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비영리 모금 컨텐츠 A-Z] ⑤ NGO·NPO의 동영상을 활용한 홍보 전략

5강 NGO·NPO의 동영상을 활용한 홍보 전략
홍영표 MNG SCENE PD

이제 하루 만에 정치인 패러디 영상으로 가방까지 판매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날이 갈수록 비디오 커머스, 미디어 커머스 시장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비영리단체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가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비영리단체는 동영상을 활용해 어떤 홍보 전략을 펼칠 수 있을까요? 홍영표 MNG SCENE PD는 직접 기획한 풍부한 동영상 사례들과, 비영리 홍보와 접목시킬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영역을 짚어줬습니다.

홍영표 MNG SCENE PD ⓒ더나은미래

Q1. PD님이 참여했던 동영상을 활용한 홍보 사례들이 궁금합니다.

① 어반자카파 – 널 사랑하지 않아 MV

첫 영상은, 가수 어반자카파의 뮤직비디오입니다. 당시 사전홍보를 위해 다양한 일을 했어요. 팀에서 가장 유명한 조현아씨의 노래방 라이브 영상을 짧게 만들어 올렸고, 지금껏 불렀던 노래들의 가사집으로 기대감을 올렸습니다. 배우 유승호와 모델 이호정을 주인공으로 섭외했는데, 각 인물별로 정말 궁금하게 짧은 티저 영상도 만들었죠. 반면에 본편은 ‘무조건 단순하게 만들자’였습니다. 관객한테도 해석의 여지를 주자는 생각에 굉장히 단순하게 찍고 뮤직비디오를 공개 했죠.

그러니 굉장히 큰 반향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여자를 애초에 안 사랑했던 거냐, 아니면 사랑했다가 싸운거냐’, ‘그러면 저 낯선 여자랑 눈이 마주친 건 저 여자가 옛날 여자 친구다’부터 시작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더니, 나중에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는 동영상 콘텐츠까지 나왔습니다.

그 후에는 온종일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봤습니다. 댓글을 누가 다는지, 악플이 달리면 반성하고, 다음에는 이런 장면을 어떻게 할 지 고민했습니다. 그때그때 누가 이 영상을 봤고, 누가 영상에 반응하고 있는지를 계속 체크를 했어요. 음악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띄우기 위해서 엄청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던 경우였죠.

 

② 이슬 라이브

https://youtu.be/myKImbNpGGM

다음 영상은 모 소주 브랜드와 함께한 홍보 영상인 ‘이슬 라이브’입니다. 이 영상 하나에도 나름대로 여러 요소들을 고려했습니다. 아무도 먹지 않지만 소시지 안주를 보이게 했고, 소주 상표가 너무 보이면 별로다 해서 잘 안 보이게 배치했고요.

이 콘텐츠를 처음부터 소주 브랜드와 함께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가 인기였는데, 가수들이 술자리나 사석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한번 찍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우연히 나오게 된 거죠. 그래서 CCTV같은 느낌으로, 스마트폰으로 우연히 찍힌 것처럼 ‘리얼’하게 영상을 찍고, ‘XX역 어디서 찍혔다더라!’이런 식의 워딩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Q2. 동영상이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얼마나 되나요?

동영상이 이제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 툴이 됐습니다. 2017년 3월 전체 모바일 트래픽 중 59%가 ‘모바일 동영상’을 시청한 것이라 합니다. 상품/서비스 구매단계에서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이 ‘모바일 인터넷’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이 지상파 TV, 온라인 동영상 순이었죠. 이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에 기반해 결정하고, 시장에서는 지상파 TV 광고 시장의 위기라고도 얘기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독보적인데, 그 이유가 동영상을 많이 보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제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에서 돌리는 광고들이 훨씬 효과적이고, 게다가 온라인만 해서는 소용 없고 모바일 등 여러 채널과 연계해야 된다는 것이 공통적인 상황 인식입니다. 중국의 유명 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가 동영상 플랫폼인 ‘요우쿠투도우’를 인수한 것 역시 비디오 커머스, 영상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생각보다 이런 다양한 동영상이나 오리지날 콘텐츠로 돈을 버는 회사들이 꽤 있습니다.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곳부터, 카드뉴스 같은 스낵 컬처를 만드는 곳까지, ‘딩고’, ‘피키캐스트’, ‘트레저 헌터’, ‘다이아TV’ 등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트레저 헌터’와 ‘다이아 티비’는 쉽게 말해 유튜브나 아프리카TV BJ들의 기획사, 즉 ‘MCN 매니지먼트 회사’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제 무한도전도 안보고 이것만 봅니다.

대체 비영리단체랑 무슨 상관인지 궁금하시죠? 이런 시장에 젊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고, 돈을 엄청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버즈피드’는 뉴욕타임즈의 가장 큰 경쟁상대가 됐고, 남의 나라 얘기처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Q3. 성공하는 동영상 마케팅의 요소는 무엇입니까?

‘연애 플레이리스트’라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인기냐면, 해외채널까지 열었는데 누적 조회 수가 1억 뷰를 달성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영상 콘텐츠 요소는 교복/제복/연애/술/음식/여행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무조건 터집니다. 애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밀레니얼 세대들도 이런 요소에 반응해요. 예를 들어, 교복 입고 나오는 아이가 나오면 영상이 잘되는 식이죠.

또 다른 예로, ‘여행에 미치다’라는 컨텐츠는 자기가 영상을 만들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영상을 올려주고 소개하는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어느 기업이 ‘세 훈남의 XX 이야기’라고 해서 인기가 높았던 팀들을 또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이걸 본 여행하는 또 다른 친구들은 ‘여행에 미치다’를 자기 해시태그에 넣고요. 페이지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 가치를 같이 공유하는 거예요. 정말 재미있는 건 배낭여행하는 친구들이 ‘여행에 미치다’랑 ‘캘리’라는 배낭업체가 같이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을 했던 배낭을 메고 다닙니다. 영상을 통해서 새로운 수익모델들을 막 찾고 있는 거죠. 배낭여행할 때 최적화된 배낭을 만들어 펀딩을 개설했는데, 목표모금액의 2000% 가량 달성해 1억 몇 천 만원 어치를 팔기도 했습니다.

Q4. 영상을 기획해본적도 없는데, 어떻게 동영상을 활용할 수 있을까요?

영상을 기획 시에, 저희는 아무 자료를 준비하지 않습니다. 그냥 종이 한 장에다가 이미지 하나 넣고, ‘촬영 이렇게 할 거고, 컨셉은 이거다’가 끝이에요. 자료나 수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기획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영상 장르, 내용, 이야기, 즉 무엇으로 전달할지를 정한 그다음으로는 유통을 시켜야 겠죠. 댓글 놀이, 즉 모니터링을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콘텐츠에 어떤 피드백이 달리는지 계속 들여다 보면 습관이 되고 그게 사람이 됩니다.  

많은 비영리 단체가 제가 프로젝트를 계획해서 가져갈 때 마다 항상 ‘모금은 얼마나 들어오느냐’, ‘그걸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도출할 수 있느냐’처럼 측정할 것들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다 보니 천편일률적으로 ‘누가 너무 아프다’, ‘도와줄 사람 찾는다’ 등 한 가지 콘텐츠가 계속 몰립니다. 더 이상 보고 싶지가 않죠. 목표를 모금이면 모금, 우리를 알리는 거면 알리는 거, 세분화해서 알려야합니다. 홍보 대상도 후원자. 자원봉사자, 서비스 이용자에서부터 직원들도 연령별. 성별, 성향별. 계층별로 천차만별입니다. 후원만 하는 무관심자도 포함되죠.

이 과정에서 명심할 키워드가 있습니다. 첫째는, 수많은 단체 속 우리를 떠올리도록 ‘매력을 어필’하는 것입니다. 매력을 어필 할 수 있는 이야기, 없다면 우리가 매력 있어 보이는 백그라운드라도 발굴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나와서 “우리단체를 소개 할게요”해도 됩니다. 둘째는, 아직 우리를 돕지 않지만 궁금한 이들에게 ‘호기심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동영상은 직관적이어서 굉장히 답이 됩니다. 또 의사결정의 순간에 우리를 떠올리도록 ‘친밀도 향상’도 시켜야겠죠. ‘왠지 내 단체’ 같고 우리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함게 가고 있어“라고 보여질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단 것입니다. 마지막은 단체에 대한 ‘헌신도’ 향상, 옹호하고 지지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Q5. 영상을 활용한 홍보에 있어 비영리 실무자가 참고할 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고영곤 디자이너

① 싸고 고급스러운 건 없습니다.

돈을 들인 티가 안 난다고 답답해하시면 안 돼요.

② 수정 많이 하면 ‘똥’ 됩니다.

수정해도 진짜 산으로 가거나, 맨 처음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③ 영상은 제일 어린 사람이 컨펌하게 해주세요

“이거 어때?” 아니면 “000씨 이것 좀 봐주실래요?”처럼 물어보세요. 지인 중에 물어봐도 되고, 조카가 고등학생이면 물어봐도 좋습니다.

④ 방송, 광고, 뮤직비디오, 패션 필름… 종류가 많아요

외주 제작할 때 되게 헷갈리실 것 같습니다. 광고하는 프로덕션도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영상 팀은 안 나오고 연출자 혼자 나오고, 여기도 또 대부분이 비슷한 게 나옵니다.

그럼 뮤직비디오나 패션 필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남는데 저는 이런 분들을 공약합니다. 이런 친구들 중에 젊고 열정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렇다고 젊다고 열정페이로 가진 마시고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하시되, 한 버전에 클립 하나 정도만 요청하셔도 열심히 해줄 겁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우리랑 같이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으시되, 요즘 영상과 전통적 영상을 넘나드는 인력을 찾아보시면 시작하시기 좋으실 겁니다.

⑤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통로 활용하세요

아까 예로 든 ‘여행에 미치다’ 처럼 영향력 있는 분들을 찾아내셔야 해요. 그 분들이 진짜 매체입니다. 그분들이 자기 인스타그램에 태그 하나 올렸다로 다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빅풋나인’ 매체들 보면 ‘핫’ 한 게 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통로를 찾아보세요.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