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그램은 특정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 설계된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적 임팩트를 만드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은 사회적 임팩트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도식화한 개념이다. 보통 투입(Input)–활동(Activity)–산출(Output)–성과(Outcome)–임팩트(Impact) 단계로 설명된다. 영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영양 상담과 보충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보자. 어머니들이 영양 지식을 배우고 행동을 바꿔 영유아의 영양 상태를 개선한다는 설계다. 보충식을 함께 제공해 영양 상태 개선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현장에서는 어머니들이 배운 ‘영양 지식’과 실제 ‘영양 실천’ 사이에 큰 간극이 있었다. 방글라데시 농촌에서는 식재료 구매와 식단 결정권이 남편이나 시어머니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어머니들은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진 배운 걸 쓸 수 없다”고 말했다. 보충식도 ‘추가’가 아니라 기존 식사 ‘대체’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영유아 영양 지표가 개선됐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프로그램의 힘이 아니라 당시 풍년으로 쌀값이 떨어진 덕분이었다. 쌀값 하락으로 가정이 더 쉽게 쌀을 구입하면서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진 것이다. 이 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초기 변화이론만 근거로 정태적으로 임팩트를 측정하면 실제 맥락의 불일치를 놓치기 쉽다. 프로그램은 수혜자 환경과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데, 고정된 변화이론에 데이터를 억지로 끼워 맞추면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임팩트 측정의 본질, 즉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학습(lessons learned)’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왜곡된 인사이트를 낳을 수 있다. 물론 통제집단을 설정해 효과성을 검증할 수도 있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