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폭등 시대, 청년이 살 곳은요?

“지하방 월세 30. 진짜 X 충격이다. 눈물이 자꾸 난다.” 유튜브에 올라온 ‘월세 30만원 미만 저렴한 서울 원룸 실체’라는 제목의 영상에 붙은 댓글 중 하나다. 특히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영상 공개 5개월만에 조회 수 160만회를 기록했고, 댓글은 6500개나 달렸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가격 폭등은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인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3.3%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크다. 1인 가구 중에는 특히 청년 비율이 높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이 기숙사에 머무는 비율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일반대 기숙사 수용률은 22.4%, 전문대 기숙사 수용률은 15.1%에 불과하다. 삶의 기반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청년들은 원치않은 이유로 도시를 떠돌고 있다. 주거문제, 청년이 모여 해결합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들이 연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범 이후 7년째 청년주거권 보장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협동조합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현재 435명의 조합원과 260명의 입주 조합원, 그리고 16곳의 달팽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 ‘달팽이 집’이란 청년 주거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비영리 주거모델이다. 달팽이집 5호에 거주하는 A씨는 “그냥 잠만 자는 데가 아니라 정말 ‘집’이라는 데 살고 싶었다”면서 “이곳에서는 내가 집을 돌본다는 느낌이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비영리 주거모델 사업뿐만 아니라 주거 제도개선에 앞장서 청년주거권 보장과 청년 주거 층 불평등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거기본법 개정안에도 힘을 보탰다.

“로컬에 맞는 콘텐츠로 새로운 파도 일으키겠습니다”

[인터뷰] 최지백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지방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이중 강원도의 지난해 소멸위험지역 수는 2010년보다 약 4배 늘었다. 강원도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소셜벤처가 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강원도만의 색을 느낄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기획·운영한다. 주요 사업은 ‘로컬크리에이터’를 길러내는 것.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 문화와 자원을 비즈니스모델과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다. 더웨이브컴퍼니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팅한다. 창업 3년차인 더웨이브컴퍼니가 액셀러레이팅한 로컬기업은 어느덧 68곳.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의 운영사로 선정돼 청년들이 강릉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릉살자’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에서 “강원도의 로컬 콘텐츠를 키워 머물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최지백(30) 대표를 만났다. 더웨이브컴퍼니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명은 ‘뉴웨이브’.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10주에 걸친 밀도 높은 교육과 코칭을 통해 지역 창업가와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는다. 로컬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사업 모델을 만드는 법, 목표 고객과 시장을 선정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특색을 살린 콘텐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에 맞는 액셀러레이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지역 주민과 상생하고, 지역과 비즈니스를 연결할 방법을 찾습니다.” 뉴웨이브 참가 기업 중 한 곳인 산너미 목장은 평창에 66만㎡(약 20만평)의 흑염소 목장을 운영한다. 더웨이브컴퍼니로부터 공간 활용, 시설 설비 구성 등에 관한 컨설팅을 받은 후 연 매출이 약 3배 상승했다. 산너미 목장

“문자통역을 넘어 청각장애인 삶의 질을 개선합니다”

[인터뷰]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 전만 해도 대학 내 청각장애인 학습권은 보장되는 편이었다. 일부 학교에선 자체적으로 대필 도우미 학생을 선발해 청각장애인 학생과 나란히 앉아 대필 화면을 함께 보는 것으로 청각장애인을 지원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으로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강의엔 그 어떤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은 “장애인만을 위한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도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자통역이 유니버설 디자인이 되기까지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는 유니버설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쉐어타이핑’를 제공한다. 문자통역사가 청각장애인 옆에서 같은 화면을 봐야만 했던 불편을 해소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다. 특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기관 행사나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화상회의 플랫폼상에서 자막 지원 기능이 없더라도 쉐어타이핑을 이용하면 속기 웹페이지와 회의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기존 문자통역 서비스는 통역사들이 현장에 가야만 했어요. 오프라인 강의 같은 경우에는 청각장애인 학생과 대필 도우미가 나란히 앉아야만 했죠. 가까운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들을 수도 없지요. 쉐어타이핑이라는 이 플랫폼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예요.” 문자통역은 직장에서도 활용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중 하나로 청각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문자통역을 에이유디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통역을 담당하는 문자통역사는 에이유디의 조합원이다.

제주에서 흩날린 교육의 씨앗, 아프리카서 열매 맺다

동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 면적은 278만ha로 경상도보다 작다. 그간 12번의 내전을 겪었고, 빈곤과 질병에 많은 주민이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부룬디에서 올 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지난 1월 29일 첫 국립 여자고등학교인 ‘최정숙여자고등학교(Muzinda Choi Jung Sook Girls High School)’가 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소식이다. 최정숙여고는 제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전국 초대 여성 교육감을 지낸 고(故) 최정숙(1902~1977) 선생의 유지를 따르고자 하는 비영리사단법인 ‘최정숙을기리는모임(이하 최기모)’이 한국희망재단과의 협력해 세운 학교다. 고등학교 동창 6명의 모임에서 시작해 지구 반대편에 학교를 설립하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최기모의 현은자(70) 대표와 고효숙(64) 해외교류사업분과위원장을 지난달 18일 제주시 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교육은 애국이다 “시작은 쪽방촌 노숙인 자립을 돕는 후원회였어요. 후원 구좌는 하나당 2000원. 아무리 많아도 1만 원을 넘지 않는 돈을 60여 명의 회원이 다달이 모아 30만~40만원을 송금해왔어요. 작은 힘이 모이니 큰 힘이 됐어요. 이렇게 모이면 정말 큰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을 모아봤죠.” 고효숙 위원장은 2011년 제주신성여중 교사로 퇴직한 이후 노숙인 지원 단체 ‘한사랑 가족공동체 제주후원회’를 운영하면서 십시일반의 힘을 알게 됐다. 불가능한 일도 비영리 방식으로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위원장은 “당시 현은자 대표를 비롯해 학교 후배, 동료 교사 등 6명이 의기투합해 ‘샛별(신성·新星)들이 모였다’는 의미로 ‘샛별드리’를 결성했다”면서 “3년 뒤인 2017년엔 기금 1억 원을 모았는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던 중에 빈곤국가 지원 국제협력단체인 한국희망재단을 통해 아프리카의 부룬디라는 나라를 소개받았다”고 했다. 40년이

“그래서 쓰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법

취업준비생 A 씨는 대학 졸업 후 몇 달째 구직 활동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몇 번의 취업 도전에서 실패한 이후로, A 씨는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산업계 전반이 위축되면서 구직활동을 이어가기도 여의치 않다. A 씨는 “스스로 우울감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이를 해소할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 상담을 받을까 알아보기도 했지만,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과 금전적인 부담으로 이내 마음을 돌렸다. A 씨의 이야기가 특별한 사례는 아니다. 지난 7월 26일 보건복지부에서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실시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울 평균점수는 5.0점(총점 27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2.1점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정신건강은 우려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조사됐다. 이는 50·60대 장년층과 비교해 1.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2.6%, 11.1%의 응답률을 보이며 50대 5.6%, 60대 7.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문학으로 나를 표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혼란 속에서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청년들 사이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가 대표적이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서울시 청년청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여름학기와 가을학기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나’답게

노인 지하철 택배에 IT 접목…이동 거리 7.2km 줄었다

[인터뷰] 이다인 두드림퀵 대표 평일 오전 지하철을 타면 꽃바구니를 든 노인들을 만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택배 기사들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지하철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생겨난 일자리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퀵 배송보다는 느려도 배달 비용이 더 저렴하다. 꽃이나 케이크 등 외부 충격에 예민하고 당일 전달이 필요한 물품들이 주로 노인 지하철 택배를 통해 배송된다. 택배 기사는 배송 출발지로 이동해 물품을 수령한 후 고객이 요청한 배송지에 전달한다. 하지만 택배 기사가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주문을 두고도 먼 곳까지 찾아가 물품을 받아오는 식의 동선 낭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택배 주문 배정 과정에서 기사의 거주지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드림퀵’은 노인 지하철 택배의 동선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소셜벤처다. 위치 기반 자동 배정 기술을 도입해 주문이 들어오면 물품 픽업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시니어클럽 혹은 노인 택배 기사에게 주문을 전달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이다인(21) 두드림퀵 대표를 인터뷰했다. 위치 자동 배정과 길 찾기 앱으로 비효율 개선 “노인 지하철 택배는 기사들이 한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출발하는 구조였습니다. 예를 들어 관악구에 거주하는 택배기사가 노원구에서 출발하는 주문을 수행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1시간 이상을 이동하는 식이었죠. 택배기사도 지치고 주문 수행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회 동아리인 ‘인액터스’ 학생들은 지하철 노인 택배의 동선 비효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0월 ‘두드림퀵’을 설립했다. 서울 지역 9개의 시니어클럽 및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 “배움의 꿈 지켜주세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은 북한을 이탈한 여성과 중국을 포함한 제3국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미성년자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만, 법률상 북한이탈주민에 속하지 않는다. 특히 서툰 한국말로 버거운 학업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8년 2월 한국에 들어온 A(15)군은 북한이탈주민 어머니를 둔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이다. 입국 당시인 열세살에 처음 한글을 접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 5월,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했지만 대학 진학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A군은 “중국 출생은 북한에서 태어난 친구들과 달리 별다른 지원제도가 없어 대학에 가는 게 엄청 어렵다”면서 “기술을 배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비교적 경쟁이 덜한 전문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 B(17)양의 고민도 비슷하다. 그는 중국에 거주하던 당시 어려운 형편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2018년 12월 입국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교내 장학금을 받고 있다. B양은 “미디어 전공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데 복잡한 입시 제도만 생각하면 막막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꿈을 향한 도전 가로막는 대학 진학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선생님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수시모집 전형을 찾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북한 출생 탈북청소년과는 달리 제3국 출생 탈북청소년을 위한 전형은 거의 없다. 제3국 출생 학생들은 탈북자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 북한 출생 탈북청소년은 ‘북한이탈주민 지원법’에 따라 정원외 대학 특례입학 제도가 적용된다. 북한 출생 탈북청소년끼리 경쟁하면 된다. 하지만 제3국 출생

네덜란드는 어떻게 대체육 산업의 선봉장이 됐나

네덜란드는 세계 식품산업의 큰 손이다. 국가 면적은 한국의 절반도 안되지만 농업 분야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1116억 달러(약 130조원)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농산물 수출 대국이다. 최근 네덜란드는 미래 먹거리로 이른바 ‘대체육’으로 불리는 식물성 단백질을 선택했다. 현지에서는 축산업의 대전환이라고 할 만큼 변화가 두드러진다. 네덜란드에는 ‘푸드밸리’라는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푸드밸리(Food Valley)는 대체식품의 요람으로, ‘녹색 실리콘 밸리’로도 불린다. 인구 4만5000명 규모의 와헤닝언 시(市)를 중심으로 식물성 단백질과 관련된 기업·연구소만 260곳이 넘는다. 패스트컴퍼니의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외국인 투자센터의 식품·농업 전문가인 마르틴 래머스는 푸드밸리의 성장 이유를 “정부, 기업, 대중을 통합하는 데 있다”고 했다. 모든 이해 관계자들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식물성 단백질로서의 전환을 원활히 하는 셈이다. 대체육 시장 성장에 축산 회사들 사업 전환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무려 16.5%에 이른다. 이 중 육류 제품의 비중이 60%가 넘는다. 네덜란드가 대체육 전환의 시작을 알린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육류 대용품 시장은 2019년 기준 전년대비 10%가량 성장했고, 이러한 성장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은 일반 육류시장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커 대형 식품회사도 육류 대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대체육 시장은 2007년 이후 2018년까지 10년간 5800만 유로에서 9700만 유로로 상승했다. 최근인 2017~2019년을 보면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대체육 판매는 51% 증가한 반면 일반 육류는 9% 감소했다. 네덜란드의 축산 회사들은 대체육 시장에 맞춘 산업

“기후 위기 시대, 에코 스마트시티가 해답입니다”

[인터뷰] 김유민 녹색도시연구소장 “우리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탄소중립은 생명이 달린 문제가 됐죠. 이를 앞당기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습니다. 도시 조성과 건축 분야에서도 탄소중립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시행사와 시공사, 공공, 민간 모두 도시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녹색도시연구소는 도시 재생을 포함한 도시 계획과 디자인을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한다. 김유민(54) 연구소장은 에코 스마트시티, 제로 에너지빌딩, 녹색 건축, BF(무장애 환경), CPTED(범죄예방 환경설계)에 관해서 국책과제나 공공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자’이자 ‘마스터 플래너’다. 지난달 18일 만난 김 소장은 “도시와 건축, 시설 공간 분야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연구가 제도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가이드가 돼주고,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도왔으면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이 녹색도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휠체어를 타게 되면서부터다. 휠체어가 다니기 쉽지 않은 경사와 울퉁불퉁한 길이 많았고 진입조차 쉽지 않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면서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경사가 있더라도 누구나 다닐 수 있는 평평한 길과 밤에도 걱정 없이 외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게 됐어요. 도시 공간을 전공했기에 이 분야에서 이바지할 수 있으면 했죠. BF, CPTED에 대한 해외, 유럽 등 선진 도시를 연구하면서 기후 위기 시대의 문제와 탄소 저감 필요성도 깨닫게 됐어요.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오늘의 운세 대신 오늘의 행동 어떠세요?”

[인터뷰] 김서린·서경원·정경훈 오늘의행동 생활학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이 할 수 있는 건 기부, 좋아요(Like), 굿즈 구매밖에 없는데, 이 방향이 맞을까요? 기부금은 늘었는데, 왜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각박할까요?” 사회적협동조합 ‘오늘의행동’을 설립하기 전 서경원(44), 정경훈(45) 공동창립자가 평소 나눠온 고민이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재단 등 비영리단체에서 17년간 일해온 베테랑 활동가다. 그 시간 동안 기부문화의 양적인 성장을 일궜지만, 한편으론 갈증을 느꼈다. 시민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가가 답을 제시하면, 시민은 따라가는 객체 역할에 그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이들은 지난해 7월 비영리스타트업 ‘오늘의행동’을 설립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서경원, 정경훈 공동창립자와 김서린(34) 조합원은 오늘의행동을 ‘좋아요(Like)가 아닌 행동을 원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오늘의행동은 시민끼리 생활 속 실천을 제안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예요. 오늘의행동의 제안들은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밥을 먹든 운동을 하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쉬운 실천들이죠. 일상 속 실천이 가장 오래가는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해요.”(서경원) 오늘의행동 구성원들은 서로를 ‘생활학자’라고 부른다. 생활학자는 행동을 제안하는 사람을 칭하는 표현이다. 오늘의행동 사이트에서 신청만 하면 시민 누구나 생활학자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생활학자 1호’인 박혜윤씨는 오늘의행동 사이트를 통해 ‘옷 꿰매 입기’, ‘식재료 오래 먹기’ 등의 행동을 제안하고 있다. 오늘의행동의 지향점은 ‘일상에 스며든 행동’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인 ‘행동을 돕는 도구’와 ‘생활소비재매거진’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다. 행동을 돕는 도구는 말 그대로 실천을 돕는 제품이다. 이를테면, 손수건

“고국 떠난 난민들은 가족과 살고 싶다”…국내 난민, 가족결합의 어려움

“미성년자 아들의 난민지위가 인정됐는데, 아버지인 원고의 난민인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가족결합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용인하기 어렵다.” 법원은 지난 7월 6일 이란 출신인 김민혁 군 아버지 A씨의 난민 지위를 승인했다. 김군과 A씨는 5년 전 종교적 이유로 이란을 떠나 우리나라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지만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18년 7월 중학생이던 김군 친구들의 국민청원으로 김군의 이야기가 국내에 알려졌다. 그 해 10월에 김군은 난민 지위를 획득했다. 아버지 A씨는 3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A씨 판결은 난민의 가족결합권이 확대 적용된 사례다.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국제인권법에서는 가족과 함께 살아갈 권리인 ‘가족결합권’을 규정하고 있다. 난민협약에는 가족결합권을 명시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난민 인권보장을 위한 기본조건으로 전제한다. 난민협약 승인국인 한국도 난민법 제37조에서 가족결합권을 인정한다. 문제는 가족결합권의 조건과 범위를 ‘난민인정자의 배우자 또는 미성년 자녀의 입국허가’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가족결합권을 뒷받침할 행정 시스템과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김군 가족은 이제 함께 살 권리를 얻었지만, 여전히 한국에 체류하는 대다수 난민은 가족이 함께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한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나라 난민법에서는 가족결합권을 ‘난민인정자’에게만 보장한다. 아직 난민 승인을 받지 못한 난민신청자나 인도적 체류자는 해당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난민 자격을 얻기는 더 어려워졌다. 난민법이 시행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난민인정률은 평균 3.3%였다. 지난해만 따지면 0.4%에 불과하다. 난민신청자, 인도적 체류자들은 가족과 결합할 권리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 난민 승인을 받아도 떨어져 있는 가족까지 난민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난민법에서 규정하는 가족 범위는 ‘배우자와

“재밌는 점자 교육으로 점자 문맹 확 줄입니다”

[인터뷰] 이경황 오파테크 대표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읽고 쓰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점자를 사용할 줄 아는 시각장애인 비율은 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점자 교육을 위한 인프라와 콘텐츠가 부족한 탓이죠. 그러다 보니 점자를 배우기 시작해도 지루한 교육과정 때문에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경황(41) 오파테크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쉽고 재밌게 점자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자학습기기 ‘탭틸로(Taptilo)’를 개발했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 점자 학습기로,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점자를 읽고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오파테크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성동구 소셜벤처 혁신경영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H-온드림’의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5억원 정도다. 해외에서는 더 유명하다. 미국·영국·독일·포르투갈·브라질 등 국가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성수동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기존 점자 교육 문제 해결 “기존 점자 교육은 점자 책을 읽거나, 식판처럼 생긴 여섯 개 구멍에 테니스공을 넣어서 읽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하지만 책의 점자는 너무 작아서 처음 배우는 사람은 읽기가 어려웠어요. 테니스공을 활용하면 공이 너무 커서 정확한 점자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방식이 재미있을 리도 없죠. 그러다 보니 점자를 배우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탭틸로는 작은 피아노처럼 생겼다. 점자의 모양(점형)을 느낄 수 있는 하얀 부분과 점자 쓰기(점필)를 할 수 있는 파란색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얀 부분을 만지며 점자를 읽고, 파란 블록에 있는 점자를 눌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