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만큼 기업의 거버넌스가 뜨거운 화두였던 적이 있었나 싶다. 2020년대 초 기업들이 앞다퉈 ESG 사업을 기획하던 무렵, 한 오너 기업 실무자는 “우리는 지배구조는 건드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소유와 경영, 의사결정의 체계를 아우르는 거버넌스는 그만큼 대중은 물론 임직원조차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반도체 호황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 성과보상 논쟁이 불붙으면서 “초과이익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한 주주의 몫인가, 아니면 이익을 만들어낸 임직원의 몫인가”라는 질문이 공론장에 올랐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7월 10일 미국 나스닥에 ADR로 상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까지 SK의 지배구조로 쏠렸다. SK 주식 한 주로 SK하이닉스와 앤트로픽에 함께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모든 논의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 왜 지금, 기업의 주인을 묻는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용어부터 정리해 둔다. 이 글에서 ‘거버넌스’는 기업 운영과 비즈니스의 모든 구조, 체계, 프로세스, 이해관계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의사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지배구조’는 ESG 투자에서 주주 권리와 이사회의 통제 기능을 중시하며, 기업의 소유와 통제 방식을 가리키는 더 좁은 개념이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이 지금 특히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주주의 관점에서 거버넌스가 기업가치와 직결되기 시작했다.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배구조와 이익 배분, 보상체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한층 첨예해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에 따르면, 지배구조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높은 국가일수록 주가순자산비율이 높게 나타나며, 한국 기업의 저평가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