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인사이트 포럼 2026, 산업 성장 전략 논의
유한양행, 공동개발·상업화 통한 글로벌 시장 확대 추진
투자 위축 속 오픈이노베이션과 바이오 신기술 개발 주목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뿐 아니라 투자 확대와 기업 간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후속 신약 확보에 나서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벤처는 외부 기업과의 협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대표 이영근)가 주최하고 유한양행(사장 조욱제)이 후원한 ‘K-바이오 인사이트 포럼 2026(K-Bio Insight Forum)’이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윌로우하우스 뉴스퀘어에서 열렸다. <더나은미래>는 미디어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날 포럼에는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와 대기업·상장사·바이오 스타트업 관계자, 연구자, 예비 창업자, 서울대 바이오최고위과정 총동창회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발표자들은 국산 신약의 글로벌 진출 경험과 바이오 산업의 투자 환경을 짚고, 기업 간 협력과 차세대 치료 기술 개발을 통한 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 유한양행, ‘포스트 렉라자’ 개발 본격화…2035년 매출 6조 원 목표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한 유한양행은 다음 신약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은 렉라자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약 개발과 상업화에 직접 참여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유한양행은 기존 기술수출에 공동개발·마케팅·판매를 결합한 ‘공동개발·공동상업화(Co-Co)’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해외 파트너사와 임상 비용을 분담하면서 주요 시장의 판권을 확보해 상업화 수익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030년 R&D 수익 5000억 원, 2035년 매출 6조 원과 R&D 수익 1조 원을 달성하고 세계 50위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6개인 임상 단계 신약 파이프라인도 내년 초까지 8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 총괄사장은 “렉라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 임상 단계부터 협력망을 구축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신약 개발 성과를 산업 전반의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가 약 300억 달러로 세계 11위, 신약 파이프라인 규모는 세계 3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산 신약 렉라자가 ‘프리 갈리앵 코리아’에서 최우수 제약제품상을 수상한 성과도 언급했다.
노 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지속적인 R&D 투자 확대와 더불어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등을 통한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이오 투자 비중 감소…민관 협력에서 해법 모색

국내 바이오 산업의 과제로는 투자 위축과 자금 쏠림 현상이 지목됐다. 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벤처투자에서 바이오·의료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7.8%에서 2024년 16.1%로 낮아졌다. 2025년에는 17.5%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20년 수준을 밑돌았다.
이날 발표자들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기술과 자원을 공유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영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는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사회환원 정신을 언급하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을 통해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아모레퍼시픽과 호주 바이오기업 엘라스타젠의 공동투자 및 판권 확보, 이후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의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부터 ‘글로벌 협력 플랫폼(GAP)’을 운영하며 노보홀딩스·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스타트업의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황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바이오 3사의 기술 개발 현황은

바이오 기업들은 골관절염 치료제와 항체의약품 전달 기술, 면역세포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소개했다.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줄기세포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OSCA)’의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오스카는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와 무세포 연골 기질을 혼합해 관절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골관절염 치료가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오스카는 손상된 연골 조직의 재생과 관절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한다.
강 CSO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골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치료제의 효능뿐 아니라 투여 방식 자체를 개선하려는 시도도 소개됐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고용량 항체의약품을 적은 부피로 투여할 수 있는 고농도 피하주사(SC) 제형화 기술을 발표했다. 항체의약품의 수분을 조절해 미세 입자 형태로 농축하고, 투여 부피를 2mL 이하로 줄이는 기술이다. 상용화되면 장시간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이를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편의성을 혁명적으로 끌어올리는 약물전달 플랫폼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암 치료 분야에서는 면역세포를 활용한 차세대 치료 기술이 주목받았다. 나득채 온코인사이트 대표가 소개한 ‘CAR-NK’는 자연살해(NK) 세포에 암 항원을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결합한 세포치료제다.
기존 CAR-T 세포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공여자의 세포를 활용해 치료제를 미리 생산·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온코인사이트는 중증 부작용 위험을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나 대표는 “난치성 암 환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난 차세대 면역세포 치료 옵션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국내 대기업, 상장사, 바이오협회,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센터는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과 대형 제약사, 글로벌 투자기관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국내 바이오 생태계가 세계 무대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