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당사자들의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두려움’이에요. 세상이 무서운 거죠. 방 밖에서 이들을 맞아 줄 ‘안 무서운 집단’이 필요해요. 그런 회사가 되자는 뜻에서 이름을 ‘안무서운회사’로 지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 주택가에 위치한 안무서운회사를 찾았다. 이름은 ‘회사’지만, 사무실은 여느 회사들과 다른 가정집 형태였다. 안무서운회사는 방 세 개가 딸린 주택 두 채를 셰어하우스로 운영한다. 고립 생활을 하던 청년들이 함께 지내며 다시 세상과 관계를 맺는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지난 2월부터 12월까지 10여 명의 고립청년이 생활하다가 퇴소했다. 이날 셰어하우스는 오는 3월 새 가족을 맞기 위해 재정비 중이었다. 유승규(30) 안무서운회사 대표와 고립 경험 청년 안윤승(22)씨가 취재진을 맞았다. 유승규 대표는 20대 절반을 집에서 은둔하면서 보냈다. 20살 때부터 3년, 군대 제대 후 2년을 방에만 있었다. 그러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청년을 지원하는 일본 비영리단체 ‘K2’ 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다시 사회로 나왔다. 2021년 12월 K2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두 달 후 K2에서 만난 친구 4명과 함께 안무서운회사를 만들었다. 안윤승씨는 20살 때 6개월 동안 고립 생활을 하다가 K2에서 유 대표를 만나 3년째 함께 지내고 있다.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는 나이 ‘스무살’ 지난 1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집에서 6개월 이상 은둔 생활을 한 만 19~39세 청년은 지난해 기준 전국에 6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 대표는 “국내에 고립청년이 점점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람들 앞에 잘 나서려고 하지 않는 고립청년 특성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