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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애인 시위 ‘사법처리’한다는 경찰… 전장연 “계속 싸울 것”

경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을 예고했다. 전장연 측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발을 묶어서 의사를 관철하고자 하는 상황들에 대해 엄격한 법을 집행해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며 “참가자들을 사법처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장연 측 관계자 1명을 조사했고 11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20일 오전 7시 40분쯤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오전 8시경엔 삼각지역에서 사다리를 목 부근에 가로로 끼우고 전동차 출입문을 막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지하철 운행이 10여 분 이상 지연되자 경찰은 처음으로 경찰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약 20분 뒤 보안관과 경찰관들이 출입구에 걸린 사다리를 활동가 목에서 빼내는 등 조치를 취했다. 전장연 측에서 이동하겠다고 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이 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경찰의 사법처리 방침에도 전장연은 시위 일정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권력만 가지고 법과 원칙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는 저는 공포정치를 하시려고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라며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의 권리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지켜지지 않는 이 문제도 꼭 좀 살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21년 동안 장애인 권리를 외쳤고 그때마다 다 사법처리도 받았다”며 “기획재정부가 책임 있게 이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까지 저희는 계속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전장연 측 관계자도 21일 더나은미래와의

지난 14일 SK지오센트릭이 생산한 리뉴어블 벤젠 2000t이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의 SK부두에서 첫 수출 길에 올랐다. /SK지오센트릭 제공
SK지오센트릭, 재생원료로 만든 ‘리뉴어블 벤젠’ 첫 수출

SK지오센트릭이 폐식용유 등 친환경 원료에서 추출한 리뉴어블 나프타로 ‘리뉴어블 벤젠’을 생산해 수출했다. 20일 SK지오센트릭은 “핀란드 최대 석유회사인 네스테, 독일계 화학회사인 코베스트로와 협력해 생산한 리뉴어블 벤젠 2000t(톤)을 지난 14일 아시아 최대 수요처인 중국으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나프타는 원유를 고온에서 가열하고 증류해 얻는다. 리뉴어블 나프타는 폐식용유, 팜유 같은 친환경 원료에서 추출한다. 이를 사용해 화학제품을 만들 경우, 기존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저탄소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SK지오센트릭은 네스테로부터 리뉴어블 나프타를 공급받아 리뉴어블 벤젠을 생산했다. 모든 과정은 유럽연합(EU)의 친환경 국제 공인 인증 ‘ISCC 플러스’를 받은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에서 진행됐다. 생산된 리뉴어블 벤젠은 친환경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코베스트로 중국 공장으로 수출됐다. 폴리우레탄은 자동차의 내·외장재, 전자제품, 의료기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SK지오센트릭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리뉴어블 벤젠을 지속적으로 생산해 수출할 예정이다. 글로벌 석유화학기업과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해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급증하는 친환경 제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우혁 SK지오센트릭 아로마틱사업부장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리뉴어블 벤젠으로 수출 성과를 낸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이 협력해 큰 시너지가 창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wonq@chosun.com

'2021 신한금융희망재단 사회책임보고서' 표지. /신한금융희망재단 제공
신한금융 “지난해 사회적가치 538억원 창출”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으로 창출한 사회적가치가 538억이라고 밝혔다. 총 24개 사회공헌프로그램에 투입한 229억원의 234.5%에 달하는 규모다. 신한금융희망재단은 20일 그룹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사회 프로젝트’의 2021년 주요 활동 내용과 성과를 담은 ‘2021 신한금융희망재단 사회책임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사회공헌 활동을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금융취약계층 지원사업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활동 등으로 구분하고 그 효과를 ‘신한 사회적가치 측정모델’로 계산했다. 이 중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신한 스퀘어브릿지’ 프로그램이 생산한 사회적가치는 전년보다 330% 상승했다. 재단 측은 “이번에 측정된 결과를 재단의 향후 운영계획뿐 아니라, 그룹의 ESG 경영전략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희망재단 이사장은 “2021년부터 3년을 ‘Beyond 희망사회 프로젝트’ 기간으로 정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하려고 한다”며 “신한금융그룹의 ESG 슬로건인 ‘멋진 세상을 향한 올바른 실천(Do the Right Thing for a Wonderful World)’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ESG 실천을 통해 사회에 밝은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희망재단은 ‘신한 사회적가치 측정모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을 재단 SNS에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영문판도 준비한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10대 회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신임회장에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제10대 신임회장으로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선임했다고 20일 밝혔다. 임기는 오는 8월 1일부터다. 황 신임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원(LSE)에서 경제학 재무관리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삼성증권 대표, 우리금융지주 회장, KB 금융지주 회장, 금융투자협회 회장,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한미협회 회장으로 양국의 우호협력을 위해 민간 외교에 앞장섰다. 서울장학재단 초대 이사장과 한국장학재단 이사를 지내면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등교육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장학금을 마련했다. 금융투자협회장 재임 중에는 중증장애인시설 한사랑마을 봉사활동과 기부에 참여하며 아동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제10대 회장 선임을 위해 지난 2월 법인이사회에서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원 의견을 반영해 전문경영능력 심사 항목을 수립했다. 회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황 신임회장을 최종 선임했다.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차흥봉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5개월 동안 공정한 인선 과정을 통해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과 성품을 갖춘 분을 선임했다”며 “전문 금융인에서 아동옹호기관 회장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투명하게 이끌며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회장 이·취임식은 오는 7월 27일 열린다. 임기는 3년이며 2회 연임 가능하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법무부 청사
“지난 5년간 난민인정률 1%… 법무부, 난민 보호 미흡”

전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법무부의 난민보호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0일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올해는 한국의 난민법 제정 10주년, 난민협약 가입 30주년을 맞이한 특별한 해”라며 “법무부는 난민신청의 권리를 제한하고 인도적 체류자와 난민 신청자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공익법센터 어필·재단법인 동천·난민인권네트워크 등이 함께 발표한 성명서는 법무부에 난민 보호·지원 강화와 촘촘한 난민제도 운용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평균 1% 이하다. 지난해 총 2341건의 난민 신청이 접수됐지만, 난민 심사를 통해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32명에 그쳤다. 전국에 걸쳐 난민심사관이 4명에 불과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난민심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또 난민들은 난민신청서 작성과 접수과정, 난민심사과정 전반에서 통·번역 언어지원과 법률조력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난민면접조서, 난민 불인정사유서 등 기본적인 서류마저 한국어로만 제공된다. 지난해 기준 난민 신청자는 난민신청 후 첫 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평균 23.9개월을 대기했다. 단체들은 심사대기기간이 길어지며 난민신청자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난민신청자 2341명 중 43명만이 평균 3.7개월간 생계비를 받았다. 출입국·외국인 지원센터의 경우 난민신청자 중 22명이 평균 160일간 이용하는 것에 그쳤다. 난민법 시행령 제22조에 명시된 ‘난민인정자 등의 처우를 위한 협의회’는 난민법 시행 이후 10년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 정부는 중장기적 난민정착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부처 간 협업 시스템과 구체적 정책 역시 전무하다”고 했다. 이에 단체들은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추방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3일(현지 시각)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英 “난민 신청자에 ‘전자태그’ 부착”… 인권단체 비판 쇄도

영국 정부가 자국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태그(electronic tag)’를 부착하겠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각) 영국 내무부는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에 도착하는 난민들에게 전자 장치를 부착하겠다”며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경로를 통해 영국으로 들어온 뒤 추방될 성인들에게 1년간 시범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제도로 망명 신청자들과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할 수 있고, 보석으로 석방된 후 도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용이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게 영국 내무부의 입장이다. 전자태그를 부착한 난민들은 통행금지 대상이 되거나 특정 장소 출입이 금지될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금되거나 기소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정부 발표를 두고 인권단체들은 “가혹한 처사”라며 즉각 비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추방하려고 했으나 이는 유럽인권재판소(EHCR)의 개입으로 불발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르완다 정부에 1억 2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를 지급하고 영불해협을 건너 불법으로 들어온 난민 신청자와 이주민을 르완다로 이송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유엔난민기구와 영국 내 인권단체들은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난민 자선단체 케어포칼레 설립자 클레어 모즐리는 “일반적으로 난민들은 도망치지 않고, 그랬다는 데이터도 없다”며 “그들은 망명을 신청하러 왔는데 왜 달아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난민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인데 정부는 이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난민위원회(Refugee Council)의 엔베르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이 제도는 난민들에 가혹한 접근 방식”이라며 “취약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서울 76개 학교에 ‘채식 급식’ 자율 배식대 생긴다

학생들이 급식으로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린급식 바(bar)’가 서울시 내 76개 학교에 생긴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은 19일 “지나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채식 급식을 먹을 수 있는 급식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관내 학교에 그린급식 바(bar)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 4월 공모 후 심사를 통해 선정한 초등학교 45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12곳, 특수학교 5곳 등 76개 학교다. 그린급식 바는 학교별로 시설 현황을 고려해 추가 배식대를 설치하거나 기존 배식대 일부에 자율 배식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해산물, 유제품, 달걀류도 포함하지 않은 샐러드 위주의 채식 식단이 제공된다. 학생들은 기존 식단이나 그린급식 바 중에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교육청은 그린급식 바 설치 학교에 연간 200만원씩 예산을 지원한다. 학교 급식실 사정에 따라 그린급식 바 추가 설치비, 운영비, 채소 구입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빠르면 이달 말부터 그린급식 바를 설치해 채식 배식을 시행하는 학교가 나올 전망이다. 이번 정책의 추진 배경엔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사회적 목소리가 있다.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진정을 기각하면서도, 교육 당국이 채식 식단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작년 4월부터 관내 모든 학교에서 월 2회 채식 급식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 23곳에 ‘그린 바’를 설치해 채식선택제를 시범 운영했다. 이번에 시범 운영되는 ‘그린급식 바’는 기존 채식 식단 운영을 확장하는 형태로, 월별 시행 횟수와 메뉴는 학교별 예산과

2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 낱개 판매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부터 전국 5대 대형마트에서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뉴스1
대형마트,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로 ‘친환경 가치소비’ 늘린다

국내 5대 대형마트가 오늘(20일)부터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GS더프레시 등 5개 대형마트와 함께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확대해 ‘친환경 가치소비’를 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현재 많은 농산물을 포장한 형태로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고, 필요 이상으로 농산물을 구매하게 돼 가계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농산물을 별도로 재포장하여 유통·판매하는 과정에서 포장재 등 부수적인 폐기물도 발생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박스·소포장 형태의 채소류 구입 비율은 2020년 46.4%에서 2021년 60.0%로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무포장 유통을 활성화해 농산물 포장재를 감축하고, 포장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농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가계의 농산물 구매 부담을 줄이고 합리적인 맞춤형 소비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무포장·낱개 판매 전국 확대를 계기로 무포장 형태 유통이 정착되길 기대한다”며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만 농산물을 구매해 가계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wonq@chosun.com

아나스타샤 샤포발 굿네이버스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자원활동가
[사회혁신발언대]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지난 2월 24일 아침, 음악 수업이 있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Lviv)로 향하던 중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갑작스런 분쟁 발생으로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 가능성은 주요 뉴스 중 하나였다. 당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은 ‘설마 21세기에 무슨 전쟁이 일어날까’하며 단순 루머일 뿐이라 생각했다. 믿을 수 없게도, 현실로 마주한 분쟁의 현실은 참담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바로 전날까지도 나는 선생님을 꿈꾸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분쟁 발생 직후 아이들에게 영어와 음악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소망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살고 있던 이즈마일(Izmail) 지역에서 20km 떨어진 군 시설이 폭격 되면서 가족들은 서둘러 짐을 쌌다. 20여 년의 추억이 담긴 고향을 떠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평소엔 루마니아 국경까지 2시간 거리였지만, 밀려드는 피란민 행렬로 10시간 만에 루마니아에 도착했다. 낯선 땅 루마니아에서의 첫 달은 고비였다. 무작정 우크라이나를 벗어나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독일, 스위스 등 다른 나라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이 그리웠고, 매일 연주하던 피아노가 생각났다.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족, 친척과 함께 안전한 공간에 머무는 것뿐이었다.    루마니아에서 지내며 한국에서 시작된 NGO(비영리기구) 굿네이버스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자원활동가로 함께 할 기회를 얻게 됐다. 같은 어려움을 겪은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할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난민지침 정보공개청구소송 2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난민인권센터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난민심사 행정지침 공개 요구 행정소송을 항소심 법원이 받아들였다. /난민인권네트워크 제공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환대하고 유학생엔 출국명령서… 난민을 향한 이중잣대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체류하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A씨는 최근 ‘출국명령서’를 받았다. 체류 자격이 끝나갈 무렵 난민인정 신청을 내면서다. 법무부의 ‘난민인정 심사·체류 지침(이하 난민지침)’상 A씨는 난민신청 남용자로 분류됐다. 아프간은 지난해 미군 철수와 동시에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난민 55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지속된 분쟁으로 전 세계에 흩어진 아프간 난민 인구는 약 260만명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공군 수송기로 아프간인 400여 명을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국내에 입국시키기도 했다. A씨의 사정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과 다르지 않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지난 17일 더나은미래와의 통화에서 “현재 A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ID카드와 체류자격도 없이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제의 발단은 법무부의 난민지침이다. 법무부는 지침에 따라 난민심사 대상을 판단하는데, 이를 ‘국가안전 보장 등에 관한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가 내부 지침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보공개법 9조 1항 2호에 따르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로 할 수 있다. 법무부는 지침이 공개되면 난민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난민인정 여부를 내부 지침에 따라 기계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진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난민인정은 난민법에 따라 판단돼야 할 일이지 지침 자체는 내부 규정에 불과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며 “법무부가 상당히 방어적인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지침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법무부가 난민지침을 공개했지만, 변경된 최신 지침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다.

양희린 작가 전시 포스터. /알롤로 갤러리 제공
양희린 작가 개인전 ‘꿈꾸는 방랑자-우리집은 어디일까’… 유화 20점 선보인다

양희린 작가가 다섯 번째 개인전 ‘꿈꾸는 방랑자-우리집은 어디일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방랑하는 여행’을 주제로 한 유화 신작 20여점이 공개된다. 전시회는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알롤로 갤러리에서 무료로 열린다. 이번 개인전에서 눈여겨볼 점은 캐릭터다. 양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캐릭터에 투영한다. 회화를 공부하면서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에서는 마음속의 이상향인 ‘우리집’을 향해 방랑하는 캐릭터를 표현했다. 주요 작품을 보면 몽환적인 밤하늘을 배경으로 자전거·보트 등을 타고 있거나 여행 가방·손전등 등을 들고 길을 찾아 헤매는 캐릭터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작가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다. 그는 마음껏 달리면서 새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욕망을 새를 닮은 얼굴, 자전거를 타는 모습에 녹여냈다. 생동감 없는 검은 눈동자와 정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은 개인사로 인해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를 나타낸다. 양 작가는 “머릿속에 새로운 세계관이 열리려면 방황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길을 잃었을 때 각자의 걸음걸이와 방향으로 방랑하며 나아가다 보면 새로운 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알롤로 갤러리와 FNG-ART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원화를 비롯한 한정판 포스터, 굿즈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사회혁신발언대] 난민법 제정 10주년, 투명한 난민심사제도 마련해야

오늘(20일)은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뒤 10번째 맞는 ‘세계 난민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 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30주년 되는 해다. 이는 난민이라는 새로운 사회구성원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시작한 지 30년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난민은 우리 사회에서 가려진 존재이자 온전히 정착하지 못한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 난민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난민인정자와 인도적 체류자에게 취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들에게 취업활동을 허가만 하였을 뿐, 언어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난민법은 난민에게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난민에 준하는 처우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과 실무의 괴리와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인 개별 법령으로 인해 이들이 마주하는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난민도 공공주택에 입주할 자격이 있다고 판시한 법원의 판결에도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인도적 체류자는 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실질적으로 단순노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귀화도 불가능하다.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매달 부과되는 높은 건강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취업지원 외에 난민과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에 개선할 부분이 산적해 있음에도 정부의 난민법 개정안의 초점은 난민인정 재신청자에 대한 적격심사 제도 도입에 있다.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은 사람 등이 다시 난민인정 신청을 하고자 하면 적격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중대한 사정 변경을 입증하지 못하면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