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돗물이 끊기면 물의 소중함을 안다. 기름값이 오르면 자동차를 덜 타야 하나 고민한다. 그런데 전기는 조금 다르다.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고, 충전기를 꽂으면 휴대전화가 충전된다. 그 전기가 어디에서 와서, 얼마나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내 방까지 왔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에너지 문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이것인지 모른다. 에너지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지만, 그 존재와 가치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솝우화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가 있다. 한 농부에게 매일 황금알 하나를 낳는 거위가 있었다. 그는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해 거위 배를 갈랐지만, 황금은 없었다. 결국 매일 얻을 수 있었던 황금알마저 잃은 것이다. 어릴 때는 이 이야기를 ‘욕심부리지 말라’는 교훈으로 읽었다. 환경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우리는 황금알의 가격은 알면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가치는 잊고 사는 게 아닐까. 전기도 그렇다. 전기요금 고지서에는 내가 이번 달에 사용한 전력량과 요금이 나온다. 그러나 그 전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했는지, 전기가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환경비용이 발생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더구나 이제 에너지는 전등과 에어컨 뒤에만 숨어 있지 않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에너지가 들어 있다. 원두를 재배하고 가공하고 운반하고, 물을 끓이기까지 에너지가 필요하다. 수돗물 한 컵에도 취수와 정수, 펌프와 하수처리의 에너지가 숨어 있다. 옷 한 벌, 택배 상자 하나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손가락 끝에도 에너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