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2008년 실시한 ‘사업체 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고용 경험이 있는 업체는 그렇지 않은 업체에 비해 ‘장애인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런 긍정적인 인식은 장애인 추가고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이 장애인고용 개선을 위해서도 중요한 셈이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기업체로선 장애인고용을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고용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기업체가 가진 이런 막연한 부담감을 해소하고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긍정적인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과 시험고용 프로그램이다.
지체장애 1급인 서민지(25)씨는 어릴 적 오토바이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고 왼쪽 팔, 다리마저 불편해졌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지만, 눈앞에 닥친 취업의 벽은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서씨는 “일단 한번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걸 발판으로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었다. 그런 그녀가 현재 경남 고성 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류직으로 일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덕분이다.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은 취업 후 3~7주 동안 직무지도원이 배치되어 중증장애인 취업자의 현장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직무지도원은 중증장애인을 집중지도해줄 뿐만 아니라, 장애에 대한 사업주의 이해를 증진시켜 취업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매년 1200여명의 중증장애인에게 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장애인 수만 2300여명에 이른다.
지체장애 6급인 백종오(33)씨는 포스코가 100% 출자해 만든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에서 근무 중이다. 백씨는 3개월간의 시험고용을 통해 포스위드에 입사했고, 현재 자신처럼 장애가 있는 직원들의 채용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백씨는 “장애인들이 ‘나는 장애인이니까 이 정도밖에 못해’라고 스스로 한계를 긋는 모습이 종종 보여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백씨와 같은 미취업 고학력 청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고용 프로그램은 2010년 기준, 취업률이 75%에 이를 정도로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취업지원부의 구연진 과장은 “중증장애인지원고용 프로그램은 올해의 2배, 시험고용 프로그램은 올해의 4배 규모로 내년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면서 “이들 사업이 앞으로 청년 장애인 실업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