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7일(화)

30대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 426만톤, 집약도 1위는 대한항공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4>
온실가스 배출량·집약도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 30대 기업 중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제철이었다. 다만, 같은 업종인 주식회사 포스코는 비상장회사로 분석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7197만1881tCO2eq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현대제철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은 대한항공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 모두 제조업이었다.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이 1000만t보다 높은 기업은 ▲현대제철 ▲삼성전자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총 4곳이었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매출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은 426만 3983tCO2eq로 분석됐다. 배출량이 평균보다 높은 기업은 10곳(현대제철, 삼성전자, 대한항공, SK이노베이션, S-OIL, LG화학, 롯데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위 기업과 동일했다.  

2023년 기준 온실가스 집약도(원 단위 기준)가 가장 높았던 기업은 대한항공(73.9tCO2eq/억 원)이었다. 온실가스 집약도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 대비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의미한다. 제조업 중 온실가스 집약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LG화학(46tCO2eq/억 원), 도매 및 소매업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26.97tCO2eq/억 원), 통신업에서는 SK텔레콤(8.37tCO2eq/억 원)이었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한편, 기아가 현대차보다 ‘차량 1대를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아의 온실가스 집약도는 0.41tCO2였으며, 현대차는 0.53tCO2였다. 두 기업 모두 전년 대비 온실가스 집약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 30대 기업 중 4곳…온실가스 두 자릿수 증가폭

더나은미래가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간(2022~2023년) 포스코인터내셔널(590% 증가)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23년 1월 합병하면서 전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늘었다”며 “에너지 사업의 경우 환경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합병이 환경 지표의 데이터 값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37.2% 가량 늘어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와 비교해 여객 사업량이 회복되면서 운송이 증가해 늘어난 것”이라면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국제적 사항으로 SAF(지속가능항공유) 사용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14.8% 증가), HD한국조선해양(12.3% 증가)도 전년 대비 2023년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분석됐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 LG이노텍,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온실가스 감축률 1위

반면,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 대비 가장 많이 감축한 기업은 LG이노텍(33.5% 감소)으로 파악됐다.

LG이노텍의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전환’이다. 지난해 LG이노텍은 사업장 전력 사용량의 60.9%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2.1%) 대비 약 40%p나 증가한 수치며, RE100 선언한지 1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구미·마곡·파주 사업장에 자가발전 태양광 설비도 구축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다 보니, 글로벌 흐름에 따라 필요성을 인지하고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애플 등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 기업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와 84메가와트(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20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LG이노텍은 이번 계약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이 5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24.5% 감소), LG디스플레이(22% 감소), 삼성SDI(12.2% 감소), 삼성전자(11.7% 감소), 현대글로비스(11.1% 감소) 등도 전년 대비 1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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