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지난 6일 충남 홍성의료원에서 ‘제40차 희망영웅상 시상식’이 열렸다. 최정훈(왼쪽에서 셋째)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넷째)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의 응급 분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 굿네이버스 제공
‘진짜 영웅’은 우리 곁에 있다

신한금융그룹 희망영웅상 사회 곳곳에서 선행 펼치는 영웅들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이 발굴신한금융지주·굿네이버스 등 심사 지난 2월 8일 충남 홍성의료원의 최정훈(59)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56)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긴급수술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가 출산이 임박해 병원에 실려왔기 때문이다. 산모 A씨는 30곳 넘는 의료기관에 문의했으나 분만 가능한 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산통을 겪으며 구급차에서 반나절 넘게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배 속의 아기는 태변을 많이 배설한 상태였고 계속 방치했다가는 사산될 위험도 있었다. 두 의사와 의료진 10여 명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기와 산모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최정훈·진병로 과장은 신한금융그룹이 수여하는 제40차 희망영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6일 홍성의료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정훈 과장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이렇게 과한 칭찬을 받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수술방 안에서 감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것보다 두 생명을 살리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사람들의 용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굿네이버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희망영웅’을 찾아 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6명의 개인과 1개 단체가 희망영웅상을 받았다. 지급된 포상은 누적 2억3000만원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대해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이용자들은 활동 성과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월드비전 제공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활용법] 이곳에선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된다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되는 시대다. 과거 기관이나 단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캠페인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참여 유치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활동이라도 뜻이 같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모금은 메시지 도달 이후에도 후원 동기를 부여해 기부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이른바 ‘사회혁신 고관여층’이 한데 모여 각자 캠페인을 기획하고 개설하고 참여할 수는 없을까.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가입했다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베이크(Vake)’에서는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베타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 베이크에서 열린 캠페인은 91개, 참여 인원은 5098명에 이른다. 월드비전 주도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기반 기술 스타트업 위브컬렉티브, 블록체인 기술 기업 캔랩 등이 참여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이다. 혁신가들의 소셜 놀이터 베이크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도 쉽게 캠페인을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다. 즉 개방형 캠페인이다. 베이크상에서는 이를 ‘액션’이라고 부른다. 캠페인 제안자는 ‘액션 메이커’다. 액션의 형태는 액션 메이커의 기획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모금은 물론 재능 기부, 자원봉사, 환경 보호 활동 등 일상에서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는 활동 중심으로 액션을 꾸려갈 수 있고,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모금하고 기금 집행에 기부자들을 참여시킬 수도 있다. 액션 개설 이후 이뤄지는 과정은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기록되고 공유된다. 베이크 브랜딩·디자인을 맡은 이송이

‘여성의 삶’ 응원한 40년 발자취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40주년] 여성의 역사에는 굴곡이 많았다. 40여 년 전까지도 우리나라에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성은 많지 않았다. 1980년 국내 여성 청소년의 고등학교 취학률은 56.2%였다. 그 나이대 여성 청소년 2명 중 1명만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셈이다. 대학교 취학률은 8.1%. 남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1990년대에는 민주화 물결을 타고 다양한 여성 이슈가 조명됐다.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굵직한 법들이 제정되는 등 여성운동도 탄력을 받았다.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 수도 크게 늘었다. 2000년대에는 ‘여성의 일’이 화두였다. 여성의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여성 몫이었고 여성은 사회 진출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1982년 설립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설립명 태평양 복지회)의 역사는 우리나라 여성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1980·90년대 재단의 주요 사업은 ‘여학생 교육 지원’이었다. 1990년대부터는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에도 집중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 시설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시설 개·보수 등을 지원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여성의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여성 취업 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 기준 재단의 누적 지원금은 약 153억8500만원. 지원 건수는 6만여 건에 달한다. 화장품 기업으로서 여성과 함께해 온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40년을 돌아봤다. ‘여성의 공간’을 만들어 드립니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여고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건 설립 이듬해인 1983년부터다. 1989년 기준 여고생 4000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1990년 여성의 고등학교 취학률은 85.4%로 크게 높아졌지만, 대학교 취학률은 24.5%로 여전히 낮았다. 당시 대학생 104만명 중 여대생은 29만6100명(28.5%)에 불과했다. 1993년 여대생 장학금 사업을 신설한 이유다. 1990년대는 국내

서울 도봉구의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수거 차량이 음식물 쓰레기를 쏟고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美·獨 ‘음식물쓰레기도 자원’ 과감한 투자

음식물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매립이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표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음식생산량의 약 17%가 그대로 버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토양 오염도 심화하고 있다.<관련기사 유엔환경계획 “연간 10억t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온실가스 배출 주범”>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매립·소각하는 대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원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BCC리서치는 음식물쓰레기 산업 규모가 지난 2020년 377억7000만 달러(약 46조원)에서 2028년 699억1000만 달러(약 8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선진국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정부는 전국에 260개의 사료·퇴비 생산 구축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만3773t으로 이 중 96.2%가 재활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 달리 실제 자원으로 사용되는 양은 많지 않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사료·퇴비의 양은 26만3669t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시설로 들어가는 쓰레기의 양을 기준으로 재활용률 집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음식물에는 수분이 많아 재활용 과정에서 80%가량이 폐수로 처리돼 실제 재활용된 퇴비나 사료의 양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재활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마저도 저조하다는 점이다.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거부감이 강한데다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미국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운영하는 콜로라도 지역 생추어리. /TWAS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생추어리, 구조 동물의 처음이자 마지막 쉼터

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의 북동 지역으로 가면 대평원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구조된 야생동물들이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는 이른바 ‘생추어리(Sanctuary)’가 마련돼 있다. 곰, 사자, 표범, 퓨마, 늑대 등 650마리 이상이 뛰노는 곳이다. 규모는 319ha(319만㎡)로 여의도 면적(290ha)보다 넓다. 지난 14일 강원 동해시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의 새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美 TWAS, 40년간 이어온 야생동물의 마지막 쉼터 동물보호단체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이곳을 비롯해 콜로라도 스프링필드(3918ha), 텍사스 보이드(16ha) 등 총 3곳에서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전체 생추어리의 총 부지 면적은 4253ha에 이른다. TWAS는 1980년대부터 40년 넘게 야생동물을 구조했다. 불법 사육 농가에서 압수한 야생동물이 많다. 또 서커스단이나 동물원이 없어지면서 갈 곳 없이 방치된 동물도 데려온다. 평생을 억압된 채 생활한 탓에 자연 생태계로 되돌아가긴 어려운 개체들이다. TWAS 생추어리는 야생동물 종별로 지역이 구분돼 있다. 자연환경도 해당 동물의 특성에 맞게 조성했다. 이번 동해시 사육곰이 이주한 콜로라도 생추어리는 물과 나무가 많은 곳이다. 사육곰들은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2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을 갖고 본격적으로 생추어리 생활을 시작한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현재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추진 중인 사육곰 생추어리가 완공되면 농장으로부터 구조된 사육곰을 국외로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정부가 부지 제공하고 NGO가 비용 마련 중국·베트남·라오스에도 사육곰 생추어리가 있다. 이미 2000년대에 완공됐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는 1998년 중국 청두에 최초로 곰 보호시설을 설치했다. 현재 11개의 곰사와 15개의 방사장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0년간 방치됐던 사육곰들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곰팡이성 피부 질환을 앓기도 한다. 정형행동(반복적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막 내린 곰사육 40년史… 남은 338마리는 어디로

22마리가 떠나고 338마리가 남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강원 동해시 농장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를 미국 콜로라도 야생동물 생추어리에 이주시켰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육곰은 338마리다. 국내에는 사육곰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시설이 없다.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곰을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경부는 국내 곰사육 종식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사육곰 생추어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환경부 자연보전국 생물다양성과에 따르면, 구례군과 서천군 보호시설 수용 개체 수는 각각 49마리, 70마리로 총 119마리에 그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육곰 338마리의 35% 수준이다. 나머지 200여 마리 곰은 농장에서 기한 없는 세월을 보내야 한다. “우리 지역에 사육곰이 산다” 수도권에만 112마리 정부는 각 지방환경청을 통해 사육곰 농장과 개체 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환경부가 정한 ‘곰 사육시설 권고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도 한다. 23일 기준, 전국 23개 농장에 사육곰 338마리가 살고 있다. 농장당 평균 14마리가 있는 셈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이 관할하는 수도권 지역에는 9개 농장에 사육곰 112마리가 머물고 있다. 전체 사육곰 개체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강유역환경청이 관할하는 충청·대전·세종 지역에는 142마리가 살고 있다. 환경부는 이 지역 농장 4곳 모두 사육장 최소 면적(4㎡)이나 사육시설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강원과 충북 일부 지역을 관할하는 원주지방환경청에서 파악한 사육곰 개체 수는 현재 41마리다. 이달 초만해도 63마리였지만, 동해시 농장의 22마리가 미국 생추어리로 이주하면서 줄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의 관할구역인 광주·전남·제주·경남에는 29마리, 대구지방환경청이 관리하는 대구·경북에는 11마리가 남았다. 전북에는 농장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가 강원 동해시 농장의 철창에 갇힌 사육곰을 보고 있다. 이곳의 사육곰 22마리는 십여년을 철창에 갇혀 살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철창 속 반달곰, 미국서 여생 보낸다

국내에서 시한부 삶을 살던 사육곰 22마리가 15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강원 동해시의 농장에서 생(生)의 절반을 철창에 갇혀 산 사육곰들이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9600km를 날아가 미국 콜로라도의 야생동물 생추어리에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이동 시간만 꼬박 50시간 걸렸다. 생추어리(sanctuary)는 공장식 사육농장에서 구조한 동물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이번 사육곰 이주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구조한 사육곰을 해외 안식처로 보낸 최초 사례다. 국내외 민관(民官) 기관 9곳이 공조한 결과다. 국내에서는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와 함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힘을 보탰다. 미국에서는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첫 사육곰 美 이주 프로젝트 이번 구조활동에 투입된 금액은 10억원에 달한다. 주로 사육곰을 농장주로부터 매입하고, 대형맹수용 이동장인 크레이트(crate)와 무진동 이동 차량, 항공편, 식량 마련 등에 쓰였다. 재정은 동자연과 TWAS의 기부금, 일반 시민의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TWAS는 미국 야생동물보호단체로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 약 4253ha 규모의 생추어리를 보유하고 있다. 동자연은 지난 2018년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폐쇄된 콘크리트 방에 갇혀 있던 사자 3마리를 구조해 미국 생추어리로 이주시킨 것을 계기로 이번 구조도 TWAS와 함께 진행했다.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건 2020년 8월이다. 당시 동자연은 TWAS와 강원 동해시 농장의 사육곰을 미국으로 이주하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모두 22마리였다. 정진아 동자연 사회변화팀장은 “국내에는 사육곰 보호소가 없고 해외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다”면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사육곰들을 그저

지난 2월 2일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설연휴간 나온 선물 포장재 플라스틱과 음식물 포장 등에 사용된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로 재활용… 석유화학업계 체질 개선 속도

폐기물 가운데 환경에 악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은 단연 플라스틱이다. 폐기물 비중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매립할 경우 자연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리고 소각을 할 땐 다량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 분야 주요 공약으로 쓰레기 처리를 매립과 소각 중심에서 재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열분해 방식으로의 전환을 내건 이유다. 유엔(UN)에서도 오는 2024년 말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관련기사 유엔, 2024년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규제 협약’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열분해 방식으로 처리하는 ‘화학적 재활용’을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지목하고 연구·개발과 양산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나뉜다. 기계적 재활용은 사용 후 플라스틱을 원료로 분쇄·세척·선별·혼합 등의 기계적 처리 과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과정이다.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조기에 사업화할 수 있어 대부분의 플라스틱 재활용이 기계적 재활용 기술을 이용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분해하는 기술이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원유 대신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재활용기술 개발이 어렵고 상용화하기까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여러 번의 재활용에도 처음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화학적 재활용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2020년 90만t에 그친 전 세계

내가 ‘픽’한 될 성부른 젊치인의 든든한 지원군 돼볼까?
내가 ‘픽’한 될성부른 젊치인의 든든한 지원군 돼볼까?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4> 우리도 ‘젊치인’ 한번 키워볼까<끝> 대선이 끝났다. 이제는 지선이다. 오는 6월 1일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 ‘지방선거’가 열린다. 투표 가능한 나이를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한 이후 치르는 첫 선거다. 입후보 자격도 만 25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췄다. 청년 유권자의 수는 늘어나는데, 우리나라 청년 정치인이 설 곳은 좁기만 하다. 지난 2018년 기초의원으로 당선된 40세 미만 청년 정치인 비율은 6%였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 당선된 청년 정치인의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최근 “우리도 ‘젊치인(젊은 정치인)’ 한번 키워보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정치 스타트업 ‘뉴웨이즈’가 대표적이다. 뉴웨이즈는 젊치인을 지원하는 일종의 ‘에이전시’다. 유권자를 이른바 ‘캐스팅 매니저’로 기용해 젊치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유권자와 젊치인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권자들은 동네에서 발 벗고 뛰는 젊치인의 든든한 지지자가 돼준다. 그런가 하면 일부 기성 정치인은 청년 정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천받을 기회를 넓히는 등 더 많은 청년이 정치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70대도 응원하는 ‘우리 동네 젊치인’ 기초의원은 동네에서 주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들을 해결한다. 다시 말해 유권자가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정치인이다. 관심 분야가 비슷한 젊치인과 또래 주민이 만나면 자연스럽게 돈독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인천에서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모임을 운영하는 이영근(35)씨는 지난해 활동할 때 사용할 공공용 쓰레기 봉투를 구하다가 정진식(40·더민주·인천 서구) 의원의 도움을 받았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던 정 의원은 이씨가 쓰레기 봉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난 4일(현지 시각) 쿠바 아바나 지역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폐기물, 금맥이 되다] 골칫거리 폐기물이 ESG경영 발판으로

건설·시멘트 산업은 폐기물을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대표 업종이다. 폐콘트리트 등 국내 건설폐기물의 전체 발생량은 2019년 8090만t에서 2020년 8644만t으로 일년 사이 7.1% 늘었다. 2020년 기준 국내 폐기물 발생량(1억9546만t) 가운데 폐콘크리트 등 건설폐기물이 차지한 비중은 44.2%에 이른다. ESG 경영이 확산하는 흐름에서 건설·시멘트 업계에 친환경 압박이 거세지는 이유다. 막대한 폐기물을 만들어내며 환경 경영에 약점을 보였던 건설·시멘트 기업들은 직접 폐기물 처리 사업에 뛰어들며 활로를 찾고 있다.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기업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건설·시멘트 업계는 폐기물 처리 업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기업 구조를 변경하며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 폐기물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설사는 태영건설이다. 태영건설은 모회사인 태영그룹 차원에서 폐기물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대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에만 계열사 ‘에코비트’를 통해 ‘에코비트에너지’ ‘에코비트에너지청원’ ‘에코비트에너지명성’ 등 3개 기업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10개의 폐기물 처리 업체를 그룹 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태영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계열사인 폐기물 매립·하수 처리 업체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폐기물 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10월 340억 원을 들여 폐기물 처리 업체 ‘디에스프리텍’을 인수하고, 지난해 베트남 최대 환경기업인 ‘비와세(BIWASE)’의 지분 6.4%를 약 155억원에 사들이며 동남아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1년 ESG 평가에서 환경 부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중견 건설사 중에선 IS동서가 가장 적극적이다. IS동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싱가포르 전자폐기물 업체 테스의 한 직원이 금속 추출 작업을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1일 테스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SK가 전자폐기물 선점 경쟁에 뛰어든 이유

전 세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태양광 산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친환경 전환의 이면에는 전기·전자폐기물(E-waste) 처리 문제가 있다. 유엔이 지난 2020년 발표한 ‘글로벌 전자 폐기물 모니터 2020’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전자 폐기물 발생량은 5360만t으로 5년 만에 21%가량 증가했다. 2030년이면 연간 발생량이 74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전자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이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전기차 폐배터리의 경우 화재나 폭발 위험 탓에 매립이나 소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자 폐기물을 전문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1조 2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를 인수했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테스는 수거, 분류, 처리, 재활용 등 전 분야에 걸친 사업을 펼치는 종합 전자 폐기물 기업이다.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21개국에 43개의 처리 시설이 있는 등 넓은 공급망도 강점으로 꼽힌다. 테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억6500 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에 달한다. 폐기물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SK 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수로 IT 기기·전기차 배터리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국내 대기업이 폐기물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폐기물 처리 비용도 매년 상승세다. 지난해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폐기물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소각 단가는 2016년 1t당 14만8000원에서 21년 상반기 22만6000원으로 5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빌 게이츠도 뛰어든 폐기물 시장

성장 산업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폐기물 업체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미국 폐기물 업체 웨이스트매니지먼트(WM)와 리퍼블릭서비스(RSG)가 대표적이다. WM과 RSG는 미국 폐기물 시장의 26%, 20%를 점유하는 대형 기업이다. RSG의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127.96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약 33.8% 올랐다. WM도 같은 기간 121.73달러에서 155.85달러로 약 28% 상승했다. 폐기물 업체에서 ‘돈 냄새’를 맡은 글로벌 투자자들과 대기업들도 미래 산업으로 폐기물 분야를 지목하고 있다. RSG의 최대 주주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다.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게이츠는 자신의 자산 투자회사 캐스케이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난달 18일부터 7일에 걸쳐 1억1700만 달러(약 1435억원)치 RSG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이번 매수를 통해 게이츠는 RSG 보유 지분을 34%로 늘렸다. RSG의 2021년 기준 매출은 약 13조8707억원으로 시가 총액은 49조2000억원에 달한다. 게이츠는 일찍이 폐기물 업체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게이츠의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은 26억 달러(약 3조1865억원) 규모의 WM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WM은 게이츠 재단 기금 투자 포트폴리오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WM의 시가 총액은 약 80조 3766억 규모다.  대표적인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 그룹과 블랙록도 RSG와 WM의 주요 주주다. 뱅가드 그룹은 RSG 주식 10.85%, WM 주식 16.34%를 사들였다. 블랙록도 각각 4.50%, 4.98%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폐기물 산업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시장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2018년 폐비닐, 폐신문 등 24종의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다. 점차 수입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