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하나 사면 하나가 기부됩니다”

[인터뷰]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 “우리 회사의 목표는 ‘소멸’입니다. 생리대 한 개를 구매하면 저소득층 아동에게 한 개가 기부되는 ‘원포원(one for one)’ 방식이라 잘 팔리는 생리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기업이 많아지고, 사회적 불평등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저는 이 사업을 접을 겁니다. 빨리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5일에 만난 이지웅(33) 업드림코리아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 모든 아이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업드림코리아는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 기저귀 브랜드 ‘비엔’ 등과 같은 생필품부터 여권 케이스, 가방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세계여행을 했는데, 그때 빈민가 아이들이 쓰레기를 주워 먹는 것을 보고 ‘왜 같은 사람인데, 저렇게 살 수밖에 없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이후 가난한 자와 부자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던 중에 사업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에서 성장한 이지웅 대표는 ‘생리대 만드는 남자’로 유명하다. 그는 “성인이 되고 난 뒤 저소득층 아동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한 여학생이 생리대가 비싸다는 말을 했다”며 “그 말을 듣고 편의점에 가보니 4장에 2000원 정도로 학생들에게 부담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여성이 한 달 동안 쓰는 생리대는 평균 28~35장이고, 국내 생리대 한 장의 가격은 평균 약 331원으로 일본·미국 181원에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다.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 자체가 일에 대한 소명과 사명이 있어야 한다고

‘대나무 칫솔’로 환경 문제와 빈곤 문제 해결합니다

[인터뷰] 박근우 닥터노아 대표 약 294억 개. 무게로 치면 60만 톤의 플라스틱 칫솔이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진다. 버려진 플라스틱 칫솔은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더 작게 쪼개져 지구 어딘가에 계속 쌓이고 있다. 2016년 2월 설립된 소셜벤처 닥터노아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만든 칫솔을 판다. 고체 형태의 천연 치약도 만든다. 지금까지 닥터노아가 판매한 대나무 칫솔은 약 100만 개. 고체 치약은 40만 개에 이른다. 지난 8월 18일 만난 박근우(45) 닥터노아 대표는 “대나무 칫솔을 하나 사면 18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노아가 혼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칫솔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나서야 합니다. 오랄비나 콜게이트, LG생활건강 같은 곳이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제품을 만들어 판다면 세상이 달라질 거예요.” 대나무를 선택한 이유 -치과의사라고 들었습니다. 어쩌다 대나무 칫솔을 만드는 회사를 차리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치과대학도 부모님이 원해서 갔고요. 어떻게 병원 규모를 키울지,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많이 모을지 이런 것만 신경 쓰고 살았어요.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인 직업으로 비칠 수 있지만 적어도 제겐 행복감을 주는 일은 아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스리랑카로 의료 봉사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한 번도 의사를 본 적 없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저를 슈바이처 박사 보듯 쳐다보더라고요. 그들에게 존경과 인정을 받으며 큰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병원을 벗어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계기가 됐죠.” -구호 활동을 하면서 다른 쪽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백종원 레시피’, 소셜벤처 육성에도 필요해”

[ 인터뷰 ]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국내 첫 온라인 액셀러레이팅 론칭강의 듣고 면담 통해 수행 과제 점검 데이터 기반의 육성, 성과 ‘안정적’사업이 성공궤도 오르도록 도울 것 “소셜벤처 육성에도 ‘백종원 레시피’가 필요합니다. 미쉐린 스타 셰프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해도 그 맛이 구현되진 않지만, 백종원 레시피는 짧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일정 수준의 맛이 나잖아요. 액셀러레이팅에도 ‘실행 가능한 레시피’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많은 소셜벤처들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성비 있는 프로그램 말이죠.” 도현명(37)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ISQ ACCEL’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달 23일 론칭한 ISQ ACCEL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온라인 액셀러레이팅이다. 소셜벤처 창업과 경영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사례, 수행 과제 등을 담아 총 80강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강의 모음집은 아니다. 10~20분 길이의 클립 영상으로 된 강의를 듣고 1대1 면담을 통해 수행 과제를 점검받는 식이다. 6일 오후 서울 성수동 심오피스에서 만난 도 대표는 “품질은 올리고 대상자는 확대하는 게 온라인 액셀러레이팅의 핵심”이라고 했다. 데이터로 만든 액셀러레이팅 레시피 “아무리 훌륭한 육성 전문가라도 한 해 감당할 수 있는 팀은 손에 꼽습니다. 지난 5년간 저희를 거쳐 간 소셜벤처도 250팀 수준입니다. 보다 많은 팀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려면 경험 중심의 개인기를 내세우기보다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온라인 액셀러레이팅에 대한 준비는 5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도현명 대표는 미국의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언차티드(Uncharted)’를 찾았다. 이들이

“농인들에겐 한글도 외국어… ‘수어 아바타’로 소통의 벽 허물고 싶어”

[인터뷰] 이인구 이큐포올 공동대표 2017년 설립된 이큐포올은 농인을 위한 ‘수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한글 텍스트를 수어 영상으로 번역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진행되는 정부 브리핑에서 손짓과 표정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어통역사처럼 아바타(가상 캐릭터)가 등장해 수어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긴급 재난문자를 수어로 번역해주는 애플리케이션 ‘수어통’을 출시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인구(47) 이큐포올 공동대표는 “비상 탈출 안내, AED(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 중에 수어로 제공되지 않는 게 너무 많다”면서 “수어통역사들을 동원해서 만들어야 하는 정보들을 ‘아바타 수어’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농인의 제1언어는 한국어 아닌 한국수어 “아바타 수어는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구청이나 병원, 기차 등 스크린만 마련돼 있으면 어디서든 수어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전시회 수어 해설 프로젝트’도 진행했습니다. AR 기능이 들어간 안경을 착용하고 전시품에 다가가면 눈앞에 아바타가 나타나 수어로 해설을 해줍니다. 최근에는 소화기 같은 안전도구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사용 방법을 수어로 안내하는 기술도 마련했어요.” 이큐포올의 수어 번역 서비스는 사회 각 영역으로 조금씩 보급되고 있다. 아바타 수어는 서울 강남구청, 충남대병원, 여의도 이룸센터 등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 이미 도입됐고, SRT 역사와 열차 내부에 있는 스크린에서도 긴급 상황을 안내하는 데 쓰이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농인 택시 운전사가 운행하는 ‘고요한M’의 승객용 태블릿에 탑재돼 승객과 운전사 간 소통을 돕고 있다. “한국어와 한국수어는 다른

“기름 ‘둥둥’ 바닷물, ‘무인·무선 로봇’이 정화합니다”

[인터뷰] 권기성 쉐코 대표 기존 방제 방식, 환경·경제적 피해 커無人· 無線 쉐코 아크, 작업 시간 단축기름 회수해 海水만 배출하는 시스템 “매년 전 세계에서 해양 사고로 유출되는 기름의 양이 1억1500L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280건의 크고 작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죠. 해양 오염 문제도 심각하지만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환경적·경제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기름 제거를 하는 작업자의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쉐코에서 개발한 무선 기름 회수 로봇 ‘쉐코 아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인천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권기성(31) 쉐코 대표는 대학 시절 해상보험 강의를 들으며 해양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접하게 됐다. 사고 처리에 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환경 오염 문제가 무척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창업한 이유다. 지난 10일 인천 미추홀구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현재의 방제 시스템으로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며 “2017년 쉐코를 창업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쉐코는 ‘쉐어’(Share)와 ‘에코’(Eco)의 합성어예요. 청정한 바다를 다음 세대까지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죠. 교내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상훈 기술이사는 로봇 동아리에서 기름 회수 로봇을 만들어 전국 단위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었어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 맞아 한 이사와 함께 쉐코를 창업했어요.” ‘쉐코 아크’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권 대표가 처음 구상한 것은

“그린워싱은 그만… 기업도 ‘플라스틱 브랜드 전략’ 세워야”

[인터뷰] 김병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MZ세대, 환경 문제 민감… 이벤트성 친환경 경영 한계자사 제품 수거·재활용하는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해야‘환경 문제 어떻게 해결하느냐’ 기업의 평가 기준될 것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기업도 소비자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부나 기업, 비영리단체는 나름의 설루션을 쏟아내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 설루션들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경제적 손익과 편익을 민감하게 따지면서 동시에 기업이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라기 때문이죠.” 김병규(46)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외 기업들의 단발성 친환경 캠페인에 불만이 많다. 최근 소비재 기업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다는 그 자체만 홍보하는 ‘그린워싱’이 줄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출간한 책 ‘플라스틱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에는 국내 기업에 대한 쓴소리도 담았다. 지난 2일 만난 김 교수는 “책 출간 이후 몇몇 기업과 연락이 끊겼다”면서 웃었다. 그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답답함을 넘어 회의를 느낄 정도”라며 “이렇게 해결이 어려울수록 플라스틱 문제는 더욱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발전하게 되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기업과 브랜드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친환경에 대한 얕은 고민이 ‘그린워싱’ 만든다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물 부족이나 식량난, 이상기후보다 더 심각하게 느끼죠. 현재 기업의 최대 당면 과제도 플라스틱 문제입니다. 이 말은 역설적이게도 최고의 브랜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김병규 교수는 브랜드 전략이

“아낌없이 주는 ‘동애등에’… 음식 쓰레기 분해하고 사료로도 쓰입니다”

[인터뷰] 심상수 리얼네이쳐팜 대표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 쓰레기는 약 1만5903t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 연간 20조원에 달한다. 이 문제의 해결사로 곤충이 떠오르고 있다. 음식 쓰레기를 먹고 자라는 ‘동애등에’가 그 주인공이다. 농업회사법인 ‘리얼네이쳐팜’은 동애등에 사육사업으로 음식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난 6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한 ‘2021년 사회적기업가 페스티벌’에서 2020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양주 리얼네이쳐팜 사무실에서 만난 심상수 대표는 동애등에를 두고 ‘아낌없이 주는 곤충’이라고 표현했다. “동애등에는 정말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 유충은 음식 쓰레기 분해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성충은 영양분이 많아 사료 등으로 활용될 수 있죠. 동애등에 배설물도 천연 퇴비로 사용되고 있어요.” 동애등에는 파리목에 속하는 곤충으로 인간이 먹다 버린 음식물을 먹으면서 자란다. 동애등에 유충 1만마리는 5일 동안 약 20㎏에 달하는 음식 쓰레기를 분해할 수 있다. 다 자란 유충은 영양분이 풍부해 가공한 뒤 어류·가축이나 반려동물의 친환경 사료로 활용된다. 리얼네이쳐팜은 하루 1.5t 규모의 동애등에 유충을 생산한다. 이 유충이 하루에 처리하는 음식 쓰레기는 15t을 넘는다. 심상수 대표는 “올 하반기 경기 포천에 신설한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사업 초기보다 생산량이 5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애등에 성충은 닭이나 반려견 사료를 만드는 원료로 활용된다. 리얼네이쳐팜은 동애등에 사료를 먹인 닭이 생산한 ‘홍애란’과 반려견 사료 ‘코헨로쉬13’을 판매하고 있다. 심 대표는 “동애등에를 활용한 사료가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계란과 사료 모두 재구매율이 높다”고

“메타버스의 대중화, 세계 기업들의 사회공헌 토대될 것”

[인터뷰] 제시카 린들 유니티 소셜임팩트 부사장 “자동차, 건축, 조선 등 어떤 산업군에 속한 비즈니스라도 가상 도구(virtual tools)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습니다. 가상세계에 기존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구축하고 이를 강화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으로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죠. ESG 경영에 ‘메타버스(metaverse)’가 활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기업 ‘유니티’의 제시카 린들(Jessica Lindl) 소셜임팩트 부사장은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유니티는 게임 엔진 개발사에서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최근에는 메타버스 선도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유니티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직후 주식 75만주를 출연해 ‘유니티 채리터블 펀드’를 조성하고, 사회공헌 전담 부서인 ‘소셜임팩트’를 출범했다. 최근 더나은미래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린들 부사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반영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소셜임팩트 전략 지원에 필요한 재정과 인력을 별도로 확보해뒀다”면서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이, 더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소셜임팩트는 교육·경제적 기회, 지속 가능성, 디지털 헬스·웰빙 등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한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핵심 테마는 ‘포괄적 스토리텔링(Inclusive Storytelling)’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진행 중인 공모전 ‘유니티 포 휴머니티(Unity For Humanity)’를 통해 포용성과 다양성이 잘 표현된 콘텐츠를 우수작으로 선정해 시상하고 기술적 지원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수상작 중 하나인 ‘사무드라(Samudra)’는 일러스트로 제작한 2D 퍼즐 게임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임팩트투자 1세대가 내다본 향후 10년, ‘기후테크’에 주목하라

[인터뷰] 창립 10주년 맞은 임팩트투자사 ‘D3’ 국내에 임팩트투자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지난 2011년. 임팩트투자를 제1의 사업 목적으로 정관에 명시한 최초의 투자사가 설립됐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이하 D3)’는 국내 임팩트투자의 지평을 연 ‘개척자’ 같은 존재다. 창업 초기 국내 투자자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셜벤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고, 국내 소셜벤처들을 발굴하며 10년째 재무적 수익과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D3의 주축인 이덕준, 윤훈섭, 임성훈 등 세 파트너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났다. 이덕준 대표는 “벤처캐피털이 혁신에 모험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면 임팩트투자사는 그 혁신이 인간을 포함한 자연 생태계 전반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한다”고 했다. 임팩트투자 10년, 변방에서 주류로 ―임팩트투자 불모지던 한국에서 10년을 버텼다. 이덕준=지난 10년간 임팩트투자 생태계 전체가 발전했다. 그간 임팩트투자를 표방하는 투자사도 속속 등장했고, 사회 혁신 스타트업도 양적·질적으로 성장했다. 일반 투자자나 금융업계에서도 임팩트투자에 자금을 투입하는 사실이 가장 큰 변화다. D3는 사회 혁신 분야의 여러 개척자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 혁신에 투자한다는 개념이 조금 어렵게 들린다. 이덕준=혁신은 사회를 바꾼다. 임팩트투자사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혁신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한 가지 예로 ‘토도웍스’는 아동 전용 휠체어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제품 우수성을 해외에서 인정받아 조만간 수출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안다. 장애인의 불편함은 별안간 발생한 사회 이슈가 아니다. 전 세계 자본이 모빌리티 산업에 몰리는 중에도 장애인의 모빌리티에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았던 거다. 토도웍스는 휠체어 동력

폐방화복이 가방으로… 수익 절반은 암투병 소방관에 기부

[인터뷰] 이승우 119REO 대표 “암 또는 희귀 질병을 앓는 소방관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직업 특성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공무상 상해로 인정받은 소방관은 두 명에 불과해요.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한 암 투병 소방관들은 치료 비용을 자비로 해결해야 합니다.” 폐방화복 업사이클 스타트업 ‘119REO(레오)’의 이승우(28) 대표는 소방관들이 입던 방화복을 재활용해 가방 등 패션잡화를 만들어 판매한다. 수익금 일부는 다시 소방관들에게 기부한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119레오 팝업스토어 현장에 자사 주력 상품인 ‘레오백’을 매고 등장한 이승우 대표와 마주 앉았다. “소방관은 우리를 구하는데, 우리는 소방관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19레오를 설립했습니다. 화마(火魔)로부터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대표적인 장비는 방화복입니다. 수명을 다한 폐방화복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면 119레오의 핵심 가치를 가장 쉽게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장에서 소방관을 지켰던 방화복은 업사이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지역별 소방서에서 수거된 폐방화복은 지역 재활센터에 모여 세탁과 분해 과정을 거친다. 이후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튼튼하고 개성 있는 업사이클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제품은 온라인몰과 백화점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119레오는 1년에 두 번, 영업 이익의 50%를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한 암 투병 소방관과 희귀질환 소방관에게 기부한다. 이승우 대표는 제품의 가치를 넘어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환경적 가치도 챙긴다. “근로 취약 계층의 고용 기회를 넓히기 위해 세탁과 분해 과정에서 지역 자활센터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또 제품의 안감은 리사이클

“대학생이, 대학생을, 대학생에게 알립니다.”

[인터뷰] 차종관 대학알리 대표 즐거움, 그리고 성장. 국내 유일 대학생 ‘비영리 독립언론’을 이끄는 차종관(27) 대학알리 대표는 두 개의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구성원이 즐겁게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대학생 기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조직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 대표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라 돈도 없고 가진 건 사람이 전부”라고 했다. 대학알리는 학교 소속의 학보사라는 한계를 넘어 대학본부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행사하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다.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외대알리, 단대알리 등 학교 이름을 내건 ‘N대알리’를 발행한 대학언론협동조합 해체 이후 이를 이어받아 2019년 5월 출범했다. 올해로 5년째 대학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노력하는 차종관 대표를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동락가(同樂家)에서 만났다. “대학알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사회는 자주적이고 건강한 대학 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함께 성장하며 대학생의 알 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차 대표는 대학본부의 편집권 침해와 대학 공동체의 폐쇄성으로 기존 대학언론과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대학알리는 당사자가 직접 기자가 돼 자유롭게 대학사회의 문제와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현재 회원은 약 80명 규모. 특히 올해는 건국대와 중부대가 새롭게 N대알리를 창간했다. 캠퍼스 울타리를 넘어 여러 N대알리가 서로 협업해 공동취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알리를 중심으로 공동취재를 한 기사들은 깊이가 학보사나 학내 언론이 낼 수 있는 기사와는 다르죠. 똑같은 등록금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대학마다 다양한 관점이 제기돼 함께 취재할 때 시너지가

“생태교란종에 사회적가치를 불어넣습니다”

[인터뷰] 강민준 밸리스 공동대표 토종 생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 이른바 ‘생태계 교란종’으로 불리는 동물은 총 18종이다. 그중에서도 배스(Bass)는 산란기에 치어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토종어류 개체 수를 감소시킨다. 지방자치단체는 퇴치사업을 통해 포획한 배스를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분류될 뿐 해외에선 일반 어종이다. 사회적기업 밸리스의 강민준 공동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지난 17일 만난 강민준 대표는 “배스를 비롯한 생태 교란종은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지만, 부정적인 인식 탓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배스에서 추출한 기능성 원료로 반려동물 식품을 만들면 어민 고통을 줄이고 퇴치사업에 투입되는 세금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대학생 시절 뉴스에서 배스라는 어종을 처음 접했어요. 영양가가 풍부해 해외에서 식용으로 들여왔는데, 생태계를 어지럽히면서 정부에서 다시 잡아들인다고 하더라고요. 영양가 높은 생선을 왜 안 먹을까 해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어요. 다들 ‘맛이 없다’고만 해요. 배스를 업사이클하면 팔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강민준 대표는 2016년 8월부터 연구에 돌입했다. 이듬해 2월 배스가 영양학적으로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배스에는 고양이에게 필수 영양소인 ‘타우린(Taurine)’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면서 “고양이는 타우린을 체내에서 만들지 못해서 반드시 식품으로 채워야 하는데 배스에서 천연 타우린을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 타우린은 굴이나 낙지 등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다만 100g당 10만원 수준으로 배스에서 추출한 천연 타우린(100g당 8000원)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강 대표는 “포획되고 버려지던 배스의 재발견”이라고 했다. “제품의 상품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