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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남긴 것들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9·끝>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통합위원회, SOVAC, 현대해상,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COEX,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종료됐다.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정부와 민간, 학계 및 기업 등이 모여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학계, 기관·단체 200여 곳이 참가했으며 지속 가능한 ▲사회 ▲생활 ▲협력 ▲환경 네 가지 주제로 총 110여 개의 부스가 운영됐다. 부스를 돌고 나니 어느새 양손이 무거워졌다.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기자의 가방에 남긴 것을 모아봤다. ① 기업 및 단체 소개 리플렛 기업 및 정부, 지자체부터 소셜섹터와 임팩트 생태계가 모두 모여 협력과 교류하는 행사인 만큼 부스마다 단체를 소개하는 리플렛이 마련되어 있었다. 좌측 상단부터 ▲실시간 비대면 도움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핑’ ▲대구 장애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러플’ ▲시선 추적 기술로 문해력 향상을 돕는 ‘리드’ ▲일자리를 지원하는 ‘함께일하는재단’ ▲시니어 스타일링 서비스 ‘나나스’를 제공하는 ‘스프링어게인’ ▲자원봉사 플랫폼 ‘모아플랫폼’ ▲폐어구 재생원료 제품을 개발하는 ‘엔투비’ ▲문화예술후원 인증제도를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마감할인 알림 서비스 ‘마감히어로’의 소개 리플렛. ② 종이로 만든 휴대전화 거치대 일상의 제로웨이스트를 돕는 종이 가구를 만드는 ‘페이퍼팝’의 휴대전화 거치대. 부스 앞에 자사의 종이 의자를 배치해 앉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지막 하나 남은 휴대폰 거치대를 받았다. 종이의 특성을 이용해 도장으로 페이퍼팝 로고를 찍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더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연출했다. ③ 사과 열매 열매나눔재단에서 이름에 맞게

루트임팩트, ‘AI와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내일’ 컨퍼런스 개최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성동문화재단이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과 서울숲점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연다.   올해 ‘AI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주제로 진행되는 컨퍼런스에서는 인공지능(AI)의 역할과 가치를 비롯해 잠재적 위험과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사회 곳곳의 사회혁신가를 한자리에 모아 교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HGI ▲사단법인 점프 ▲루트임팩트 ▲애이비씨랩(ABC LAB) ▲세컨드투모로우 ▲진저티프로젝트 ▲임팩트얼라이언스 총 7개사와 옥창엽 다원예술작가가 함께한 3가지 주요 컨퍼런스와 전시, 토크 및 네트워킹, 공모전 최종 발표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먼저 8일에는 지역 소멸, 고령화 시대가 초래할 문제점에 AI와 함께 대응하는 법을 고민한다. 예술가들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AI와 공생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어지는 9일에는 창업자들이 AI시대의 도전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0일에는 ‘AI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주제로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이상림 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기조 연설을 진행하며, 스타트업들의 사례 공유를 통해 의료·농업·이민 분야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AI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AI 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주제로, 급속히 발전하는 기술 시대의 진정한 교육에 대해 함께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박경렬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가 AI 디지털 혁신을 통한 포용적 교육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고,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패널들과 토의한다. 이어지는 12일에는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가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을 주제로 발제하며 더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인 13일에는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임팩트닷커리어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 발표회가 열린다. 본선에 진출한 23개 팀이 지난 2개월간 제작해 온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솔루션을 발표할 예정이다.  컨퍼런스 기간 소셜벤처와 AI에 관한 상설 전시도 진행된다. 성수동에서 일하는 창업가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비하인드더북’과 실시간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옥창엽 작가의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한 28일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 데모데이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함께일하는재단
함께일하는재단-JP모간체이스, 테크 분야 청년창업가 육성했다

함께일하는재단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공덕에서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의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데모데이를 통해 테크기반 청년창업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도왔다. 올해 처음 시작된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은 성장 가능성이 큰 초기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성장기 도약 발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맞춤형 교육과 멘토링뿐 아니라 자금조달의 기회도 준다. 글로벌 금융기업 JP모간체이스와 영국의 청년창업지원기관 Youth Business International(YBI), 함께일하는재단이 함께 주관한다.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은 올해 초 38개 기업을 선발해 공통교육과 멘토링,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데모데이 진출심사를 통해 12팀을 선발, IR데모데이 진출권과 함께 IR 심화교육과 디자인·스피치 컨설팅을 지원했다. 함께일하는재단의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에도 소셜 임팩트가 주요 요소로 다뤄졌다. 이번 프로그램의 경우 참가 자격은 만 35세 미만 청년이 대표로 있는 7년 이하 테크 기반 초기창업 기업이라면 모두 지원할 수 있었다. 대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하는 기업엔 심사에서 가점을 부여했다. 하이플라이어 투자트랙의 데모데이에는 ▲주식회사 와우키키 ▲주식회사 게임프로 ▲콘콘 ▲데브디 주식회사 ▲(주)인톡 ▲주식회사 스톡 ▲주식회사 헤세드릿지 ▲슬로크 주식회사 ▲써스테인어스 주식회사 ▲로로케어 ▲주식회사 인터갤러틱, ▲주식회사 나눔비타민이 참여하여 IR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를 통하여 9개 투자사의 심사를 통해 총 상금 1200만원을 수여하였으며, 투자 검토도 후속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12개 창업팀의 사업을 홍보하는 기업부스를 조성해, 청년 창업가들은 투자자 및 관람객들과의 네트워킹도 이뤄졌다. 데모데이 심사위원으로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씨엔티테크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킹슬리벤처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나눔엔젤스 ▲PG벤처스 ▲소풍벤처스 ▲와이앤아처 총 9개 투자 파트너사가 참여했다. 발표기업 중 B2B 굿즈 제작·판매·플랫폼 ‘오즈의제작소’를 운영하는 콘콘이 대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고령화, 새로운 비즈니스와 투자 기회 될 수 있어”

[대담] HGI 남보현 대표·트리플라잇 이은화 대표 시니어 1000만 명 시대에 들어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 62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5126만 9012명)의 19.51%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빠르면 올해 연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령사회란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임팩트 투자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이하 HGI)와 임팩트 전략·측정 전문 솔루션 기업 트리플라잇은 최근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와 산업 분석 : 고령화’ 리포트를 발간하며, 초고령사회가 야기할 실버산업의 변화가 새로운 비즈니스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을 통해 고령화 문제 해결의 임팩트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이번 리포트 발간을 기획하고 발간한 HGI 남보현 대표와 트리플라잇의 이은화 대표를 만나 ‘투자사 관점에서 바라본 고령사회의 해법’을 물었다.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 심층 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계기와 첫 번째 주제로 ‘고령화’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남보현=사회문제의 불확실성과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첫 번째 주제를 고민하다가 사회이슈와 자본시장의 기회가 맞물릴 수 있는 영역이 ‘인구구조의 변화’라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고령 인구의 급격한 변화부터 심층적으로 분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은화=기후 위기 못지않게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 그중에서도 고령화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 대표가 고령화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분석해

트리플라잇-HGI,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와 산업 분석’ 리포트 발간

임팩트 전략·측정 전문 솔루션 플랫폼 트리플라잇은 현대해상 계열의 지속 가능 전문 벤처캐피탈 에이치지이니셔티브(이하 HGI)와 ‘투자사를 위한 사회문제와 산업 분석 : 고령화’ 리포트를 6월 28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HGI의 투자 및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트리플라잇의 이슈·임팩트 데이터 분석 기반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공동 기획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리포트는 고령화 이슈 및 실버산업을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며 실버산업의 변화가 새로운 비즈니스와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투자 전략을 통해 고령화 문제 해결의 임팩트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리플라잇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져 생산성 저하와 부양비 증가, 구조적 인플레이션 등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며 “의료·금융·주택·노동시장 등 산업구조의 재편과 함께 전 영역에 걸친 기술 혁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포트는 이슈 중요도와 산업 매력도를 기준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추정해 주요 실버산업 영역을 분석했다. 또한 의료 및 건강, 시설 및 재가요양, 금융 및 자산관리 등 실버산업 영역 내에서 잠재 니즈를 발굴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비즈니스 사례가 함께 상세하게 담겼다. 리포트는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하는 고령화 이슈 TOP10 ▲뉴스 데이터로 분석한 한국의 고령화 이슈 트렌드(이슈 가시성&확산성) ▲OECD 국가 대비 한국의 고령화 이슈 심각성 수준▲투자자가 바라본 실버산업의 매력도 평가 및 기회 요인 진단 결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실버산업 영역과 국내외 핵심 사례 등으로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유년기의 끝

영국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가 1953년 출판한 ‘유년기의 끝’이라는 책이 있다. SF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외계인 ‘오버로드’의 출현으로 급속도로 진화하는 인류 문명과 그 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70년 전에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에 따른 정신과 문화의 권태, 그에 대응하기 위한 예술, 철학 공동체의 노력 등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작품들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부분은 결국 인류 문명의 종말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닐까 싶다. 혹시 책을 안 본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안전하게 표현하자면, 이 작품에서 인류가 맞이하는 운명은 어떤 이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종말일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종교에서 표현하는 영적 부활에 가까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소설 제목에 쓴 ‘유년기’란 말 그대로, 어떤 의미로든 인류는 한 단계를 넘어갔다는 점이다. 현실의 인류는 지금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무게감으로 ‘한 시대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972년 지구의 미래를 연구하는 기관인 ‘로마클럽’이 MIT에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의뢰했는데, 인류가 자연에 존재하는 비재생 가용 자원을 과잉 개발하고 낭비한 끝에 21세기 중반에 정점을 찍고 쇠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리고 최근 국제 회계 컨설팅 업체 KPMG 연구진이 50년 전 로마클럽의 분석에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 검증한 결과, 당시의 분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구체적으로는 2040년경 급격한 쇠퇴가 시작될 것으로 드러났다. 인류 문명의 급격한 쇠퇴가 곧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험난한’ 탄소 중립의 길

지난달 18일,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을 심의, 의결했다. 2차 회의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의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상향하는 것이었다. 당장 해외에 있는 탄소 중립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 단체의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국 정부의 과감한 결정에 기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들이었다. 하지만 이래저래 한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아주 복잡한 반응들을 듣고 있던 나는 선뜻 ‘나도 즐겁다’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칼럼을 통해 반복해서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탄소 중립은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필수적인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류가 공격적으로 탄소를 배출해왔던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변화를 겪어야만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차피 고통스러울 것이라면 최대한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때그때 임시 처방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지금 한국의 탄소 중립을 위해 가장 뜨거운 화두인 수소 관련 정책들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전기분해를 통해 추출한 ‘그린수소’를 사용해야만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202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6.6%에 불과하다. 또한 국토 면적이 좁고, 평지가 적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대한민국의 특성상 재생에너지 시설을 추가로 확충할 여지가 많지 않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비율이 최상위권인 국가들은 대부분 지형 조건의 영향으로 수력발전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노르웨이 93.4%, 브라질 64.4% 등). 그렇다면 한국에서 현재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더 이상 물 쓰듯 쓸 수 없는 물

‘푸른 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표면의 70% 를 물이 덮고 있는 지구는 그야말로 물의 행성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인간을 비롯한 육지 생명체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민물의 비중은 3% 정도이고, 빙하와 만년설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 가능한 지표수와 지하수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1% 미만의 담수로도 인류 문명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냈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입고, 누리는 모든 것들은 담수 자원을 말 그대로 ‘물 쓰듯’ 하며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리고 이 연재글의 내용이 항상 그러했듯이, 안타깝게도 이러한 풍요로움도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 이미 물 부족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이슈다. 이론적으로 담수 자원은 현재 인류의 사용량을 충당할 수 있지만 담수 자원의 지리적 분포와 중저소득 국가의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전 세계 인구의 26%인 20억명이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연간 200만명 이상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인류의 비효율적인 담수 자원 사용과 수질 오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담수가 풍부한 지역에서도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하 대수층 37개를 관찰한 결과, 21개의 수량이 줄어들고 있고 그중 13개는 심각한 수준의 물 스트레스(물 유입보다 유출이 훨씬 많은)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각종 곡창지대의 기상이변, 특히 가뭄이 증가하면서 지하수 유출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 최대의 곡창지대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는 2000년 이후 빈발하는 가뭄으로 인해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게으른 소비 먹고 자라는 ‘포장 배송’이라는 가오나시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꼽히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에는 ‘가오나시’라는 매력적인 조연 요괴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온천 직원들의 물질적인 욕망을 들어주면서 비대하게 커져가는 이 요괴는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풍자라는 해석이 있다. 그리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이 요괴만큼이나 능숙하게 ‘편리함’이란 인간의 욕구를 빨아들이며 무럭무럭 자라는 산업이 있으니 바로 포장 배송이다. 전 세계적인 도시화,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e-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 1조3000억달러였던 e-커머스 매출은 3년 만에 2017년 2조3000억달러로 증가했고,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성장세가 폭발, 2021년에는 4조5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총알 배송’ ‘로켓 배송’ 등으로 익숙한 ‘퀵커머스’도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퀵커머스는 물류 및 플랫폼 투자로 소량 주문이라도 30분 이내로 배송하는 것으로, 터키의 ‘게티르(Getir)’라는 스타트업은 초고속 식료품 배달을 기치로 올해 6월 5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터키 둘째 유니콘으로 부상했다. 배달 플랫폼 연합체 딜리버리 히어로의 CEO였던 랄프 벤젤도 올해 ‘조크르(Jokr)’란 이름의 퀵커머스를 설립하였다. 게티르가 진출한 영국의 한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도 가기 귀찮은 사람들의 욕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MIT 부동산 혁신 연구소에서는 올해 1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비교하며 온라인 쇼핑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적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단일 배송이 아니라 여러 상품을 묶음 배송하고,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퀵커머스는 소비자 편의성이라는 절대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최적화되지 않은 선의

사회 전체의 공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즉 비영리, 자선사업, 소셜벤처, 임팩트 비즈니스와 임팩트 투자 등을 하는 이들이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철저한 ‘자기 검열’이다.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하이에크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 했을 때는 전체주의의 폐해를 경고한 것이지만, ‘나는 스스로를 희생하고, 소명에 진정성 있으니 틀릴 리 없어’라고 맹신하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데도 제법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2017년 출간되었던 윌리엄 매커보이 저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중점적으로 지적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잘 쓰는 것’과 ‘가장 잘 쓰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한데, ‘선의’라는 기치를 내거는 순간 돈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검증하기가 지극히 어려워지는 것이다. 잠비아의 경제학자 담비사 모요는 2012년 출간한 책 ‘죽은 원조’를 통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이 1970년대 이래로 3000억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지원금을 받았는데도 끝이 없는 빈곤과 부패의 수렁에 빠진 것을 바로 그 ‘잘못 사용된 원조’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원조를 ‘치유책을 가장한 질병’으로 부르며, 다양한 차관과 증여가 받는 이들의 부패와 갈등을 조장하고 자유 기업 체제를 방해한다고 한다. 아프리카 국가에 가장 필요한 지원을 하기보다, 서방국가들의 행정 편의에 맞춘 원조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임팩트 투자 또한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 ‘토닉’(Toniic)의 창립 CEO였던 모건 사이먼이 올해 초 출간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에서 이러한 사례를 언급한다. 예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멕시코 테우안테펙 지협의 풍력발전 프로젝트는 지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어둠 속의 속삭임

계속해서 이어지는 변이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곳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거론 자체가 터부시 되는 ‘정신 건강’ 문제가 그중 하나다. OECD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안과 우울증 유병률이 증가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두 배까지 증가하였다고 한다. 재정적 불안, 실업, 감염에 대한 공포 등 정신 건강에 대한 위험 요소가 증가한 반면 사회적 연결, 고용, 신체 운동,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 보호 요소는 감소한 결과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문제 해결이 더욱 까다로운 정신 건강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인구의 약 13%인 9억 7100만명이 정신 질환을 겪고 있으며, 유병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정신 질환은 우울증(3억명)과 불안증(2억 8000만명), 그리고 약물 사용 장애(1억 5000만명)이다. 한국도 정신 건강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18세 이상 국민 중 25.4%는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과적 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OECD 국가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특히 20대와 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각각 30%와 30.5%로 60대(14.4%)보다 2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정신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질병을 앓는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영국 의학지 ‘The Lancet(더랜싯)’에서 발행한 리포트(Lancet Commission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가상 세계도 탄소를 배출한다

나아질 것 같으면서도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것은 많지만, 그중 특히 수혜를 본 영역 중 하나는 디지털 전환일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거리 두기를 강제당하면서, 인류는 현실에서 하는 많은 것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요즘 메타버스(Metaverse)가 폭발적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콘텐츠 영역에서 일하는 지인과, 가상 세계의 성공은 그럴듯한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게 아니라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현실 세계가 망가지는 데 달렸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은 인류에게 필수 불가결한 단계다. 인류 생활의 모든 것이 전산화되고, 데이터가 축적되어 그것들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2010년 1분기에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회사 10곳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둘만이 디지털 관련 회사였는데, 2021년 1분기 시가총액 상위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 아람코를 제외한 9곳이 디지털 관련 회사라는 것이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인터넷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인구는 2004년 약 9억명에서 2020년 약 48억명으로 늘었고, 특히 중저소득국에서 빈약한 보건, 교육, 의료 인프라 등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하면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은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은, 방금 전까지 눈앞에 존재하던 현실을 디지털로 전환한다고 해서 그 물리적 비용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누리던 만큼 더욱 높은 해상도로 생생하고 그럴듯하게, 또한 끊김 없이 디지털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