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미래지식포럼_전중환 교수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⑥인간은 선택한 후에 생각한다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사람들은 흔히 내 안에 일관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하나의 ‘자아’가 있다고 흔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상황에 따라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할 뿐이죠. 이를 인정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17일 ‘제2회 미래지식 포럼’에서 “우리의 선택은 내 행동의 총감독과 같은 ‘자아’가 내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상황에 처했는가에 따라서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종종 어떠한 선택의 이유를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한다. 일관된 자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이러한 사례로 심리학자인 로버트 커즈번의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 참가자들에게 묘비에 소변을 보는 행동처럼 피해자를 꼭 집어내기 어려운 행동을 보여주고 도덕적 판단을 묻습니다. 참가자들은 ‘돌아가신 분의 지인이 정신적 피해를 받을 수 있어 잘못된 행동’이라고 답하죠. 이때 연구진이 ‘살아있는 지인이 없다면 소변을 봐도 되느냐’ 재차 물으면 말을 바꿔 다른 이유를 내놓습니다. 즉 참가자들의 도덕 판단은 지인들의 피해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제2회 미래지식포럼_최샛별 교수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⑤MZ세대가 ‘MBTI’에 열광하는 이유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들이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문화사회학자로서 감히 질문을 하나 던지려고 합니다. 정말 우리는, 우리 청년 세대는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걸까요?” 17일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4세션 강연을 맡은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말했다. 문화사회학에서는 드라마·영화·광고 같은 시대상이 반영된 대중문화 콘텐츠를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보고,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분석한다. 최 교수는 “MZ세대는 선택하는 삶을 갈망하면서도, 선택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며 최근 종영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한 대사를 인용했다. “‘설령 사소한 거라도 좋아. 선택이라는 걸 하며 살고 싶어.’ 얼마 전 젊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여주인공의 대사입니다.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와 궁녀 성덕임의 사랑을 다루고 있죠. 드라마 배경은 신분제 사회지만, 주체적인 여성상과 선택의 자율성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우리 사회의 가치가 반영된 것이지요. 이 밖에도 MZ세대가 시간 선택권, 여가 선택권 등 ‘선택하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MZ세대는 왜

제2회 미래지식포럼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④”좋은 선택하려면? 회피 말고 경험하라”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17일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1부 마지막 순서로 ‘질의 응답 및 토론 세션’이 마련됐다. 이날 ‘선택’이라는 키워드로 강연한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최기환 아나운서와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공동 진행 아래 강연에 관한 질문, 강연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일 교수에게는 ‘좋은 선택’에 대한 추가 질문이 쏟아졌다. 김시원 편집장이 첫 질문을 소개했다. “‘나쁜 선택을 하기보다는 선택을 유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렇게 선택을 미루는 건 무책임한 일일까요?” 김경일 교수는 “‘나쁜 선택’을 했다며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는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의견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말하며 선택한 경우, 또 하나는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선택을 내리는 경우다. 김 교수는 “의견이 있고 건강한 상태에서 선택을 내리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의견이 없다’고 이야기하거나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선택을 유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제2회 미래지식포럼_김상현 교수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③기계의 선택, 믿어도 될까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같은 크기의 동그란 공을 가장 밀도 있게 쌓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일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던진 ‘케플러의 문제’라는 난제다. 인류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약 400년이 걸렸다.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문제를 푸는 데 걸린 시간은 2000년. 수학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학자들은 성공보다는 난관에 봉착해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기계는 어떨까. 한 연구에 따르면,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개발한 ‘후가쿠’슈퍼컴퓨터는 초당 442페타플롭스를 처리할 수 있다. 페타플롭스(PetaFlops)는 초당 1000조번의 수학 연산처리를 뜻하는 말이다. 초고속으로 연산을 처리하는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현재 우리 삶의 대부분은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기계의 선택, 믿어도 될까?”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의 세 번째 연사로 나선 김 교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은 20세기 초 수학자 ‘쿠르트 괴델’과 ‘앨런 튜링’이 이미 제시한 바 있다”며 “그들의 결론은 ‘기계의 선택은 불완전하다’였다”고 말했다. 쿠르트 괴델은 1931년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한 수학자다. 불완전성 정리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정리가 발표되기 이전까지

제2회 미래지식포럼_신지영 교수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②반팔과 반소매, 당신의 선택은?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언어라는 도구가 우리의 생각을 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을 바꿔야 할까요? 아니면 언어를 바꿔야 할까요?” ‘제2회 미래지식 포럼’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언어가 소수자의 관점을 소외하거나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담고 있 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매가 짧은 옷을 흔히 ‘반팔’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팔 길이에 대한 편견이 담겨 있는 거죠. 선천적으로 팔이 짧거나 사고로 팔이 짧아진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반팔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차별하고 있던 겁니다. 반팔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느껴진다면 같은 의미의 ‘반소매’라는 단어를 대신 선택할 수 있겠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에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신 교수는 ‘언어 감수성’을 지목했다. 언어의 감수성은 일상 언어 속에 담겨 있는 차별, 불평등, 반인권, 비민주적인 요소를 감시해내는 민감성을 의미한다. 신 교수는 “언어의 감수성이란 렌즈를 통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들을 바라보면 곳곳에 숨어 있는 차별적인

제2회 미래지식포럼_김경일 교수
[제2회 미래지식 포럼] ①‘좋은 선택’이란 무엇인가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혼란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코로나 이후 사회의 흐름을 진단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7일 온라인 생중계로 개최됐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여섯 가지의 주제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날 ‘선택’을 주제로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지식을 차례로 공유한다. “우리는 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많은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택을 할 때 인간은 결코 자신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현재의 상태나 경험에 의해 선택이 좌우되죠.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선택의 함정은 무엇일까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17일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1부 첫 번째 순서로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강단에 올랐다. 김 교수는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좋은 선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먼저 선택이 어려운 이유로 ‘확률과 가치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예측하거나 어떤 것이 가치 있는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선택 앞에 선 인간은 늘 불안하다. 김 교수는 ‘타이어가 신발보다 싸다’는 문구보다 ‘타이어 3개 사면 1개 공짜’가 판매에 더 효과적이라는 예시를 들었다. 그러면서 “사람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선택을 할 때 무언가 확실하다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올라가는 독특한 현상이 벌어진다”며 “확실함을 가장한 가짜들이 우리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 대상의 가치를

우리나라 정치판에는 청년이 적다. 기초 의회는 만 39세 이하 의원 비율이 6%에 불과하다. 더 많은 청년 정치인이 나오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 ‘2030 정치계 종사자’ 4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강민진 정의당 청년정의당 대표, 서난이 전북 전주시의원,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어려서 정치 모른다고요? 세상 함께 바꿀 ‘동료’입니다”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3> 기울어진 운동장에 등판한 ‘어린것’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 청년 4명이 모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먼저 2030세대다. 또 하나는 ‘정치계에서 일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기성세대 중심 정치판에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보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청년들이다. 강민진(27) 정의당 청년정의당 대표는 17세 때부터 청소년 인권 운동을 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직접 정치를 해보기로 했다. 2019년 정의당 대변인으로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당내 청년 조직인 청년정의당을 이끌고 있다. 서난이(36·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시의원은 2014년에는 비례대표로, 2018년에는 선출직으로 당선됐다.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지역 내 성매매 집결지를 해체하는가 하면, 청년 무료 건강검진 사업을 시행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등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의정 활동을 펼쳤다. 주이삭(34·국민의힘) 서울 서대문구의원은 9년 전 평범한 청년의 시각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싶어서 정당에 가입했다. 이후 다양한 정당에서 활동하다가 ‘젊은 사람이 기초의원이 돼야 정치도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고 자란 서대문구 지역을 발로 뛰며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고 있다. 박혜민(29) 대표가 이끄는 뉴웨이즈는 지난해 2월 출범한 ‘정치 스타트업’이다. 더 많은 젊은 정치인(이하 젊치인)이 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젊치인들 앞에는 높은 포부만큼 장애물도 많다. 선거법을 비롯한 각종 제도는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고, ‘어려서 뭘 알겠느냐’는 편견도 일상적으로 쏟아진다. 정치권에서는 늘 청년을 거론하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청년에게 정치판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더

[’젊치인’ 전성시대] 세상을 바꾸려면 동네부터 바꿔야
“내가 사는 동네 문제, 내 손으로 해결하겠다”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2> 세상을 바꾸려면 동네부터 바꿔야 “집 앞 골목이 어두워요. 가로등을 더 설치해주세요.” “제가 사는 주택가에 쓰레기를 분리배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요.” “아이와 함께 성매매 업소 집결지를 지나다녀야 하는 게 불편해요.” 동네마다 주민의 편의를 위해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매일 쌓인다. 쓰레기 문제와 같은 일상적인 이슈부터 지역 재생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까지, 동네 안에서 협의하고 풀어내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내가 사는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겠다’며 나선 청년들이 있다. 중·장년층 중심의 정치판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책을 만들고 동네 풍경을 바꾸는 전국의 젊은 기초의원들이다.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는 만 39세 이하 기초의원은 전체 기초의원(2927명) 수의 약 6%인 192명이다. 적지만 동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정책을 내놓으며 지역 주민은 물론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젊치인에게 정치란 목표가 아닌 수단 젊은 정치인(이하 젊치인)의 관심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돌봄, 대중교통, 빈집 활용, 기후 문제 등 다양하다. ‘정치 새내기’라고 해서 의정 활동이 마냥 서투르지도 않다. 경북 상주의 민지현(31·더민주) 시의원은 2019년 ‘고독사 예방 조례안’을 만들었다. 도시 지역에서는 고독사가 주목받고 있지만 상주 지역에서는 관심이 높지 않았다. 지역사회가 좁아서 이웃을 속속들이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 의원이 통계와 기사를 들여다보니 고독사 사망 건수가 꽤 높았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조사를 진행했고 시내의 빌라, 고시원에 사는 중·장년층 1인 가구가 고독사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상주시에서는 고독사 조례를 바탕으로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주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뇌병변과 지적장애가 있는 이용수(가운데)씨가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한준호 C영상미디어 기자
지원 공백에도 불구하고… ‘인생 2막’ 위해 시설 밖으로

[2022 탈시설 보고서]<하> 자립 생활의 필요충분조건 장애인들은 시설 밖 자립 생활을 ‘인생 2막’이라 부른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보통의 삶’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인생이다. 쉽게 얻어지진 않았다. 장애인 시설의 문을 나서면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평범한 일상은 도전하고 쟁취해야 했다. 기자가 지난 한 달간 취재하며 만난 탈시설 장애인 5명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발달장애인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거주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2만9086명이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약 80%를 발달장애인이 차지한다. 같은 해 국내 장애인 263만3000명 중 발달장애인은 24만7500명으로 약 9.4%에 불과하다. 시설 내 장애 유형이 편중된 이유가 뭘까. 이를 쫓아가면 탈시설 지원 제도의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지원주택 입주는 ‘로또 당첨’ 경증발달장애인 박혜영(28)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자립을 꿈꿨다. 경증장애인이 중증장애인을 챙겨야 하는 시설 내 관습도 감내했고, 관리자들의 폭행도 견뎠다. 하지만 10여 년 전 날아든 날카로운 말은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고추장을 푸던 주걱으로 얼굴을 때리면서 ‘너는 미혼모 배에서 나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시설을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발달장애인을 향한 편견은 시설 내에도 존재했다. 폭언·폭설을 벗어나려면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식비나 휴대전화 요금 등 생활비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그나마 해결되지만, 주택 마련은 얘기가 다르다. 사실상 정부나 지자체, 장애인지원센터 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젊치인’ 전성시대] (1) 20대는 정치에 관심없다?
20대 1000명에게 물었다 “정치에 관심있습니까?”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1) 20대는 정치에 관심없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분주한 해다. 상반기에만 제20대 대통령 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잇따라 치른다.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에서는 ‘20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승부는 전 세대에서 부동층이 가장 많은 20대가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20대 의중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보수·진보 등 정치 이념보다 환경·젠더·일자리 같은 현실적인 사안에 집중한다. 더나은미래는 청년 정치인 육성 비영리단체 뉴웨이즈와 함께 정치에 대한 20대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23일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서 진행한 이번 설문은 전국 19~29세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알고 보면 정치적인 세대 먼저 얼마나 정치에 관심 있는지부터 물었다. 첫 문항 결과부터 예상 밖이었다. 절반이 넘는 55.2%가 ‘관심 없다’고 했다. ‘전혀 없다’(23.3%)고 답한 응답자 수는 ‘매우 많다’(5.3%)보다 4배 많았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로는 ‘정치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서’(26%) ‘정치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치가 없어서’(25.8%)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기 때문’(23.4%) 등을 꼽았다. 20대에게 정치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정치 사안마다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쉽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뜻이 맞는 정당이나 정치인도 없다.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58.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이들을 ‘정치에 관심 없는 세대’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정치 참여의 시작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다. 20대 투표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7년 17대 대선만 하더라도 20대 투표율은 46.6%로, 전 세대 중 꼴찌였다. 이후 2012년 18대 대선에서 68.5%, 가장 최근인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76.1%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20대 투표 참여율은 30대(74.2%), 40대(74.9%)보다 높았다.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 이용수씨가 헤드포인터에 붓을 연결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보통의 삶’ 찾아 시설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

[2022 탈시설 보고서]<상> 나의 고군분투 자립기 첫 크리스마스 파티였다. 이용수(38)씨는 전동휠체어 위에 앉아 빙그레 웃기만 했다. 친구들과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났다. 그는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이다. 뇌병변은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보행 등 기본적인 동작에 제약을 받는 중추 신경장애다.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생활주택에 용수씨를 비롯해 6명의 친구가 한자리에 모였다. 장애인 시설을 나와 자립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들이다. 마음껏 수다 떨고, 음식을 나누는 것. 이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이들은 시설 밖 세상으로 나왔다. 포기할 수 없었던 ‘자립의 꿈’ 용수씨의 손목은 90도 가까이 꺾여 있다. 손가락도 이리저리 휘어 있다. 단어 하나를 내뱉는 데도 얼굴 근육을 총동원해야 했지만, 그는 할 말이 많았다. 그는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 넘게 장애인 시설에서 살았다. 서른이 될 때까지 탈시설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했다. 시설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연이 닿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4년부터 교육프로그램, 자립생활주택 체험 등을 거치면서 홀로 설 준비에만 5년을 쏟았다. 용수씨는 새 보금자리를 지난해 5월 서울 구로구에 마련했다. 자립 이후 뭐가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동네 미용실이 머리를 잘 잘라서 좋다”고 말했다.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 늦게 자도 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가리키자 “커플링”이라고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강동구 암사동에 살아서 자주 보진 못하고 전화로 아쉬움을 달랜다”며 “그래도 며칠 전에 데이트했다”며 웃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로컬액션' 사업에 참가한 김동주(맨 왼쪽) '물꼬' 대표와 팀원들.
“사회적경제 성장 위해 시장 판로 넓히고 청년과 손 잡아야”

더나은미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동기획[이것이 사회적경제다]④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으로 <끝> 사회적경제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정부가 사회적기업 제품의 구매 실적을 기관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면서다. 기관의 구매가 늘면서 사회적경제 조직의 매출 규모도 커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7400억원이던 공공기관 구매 실적은 올해 1조6200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인증 사회적기업의 수도 지난달 11월 기준 3142개로 2016년(1713개)에 비해 약 83% 증가했다. 사회적경제 조직들 사이에서는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기후위기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사회적경제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사경)는 사회적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였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서울 사회적경제 보따리 토크 2021′에서는 지난 1년간 서사경이 진행했던 지원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공공 넘어 백화점·면세점 진출하는 사회적기업 서사경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진출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 시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ESG가 유행하고 정부 주도의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공공기관들이 친환경 제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사경은 사회적경제가 공략할 수 있는 공공 시장 분야를 ▲에너지 ▲리모델링 ▲그린사이클 ▲농업 ▲그린숲 등 5개로 나눴다. 김대석 서사경 기업전략팀 선임은 “민간 기업뿐 아니라 공기업과 정부 기관들도 ESG 경영을 선언했다”며 “사회적경제 조직과 거래하는 게 ESG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걸 공공에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