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재단-서울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 ‘고립은둔 청년 삶의 유형’ 연구 결과 발표
고립은둔 청년의 삶이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획일화된 지원이 아닌, 유형별 맞춤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년재단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고립은둔 청년 삶의 유형별 지원 방안 포럼’을 열고, 서울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진행한 ‘청년고립 유형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본 연구는 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진행됐으며, 김아래미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를 책임 연구원으로, 노혜진 강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이해님 동국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조교수가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연구진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및 통계청 사회조사 대상 1만4966명의 청년 중 사회적 관계, 외출 여부, 지원체계 상태를 기준으로 1300명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분석 결과, 고립은둔 청년의 삶의 유형이 ▲건강취약형 ▲독립생계채무형 ▲미취업빈곤형 ▲가족의존형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건강취약형(9.7%) 청년들은 신체 및 정신 건강이 취약한 집단으로, 72%가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 건강 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이 제약되는 비율이 41%에 달했고, 저소득 비율은 62%로 파악됐다.
독립생계채무형(20.2%)은 1인 가구 비율이 89%에 달했다.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부채 문제로 인해 고립되는 사례가 많았다. 개인 부채 비율은 37%, 저소득 비율은 85%에 달했다. 김아래미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에 따르면, 독립생계채무형 청년들은 취업 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생계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계 유지에 급급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한 이들은 드물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미취업빈곤형(21.7%)은 경제적 빈곤과 높은 미취업률(77%)이 특징이었다. 김 교수는 “과도한 경쟁 사회에서 반복적인 취업 실패로 인해 고립이 심화되는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고립은둔 청년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이들은 가족의존형(48.4%)이었다. 이들은 가족과 동거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했다. 대학 진학률이 78%로 높았고, 저소득 비율은 0%였다. 우울 비율(6%)과 건강 문제로 인한 활동 제약 비율(3%)도 낮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가족의존형은 가족이나 친구로부터의 정서적 지지 경험이 부족해 독립적인 삶을 준비하기 어려운 청년”이라고 말했다.
◇ 고립 청년 92.7% “벗어나고 싶다”…원하는 지원은?
연구진은 고립은둔 청년 123명을 대상으로 개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92.7%가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으며, 91.9%는 이미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고립은둔 청년들은 어떤 지원 서비스를 원할까.
일상회복, 공간, 전문가 상담, 경비 지원 등 16개 항목 중 원하는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5점 척도 기준으로, 일상생활 회복 지원에 대한 수요가 4.5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머물 수 있는 공간 지원(4.40점)과 전문가 상담(4.39점), 혼자 하는 취미문화체육 활동 지원(4.32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서비스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 상담과 취업·일경험 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서비스에 대한 인지율은 평균 65%에 불과했다.
◇ “획일적 지원 아닌 맞춤형 접근 필요”
연구진은 “고립은둔 청년들의 유형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취약형 청년에는 신체 및 정신건강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고, 독립생계채무형에는 취업과 소득, 채무 지원을, 미취업빈곤형에는 취업과 소득, 정신건강 회복 지원을 하며, 가족의존형에는 사회적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 연구는 단순히 ‘은둔 기간’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청년들의 ‘삶의 유형’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청년들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정보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