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7일(화)

기업별 들쑥날쑥한 공시 데이터 질, ESG 개선된 기업은?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3>
ESG 지표 공시 수준·개선도 분석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종업원에 대한 투자, 협력업체와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선언한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서의 전환을 알렸던 BRT 선언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재무 보고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액 30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심층 분석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해부’ 특집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시가총액 200위 내 기업 중 공기업, (최종)지주사, 금융사를 제외한 2023년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입니다. /편집자 주

올해 상반기 기업 ESG의 주요 이슈는 ‘ESG 공시 의무화’였다. 지난 4월 말,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이하 KSSB)는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ESG 공시기준 초안에는 기후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지배구조 공시부터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아직 ESG 공시 의무화 도입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KSSB는 오는 8월 31일까지 공개초안에 대한 의견을 조회한다.

더나은미래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은 국내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ESG 지표 공시 수준과 개선도를 분석했다. 온실가스, 폐기물 재활용 등 대표적인 환경 지표와 장애인 고용, 사회공헌 등 포용성을 확인할 수 사회 지표, 그리고 현재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에 대응하는 지표인 육아휴직 지표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래픽=김규리 기자

◇ 30대 기업 모두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 공시… 사회공헌 공시 가장 ‘미흡’

30대 기업의 ESG 지표 공시 수준은 8.34점(총계 10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데이터는 배출량과 집약도 모두 공시하고 있어 모두 만점(2점)을 기록했다. 이어 폐기물 재활용(1.76점), 육아휴직(1.72점), 장애인 고용(1.62점), 사회공헌(1.24점) 순으로 나타났다. 

측정 지표에 따라 데이터의 질은 천차만별이다. 육아휴직 지표의 경우, 육아휴직 복귀자 수(비율)를 공시하는 곳은 27곳(93.1%),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 이상 재직자 수(비율)를 표기한 곳은 21곳(72.4%)이었다. 삼성물산은 육아휴직 대상자, 복귀 대상자,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무 대상자까지 표기 후 각 비율을 모두 명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육아휴직 복귀 후 12개월간 근속 직원 수와 함께 ‘근속하지 못한 임직원 수’도 함께 공개했다.

가장 공시가 미흡한 지표는 ‘사회공헌’ 관련 데이터였다. 30대 기업 중 8곳(27.6%)만 사회공헌 지출과 함께 기부 분야나 분배처를 공시하고 있었다.

현대제철은 기부금 지원 분야를 명시했다. 65억 3300만원의 지역사회 기부금 중 복지 분야에 29억 9900만원(46%), 문화체육 분야에 25억 7200만원(39%)를 지원했다. 나머지는 교육(9억 3700만원, 14%)과 환경(2600만원, 1%)이다. 

LG이노텍의 경우 총 72억 6000만원의 기부금을 지원한 주요 기관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3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억 7000만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LG그룹 공익재단인 연암문화재단과 LG상록재단에도 20억원을 분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2년간 ESG 개선도 1위… HD한국조선해양 ‘꼴찌’     

한편, 30대 기업의 ESG 개선도는 6.72점(총계 10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ESG 데이터 개선도는 각 기업별 공시 기준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각 기업별로 전년도 대비 성과를 비교 분석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데이터가 개선됐을 때는 2점, 악화됐을 때는 1점, 동일한 경우에는 1.5점, 무응답에는 0점을 부여했다.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부분은 ‘무응답’으로 처리했다.

기업들의 ESG 데이터가 가장 많이 개선된 지표는 온실가스 배출량(1.66점)이었고, 폐기물 재활용률(1.43점)과 사회공헌 비용(1.47점), 육아휴직 후 복귀율(1.2점)이었다. 장애인 고용률(1.04점)은 5대 지표 중 가장 개선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30대 기업 중 ESG 개선도가 1위로, 5대 ESG 지표의 성과가 전년 대비 악화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폐기물 재활용, 육아휴직 후 복귀율은 공시하지 않았으며, 온실가스 배출량과 장애인 고용률도 전년 대비 악화돼 30대 기업 중 가장 개선도 점수가 낮았다. 

더나은미래 취재팀 = 김경하·조유현·김규리·채예빈·조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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