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지역 소멸 문제, ‘여행’으로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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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수완 낭만농객 대표

로컬 트립 플랫폼 설립해 정식 서비스
주민이 직접 숙박·식사·체험 등 기획

김수완 낭만농객 대표는 지방 소멸 문제를 ‘여행’으로 풀어나간다. 지난달 25일 만난 김 대표는 “사라져가는 지역의 주민과 여행자를 연결하는 국내 대표 여행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지방 소멸은 한국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기초 지자체의 46%가 소멸 위험 지역이죠.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런 지역에도 매력적인 공간이 정말 많아요. 로컬 여행지로 기획하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김수완(27) 대표는 지방 소멸 문제를 ‘여행’으로 풀기 위해 지난해 7월 ‘낭만농객’을 설립했다. 낭만농객은 농촌 주민이 직접 숙박, 식사, 체험 등을 기획해 여행자들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로컬 트립 플랫폼으로, 올해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강원 정선, 횡성, 인제, 경남 하동 등 4개 지역 5개 마을의 여행 상품 25개가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 지난 25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라는 점, 로컬의 여유로운 일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낭만농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여행객들은 지역 주민이 실제로 생활하던 집에서 숙박을 해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직접 따먹을 수도 있죠. ‘아무거나 밥상’이라는 여행 상품도 재밌어요. 말 그대로 식사 메뉴가 ‘아무거나’ 나와요. 주인장이 직접 기른 농작물로 요리를 해주는데 그날그날 기분 따라 반찬이 바뀌거든요. 저희는 이런 여행 상품을 ‘농당’이라고 불러요. 코로나 시대에 프라이빗하고 한적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플랫폼을 준비할 때만 해도 농당에 참여할 지역 주민들을 찾아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지금은 농당을 운영해본 주민들이 지인을 소개해 주고 있다. 여행객이 지불한 비용의 80%를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농당을 기획하는 주민들은 여행객에게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과하게 기획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행객에게 마을 가이드를 해준다거나 집밥을 제공할 때도 진수성찬급으로 대접하려 해요. 낭만농객은 자연스러운 여행을 만들기 위해서 ‘덜어내는’ 일을 돕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이 ‘이렇게 평범한 게 여행 상품이 되느냐’며 되묻기도 해요.”

낭만농객은 8월부터 ‘공간-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멸 위험 지역 내의 버려진 공간들을 발굴한 뒤 설립 목적이나 지역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철원 양지리 창고와 영월 뗏목마을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철원 지역 예술가들이 쓰던 양지리 창고는 소수를 위한 프라이빗 영화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뗏목마을에서는 방치된 주택을 뗏목 폐자재를 이용해 리모델링한 뒤 숙박시설로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모델링한 공간은 낭만농객 플랫폼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상품이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이런 업사이클링 공간을 50곳 정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로컬’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여행뿐 아니라 로컬의 문화, 교육 등 전반을 담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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