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감동’ 강조… ‘진정성’에 집중한다

2011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착하게 살자’는 새해 결심은 개인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들도 올 한해 더 ‘착한 기업이 되자’는 새해 결심을 한다. 이번 호 취재를 하며 만난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사회공헌을 평가하고 올 한해 사회공헌 계획을 짜느라 분주했다. 2011년 기업 사회공헌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국내 기업 사회공헌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 9곳에 올 한해 자사 사회공헌의 방향을 물었다. 편집자 주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먼저 “올해도 우리 회사만의 사회공헌 테마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모두 자기 색깔이 분명한 사회공헌 테마를 갖고 있다.〈표 참고〉 이들 기업이 올해 운영할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대부분 3~5년씩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들이다. ‘최소 3년 이상의 운영기간을 가져야 사회공헌의 성과를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의 그룹 공통자원봉사 프로그램인 ‘Happy Tomorrow’는 3년 단위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해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2009년부터 진행된 저소득층 아동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한화예술더하기’를 마무리하고 숙명여대 교수진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사회공헌 기업들은 이처럼 뚜렷한 사회공헌 테마를 잡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전개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교보생명이 지원하는 ‘국내 사회적 기업 1호’ 다솜이재단이 좋은 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2003년에 이미 다솜이재단의 모태가 된 교보다솜이 간병봉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홍상식 사회공헌팀장은 “사회공헌 테마를 정할 때 다른 기업들이 안 한 이슈를

소통의 공간에서 나눔의 공간으로

SNS 모금 열풍 최근 스마트폰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국내 나눔 문화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SNS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확산 효과다. 한 예로 미국 적십자사는 아이티 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 만에 트위터를 통해 80만명을 모금에 참여시키며 800만달러(약 90억원) 이상을 모았다. 이런 SNS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국내 NGO들도 앞다퉈 SNS를 활용한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자체 트위터(@unicefkorea)와 미투데이(metoday.net/unicef)를 통해 작년 12월 23일부터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연필 보내기 운동’을 알리고 있다. 이 운동은 한 자루에 25원 하는 연필을 자신이 원하는 수만큼 핸드폰, 신용카드 등으로 소액 결제해 후원하는 운동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트위터에는 이미 1만명의 팔로어가 등록되어 있어 이들이 트윗과 리트윗을 통해 캠페인 홍보와 모금에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채정아(36) 미디어 팀장은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했던 SNS가 모금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캠페인”이라며 “반응이 좋으면 SNS를 통한 소액기부 운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트위터(@Good_Neighbors)를 통해 자체 캠페인인 ‘날아라 희망아’를 홍보하고 있다. 트위터에 캠페인 관련 웹페이지 주소를 링크해놓고, 링크를 따라가면 캠페인 홈페이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네티즌들은 캠페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국내외 아동들의 사연을 읽고 정기 후원이나 일시후원을 할 수 있다. 개인이 SNS를 통해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경우도 생겨났다. 가수 션이 대표적이다. 7일 현재 그의 트위터(@jinuSEAN300·사진) 메인에는 ‘루게릭병 요양소 건립’ 모금을 위한 계좌번호가 적혀 있다.

직접참여 봉사·SNS 홍보… 한 걸음 도약하는 기부문화

국내 NGO 2011년 트렌드 상처 입은 국민 신뢰 투명성으로 회복 직접 참여 소통·홍보전문성 강화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파문으로 들썩인 ‘기부계’의 올해 가장 큰 트렌드는 ‘투명성 강화’다. 국내 NGO들은 기존에도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감사받은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회보 등에 공개하고, 후원자들이 직접 국내외 사업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모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이 흔들리자, 이를 회복하기 위한 ‘히든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후원자 직접참여 프로그램 강화’다.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은 올해 봉사단원이 파견되어 있는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비전트립’과 ‘CDP(Child Development Program) 트립’의 참여자 수를 늘릴 예정이다. 기아대책 홍보사업본부 김은희(38) 본부장은 “올해 비전트립에는 작년보다 15% 정도 늘어난 75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고, CDP 트립의 참여자 수도 2.5배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대책은 후원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현지 사업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서 정기 후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중고등학생 우수자원봉사자들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강화했다.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등 4개국에 작년보다 2배 늘어난 140여명을 파견해 해외에서 봉사활동도 해보고, 현장에서 월드비전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실제로 NGO의 해외 사업장을 방문했던 후원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오은주(46)씨는 작년 10월 국제아동개발원조단체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후원하는 아이를 만나기 위해 베트남에 갔었다. 오씨는 “후원아동이 사는 지역에 만들어진 학교와 유치원을 보고 나서 내가 낸 후원금이 잘 사용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편지나 사진만 교환할 때와 달리 직접 만나고

콜레라 악재 겹쳐 도시재건 느려…작지만 지속적인 후원 아이티 웃음 되찾는 길

아이티 지진 1주년 “보건소에 침대가 30개뿐인데 환자가 많을 때는 100명씩 몰립니다. 콜레라 때문에 하루에도 서너 명씩 죽어나가요. 지금은 건기라 그나마 주춤한 상태지만 곧 우기가 되고 날씨가 더워지면 콜레라가 더 번질까 걱정이에요.”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의 빈민가 ‘시티솔레’ 지역에서 10개월째 구호활동 중인 굿네이버스 권기정(36) 지부장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났다. 한국 시각으로 13일(아이티 현지 시각 12일)이면 아이티 지진이 일어난 지 딱 1주년이다. 그러나 아이티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콜레라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아이티 정부는 콜레라 발생 한 달 반 만에 사망자 3400명, 감염자 15만 7300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웃 도미니카 공화국에도 수백 명의 콜레라 감염자가 있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아이티에 콜레라 피해가 유난히 큰 것은 지진 후 도시 재건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지진 후 복구사업이 20%도 채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 지부장은 “마을에 상하수도가 없어 깨끗한 물을 먹을 수도 없고 하천에는 쓰레기가 고여 썩어가고 있다”며 “콜레라는 영양상태가 좋으면 걸리지 않거나 걸려도 하루 이틀 치료로 나을 수 있는 병인데 지금은 치료인력도, 손을 씻을 수 있는 물도 부족하다”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아이티 지진 이후 1년 동안 아이티에는 악재가 겹쳤다. 이미 지진으로 22만 명이 죽고 30만 명이 부상을 입은 이 나라에 주기적인 열대 폭풍, 콜레라, 정치적 불안정이 더해진 것이다. 아이티 전역에 21개 난민촌을 설치해 구호사업을 벌이고 있는 월드비전 한국의 강도욱(31) 간사는 “흙바닥 텐트에 살고 있는 100만

착한카드 캠페인 ‘메가마인드 시사회’

“적은 금액으로도 나눔에 동참할 수 있어 망설임 없이 가입했죠” 지난 5일 저녁 7시, 달콤한 팝콘 냄새가 가득 찬 서울 용산CGV에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의 주인공 ‘메가마인드’가 나타났다. 파란 얼굴의 외계인이 익살스러운 포즈를 지으며 영화관을 휘젓고 다니자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이날 용산CGV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의 시사회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초대됐다. 월드비전·기아대책·굿네이버스·한국컴패션·(재)바보의나눔 후원자 가운데 ‘착한카드’를 만든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나은미래와 하나SK카드가 함께하는 ‘착한카드 캠페인(good.chosun.com)’은 착한카드를 만들어 전 세계 100만 아동을 돕는 ‘착한가족’을 위해 연중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그 첫 이벤트인 ‘메가마인드 시사회’에는 총 200여 명의 착한카드 소지자와 가족, 친구들이 참석했다. 바보의나눔을 후원하고 있다는 전상용(39)씨는 착한카드를 만들고 이벤트에 당첨되어 아내와 10세 아들, 8세 딸까지 모두 네 가족이 시사회장을 찾았다. 전씨는 “지인에게 ‘착한카드’를 소개받고 적은 금액이지만 카드 포인트를 모아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말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신청했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월드비전 후원자인 이소연(30)씨는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시사회장을 찾아 “이왕 내야 하는 게 연회비이고, 안 써서 소멸하기 쉬운 게 카드 포인트인데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데 쓰면 좋겠다 싶어 착한카드를 신청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벤트를 후원한 CJ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나눔활동 지침될 ‘사회적기업연구총서’ 발간

사회적기업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공익연구기관인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연구원’이 ‘사회적기업연구총서'<사진> 총 5권을 발간했다. 이 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그간의 연구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사회적기업의 분류와 정의, 사회적기업이 발달한 유럽 등 다른 나라의 정책 및 전략, 사회적기업 운영과 관련된 사회적 투자수익률(SROI)을 측정하는 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영복 사회적기업연구원장은 “이번에 발간된 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연구원의 국제교류 및 연구활동이 맺은 작은 결실”이라며 “이 책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시민사회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사회적기업연구총서는 사회적기업연구원 홈페이지 (www.rise.or.kr) 및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3개월 고용 뒤 입사 결정하는 ‘시험고용’… 취업률 75% 이끌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2008년 실시한 ‘사업체 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고용 경험이 있는 업체는 그렇지 않은 업체에 비해 ‘장애인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런 긍정적인 인식은 장애인 추가고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이 장애인고용 개선을 위해서도 중요한 셈이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기업체로선 장애인고용을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고용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체가 가진 이런 막연한 부담감을 해소하고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긍정적인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과 시험고용 프로그램이다. 지체장애 1급인 서민지(25)씨는 어릴 적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고 왼쪽 팔, 다리마저 불편해졌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지만, 눈앞에 닥친 취업의 벽은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서씨는 “일단 한번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걸 발판으로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었다. 그런 그녀가 현재 경남 고성 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류직으로 일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덕분이다.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은 취업 후 3~7주 동안 직무지도원이 배치되어 중증장애인 취업자의 현장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직무지도원은 중증장애인을 집중지도해줄 뿐만 아니라, 장애에 대한 사업주의 이해를 증진시켜 취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매년 1200여명의 중증장애인에게 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장애인 수만 2300여명에 이른다. 지체장애 6급인 백종오(33)씨는 포스코가 100% 출자해 만든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에서 근무 중이다. 백씨는

[2010 사회공헌 결산] ⑥ LG U+_ ‘두드림 U+’ 캠프

장애인 가정 청소년들에게 ‘요술통장’ 선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LG U+의 이상철(62·사진) 부회장은 “꿈과 사랑, 이 두 가지가 사람을 강하게 만듭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두드림 U+’캠프에 참여한 장애인 가정의 청소년 100명과 LG U+ 임직원 100명의 멘토가 숨을 죽이며 이 부회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들 동생 있어요? 동생이 있으면 동생을 사랑해보세요. 그러면 동생을 아끼고 보살피기 위해 강해지는 여러분을 느낄 겁니다.” 이 부회장은 말을 이었다. “여러분의 삶은 하얀 도화지와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꿈을 갖고 인생을 그려 나가세요. 오늘 여러분들의 멘토가 되겠다고 모인 형과 누나, 언니, 오빠에게 여러분의 꿈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오늘 여기에서 여러분들이 자신과 하는 약속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어요.” 강의가 끝나자 즉석에서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CEO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학생도 있었고 자신의 꿈을 친구들이 얕잡아본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학생도 있었다. 장애 가정의 청소년이라고 하면 어두운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모두 ‘꿈’과 ‘극복’에 대해 질문했다. LG U+는 한국 장애인 재활협회의 두드림펀드와 함께 ‘두드림 U+’사업을 하고 있다. ‘두드림 U+’는 장애가정 청소년이 꾸준하게 적금을 들 경우 LG U+의 임직원이 1:1로 매칭을 해주고, 다시 회사가 매칭을 해주는 프로젝트다. 장애가정 청소년이 한 달에 2만원을 저금할 경우 임직원이 추가 2만원을, LG U+가 4만원을 매칭해 8만원을 저금하는 효과가 생긴다. 이

[2010 사회공헌 결산] ⑤ STX_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엄마나라 동화책 읽는 도서관, 우리 마을 자랑이에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있는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의 회의실. 10여 명의 엄마들이 담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유키 언니는 아기 때문에 못 오고, 토야 씨는 1월이 출산예정일인데 벌써 오늘내일 한대요.” “우리 내년에는 인형극만 하지 말고 놀러도 가요. 호호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몽골·베트남·일본 등 7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들과 여기에 가세한 한국인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함께 떠나는 엄마나라 동화여행’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고 있다. 처음에는 ‘엄마 나라의 언어로 된 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동화책을 읽어줄수록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엄마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각 나라의 동화로 만든 ‘인형극’ 공연이다. 지난해에는 공연을 20여회 했고, 올해는 도서관·학교·다문화축제 등에 초청받아 한 달에 3번 이상 공연을 하고 있다. 2008년 9월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는 국제결혼가정 자녀와 지역사회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공부방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도서관이 생긴 지 만 2년이 지나면서는 기존에 목표로 했던 역할뿐만 아니라, ‘결혼이주여성들의 네트워킹과 지역사회 참여 유도’라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2000년에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다는 일본인 가요 스키모토(37)씨는 “일본 엄마들 모임에 가면 다들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곳에는 여러 나라 엄마들이 모여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모임에 한국인 엄마들이 합세하면서 결혼이주여성들만 있을 때는 몰랐던 한국문화나

[2010 사회공헌 결산] ④ SKT_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

사용법에서 에티켓까지… 3600명에 ‘소통 교육’ 북한이탈주민 최미혜(가명·36)씨가 지난 4월 초 남한 땅을 밟은 뒤 가장 신기했던 것 중의 하나는 휴대폰이었다. 북한 국경 근처에는 휴대폰을 쓰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고, 북한을 떠나오는 길에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휴대폰을 사용해봤다는 북한이탈주민들도 만났다. 하지만 최씨가 직접 휴대폰을 손에 쥐어본 것은 한국에 온 후였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가족들이랑 돌려보며 좋아했지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최씨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온 지 석 달 만에 휴대폰이 한국사회에서 ‘필수품’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 한번 만나려고 해도 시간을 정하고 목적지까지 가는데 계속 휴대폰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최씨에게 휴대폰 사용법을 알려준 것은 SK텔레콤 임직원들이었다. SK텔레콤 임직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 교육을 돕는 경기 서북부 하나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에 최씨를 만났고, 그가 묻지 않은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줬다. 최씨는 “내가 터치폰을 골라서 요금이 많이 나오는데 봉사자 분이 저렴한 요금제를 추천해주고 기초수급자에게 할인혜택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북한이탈주민 휴대폰 교육에 참여한 SK텔레콤 이성환(29) 매니저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휴대폰 활용도가 높아 휴대폰 활용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선을 넘어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쉬는 시간이 되면 줄을 서서 경쟁적으로 질문하시는데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에 중점을 두고있는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3년간 36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에게 휴대폰 활용교육을 해왔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은

[2010 사회공헌 결산] ③ BC카드_ 사랑,해 빨간밥차

영양만점·사랑만점… 11대의 밥차, 79만명에 한 끼 제공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의 식당은 아침마다 북적거린다. 점심때 복지관을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복지관의 홍태임(31) 팀장은 “용산 지역에만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4000여명”이라며 “복지관 식사가 없으면 끼니를 거르실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홍 팀장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밥차가 도착한 것이다. “저희 복지관이 지역 내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서쪽에 계신 어르신들이 식사하러 오시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밥차가 생겨서 복지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계시는 노인분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요.” 홍 팀장과 봉사자 다섯명은 복지관 식당에서 미리 준비하고 다듬은 재료들을 가지고 밥차에 올랐다. “조리는 어르신들이 모여 계신 공원에서 바로 합니다. 따끈따끈하고 맛있는 식사를 현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이 밥차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다. BC카드가 ‘사랑,해 빨간밥차’를 기증했기 때문이다. 빨간밥차는 5t 트럭에 가스레인지, 대형 솥 등을 넣어서 어느 곳에서건 취사와 급식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차량이다. “이 트럭이 움직이면 한 번에 600명 정도의 급식이 가능합니다.” BC카드 박상진(45) 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현재 서울·광주·여수·부산·대구·인천·울산 등에서 가동 중인 빨간밥차는 총 11대. 이 빨간밥차를 통해 일주일에 30회의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고 1회에 4100명이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빨간밥차 11대를 보급하는 동안 급식 지원을 받은 분들이 79만명 정도 됩니다.” 지방의 중소도시 인구 전체에 식사를 제공한 셈이다. 급식 지원을 받은 이들의 수도 적지 않은데, 박 부장은 빨간밥차의 진짜 효과는

[2010 사회공헌 결산] ② 한전_ 지역아동센터 자매결연 활동

3900여명의 산타들, 소외 어린이의 꿈을 밝히다 대전시 대덕구 법동에 있는 법동지역아동센터에는 지난 21일 산타가 다녀갔다. 산타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캐럴을 부르고 게임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도 한상 가득 차려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갈 무렵에는 산타가 준비해온 선물이 전달됐다. 포장지에 아이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적힌,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선물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산타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전력연구원 직원들이었다. 법동지역아동센터와 일대일 자매결연을 맺은 한전 직원들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직접 고르려고 전날 겨울 추위 속에서 서너 시간을 돌아다녔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사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거든요. 반 친구들은 모두 거창한 선물을 받는데 자기는 선물을 받지 못하니까요. 외부에서 성탄절 축하파티를 해준 건 처음인데 너무 좋네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날 밤 김미란 법동지역아동센터 원장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한전 전력연구원과 법동지역아동센터가 인연을 맺은 지는 만 4년이 되었다. 한전 봉사자들은 한 달에 두 번 센터를 방문해 학습 지도를 해주고 있다. 주로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과 함께 수학 학습지를 푼다. 2년 반 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송향순 한전 전력연구원 경영지원팀 대리는 “초등학교 수학이 의외로 어렵다며 따로 교재를 구입해 예습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로 다들 열심이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위해 책상, 의자, 사물함 같은 시설을 교체해주고 문화 체험비용, 간식비용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김미란 원장이 한전 봉사자들에게 가장 감사하는 부분은 지난 4년 동안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 가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