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수)
英 “난민 신청자에 ‘전자태그’ 부착”… 인권단체 비판 쇄도

영국 정부가 자국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태그(electronic tag)’를 부착하겠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각) 영국 내무부는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에 도착하는 난민들에게 전자 장치를 부착하겠다”며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경로를 통해 영국으로 들어온 뒤 추방될 성인들에게 1년간 시범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추방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3일(현지 시각)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추방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3일(현지 시각)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제도로 망명 신청자들과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할 수 있고, 보석으로 석방된 후 도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용이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게 영국 내무부의 입장이다.

전자태그를 부착한 난민들은 통행금지 대상이 되거나 특정 장소 출입이 금지될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금되거나 기소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정부 발표를 두고 인권단체들은 “가혹한 처사”라며 즉각 비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민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추방하려고 했으나 이는 유럽인권재판소(EHCR)의 개입으로 불발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르완다 정부에 1억 20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를 지급하고 영불해협을 건너 불법으로 들어온 난민 신청자와 이주민을 르완다로 이송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유엔난민기구와 영국 내 인권단체들은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난민 자선단체 케어포칼레 설립자 클레어 모즐리는 “일반적으로 난민들은 도망치지 않고, 그랬다는 데이터도 없다”며 “그들은 망명을 신청하러 왔는데 왜 달아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난민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인데 정부는 이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난민위원회(Refugee Council)의 엔베르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이 제도는 난민들에 가혹한 접근 방식”이라며 “취약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필사적으로 안전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서 손 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알리스테어 카마이클 영국 자유민주당 대변인은 “이런 ‘터무니없는 정책’을 포기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정부 계획을 옹호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매우 관대하고 방문객을 환대하는 국가”라면서도 “불법으로 영국에 들어오거나 법을 어긴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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