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내 손으로 그려볼래요”

“유치원 끝나고 아빠랑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야?” 지난 6일 오후 4시 신정동 세화유치원. 평소라면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놀이터로 달려갔을 사슴반 아이들 11명이 책상 앞에 앉아 엄마와 머리를 맞댔다. ‘아빠랑 야구하기’ ‘엄마랑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시간표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날 사슴반 친구들이 엄마와 함께한 ‘우리 가족 행복 시간표’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이수아(10)양, 아들 건호(7)군과 함께 시간표 만들기에 참여한 고정복(43)씨는 “아이들과 시간표를 만드는 동안 우리 가족의 역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해람(7)·예준(5)군은 시간표 안에 ‘싸움놀이’를 편성했다. 퇴근한 아빠와 아이들이 싸움을 벌이고, 엄마가 심판을 보는 역할극이다. 해람 군의 어머니 이지언(37)씨는 “소소한 활동이지만 우리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연숙 세화유치원 원장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가족 시간표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표현 능력을 기르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성수동 서울숲공원에서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주제로 하는 사생대회가 개최됐다. 딸 이다원(8)양과 함께 사생대회에 참가한 이상훈(43·망원동)씨는 “시간표 만들기를 계기로 아이와 함께 간단한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사생대회에는 450개 가족이 참여해 시간표를 제출했다. ‘우리 가족 행복 시간표’ 캠페인에는 2인 이상 가족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23일까지 캠페인 페이지(campaign.happybean.naver.com/happypeople2)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시간표와 함께 이메일(2016schedule@naver.com) 또는 우편(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1길 30, 조선일보사 구관 3층 2016우리가족행복시간표

[더나은선택] 여성의 그날, 당신을 지켜줄 제품은?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휴지 감싼 깔창을 썼다는 소녀의 사연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생리대는 여성의 보건과 교육, 사회활동에 혁신을 가져온 발명품이자 생필품이다. 반면 안정성과 환경문제 논란으로 끊임없이 ‘대안’이 시도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결정을 위해 마련된 ‘더나은선택’, 그 일곱 번째 주인공은 ‘생리대’다. 비교 대상은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 1위 유한킴벌리와 2위 엘지유니참이다. 권보람 기자= 저소득층 소녀들의 생리대 문제를 돕기 위해 유한킴벌리는 지난 6월 한국여성재단을 통해 생리대 150만개를 무상지원했다. 엘지유니참도 질세라 한국여성복지연합회를 통해 생리대 29만개를 기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가격에 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는 10.6% 오른 반면 생리대 가격은 두 배가 넘는 25.6% 상승했다(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게다가 김승희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일부 제품의 경우 납품가에 비해 판매가가 2.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크림값을 망쳐놓았던 ‘오픈프라이스’가 여기서도 한몫한 듯싶다. 유한킴벌리는 “기존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일반형 생리대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엘지유니참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한킴벌리(55%)와 엘지유니참(23%)의 생리대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강미애 기자= 유한킴벌리 사명만큼 유명한 사회공헌활동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 시작된 지 올해로 32년째. 덕분에 전국엔 50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고, 735개 학교에 87만㎡ 숲이 조성됐다. 더 놀라운 건 여전히 매년 수십억원을 투자, 활동을 유지 및 확대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공유가치창출(CSV) 활동 일환으로,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소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하반기부터 물리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전문직 은퇴자 또는

[공감펀딩]거인병으로 쓰러진 나를 일으킨 건 ‘나눔’

前 국가대표 농구선수 김영희 인터뷰  “너무 커서 무섭죠?” 커다란 손이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 키 205㎝. 국내 최장신 여자 농구 선수이자 전 국가대표인 김영희(52·사진)씨가 악수를 청하며 건넨 첫 인사였다. “우리 동네에선 ‘거인 아줌마’로 불려요(웃음). 처음엔 아이들이 매일같이 저희 집 앞에 몰려와서 ‘거인, 나와라~’ 하고 놀려댔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죠. ‘아줌마 착한 사람이야. 농구선수 아줌마야. 아줌마 놀릴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앞으로 아줌마 안 놀리면 나갈 때마다 맛있는 것 줄게’ 하고요. 그때부터 주머니 가득 사탕, 과자를 넣고 다녀요. 이젠 절 모르는 사람들이 ‘거인이다~ 남자야? 여자야?’ 하고 수군대면,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아니야, 마음씨 착한 거인 아줌마야. 농구선수 아줌마야’라고 말해줘요.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몰라요.” 김씨는 80년대 명실상부한 농구계 스타였다. 그녀가 세운 한 경기 최다 득점(52점) 기록은 깨지지 않는 전설로 남았고, 1984년 농구대잔치에선 득점왕·리바운드왕·자유투상·인기상·최우수상 등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코트 위를 주름잡았다. 구기 종목 최초로 우리나라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1984년 LA 올림픽에도 출전해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코끼리 센터’라 불리며 사랑받던 그녀의 삶은 그로부터 3년 뒤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거인병(말단비대증)’으로 쓰러져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던 것. 그 후로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생활이 이어졌다. 거인병은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손·발·턱·코·귀·혀 등 인체의 말단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신체의 장기가 커지는 병이다. 한동안 ‘거인병을 앓는 농구선수’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도움이 이어졌지만, 그 후로 10년 넘게 그녀의 이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기부 그 후] 절반의 삶을 사는 투석환자들의 소망

1999년 겨울, 갑자기 몸이 붓고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처음엔 그저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네 의원에서는 큰 종합병원을 추천했습니다. 진단 결과는 ‘신부전증’. 그 날 이후 15년 동안 유지운(가명)씨은 이틀에 한 번씩 혈액을 인공 투석기로 거르는 투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신부전증은 유지운씨의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온몸의 피를 빼서 거른 후 다시 몸으로 넣는 과정을 견디고 나면, 지독한 어지러움에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투석 치료를 받은 날이면 아무도 없는 방에 쓰러져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모든 생활을 병원 투석치료 예약 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은 날에도 몸은 늘 병원 근처에 묶여있어야 합니다. 친구를 사귀고 여행을 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은 지운씨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어요 지운씨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지난해 11월 5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네이버 해피빈에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여행을 위한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목표 모금액은 총 830만원. 장기간 이어진 혈액투석으로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환자들의 사연을 들은 네티즌 2056명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자신의 급여에서 흔쾌히 1만원씩을 기부했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보탭니다’‘힘내시고 하루 빨리 건강해지세요’ ‘얼마나 힘들지 잘 알아요. 힘내세요’ 댓글을 통해 전해진 응원의 메시지는 기부만큼이나 큰 힘이 됐습니다. 제주도에서 보내는 재충전의 시간, 그리고 기적 모금이 성공한 후, 지운씨를 비롯한 4명의 투석 환자들은 올해 3월 7일부터 3월 19일까지 총 12박 13일의 제주도 힐링캠프를 떠났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만성

[기부 그 후] 세상 모든 아이가 희망입니다

에티오피아 난민 엄마 A씨의 이야기 A씨의 고향은 아프리카 에디오피아입니다. A씨는 에디오피아에서 야당 당원이었습니다. 단지 정권에반대했다는 이유로 잡혀가 고문과 박해를 받았습니다.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루 빨리 고향을 떠나 자유가 있는 곳으로 떠나는 일이었습니다.  정착과 생존을 위해 헤매던 A씨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한국. A씨는 한국에서같은 난민 출신의 남편을 만나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두 사람이 한국에서 획득한 비자는 ‘G-1비자’.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 받기 전까지 거주를 포함한 일부 활동만을 한정적으로 허용하는 비자입니다.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이 낯선 비자만 가지고,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임금조차 받지 못한 채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이제 A씨에게 남은 바람은 하나. 아이를 부족함 없이 먹이는 것 뿐입니다.  카메룬 난민 엄마 B씨의 이야기 B씨가 살던 카메룬에는 ‘할례’라는 관습이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 성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인데요. B씨는 할례를 받은 친구들이 심한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할례도중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목숨을 잃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B씨는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차례가 다가왔을 때, B씨는 죽을 힘을 다해 마을을 도망쳤습니다. 강제로 할례를 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없는 곳, 죽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헤메던 B씨가 마침내 도착한 땅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 한국이었습니다. B씨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가정을 이뤘다는 행복도 잠시, 남편은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며 떠나갔습니다. 쓰러질 것 같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B씨가 선택한 일은

가족사랑 사생대회 개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일환으로 ‘가족사랑 사생대회’가 개최됩니다.  오는 9월 3일 서울숲 공원 가족마당에서 개최되는 본 사생대회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유아 및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가정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전 참가 신청은 9월2일까지 홈페이지(http://edu.chosun.com/art)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우수 작품에 대해서는 11월 12일 열리는 ‘국민행복캠페인’ 갈라쇼에서 시상식을 진행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문의: 02) 724-7831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아이스크림을 맛보겠습니까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기상 관측 사상 올해가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 예측했다. 더나은미래 기자들이 준비한 여섯 번째 ‘더나은선택’의 주제는 아이스크림이다. 분석 대상은 우리나라 빙과시장 점유율 1~2등 기업인 롯데제과와 빙그레다. 김경하 기자=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살펴보면 제조일자만 표시돼 있다. 빙과업체들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제조, 유통, 보관이 이뤄지면 유통기한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소비자로선 알 권리가 무시되는 처사라 찜찜하다. 다행히 다른 의문 하나는 풀렸다. 8월부터 ‘바 아이스크림’에 권장 소비자 가격이 표시된다니, 늦었지만 환영할 만하다. 주선영 기자=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1위 기업 ‘벤앤드제리(Ben & Jerry’s)’는 뉴욕 환경 컨설팅 업체를 통해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분석, 소의 분뇨를 비료로 활용해 연간 메탄 발생량을 50%까지 줄였다. 벤앤드제리의 이 같은 CSR 활동은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롯데제과, 빙그레 두 곳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정말 사회 책임을 다하는 ‘프리미엄 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강미애 기자= 빙그레의 전통을 이어가는 건 1992년 출시된 ‘메로나’만이 아니다. 1986년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되는 사회공헌사업 ‘어린이 그림잔치’는 장수 기업의 면모를 보여준다. 해비타트 임직원 봉사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2001년 직접 봉사에 참여하면서 회사 사회공헌으로 자리 잡은 케이스다. 반면 롯데제과는 대부분 단기 사업에 그쳐 회사만의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권보람 기자= 롯데제과의 정규직 근로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여러분의 행복에 날개를 달아 드립니다

문체부 후원·더나은미래 주최 2016 국민행복 캠페인 문화융성·자유학기제·일&가정 양립 세 가지 테마로 국민과 소통 문화 콘텐츠 제작 지원하고 VR 활용한 교육 혁신 펼쳐 가족 시간표 만들고 사생대회 열어 “판소리 춘향전을 편곡해 ‘보이는 라디오’ 방식으로 풀어낸 ‘FM사랑이어랑’이 수상 이후 실제 작품으로 탄생했어요. 관객 수도 부쩍 늘고, 인지도도 높아져 대구 지역 공익 광고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관객 여러분의 사연을 매 공연에 녹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민행복 캠페인은 저희 이어랑에 예술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이자,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이자영 이어랑 대표, 2015 국민행복 캠페인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부문 대상)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국민행복 캠페인’을 실시한다. 국민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학교·가정의 혁신을 이뤄가는 국민행복 캠페인은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문화 융성) ▲꿈에 날개를 달다(자유학기제) ▲우리가족 행복시간표(일·가정 양립)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문화로 ‘통’하는 지역사회…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지난해 퓨전 국악팀 ‘이어랑’을 발굴하며 화제를 모았던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는 올해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직장인 밴드의 도심 속 록(Rock) 콘서트, 학부모 모임에서 주최하는 한밤의 인형극, 대학생 봉사 동아리의 마을 바자회 등 지역사회와 이웃 간 소통을 돕는 무료 문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개인 또는 단체는 다음 달 23일까지 네이버 해피빈에 개설된 국민행복 캠페인 페이지(campaign.happybean.naver.com/happypeople2)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해 이메일(2016dancing@naver.com)로 제출하면

[기부 그 후] 엄마가 되고 사랑의 힘을 알았습니다.

“수인이가 해외로 입양될 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이 아이의 엄마가 돼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을 갖고 태어난 수인이(심장횡문근종). 생모는 수인이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아이 곁을 떠났습니다. 네 곳의 위탁가정을 거친 수인이는 생후 5개월이 되도록 새 가족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가 입양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수인이 역시 국내에서 가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 때, 기적처럼 수인이의 엄마가 나타났습니다. 엄마는 수인이를 본 순간 “내 아이”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가족들도 흔쾌히 찬성했습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큰 아들과 11살이던 둘째 딸은 동생이 생긴다는 말에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엄마, 아빠, 오빠, 언니 그리고 수인이.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다섯 식구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온 건 가족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수인이를 입양할 때는 심장에만 장애가 있는 걸로 알았어요. 그런데 얼마 후 종합검진에서, 두 가지 희귀 난치병이 발견됐죠. 하루하루를 예측할 수 없게 된거죠.” 수인이가 갖고 있는 두 개의 희귀병은 뇌전증(간질)을 동반하는 결절성 경화증과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이라는 병입니다. 사실상 전신성 장애에 가깝다고 합니다.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심장은 물론이고 안과, 피부과, 신경과, 소아정신과까지 전부 연결돼있습니다. 발작을 한 번 할 때마다 언어를 담당하는 전두엽까지 손상이 미칩니다. 외과적인 치료 외에도 수인이가 감각통합, 언어, 인지, 놀이, 음악 등 여섯 개의 각각 다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희귀•난치병이 그렇듯, 이런 치료는 어쩌면 수인이가 세상을

[기부 그 후] 우리집이 달라졌어요

“우리 집엔 쥐도 있고 뱀도 나와요. 매일 밤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1. 언희네 집 이야기 10살 소녀, 언희는 밤이 되면 이불 속에 숨어버립니다. 언희가 살던 집은 난방도 안 되고, 곰팡이가 가득했습니다. 쥐도 살고 종종 뱀도 나오곤 했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날엔 집이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웠습니다. 대문도 없어, 도둑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죠. 언희 엄마의 고향은 필리핀입니다. 오빠는 정신지체장애 1급이고요. 한때는 오빠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젠 도와줘야겠다고 말하는 철든 동생입니다. 언희의 꿈은 건축가래요. “우리집과 비슷한 곳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튼튼한 집을 지어주고 싶거든요.” 언희네 이야기를 들은 해비타트는 해피빈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해비타트는 언희와 같이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고쳐주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016년 3월부터 두 달만에 해피빈을 통해 1500만원을 모았습니다. 기부자분들의 소중한 기금 덕분에 언희네 가족에게는 안락한 새 집이 생겼습니다. 언희를 처음 만났을 땐, 사람들을 낯설어 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잘 웃지도 않았죠. 항상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집이 바뀌고 나서 언희도 변했습니다. 눈도 잘 마주치지 않던 아이가 먼저 달려가 인사를 한다고 해요. 이제, 언희네 집에 어둠이 사라지고 있답니다. #2. 한별이네 집 이야기 한별이는 1평짜리 단칸방에 살았습니다. 벽에는 새까만 곰팡이가 가득하고, 방바닥은 움푹 꺼졌으며, 창문도 군데군데 깨져있었습니다. 보금자리였던 집은 흙으로 지어져, 무너지기 직전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주워온 냉장고는 생필품 보관소였습니다. 가게 구석에 마련된 방이라, 주방이나 화장실도 따로 없었습니다.

[기부 그 후] 아기의 고장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아이를 낳자마자 품에 안아보지도 못했어요. 심장, 폐 등 모든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요.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습니다. “ 엄마의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폐동맥판 폐쇄증’. 처음 들어보는 희귀병이었습니다. 심장에서 폐로 피가 전달되는 통로가 막혀있다고 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숨을 쉬지 못하던 다온이는 엄마 품에 안기지도 못한채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링거, 바늘, 온갖 기계를 몸에 달고 있는 다온이를 바라보던 엄마는 무너져내렸습니다. 엎친데 덮친격, 정밀검사 이후 ‘밀러디커신드롬(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한 선천성 기형)’이란 생소한 질환까지 진단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었습니다. 어쩌면 듣지도, 보지도, 걷지도, 말하지도 못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선 완쾌 방법도 찾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당장 심장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 눈앞이 캄캄해진 다온이의 엄마는 해피빈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다온이는 아직 말도 못하고, 앞을 보지도 못해요. 사연을 쓰면서도 모금이 잘 될까 걱정이 앞섰어요. 함께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냈습니다.” ‘폐동맥판 폐쇄’, ‘밀러디커신드롬’ 등 생소한 희귀질환들을 앓고 있는 다온이는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받아야하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엄청난 비용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려니 엄마의 눈앞은 캄캄해졌습니다. 지난해 11월 11일, 다온이의 엄마는 용기를 내어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출산 직후 긴급 수술을 간신히 끝냈지만, 앞으로도 수차례 큰 수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온이는 면역력이 없는 상태라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아야했습니다. 합병증으로 인한 추가 수술, 보장구 등 수천만원의 병원비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다온이네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습니다. 이에 다온이 엄마는 희귀난치성 질환 아동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더나은선택] 당신은 어떤 물에서 헤엄치겠습니까

더나은 선택… ⑤워터파크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워터파크도 최대 성수기를 맞았다. ‘가볼 만한’ 워터파크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휴가를 앞둔 독자들을 위해 더나은미래가 더나은선택 4번째 시리즈로 ‘워터파크편’을 준비했다. 비교 대상은 입장객 기준 국내 1위 워터파크인 오션월드(대명레저산업)와 2위인 캐리비안베이(삼성물산)다.     주선영 기자=재미와 가격도 중요하지만, 나라면 두 곳 중 물이 얼마나 깨끗할지 궁금할 것 같다. 두 곳의 친환경 및 안전 정도를 점검하려고 모든 자료를 뒤져봤다.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CSR 보고서를 통해 물 사용량이나 탄소배출량은 물론이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꼼꼼히 기록, 공개하고 있다. 반면 오션월드는? 일단 정식 보고서가 없고, 대명레저산업에 직접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소비자는 투명한 기업을 신뢰한다.     권보람 기자=형만 한 아우가 없는 걸까.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은 캐리비안베이는 자체 개설한 호암호수를 주요 취수원으로 활용하고, 지하로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폐기물 소각열로 온수를 만들어 쓰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환경 영역에 투자를 한 점이 눈에 띈다. 환경정보공개시스템 공시(2014년)를 살펴봐도 대명리조트의 폐기물 재활용 비율(85%)은 삼성물산(91%)에 비해 6%p 뒤진다. 용수 재활용 비율이나마 3%p 앞서는 것을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적어도 기업의 환경적 책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올여름 어떤 워터파크에 갈지는 너무나 명확한 것 같다.     김경하 기자=두 곳 모두 오너 이슈로 이미지를 깎였다. 대명그룹의 경우 예전부터 오너가(家)가 측근들로 이사회를 장악해 회사를 마음대로 운영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명그룹은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박춘희 대명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