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6일(목)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④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우오 마사타카 JFRA 대표 인터뷰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④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우오 마사타카 JFRA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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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아시안퍼시픽얼라이언스_김동훈_인사이트재팬_우오 마사타카_일본모금가협회_JFRA_2016
우오 마사타카(鵜尾雅隆·사진 가운데) 일본펀드레이징협회 대표는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와 ‘펀드렉스(FUNDREX)’의 대표이사이자 ‘G8 사회투자태스크포스 일본자문위원회’ 부위원장, ‘JICA(일본국제협력기구)’ 기금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호세이대학에서 국제경제개발 석사,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비영리조직관리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펀드레이징이 세상을 바꾼다』,『NPO 경영실천강좌』 등이 있으며, 세계 주요 국가의 기부문화를 소개한『Global Fundraising』의 일본편을 집필했다.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우오 마사타카(48)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모금가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대표 자리를 맡을 정도면 나름 명망가 반열에 오른 노신사일거라 생각으나, 직접 만난 그는 예상과 달리 외모도 생각도 ‘청년’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지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최초의 펀드레이징 전략 컨설팅 회사 ‘펀드렉스(FUNDREX)’입니다. 일본의 기부문화발전을 위해 만든 소셜벤처로. 제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50개 이상의 단체에 모금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1500개 단체가 회원사로 있는 전국 모금가 네트워크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Japan Fundraising Association)’입니다. JFRA는 1년에 한 번 ‘펀드레이징재팬(FRJ)’이라는 국제 콘퍼런스를 여는데, 참가자가 1000명 이상 됩니다. 모금과 관련해서는 세계 4대 콘퍼런스 중 하나로 꼽히죠. 작년에는 빌 게이츠가 직접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열릴 ‘FRJ 2017’에서는 일본과 세계의 60여개 모금 성공사례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개인 기부문화가 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JFRA가 발간하는 ‘기부백서(Giving Japan)’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기부는 연간 7000억엔(약 7조2600억원)정도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일본의 GDP가 한국의 3배 이상이니, 경제규모에 비해 개인기부가 적은 건 사실인 듯합니다. 일본의 개인기부금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인데 미국의 개인기부금이 기업에 비해 약 8배 정도 많은 것을 보면 우리도 성장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일본기업들의 사회공헌과 기부는 어떻습니까.

“일본의 연간 법인기부금은 개인기부금과 비슷한 7000억엔 수준입니다. 일본보다 GDP가 약 3배 많은 미국의 연간 법인기부액이 1조5000억엔(약 15조5581억원) 이니까, 적은 액수는 아니죠. 일본 기업인들 사이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파나소닉 창업자)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경영자의 미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영향 때문인지 일본 기업들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본업을 살린 사회공헌이나 공익연계 마케팅도 늘고 있고, 청년 구직자들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어 사회공헌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커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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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일본의 기부문화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메이지유신 전에는 마을을 위해 공동으로 다리를 설치하는 등 서로 돕고 기부하는 문화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근대화가 이후부터는 행정의 역할이 커지면서, ‘사회문제는 세금으로 해결하는 것’ 이란 생각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저성장시대가 이어지면서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도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시민들이 민간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죠. 자연재해가 극적인 변화의 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1999년 고베대지진 당시,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던 자원봉사자 130만명이 구호 현장에 나갔습니다. 이후 자원봉사, 기부, 시민활동 등이 커지기 시작했죠.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역시 사람들에게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전에는 시민의 30% 정도만 기부를 하고 있었는데,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는 이 비율이 77%까지 높아졌습니다. 이후에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40%대를 유지하는 중입니다. 큰 재난 경험이 기부문화에도 변화를 준 셈이죠.”

-일본에도 ‘모금업계’라 부를만한 생태계가 있는지요.

“2009년 설립된 JFRA가 일본 소셜섹터 전체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모금 교육, 모금가 인증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인재도 양성 중이고요. 현재까지 26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880여명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JFR가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400페이지 분량의 책은 예비 모금가들의 지침서가 되고 있고, 일본 시민사회 내에서도 공신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비참한 사진을 모금에 활용하는 ‘빈곤포르노(Poverty Pornograpy)’, 외주업체에 의한 공격적 거리모금 등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모금문화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요.

“국제협력단체들을 중심으로 모금에 너무 비참한 사진을 쓰지 말자는 합의가 생겨 빈곤포르노 관련 문제는 크게 없었습니다. 외주사를 통한 모금 자체도 아직 일본에서는 큰 움직임이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거라 얘기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미스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컸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모금의 목적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시민들의 반감을 샀던 ‘화이트밴드 캠페인’이 있습니다. 빈곤국가 직접 지원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 300엔 상당의 흰색 팔찌(화이트밴드)를 400만명이 구입했죠. 하지만 이 캠페인은 국제사회가 빈곤문제 해결에 뛰어들도록 압박하는 인식개선 활동 지원이 목적입니다. 캠페인이 한참 진행 된 후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기부문화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첫 기부’를 경험을 주는 것입니다. 첫 기부가 재미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아이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를 예로 들어볼까요. 교장선생님이 어느 날 ‘우리 학교는 어느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으니, 모두 모금함에 돈을 내라’고 합니다. 교육문제, 환경문제, 노인문제, 국제협력문제 등 마음이 움직이는 분야를 찾아 기부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안 되는거죠. 일주일 후 모금함에 모인 돈이 적으면 혼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알 수도 없습니다. 기부에 참여하는 동안 즐거움을 느낄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게 진짜 ‘나눔교육’일까요. 일본정부는 금년 고등학교 과정에 사회공헌교육을 포함했습니다. 나눔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면서 우리는 직접 교육 내용을 만들고 선생님들을 트레이닝 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부문화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기부·모금과 관련해 누군가를 설득해야할 때,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면 잘 안 들어주는데, ‘한국은 벌써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하면 빨리 관심을 갖고 ‘우리도 해야지’라고 반응합니다(웃음). 아무래도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같은 아시아인 한국의 사례가 더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기부문화 발전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죠. 앞으로도 한국의 다양한 기부 정책과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저 역시 한국과 교류가 많지 않고, 지난해 ‘한국모금가협회’ 창립행사 때 동영상 축사를 보내준 것이 전부입니다. 앞으로는 서로 알아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동환아시안퍼시픽얼라이언스_김동훈_인사이트재팬_우오 마사타카_일본모금가협회_JFRA_2016

※단체 및 행사소개 

일본펀드레이징협회·Japan Fundraising Association(JFRA) http://jfra.jp/

2009년 2월, 일본 전역에서 580명의 발기인이 참여해 ‘기부’에서 ‘사회적투자’까지 ‘선의자본 10조엔’ 시대(2020년) 실현을 목표로 설립됐다. 국가와 기업, NPO를 연결해 사회공헌 활동을 돕는 제도를 만들고, 교육전략을 구축한다. 펀드레이저 자격인증제도, 펀드레이징 대상 선정, 기부백서(Giving Japan) 발간, 펀드레이징재팬 개최 등을 해왔다. 근래에는 사회적투자시장 형성과 어린이를 위한 기부교육, 휴면기금 활용 기부와 유산기부에 주력하며 ‘소셜임팩트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펀드렉스(FUNDREX) http://fundrex.co.jp/

2008년 도쿄에 세워진 일본 최초의 펀드레이징 전략컨설팅 회사. 모금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및 활용, 모금행사 기획과 실행을 지원한다. 자체 개발한 펀드레이저 역량강화 교육, 개인재단 설립 지원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며, 가나가와현, 나가사키현, 사가현, 히로시마현, 돗토리현 등 지자체 위탁으로 현내 NPO들에 경영컨설팅, 역량연수도 진행한다.

FRJ(Fundraising Japan) http://jfra.jp/frj/

2010년부터 일본펀드레이징협회의 주최로 매년 개최되는 아시아 지역 최대 모금 콘퍼런스. 2017년에는 ‘임팩트×펀드레이징, 세계가 움직인다’를 주제로 3월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도쿄 시바우라공업대학 토요스캠퍼스에서 개최된다. 참가접수는 올해 11월부터 시작됐으며 2017년 2월15일(수)까지 진행한다. 세부일정은 홈페이지 참조.

진행=김동훈 피스윈즈재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통역=박선하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
사진촬영=이동환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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