용이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LG디스플레이였다. 2023년 사회공헌 지출이 23억1000만원으로 2022년(33억4300만원)보다 30.9% 가량 감소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의료기관 물품지원, 산불피해 지원 등 긴급구호 관련 지원이 지난해 감소하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영업이익이 줄면서 사회공헌 지출에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기준 LG디스플레이의 2023년 영업이익 적자는 2조5100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적자가 4250억원 늘었다. 

감소 폭 2위는 사회공헌 비용을 27.8% 삭감한 LG전자로, 750억 700만원(2022년)에서 541억 3200원(2023년)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상업적 이니셔티브 항목으로 전미 대학 체육 협회에 상당수를 기부한다”며 “해당 지출이 줄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스포츠, 행사 후원 등 광고비에서 사회공헌성 활동으로 쓰는 비용인 상업적 이니셔티브 지출이 139억5700만원 감소했다. 다만 자선기부(53억5100만원 감소), 지역사회 투자(15억6800만원) 분야에서도 지출이 줄어든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사회공헌 비용을 많이 삭감한 기업은 롯데케미칼이다. 123억원이던 2022년 기부금은 다음 해 89억원으로 27.64% 줄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022년에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카이스트 연구센터를 조성하며 140억을 출연했는데 그러면서 당시 기부금이 많이 늘었다”며 “종료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없지만 전체적 사회공헌 비용이 줄어들기는 했다”고 전했다.  그 뒤를 SK하이닉스(25.27% 감소), LG화학(22.28% 감소)이 이었다. 

한편, 2023년도에 가장 많은 사회공헌 비용을 지출한 기업은 삼성전자(4000억원)였다. 이어 현대자동차(1455억1900만원), 기아(905억1600만원) 순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전 관계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사업만 23개에 달하며, 그 중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 사업과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 사업’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총 417억원을 청년 SW 아카데미 사업에, 38억8000만원을 희망디딤돌 사업에 지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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