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영리의 도전… 사회적경제로 영역 넓힌다”

[인터뷰] 현진영 굿네이버스글로벌임팩트 대표 25국 1100여 곳 협동조합 지원중현지 사회적기업 50곳 설립이 목표혁신적인 ‘K-NGO’ 전파해 나갈 것 “제3세계 취약 계층 아동들이 제대로 양육받고 성장하려면 궁극적으로 마을이 빈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장 지원이 시급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접근 방법을 바꿨어요.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거죠. 국내 소셜벤처가 현지 사회적기업과 협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일도 합니다. 지역 주민에게는 혁신성을 주입하고, 소셜벤처엔 현지화 전략을 제공하는 거죠.” 지난 5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만난 현진영(50) 굿네이버스글로벌임팩트 대표는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임팩트가 지원하는 협동조합은 25국 1100곳이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합원만 7만6000명에 이른다. 사업을 키워가는 사회적기업은 14곳. 올해부터는 제3세계에 진출할 소셜벤처에 임팩트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비영리와 소셜벤처가 만났을 때 “현지 사회적기업의 운영 원칙은 명확합니다. 첫째, 현지 주민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둘째, 발생 수익 일부를 아동 결연이나 식수 위생 등 비영리 사업에 써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게 국제 구호 사업을 더 단단하게 하는 근간이 되는 거죠.” 현진영 대표가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현지 성공 열쇠는 바로 소셜벤처다. 그는 성장 궤도에 오른 현지 사회적기업에 투자를 요청하기 위해 해외 임팩트투자사의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투자사 10여 곳에 제안서를 보냈지만,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거절당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혁신성 미흡.’ 현 대표는 “제3세계 진출을 원하는 기술형 스타트업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사회적가치라는 방향성이 맞는 기업이라면 임팩트투자 유치뿐

“다음 세대를 위한 ‘완벽한 친환경’ 소재 만듭니다”

[인터뷰]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 자연에서 100% 썩어종이컵 코팅, 비닐·잉크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기술 연구만 13년, 해외서도 러브콜 잇따라 “시중에 100% 친환경 제품이 얼마나 될까요? 국내 친환경 인증을 보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에 자연 소재를 20%만 섞으면 되고, 생분해 플라스틱의 경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분해가 됩니다. 플라스틱 대체재로 목재를 쓴다고 해도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산사태 피해를 막아주는 이점을 포기해야 합니다. 진짜 친환경을 실현할 신소재가 필요한 겁니다.” 차완영(46) 마린이노베이션 대표는 100% 친환경 해법을 바다에서 찾았다. 그는 해조류 부산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포장재를 만든다. 해조류에는 종이를 만들 때 필요한 섬유질이 있어 목재를 대체할 수도 있다. 특히 펄프 생산을 위한 나무를 키우는 데 30년이 걸리는 반면 해조류는 40일 정도면 된다. 지난달 24일 울산 울주군에 있는 마린이노베이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해조류로 만든 포장재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료 공급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100% 분해되는 ‘진짜 친환경’ 포장재 마린이노베이션은 바다에 흔한 우뭇가사리, 미역, 꼬시래기 등 해조류로 친환경 소재를 만든다. 특정 조건에서만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달리 자연에 버려져도 완전히 썩는 게 특징이다. 대표 제품은 우뭇가사리 부산물로 만든 계란판이다. 차완영 대표는 “우뭇가사리에서 양갱을 만들기 위한 성분을 추출하고 나면 항상 찌꺼기가 남았다”며 “기존에는 이 찌꺼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지만, 기술을 통해 포장재 소재를 뽑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판 제작에 쓰이는 ‘해조 종이’는

“폐지 수거 노인은 자원재생활동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합니다”

“폐지 수거 노인이 불쌍하다고요? 생각을 한번 바꿔볼까요? 그분들은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자원순환에 일조하시는 분들입니다. 대가 없이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거죠.” 기우진(38) 러블리페이퍼 대표는 폐지 수거 노인을 ‘자원재생활동가’라고 부른다. 사회적기업가인 그는 1kg당 50원 수준의 폐지를 300원에 매입한다. 웃돈 주고 사들인 폐지는 캔버스로 만들어지고, 그 위에 미술 전공자들의 그림을 입혀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작품 판매 수익은 다시 노인들을 위해 쓰인다. 자원순환처럼 수익선순환을 만드는 기우진 대표를 지난달 21일 인천 부평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배출량이 늘면서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잖아요. 그런데 재활용품 수거 노인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예요. 개인의 빈곤 문제로만 치부하면서 불쌍히 여기죠. 그만큼 재활용 산업에 대해 관심이 없는 거죠.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려면 어르신들이 지금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게 만든 원인을 이해합니다.” 기우진 대표는 ‘재활용품 수거 노인의 노동 환경과 이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라는 목표로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씩 확장해왔다. 올해로 5년차. 러블리페이퍼 활동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그림 작가는 300명,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그림을 받아보는 정기구독자는 500명에 이른다. 연 매출은 2억원 수준이다. 기 대표는 “작년부터 그림뿐만 아니라 직접 폐박스로 캔버스를 만들 수 있는 DIY 키트를 팔기 시작했다”면서 “학생들과 폐지로 캔버스를 만드는 자원순환 교육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최근 비대면 교육이 늘면서 섭외 연락이 오히려 늘었다”고 했다. 러블리페이퍼의 자원순환 교육을 받은

“화장품 용기는 쓰레기 아니라 ‘자원’이죠”

[인터뷰]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된다는 게 업계의 불문율이었다. 애초에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 재질 플라스틱(OTHER)’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고, 간혹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재질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제작된 용기가 있어도 안쪽에 남아있는 끈적한 내용물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는 소셜벤처 ‘이너보틀’의 오세일(44) 대표는 이런 문제에 주목했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내용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의 핵심은 용기 안에 자리 잡은 실리콘 파우치입니다. 처음엔 부푼 풍선 형태로 화장품 용액을 담고 있다가, 펌프질을 하면 특유의 탄성으로 쪼그라들면서 용액을 모으는 역할을 하죠. 덕분에 외부 용기에는 용액이 전혀 묻지 않아요. 나오지 않는 용액을 남김없이 쓰려고 손 아프게 펌프질을 반복할 필요도, 다 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겠다고 일일이 분리해 씻을 필요도 없습니다.” 지난 8일 경기 성남에 있는 이너보틀 사무실에서 오세일 대표를 인터뷰했다. 본격적인 제품 출시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는 “오는 3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세 곳 제품에 이너보틀의 실리콘 파우치를 장착해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국 브랜드와도 계약을 맺어 5월부터는 해외에서도 이너보틀 제품을 장착한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화장품 회사의 플라스틱 용기 규격에 맞춰 실리콘 파우치를 납품하는 식이다. “영국 화장품 회사에 실리콘 파우치 약 100만개를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매출액은 약 25억원이에요. 첫 주문 물량이 그 정도인데 하반기에는 더 많이 납품하게 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 대표는

‘만들고, 키우고, 떠난다’ 국내 임팩트금융 1세대의 인생 공식

[인터뷰] 이종수 前 IFK임팩트금융 대표 ‘내려놓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비결로 알려졌다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종수(67) 전 IFK임팩트금융 대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 중 하나다. 그는 회사를 만들고 키워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일을 지난 20년간 반복했다. 2003년 우리 사회에 ‘사회적금융’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 개인 창업가와 사회적기업에 소액 대출을 해주는 ‘사회연대은행’을 세웠고, 2012년 사회적 금융재단 ‘한국사회투자’, 2017년에는 민관이 함께하는 사회적금융 공급망을 표방하며 ‘IFK임팩트금융’을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그가 또다시 모든 걸 내려놓고 산으로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전 대표는 ‘IFK임팩트금융 대표 자리를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에게 넘기고 2021년 중 임팩트스퀘어와 합병을 추진한다’는 짧은 발표 후 홀연히 산으로 들어갔다. 연말연시를 꼬박 산에서 보냈다는 그를 지난 22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났다. “내려놓으니 너무 편안하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는 마치 오래 수행한 도인(道人) 같았다. 청년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얼굴빛이 밝으십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와서 휴식이 절실했어요. 다만 생각만큼 쉬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와서….” -‘그간 고생하셨다’는 연락이었나요?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서요. IFK임팩트금융 대표에선 물러났지만, 다른 일을 많이 벌여놨어요(웃음). 임팩트금융 분야 후배들을 키우는 조직인 ‘임팩트금융 연구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청년의뜰’이라는 단체에서 준비 중인 청년 대상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돕고 있어요. ‘세상을품은아이들’의 명성진 목사를 돕는 일, 울산 울주군의 숲 살리기 프로젝트 ‘백년숲’에도 걸쳐 있고요.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뜻을 이제야 이해했습니다(웃음).” -퇴사(退社)는 했지만, 퇴직(退職)은 아닌 거군요. “그렇지요. 제가 IFK임팩트금융을

“망해가는 세상 바꾸는 비즈니스 위해, 우리가 뭉쳤습니다”

[인터뷰]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정경선 HGI 의장 ‘가능한 최선의 우주’. 도현명(37) 임팩트스퀘어 대표와 정경선(35) HGI 의장 겸 루트임팩트 CIO를 만나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말을 떠올렸다. 칼 세이건은 “인류가 우주를 전부 이해하는 건 영영 불가능하지만, 아직 더 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발견이 있기 때문”에 “인류는 가능한 최선의 우주에 살고 있다”고 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란 말이 있을 정도니, 어떤 문제도 없는 완벽한 세상은 누구도 만들 수 없다. 그 때문에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 한편에 크고 작은 패배감을 안고 산다.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애초부터 달성 불가능한 일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도현명 대표와 정경선 의장은 10년 전부터 불가능의 세계에 뛰어들어 ‘가능한 최선의 현실’을 만들어온 사람들이다. 정경선 의장은 2012년 체인지메이커 지원 기관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서울 성수동에 혁신가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인 ‘헤이그라운드’를, 2014년엔 임팩트투자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를 만들며 성수동 소셜밸리를 일궜다. 도 대표 역시 소셜 섹터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실력자다. 네이버 출신으로 2010년 임팩트스퀘어를 창업했다. 당초 임팩트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투자·액셀러레이팅까지 보폭을 넓혔다. 대기업 임원, 정부 고위직까지 임팩트 비즈니스가 막힐 때마다 그를 찾는다. 그런 두 사람이 새로운 ‘작당 모의’를 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내년부터 HGI와 재밌는 일을 벌일 건데, 한번 만나시죠.” 지난 연말, 도 대표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 얘기를 하려면 경선 대표도 꼭 같이 만나야 해요. 그런데 경선 대표가 지금 이 건으로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두 사람이 새로 시작한 일에서도 싱가포르가 아주 중요하다고

“상속 잘하는 기술? ‘유언장’ 쓰는 거죠”

[인터뷰] 상속 에세이 낸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책 ‘나는 새해가 되면 유서를 쓴다’ 출간11여 년 전부터 매년 유언장 작성불행한 상속 막으려면 죽음 대비를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은 유산을 상속받고 또 하게 됩니다. 언젠가 경험하게 되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터득하고 익힐 일은 못 되죠. 후회 없이 상속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도움을 구하고 싶어도 마땅한 곳이 없습니다. 상속에도 기술이 필요한데 말이죠.” 황신애(48)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지난 20년간 모금 활동 전문가로 활동해온 ‘국내 1호 고액 펀드 레이저’다. 지금까지 그가 이끌어낸 기부금만 5000억원이 넘는다. 동시에 ‘유산 기부 전문가(Legacy Designer)’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그는 “유산 상속이란 인생을 남기는 일”이라며 “재산뿐 아니라 한 인간의 스토리를 유산으로 삼고 이를 후대에 남기는 일을 상속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황 이사는 최근 ‘나는 새해가 되면 유서를 쓴다’는 책을 펴냈다.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상속을 잘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면서 ‘유언장’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유언장을 쓰는 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어요. 상속을 잘하려면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남겨야 할지 정해야 하는데, 그걸 고민하지 않는 거죠. 일단 유언장을 써보면 알게 됩니다. 유언장이라는 건 죽음을 전제해야 하니까 현재 시점으로 인생을 한번 정리하게 되거든요.” 황 이사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유언장을 쓴다. 2009년은 우연한 기회로 유산 기부 상담을 하게 된 해였다. 그는 “어쩌다가 가족도 아닌 사람의 유언장을 함께 작성하고 유산을 기부받게 됐는데, 기부자로부터 살아온 인생 역정을 들으며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미래세대 리더 연결하고 지원하는 ‘플랫폼’ 만든다”

[인터뷰] 권오규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 “지난 2년간 재단 이사장으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우리가 하는 공익사업을 통해 인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였습니다. 악기를 처음 만져본 초등학생이 몇 년 뒤 오케스트라 무대에 오르고, 경연에 참여한 청년들이 매년 더 수준 높은 사회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걸 보며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지난 26일 만난 권오규(69)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은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며 웃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 2007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사재 85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개인 재단이다. 2018년 12월 취임한 권오규 이사장은 지난해 말 연임하며 3년 더 재단을 이끌게 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재단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명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세대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기존에도 장학 사업 등을 통해 인재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인재들이 지식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 방식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회문제 해결의 장(場)을 마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해보려고 합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세상을 바꿔나가는 ‘인재’들을 우리가 만든 플랫폼 위에서 만나게 하는 거죠. ‘공간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년 혁신가들이 모여서 일도 하고 아이디어도 나누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 생각이에요. 재단 직원들과 함께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는 중입니다(웃음).”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설립 이후 ‘미래인재 육성’ ‘문화예술 진흥’ ‘소외계층 지원’ 등 크게 세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목적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매년 200억~220억원 규모로, 이 중 미래인재 육성 사업비가 40%에 이른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시작한 ‘현대차 정몽구 글로벌 장학’ 사업이다. 권 이사장은

“탄소 중립 시대 앞당기는 힘, ‘주민 참여’에 있다”

[인터뷰]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세계 ‘탄소 중립’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20국이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했고,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며 국제 흐름에 동참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284개 글로벌 기업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동참하면서 탄소 중립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탄소 중립 실현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 친환경 건축물, 대체육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게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입니다.” 윤태환(39) 루트에너지 대표는 ‘재생에너지 예찬론자’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재생에너지 투자자로 만드는 일을 한다. 태양광·풍력 발전소,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 사업에 공공기관과 함께 투자하고 수익금을 나눠 갖는 구조다. 지난해 12월 기준, 펀딩 누적액은 366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30개 지역에서 170건의 펀딩을 진행했다.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그를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났다. 재생에너지=분산에너지, 주민 참여 필수 “재생에너지가 확산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주민 갈등’입니다. 기술력이나 경제성이 아니에요.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는 이미 석탄화력이나 원자력보다 싸고 온실가스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실제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허가를 내주는데, 반려되는 사업 가운데 약 80%는 주민 갈등 때문이에요. 반대 민원이 없는 땅은 거의 다 소진됐어요. 앞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은 주민과의 갈등을 조율하면서 추진해야 합니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방식으로 갈

환경·주민 모두 생각하는 여행 만듭니다

[레벨up로컬] 윤순희 제주생태관광 대표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98%나 떨어졌어요. 손도 못 썼죠.”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제주로 여행객이 몰린다는 소리가 심상찮게 들린다. 제주 여행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여행사에 호재로 작용하진 않았다. ‘언택트 관광’이 대세가 되면서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개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제주 공정여행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윤순희(52) 제주생태관광 대표도 “여전히 어렵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지난 8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윤 대표는 “매출은 줄었지만 언택트 흐름에 맞춘 새 상품을 기획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지금은 위기를 밑거름 삼아 보다 단단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규모 여행으로 위기 극복 노력 제주 지역에서 제주생태관광은 상징적인 회사다. 제주참여연대 출신인 윤순희 대표를 비롯해 6명의 환경운동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공정여행 사회적기업이다. 올해로 설립 18년째. 제주는 물론 국내 공정여행 1세대로 불렸다. 하지만 이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선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주민과 교류하는 단체 관광 상품을 내세워온 제주생태관광의 타격은 극심했다. 2019년 한 해만 해도 62개 기업, 1860명이 제주생태관광을 통해 제주 여행을 다녀갔지만, 지난해는 발길이 뚝 끊겼다. “우리 여행의 콘셉트는 분명해요. 단순히 사진만 찍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주민들의 해설을 들으면서 배움을 얻는 거죠. 그런데 언택트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 들어 조금씩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이었다. 2년 전부터 시범 사업으로 진행해온 ‘소규모 자연 체험 여행’ 상품이 코로나 이후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주생태관광에서

“친부모 품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 ‘사랑’으로 키웁니다”

그룹홈으로 네 자매 키우는 백명옥씨 “저 집 애들 부모가 얼마나 유난인지 몰라요.” 동네 사람들이 말했다.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선 서울의 작은 골목에 있는 ‘딸부잣집’ 얘기다. 그곳에 여덟 살, 여섯 살, 세 살 쌍둥이 네 자매가 산다. 빠듯한 수입에 엄마는 10년 동안 옷 한 벌 제대로 산 적이 없다. 신발은 낡아 여기저기 해지고 터졌다. 그런데도 아이들에겐 부족함이 없이 모든 걸 해준다. 영어, 바이올린, 발레 등 사교육도 시키고 간식 하나까지 좋은 재료로 만들어 먹일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평범하고 화목한 보통 가정의 모습이지만 아이들의 부모는 호적상 부모가 아니다. 흔히 그룹홈으로 불리는 ‘공동생활가정’이다. 친부모가 키울 수 없게 된 아이들을 집과 같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 곳이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으로 불리는 양천구 아동학대 사망사건으로 전국이 들썩거린 지난 8일 그룹홈 엄마 백명옥(64)씨를 만났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을 쓸었다. 자신을 친엄마로 알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 봐 한 번도 언론에 나선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용기를 냈다. “우리 아이들은 여기가 그룹홈인 걸 몰라요. 어릴 땐 티없이 자랐으면 해서요. 나중에 알게 돼도 ‘난 참 많이 사랑받았다’ 하고 이겨낼 거라 믿어요.” 백씨의 요청에 따라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 엄마의 얼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온몸 까맸던 막내, 웅크리고 있던 셋째 딸부잣집에서는 현관문 밖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돌도 되기 전에 그룹홈에 왔다. 그룹홈은 법률상 아동복지시설로 분류되지만, 엄마는 이곳을 시설이 아니라 ‘집’이라고 불렀다. “1970년대부터 30년

“세상이 어려워도 NGO는 멈추면 안 됩니다”

[신년 특별 인터뷰]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30년 전 토종 NGO 굿네이버스 설립아동학대 예방 사업 국내 최초 진행 작년 코로나로 모금 시장 ‘양극화’큰 단체가 작은 단체의 성장 도와비영리 생태계 힘 기르는 게 꿈 “여섯 살 남자 아이가 거기 있었어요.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습니다. 계모에게 학대를 당한 작은 몸이 멍으로 뒤덮여 성한 곳이 없었어요.” 이일하(74) 굿네이버스 이사장은 20년도 더 된 일을 어제 일처럼 떠올렸다. 일명 ‘정훈이(가명) 사건’. 우리나라 아동학대 실태를 세상에 알린 비극적인 사건이다. 1998년 2월, 방송사 시사 프로 PD가 굿네이버스 사무실에 찾아와 아동학대 사례를 구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만 해도 아동학대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이었다. 부모가 자녀를 때려도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훈육 정도로 생각하는 게 예사였다. 1996년 NGO(비영리민간단체) 최초로 ‘신고 시스템’을 갖춘 아동학대상담센터를 개설해 운영하던 굿네이버스는 PD에게 역으로 제안을 했다. 상담 중인 아이들의 사례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건 부적절하니, 방송 자막으로 신고 번호를 띄우고 제보를 받아보자고 했다. 효과가 있었다. 자막이 나간 뒤 곧바로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가장 위급해 보이는 곳으로 굿네이버스 아동학대 담당자와 방송사 PD, 촬영기자, 경찰 등이 함께 출동했다. 그곳에 정훈이가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아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더 잔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보를 받았을 때 분명히 그 집에 남매가 있다고 했는데, 누나가 없는 거예요. 모른다고 잡아떼던 부모가 추궁에 못 이겨 결국 실토를 했습니다. 학대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해 마당에 묻었다고 하더군요. 마당을 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