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보조 대신 성과 기반 지원”…사회적기업 제도 개편 한목소리

성과 없는 일률 지원 대신 가치 창출 성과에 따른 차등 지원 요구
공제기금·전국 네트워크 등 당사자 중심 인프라 확충 필요해

“성과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현장에서 연이어 나온 목소리다. 지난 정부에서 2000억원대에 이르던 사회적기업 예산은 300억원대로 줄어들며 위축됐다. 단순 인건비 지원 위주의 방식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재명 정부가 사회연대경제를 국정철학의 한 축으로 올려놓으면서 지원 체계 개편 요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성과 없는 보조금 대신, 성과 거래 인프라 필요”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민간주도 성장 생태계 활성화’ 간담회와 26일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포럼’에서 현장과 학계는 공통적으로 “인건비 지원 중심의 보조금 체계를 성과 기반 지원으로 전환하고, 공제기금과 네트워크 같은 자생적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월 26일 ‘2025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세션으로 진행된 사회적기업의 신기업가정신과 제도 혁신 포럼에서 장종익 한신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채예빈 기자

장종익 한신대 교수(전 국정기획위원)는 포럼 발제에서 “예산을 단순 복원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이전처럼 일률적 인건비 지원이 아닌 성과 창출 규모에 따라 차등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역할을 매출 성장 지원 중심으로 재편하고, 설립 지원은 지자체로 이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라준영 가톨릭대 교수는 성과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보조금은 사용처가 제한되지만, SK의 성과 비례 현금보상(SPC)에 참여한 기업들은 재원을 자산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했다”며 “꼬리표 없는 보조금의 체감 가치는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지자체의 성과 비례 보상 시범사업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 개발 ▲거래 인프라 구축 ▲사회가치거래소 설립을 잇는 단계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 현장 요구는 ‘당사자 중심 생태계’

금융 인프라를 현장 주도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사회적기업 이익잉여금이 1000억원을 넘었지만 개별 집행으로는 한계가 크다”며 “이를 모아 공제기금을 만들고 융자·보증·투자에 활용해야 자금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8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민간주도 성장 생태계 활성화 간담회에서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사회적기금 공제기금의 설치를 제안했으며 26일 사회적 가치 페스타 현장에서도 같은 제안을 했다. /채예빈 기자

고진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대표는 “분배식 재정지원이 아니라 공정한 성장 기회를 보장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가치 평가를 위한 별도 위원회 설치와 전국단위 네트워크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김부경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장은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정책 설계 과정에서 대표성과 공신력을 갖춘 전국 단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사회적기업이 지역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예산 사업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앞서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가 대선 정책 제안에서 강조한 내용과도 맥이 닿는다. 고진석 협의회 대표는 당시 “전국 단위 네트워크가 부재한 만큼 법 개정을 통해 체계를 재설계하고, 법정단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정책을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기조와 연계해 성장 위주의 지원을 넘어 기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다각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사회적기업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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