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일 경기 광명시 코스트코 광명점 본사 앞에서 열린 코스트코 카트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추모집회 현장의 모습. /뉴스1
찜통 더위에 에어컨 없이…코스트코·쿠팡, 근로 환경 논란

2023 ESG 리스크 사건 읽기 <3> 코스트코 노동자 산재 인정… 중처법 위반 조사 진행 중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300명, 폭염 시 휴게시간 보장 요청 지난해 여름은 말 그대로 ‘찜통더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폭염으로 관측된 일수는 19일이며, 8월에는 11일 연속 폭염이 기록됐다. 극한의 더위는 노동 환경도 달궜다. 2023년 6월 19일,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를 하던 직원이 쓰러져 폐색전증(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사고 당일 낮 기온은 최고 35도, 주차장은 햇빛에 노출되는 구조에 에어컨 가동 시간이 정해져 있어 무더운 환경이었다. 피해 직원은 악조건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간당 100여개의 카트를 밀며 하루 3만~4만보 이상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코스트코코리아가 직원 사망 하루 이후 노동부 신고를 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며 법인에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직원 업무가 계산원에서 주차장 업무로 바뀌던 당시 안전보건 교육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도 부과했다.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는 사고 134일 만인 10월 31일,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다. 이번 산재 승인 결정은 열질환으로 인한 폐색전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용노동부는 과태료 부과와 별개로 코스트코코리아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열 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 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 또한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이 인정되면 경영책임자인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받게 된다. 쿠팡 물류센터의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 T 택시. /뉴스1
카카오, 은행권…상생은 허울좋은 구호뿐?

2023 ESG 리스크 사건 읽기 <2> 가맹 택시 우대, 분식회계 의혹…카카오모빌리티 연이은 악재 2023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악재가 이어진 해였다. 2월 1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의혹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257억 원(최종 271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우선 배차하도록 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입장은 단호했다. 배차 알고리즘은 승차 거부 근절 등으로 승객과 기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배차 대기를 줄이는 효과를 창출했다며 맞섰다. 그러나 10월, 3000억 원대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받은 회계 감리와 카카오 대표의 검찰 조사 등 악재가 이어지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영 방식 전반을 바꾸겠다고 태세를 전환했다. 12월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수수료율을 2.8%로 낮추고, 비가맹 일반택시에 제공해 온 유료 서비스를 폐지하는 ‘상생’ 쇄신안을 내놨다. 택시 기사 자녀 장학금 지급 및 전체 기사 대상 단거리 호출 수행 시 인센티브 제공 등 100억 원 규모의 상생 재원 집행 방안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같은 달 19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해 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중기부 요청을 받으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해,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악재에 카카오가 쇄신 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준법과 신뢰 위원회'(준신위)였다. 준신위는 카카오와 계열사의 준법 경영과 내부 통제 체계를 관리·감독하는 외부 기구로, 올해 1월 준법 시스템 소위원회와 함께 신뢰·상생 소위원회를 신설했다. 준신위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현장. /뉴스1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ESG 리스크 본격 관리해야

2023 ESG 리스크 사건 읽기 <1> ‘사회(S)’ 리스크 대비 중요성 커져ESG 리스크 기업 손실, 평균 750만 달러 2023년은 경기침체, 무역장벽 등 기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ESG 무용론도 대두됐던 시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공시 법제화 등 글로벌에서는 “ESG는 이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트리플라잇 이슈&임팩트 데이터연구소 IM.Lab에서 발표한 2023 하반기 ESG 뉴스 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환경(E) 관련 뉴스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사회(S) 관련 뉴스 비율은 증가세다. 2022년 상반기 ESG 뉴스 중 환경(E) 관련 뉴스 비율은 42.4%에서 2023년 하반기 35%로 감소했으며, 사회(S) 관련 뉴스 비율은 31.2%에서 41.8%로 높아졌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ESG 중 ‘사회(S)’ 요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흐름이다. 2022년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기후변화에 이어 생물다양성, 인권문제, 그리고 특히 인적자본을 차기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주요 아젠다로 선정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투자자자문위원회(IAC)는 SEC 측에 노동 비용, 보상(임금, 복리후생 등), 직원 수, 이직률 등 인적자본에 대한 정보를 공시할 것을 제안했다. ESG 리스크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기업 평판을 끌어내리기도 한다. 스위스 제네바대 필립 크루거 교수가 부정적인 CSR 뉴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해당 뉴스가 발표됐을 때 기업이 입은 손실이 평균 750만 달러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나은미래는 2024년 신년 특집으로, 지난해 기업의 사건사고 속 사회(S) 리스크 관련 사건을 짚어보며 ESG의 흐름을 전망해본다. 부실시공, 건설 카르텔

녹색전환연구소가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개최한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의 연사 및 좌장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전환연구소
“국가·에너지·산업·정치·삶 모든 영역에서 녹색전환 일어나야”

녹색전환연구소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녹색전환연구소가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을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3층 페럼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심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 상황 속에 이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조망하기 위해 10인의 강연자를 초청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1천여 명의 시민들이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참석했다. ‘2024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는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 2부 ‘기후 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 1부 ‘기후 위기가 만드는 세계’는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조천호 대기과학자,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의 발표로 구성됐다. 먼저 최재천 이사장이 ‘생물다양성과 조화로운 삶’을 주제로 발언했다. 최재천 이사장은 “재앙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며 장마와 홍수 피해 등 기술 발전 여부를 막론하고 벌어지는 재난이 배수시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비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의 배후에는 생물다양성이 있다” 며, 화학 백신보다 자연을 보호하는 ‘생태 백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경리 작가의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로만 살아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지금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두고, 망가뜨린 자연을 되돌려놓고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조천호 대기과학자가 ‘기후 위기, 파국의 시점은 언제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천호 대기과학자는 “기후 위기는 배출량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누적량으로 결정된다”며 “다음 세대는 편익 없이 위험만이 누적되기 때문에 세대 간 정의의 문제가 불거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위기의

정부·스타트업·투자사 ‘삼각협력’… 개발협력의 콜렉티브 임팩트

[특별 좌담회] 글로벌 복합 위기, 혁신기술로 대응한다 <2>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총지출 규모는 656조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4조5000억원인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6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통과됐다. ODA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는 올해로 8년째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가들의 개도국 진출을 지원하면서 개발협력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더나은미래는 지난 15일 국제개발협력 사업과 비즈니스 모델의 결합을 통해 임팩트를 창출하는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좌담회를 진행했다. ODA 혁신의 지속가능성과 민간 참여 확대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자리다. 경기 성남 코이카 본부에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전경무 코이카 기업협력실장,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오환종 티에이비 대표, 김민환 캐스트 대표 등 4명이 참석했다. -투자 관점에서 개도국 ODA 사업은 얼마나 경쟁력이 있나. 김정태=투자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설을 놓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창업자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살피고 재무적, 사회적으로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점을 따진다. 특히 개념증명(POC) 단계가 중요한데, 마켓이 형성되는지, 실제 반응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ODA와 결합된 비즈니스를 통해 이 단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설령 부정적 결과가 나와도 괜찮다. 중요한 건 피드백이다. CTS의 경우 시드0부터 시드1, 2까지 단계별로 지원하기 때문에 충분히 실패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이걸 기반으로 피봇(사업모델 전환)할 수도 있다. 전경무=아프리카 케냐에서 송아지의 질병 증상을 조기 발견으로 정밀사육이 가능하게 도와주는 스타트업 ‘바딧’의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1차 산업이 지배적인 케냐에 송아지 사육 솔루션을 보급해 폐사율을 낮추는

지난 15일 경기 성남 코이카 본부에서 진행된 좌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전경무 코이카 기업협력실장, 김민환 캐스트 대표, 오환종 티에이비 대표, 김정태 MYSC 대표. /성남=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기술 ODA’의 소셜 임팩트… “혁신기술 스타트업에 주목하라”

[특별 좌담회] 글로벌 복합 위기, 혁신기술로 대응한다 <1>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총지출 규모는 656조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4조5000억원인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6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통과됐다. ODA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는 올해로 8년째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가들의 개도국 진출을 지원하면서 개발협력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15일 국제개발협력 사업과 비즈니스 모델의 결합을 통해 임팩트를 창출하는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좌담회를 진행했다. ODA 혁신의 지속가능성과 민간 참여 확대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자리다. 경기 성남 코이카 본부에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는 전경무 코이카 기업협력실장,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오환종 티에이비 대표, 김민환 캐스트 대표 등 4명이 참석했다. -민간기업의 혁신성, 비즈니스를 접목한 개발협력사업 추진에 있어 글로벌 동향이 궁금하다. 전경무=미국은 기업과 기업 재단, 정부가 삼자관계를 맺는 형태로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한다. 개발협력사업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과, 소셜미션을 가진 빌게이츠재단 등이 공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정부와 협력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펼치는 식이다. 북유럽은 현지에서 사업을 수행할 파견 인력이 부족한 편이다 보니 펀드레이징(fundraising)을 통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 김정태=빈곤, 교육격차, 생물다양성 부족 등은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없이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이에 민간기업들이 가진 혁신 기술을 통해 선진국뿐 아니라 베트남·필리핀·중앙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일고 있다. 코이카의 CTS도 한국 스타트업·소셜벤처들의 혁신 기술을 개도국 사회문제 해결에 접목한다는 게 골자다.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이 CTS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유는

이랜드재단, 자선 플랫폼 ‘에브리즈’로 사각지대 메운다 [가정밖청소년 新 사각지대]

이랜드재단이 올해 출범시킨 ‘에브리즈(Everys)’는 가정밖청소년과 다문화 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를 돕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선 플랫폼이다. 체계적인 민간 지원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더욱 효과적으로 메운다는 취지다. 이랜드재단의 플랫폼 운영 방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에브리즈’의 지원 대상은? 이랜드재단은 ‘돕는 자를 돕는다’는 모토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사각지대에 있는 가정밖청소년, 다문화 가정을 직접 돕는 대신 이들을 돕는 단체들과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돕는다. 단체를 직접 방문해 투명성, 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역량을 평가하고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Q. 플랫폼 방식의 지원을 선택한 이유는? 다양한 사람이나 단체가 보유한 강점, 자원을 공유하면 더 큰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각개전투하면서 해결하지 못한 사회문제를 네트워크를 활용해 풀어나갈 수 있다. Q. 지원 규모는? 지난해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전달한 지원금과 물품의 가치는 총 46억원이다. 지원받은 기관은 124곳, 청소년은 9281명이다. 내년에는 지원 분야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Q. 선정된 단체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멘토링 지원’과 ‘기관 지원’ 등 크게 두 가지를 진행한다. 우선 멘토링을 받는 청소년(멘티)을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청소년 멘토링 과정에서 긴급한 현금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단체들엔 부담이 되는 돈이다. 또 멘토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멘토의 역량 강화를 돕는다. 멘토 네트워크 모임, 멘토 교육 기회 등을 제공한다. 우수 멘토링 사례는 에브리즈 온라인 플랫폼에 공유해 다른 기관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단체들을 지원하는 이유는 원활한 멘토링 환경 조성하기 위해서다. 현장 단체들이 지속 가능하게 사업을

멘토링부터 주거까지… 돕는 자를 돕는다 [가정밖청소년 新 사각지대]

정부 지원 부족한 가정밖청소년 사각지대 민간단체들밀착 멘토링으로 해결 나서 이랜드재단 자선 플랫폼현장 단체 124곳 지원 최상규 선한울타리 대표가 지원하는 자립준비청년 중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다. 배달 음식 주문 비용으로만 한 달에 300만원을 쓴다거나 뻔한 속임수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어도 하루 이틀을 못 넘긴다. 일상적인 대화는 통하지만 조금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도 소통이 되지 않는다. 그는 “이런 아이들을 데려가 검사해보면 대부분 ‘경계선지능인’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지능인은 IQ(지능지수) 71~84에 해당하며 인지·정서·사회 적응 능력이 낮은 사람을 가리킨다. 최 대표는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보육원 출신 아이들중 경계선지능인 비율이 4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추산한 전체 인구 대비 경계선지능인 비율인 13.6%와 큰 차이를 보인다. 가정밖청소년들의 경계선지능 문제는 최근 들어서야 주목받기 시작한 분야다. 정부 지원이 없는 영역이라 민간단체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선한울타리는 세 명 이상의 어른이 경계선지능을 가진 한 명의 청소년을 밀착해서 돕는 삼각멘토링을 진행한다. 최상규 대표는 “깊이 있는 멘토링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수거, 설거지 같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도 잡혀 있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 이 경우 멘토가 숙소에서 2년 정도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습관을 잡아줘야 하는데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선한울타리는 올해 3월부터 이랜드재단으로부터 가정밖청소년 멘토링 공간에 대한 월세를 지원받고 있다. 주거비뿐 아니라 생활비, 의료비, 교육비 등도 지원받는다. 최 대표는 “이랜드재단의 지원 덕에

“기후위기의 미래, 기술과 자원 사용에도 책임감 가져야”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8>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처음 겪는 위기입니다. 책으로 치면 완전히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는 거죠. 결말이 어떨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인류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질 겁니다. 파국이 아니라 좋은 결말을 맞기 위해서 ‘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도시’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며, ‘인류’는 어떤 전환을 만들어내야 할까요.”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국장이 28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2부 연사 대토론의 시작을 열었다. 이날 토론에는 2부 주제인 ‘인류가 쓰는 새로운 연대기’로 강연한 인소영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토론 진행은 김시원 편집국장과 최기환 아나운서가 맡았다. 2부 첫 연사로 나선 인소영 교수는 “기후위기에 인류의 대응은 많이 늦은 편이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면이나 기술 혁신 사례들을 살펴보면 희망적인 진전은 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며 “특히 파리기후협약 당시만 해도 탄소중립 이야기를 하면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2021년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이라고 해서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모여 탄소 감축에 돈을 쓰겠다고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개념을 통해 기후위기 문제를 분석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처음 만나는 세상 ‘인류세’가 온다”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7>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확립해야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인류세’라고 들어보셨나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자주 회자될 용어인데요. 인간이 지구 환경을 바꾸기 시작한 지질시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지질시대를 나눌 때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지구 생태계에서 큰 격변이 있었을 때, 예를 들면 종 다양성이 크게 감소했거나 증가한 경우가 그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지금 이 시기를 인류세라고 부른다는 건, 현재 지구 생태계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2023 미래지식 포럼’ 2부 ‘인류가 쓰는 새로운 연대기’의 마지막 연사로 나섰다. 박 교수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개념부터 소개했다. 인류세란 인류가 지구 환경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게 된 지질학적 시기를 뜻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구가 빙하기와 간빙기, 신생대 등 자연적인 지질시대인 ‘홀로세’를 거쳐 인류세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인류세는 2000년 네덜란드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인 파울 크루첸이 처음 제안했다.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에서 과학자들은 현시기를 인류세로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인류세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 약 20년 동안 학계에서는 이를 과학적 개념으로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28일 열린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스마트 도시는 첨단기술과 축적된 지혜를 활용해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스마트 도시”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6>“다음 세대에 물려줄 ‘기후긍정도시’ 필요”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축제, 공연, 시위 등이 열리는 교류의 장(場)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서울광장이 있던 자리에는 8차선 도로와 회전교차로만이 있었다. 시민은 상습적인 교통혼잡과 정체에 시달렸고, 지하상가와 지하보도로만 횡단이 가능했다. 장애인, 노약자의 보행접근성도 떨어졌다. 이러한 탓에 시민은 보행 공간 조성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서울광장 조성에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이 대규모 응원을 펼치는 붉은 악마들의 메카로 부각되면서 시민결집과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했기 때문이다. 이에 2004년 1만3207㎡ 규모의 서울광장이 조성됐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28일 ‘2023 미래지식 포럼’에서 “서울광장은 삶의 질을 향상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스마트 도시(smart city)’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스마트 도시는 첨단기술과 축적된 지혜를 활용해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도년 교수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스마트 도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유엔(UN)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는 2030년 85억명, 2050년 97억명, 2100년 109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면서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는 10개, 30만 신도시는 250개가량 신규 조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 교수는 “새로운

2023 미래지식 포럼에서 인소영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기술 생태계가 건강해지려면 기후기술의 특성을 진단하고, 해당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돈’이 기후를 바꾼다” [2023 미래지식 포럼]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5>기후기술 생태계 구성원 중개하는 금융기관 필요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지구 생태계 파괴와 인류 멸종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 28일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3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호모사피엔스, 기후위기를 말하다’라는 대주제로 물리학, 심리학, 국문학, 환경공학, 건축학, 지리학 등 여섯 분야 학자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기술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은 많지 않다. 2021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탄소 감축과 관련돼 현재 개발된 기술 중 실제 시장에 적용된 기술은 25%뿐이다. 나머지 75% 중 40%는 보유 중이지만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 35%는 여전히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기술이다. 인소영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위기가 가속하면서 ‘기술혁신으로 탄소 중립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최근 자주 받는다”며 “좁은 기회지만 기술 혁신으로 중립이 가능하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개최된 ‘2023 미래지식포럼’에서 ‘돈이 기후를 바꾼다’를 주제로 인소영 교수가 2부의 첫 문을 열었다. 그는 IEA의 보고서를 분석하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 상용화된 기후기술은 매우 적다”며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선 기술 혁신의 가속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인 교수는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지 않는 이유로 기술 개발과 시장 상용화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스탠포드 대학 등이 공동으로 진행했던 ‘기술의 시장 진입(Tech to Market)’과 관련된 연구를 보면, 기술이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