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8일(수)

30대 기업 육아휴직 복귀율은 제자리, 공시 수준은 천차만별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10>
육아휴직 복귀율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2023년 육아휴직 복귀율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2023년 복귀율 평균은 92.67%로 전년(93.26%) 대비 0.59%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업이 공시한 ‘육아휴직 복귀율’을 기반으로 계산한 것으로, 30대 기업 중 5곳(기아, SK이노베이션,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현대제철)은 복귀자 수만 기재하고 있었다. 또한, 현대모비스와 HD한국조선해양은 육아휴직 사용 임직원 수 등의 지표만을 기재해 ‘복귀율’ 데이터를 알 수 없었다.

◇ 포스코인터내셔널, 전년 대비 육아휴직 복귀율 가장 많이 감소

전년 대비 복귀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의 2023년 복귀율은 98.8%로 전년(81%) 대비 17.8%p 상승했다. 다음으로는 현대차(15.7%p), 롯데쇼핑(4.9%p), LG전자(4.45%p), 현대건설(4.29%p) 순으로 복귀율이 증가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OIL은 2022년도 복귀율 100%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복귀율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5%p 줄어든 79.5%, S-OIL은 17%p 내린 83%였다. 두 곳 모두 15%p 이상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 뒤를 현대글로비스, 삼성SDI, 삼성화재가 이었다.

◇ 육아휴직 공시 수준은 평균 5.5점… ‘사용 비율’ 표기는 두 곳뿐

전문가들은 “측정 지표가 구체적일수록 개선의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복귀율이 낮아졌다면 육아휴직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고, 유지율이 낮아졌다면 복귀한 직원의 업무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등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30대 기업의 육아휴직 지표 공시 수준은 평균 5.5점(총계 10점 만점)에 그쳤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육아휴직자 성별 ▲육아휴직 대상자 ▲육아휴직 사용 비율 ▲육아휴직 복귀자 수(비율)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재직자 수(비율) 표기 여부를 항목별로 2점씩 부여해 계산했다.

육아휴직 지표를 가장 구체적으로 공시한 곳은 삼성물산(10점)이었다. 삼성물산은 육아휴직 대상자, 복귀 대상자,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무 대상자까지 표기한 후, 각각의 비율까지 함께 명시했다. 반면 가장 적은 지표를 공개한 것은 HD한국조선해양(2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과 여성의 수만 표기했다. 대상자나 사용 비율, 복귀나 유지 관련 데이터는 없었다.

분석 대상 기업 중 ‘육아휴직 복귀자 수(비율)’를 기재한 곳은 27곳(93.1%),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재직자 수(비율)’ 등 유지 관련 데이터까지 표기한 기업은 21곳(72.41%)이었다. 육아휴직 대상자 중 사용자 비율로 ‘육아휴직 사용 비율’을 표기한 기업은 현대모비스와 삼성물산 2곳에 그쳤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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