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강 후원자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테크(tech) 활용하기
김민창 브릭투웍스 이사
후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인 모금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입니다. 기부자 및 잠재 기부자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진단하고 분석해야 신규 후원뿐 아니라 장기적인 후원까지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원하는 바를 어떻게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까요? 김민창 브릭투웍스 이사는 빅데이터, 통계 분석 등을 이용한 첨단 기술을 이용하라고 조언합니다. 브릭투웍스는 비영리단체와 같은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고객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셜벤처입니다. IT 첨단 기술이 후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모금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김민창 이사가 설명합니다.
Q1. 마케팅 테크놀로지(이하 테크)라는 게 무엇인가요?
마케팅 또는 모금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가지 IT 기술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총칭해서 저는 마케팅 테크라고 부릅니다. 빅데이터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 보셨죠? 수많은 사용자들의 정보들을 모아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광고를 제공하는 게 바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광고’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내가 어제 구매했던 혹은 구매하려고 찾아봤던 제품들이 광고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것 또한 빅데이터를 이용한 배너 광고예요. 이런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광고 또한 마케팅 테크 중 하나죠.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해 홈페이지 접속자와 중도 이탈자, 한달간 정기적으로 접속하는 사람의 수를 내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도 마케팅 테크이고요.
제가 이사로 있는 브릭투웍스는 이런 IT 기술을 커뮤니케이션, 브랜딩, 마케팅, 모금 등의 전략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브릭트웍스는 ‘도너스’라는 모금 성과 솔루션이 있는데요. 저는 ‘도너스 페이’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도너스에는 결제 시스템부터 온라인 후원정보 관리, 전체 기부정보 관리 등이 한 프로그램으로 모두 가능한 ‘도너스 페이’와 기부자정보, 기부금정보, 회계정보, 수혜자 정보 등의 모금을 위해 다뤄야 하는 정보들을 통합 관리하고 기부자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관계 관리, 기부금 사용내역 보고 모듈 등을 모두 제공하는 ‘도너스펀드레이징’이 있죠.
Q2. 영리 마케팅과 비영리 마케팅은 차이가 있는데 이런 기술들이 후원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모금 마케팅에도 효과적인가요? 효과를 본 케이스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케팅 분야에서의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란 고객이 단체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면 단체는 그것을 정확히 파악해 피드백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때 IT 기술이 그 정확도를 높여주는 것이죠. 고객의 행동반경, 기호, 소비습관, 취향 등을 분석해서 말이죠.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를 활용해 복잡한 결제 방식을 바꾸거나 광고 채널을 변경하는 등의 솔루션이 나오는 겁니다.
저는 이런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이 비영리분야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믿습니다. 실제 브릭트웍스의 IT 기술로 몇몇 비영리단체의 수익성과 후원자 수가 증가했어요. 몇가지 사례를 소개할게요. 먼저 한 비영리단체는 6개월 동안 계속해서 홈페이지 유입 트래픽(접속수)는 늘고 있는데 이것이 결제까지 이어지지 않는 문제를 겪고 있었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접속자의 이동경로 등을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했어요. 그 결과 홈페이지가 사용자들에게 불친절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단체의 경우 홈페이지에 후원 컨텐츠로 넘어가는 버튼, 결제로 넘어가는 버튼, 후원 정보 및 방법으로 넘어가는 원클릭 버튼들이 제대로 구성돼 있지 않았고 후원에 관한 안내 페이지도 없었어요. 사용자들이 후원을 하려고 들어왔다가 불편함을 느껴 나간 거예요. 또한 메인 홈페이지에 퀵버튼을 여러개 만들어서 사용자를 결제 페이지로 보내게 되는 경우, 아직 후원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사용자들은 이탈을 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사용자가 집중할 수 있는(후원을 결정할) ‘집중 페이지’를 정말 잘 만들고, 그 안에 단체 사업들에 대한 소개를 잘 배치해서 경로를 몰아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 소개나 후원하기 같은 중요 경로는 앞으로 모는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홈페이지를 정비하고 났더니 후원자 수가 늘어났어요. 사용자가 집중 페이지를 거쳐서 후원에 대한 설득이 된 상태로 결제 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어서 실제 이탈률이 감소하게 된 것입니다. 홈페이지의 후원 경로, 단체 사업 안내에 대한 경로가 복잡하면 사람들은 아무리 마음에 드는 단체라도 후원을 포기합니다.
Q3.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신규 후원자 모집만큼이나 기존 후원자 이탈을 막는 것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마케팅 테크를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정기 후원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많은 단체들이 고민하는 부분이죠. 실제로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컨설팅을 해 본 결과, 신규 후원자가 계속 생기면서 후원 이탈자도 많이 나오는 케이스를 꽤 봤습니다. 그 원인은 단체마다 다를 수 있겠는데요. 우선 제가 담당했던 케이스도 마찬가지였어요. 신규 회원은 증가하는데 후원금액이 정체돼 있었습니다. 후원자 및 회계 정보 등을 분석해보니 회원 이탈율이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었어요. 이탈율 증가를 왜 막아야 하냐면, 신규회원이 아무리 늘어도 이탈율이 높으면 총 후원금액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회원과 약정의 관계가 비례하다고 보는데요.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한 회원이 하나의 약정만을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한 회원이 여러 후원 약정을 드는 경우도 있어요. 따라서 신규 회원의 유치만큼 기존 회원의 이탈을 얼마나 막느냐도 중요함을 알 수 있죠.
그래서 저희가 언제 이탈율이 많은지, 어디에서 유입된 회원들이 이탈을 하는지 등을 통계 분석했어요. 그랬더니, 지난해 6월 약정을 맺은 신규 약정자들 중 한 달 뒤에 26명이, 그 다음 달에는 65명이 이탈했어요. 이에 해당 날짜에 이 단체보다 더 주목을 끈 캠페인은 없었는지, 거리모금 장소나 컨텐츠는 어땠는지 등을 분석해 솔루션을 만들었죠.
또 접속자 수가 늘고 댓글이 많이 달리는 등의 호응은 좋은데 이게 후원 수는 그대로였던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이 단체도 후원자의 유입 경로, 홈페이지 접속 경로 및 시간 등 여러 데이터들을 활용해 분석해보니, 많은 후원자들이 결제 페이지에서 나간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 단체의 경우 결제 시스템이 복잡해 사람들이 후원을 포기한 것이죠. 반대로 브릭투웍스의 도너스페이, 즉 후원 결제 시스템은 매우 간단해요. 성명과 연락처를 입력하고 자동이체 은행을 선택한 뒤 예금주를 써서 출금일을 선택하고 약관 동의하면 결제가 끝나요. 휴대 전화 인증 번호를 받고,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이 없습니다.
Q4. 대부분의 단체들이 후원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외에 미디어 광고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IT 분석 기술이 미디어 광고 전략에도 효과적인지 궁금합니다.
물론이죠. 이런 분석 기술은 후원자가 어느 미디어, 어느 웹사이트 등을 통해 단체 홈페이지로 접속했는지, 혹은 후원으로 이어졌는지를 후원자의 경로 추적과 패턴 분석을 통해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 정보가 주어지면 어떤 이에게 어떤 미디어로 홍보하는 게 적합한지 알 수 있죠. 이와 관련해 마케팅 소스 분석을 이용해 홍보 전략을 세운 케이스를 소개하겠습니다. 분석 툴을 이용해 사람들은 어떤 컨텐츠를 좋아하는지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분석해 보니, 흥미롭게도 단체에서 배포한 컨텐츠 중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와 후원하는 컨텐츠가 다른 경우가 있더라고요. 이럴 경우엔 후원으로 이뤄지는 컨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여기에 재미를 어떻게 더할 것인지 전략을 세울 수 있죠. 또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플랫폼, 미디어에 광고를 해야 효과적인지도 알 수 있는데요.
이것을 설명하기 앞서 우리들이 광고 플랫폼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미디어가 마케팅적 관점으로는 어떻게 나눠져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Owned Media’(소유 미디어)는 우리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미디어에요. 단체의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말하는데, 이곳에는 자신이 올리고 싶은 컨텐츠를 마음껏 올릴 수 있습니다. ‘Paid Media’(지불 미디어)는 재원을 쓰면 통제가 가능한 미디어이고요. ‘Earned Media’(생산 미디어)는 우리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미디어로, 사회에 이슈가 된 컨텐츠 또는 기자의 올리고자 한 컨텐츠가 올라가죠.
많은 후원자들이 이런 미디어를 통해 단체 홈페이지에 오게 되는데요. 이 미디어에 광고를 할 때후원자 및 단체의 특성, 컨텐츠의 종류에 따라 홍보에 적합한 미디어를 선택해야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죠. 저희는 ‘Utm Parameter’이라는 기술을 이 분석에 사용했습니다. 홈페이지 URL 뒤에 Utm Parameter를 붙이면 방문자가 어디를 통해 유입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요.
Q5. 김민창 이사님 말씀대로라면 미디어 사용자 층에 따라 홍보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요. 마케팅 테크를 이용해 미디어 및 사용자 분석을 하고 이에 따라 좋은 결과를 본 사례가 있는지요?
앞서 말한 ‘Utm Parameter’를 통해 후원자가 어떤 미디어를 통해 단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는지 알 수 있죠. 이러면 후원자가 처음 들어간 미디어가 어떤 컨셉이고, 어떤 기사를 통해 들어왔는지도 분석 가능합니다.
미디어의 컨셉에 따라 사용자층이 다르다는 건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이 점을 잘 분석하면 모금 컨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데요. 제가 예전에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매일 다양한 모금 컨텐츠를 몇 개씩 여러 미디어에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쌓여진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미디어에서 어떤 컨텐츠가 반응이 좋았는지,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어떤 이슈를 좋아하는지, 어떤 시기에는 이런 컨텐츠를 많이 보는 등을 알아냈죠.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는 환경관련 이슈가 인기가 있고, 카카오 스토리에는 아동인권 컨텐츠에 관심을 많이 가지며, 미세먼지 이슈가 터지면 많은 사람들이 대기 환경 컨텐츠에 관심을 가지는 등을 말이죠. 실제 어떤 케이스가 카카오 스토리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걸 알게 돼 관련 모금 컨텐츠를 올리니 바로 후원 결제가 5건이나 이뤄졌어요. 물론 한계는 있죠. 분석을 통해 어떤 컨텐츠가 인기 있는지 그 주제를 안다고 해서 비영리단체가 인기있는 특정 주제만을 계속해서 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분석 툴에서 나온 인기 컨텐츠들의 서술 및 표현 방식 등 주제 외 강점을 연구해보면 됩니다.
제가 여러 사업을 해 보니 인기가 있는 컨텐츠에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바로 ‘재미’와 ‘흥미’요. 대체로 한 미디어에서 잘되는 컨텐츠는 다른 미디어에서도 잘 후원을 받아요. 생각보다 컨텐츠의 힘이 강하다는 뜻이죠. 이런 방식을 사용하다 보면 업무 효율도 높아집니다. 한 팀은 컨텐츠를 계속 배포하고요. 다른 팀은 툴을 이용해 후원자를 많이 모은 컨텐츠를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잘된 컨텐츠는 더 발전시켜 깊이를 더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을 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열린 ‘2017 비영리리더스쿨 4기’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