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글로벌 벤처 투자업계에 대한 통계 자료를 살펴보던 중 수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1달러가 투자될 때마다 14센트가 기후테크 영역에 투자된다는 것이다. 투자금의 14%가 기후 부문에 투입된다는 의미는 뭘까? 우리가 마주한 기후위기 해소에 충분한 비율일까? 아니, 더 나아가 정말로 자본이 기후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까? 질문이 머리속에서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친환경 테마를 중심으로 한 ESG·그린뉴딜 펀드, ETF는 이제 벤처 영역뿐만 아니라 전체 자산 시장 내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환경부에서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하고, 녹색채권의 기준뿐만 아니라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시장에서의 환경 기준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소풍벤처스 역시 100여 개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20% 이상을 폐기물 수거, 재생에너지, 대체 단백질, 미생물, 수목 관리 등 기후 영역에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농식품, 재생에너지, 그리고 순환경제 영역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대량 소비 사회에서 폐기물 이슈는 생산과 재순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플라스틱의 역습은 인류의 건강 문제를 위협하고 있다. 탄소가 가장 많이 절감될 영역으로 에너지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인류·산업의 근간이 에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식탁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또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장소다. 조금 과장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기후위기의 해결이 우리 식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먹거리의 생산과 운송, 보관, 가공, 폐기에 이르는 농식품 밸류체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