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LNG발전소 투자 배제해야…ESG 원칙 마련 필요”

시민사회 “RE100 저해·좌초자산 우려…재생에너지 등 대안 우선 검토해야”

국민성장펀드의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투자를 배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책임투자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나왔다.

기후솔루션, 경남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이 참여하는 전국 탈화석연료 네트워크 화석연료를 넘어서(KBF)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민성장펀드 운용 원칙을 제안했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탈화석연료 네트워크 화석연료를 넘어서(KBF)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성장펀드의 신규 LNG 발전소 투자 배제와 ESG 책임투자 원칙 마련을 요구했다. /KBF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발표한 정책금융이다. 당초 150조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정부는 지난 7월 이를 200조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5월 출시된 6000억원 규모의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판매 시작 5영업일 만에 전량 판매됐고,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같은 규모의 2차 펀드를 오는 30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민성장펀드의 우선 투자 검토 대상으로 1차 메가프로젝트 7건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클러스터 에너지인프라’ 사업도 포함됐으며, 지원 방식은 인프라 투융자로 제시됐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해당 사업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BF는 이 사업에 신규 LNG 발전소 건설이 포함되는 데 반대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LNG 발전소 건설에 투입될 경우 기후 대응과 기업의 RE100 이행에 역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근거로는 LNG 발전이 전 과정 평가(LCA)를 기준으로 석탄 발전 대비 약 60%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50 넷제로 로드맵’을 통해 신규 화석연료 개발과 발전설비 투자를 제한할 필요성을 제시한 점 등을 들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LNG 발전 확대가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규제 강화에 따른 좌초자산 위험과 재무적 손실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저해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미래 인프라 투자 재원의 기회비용 ▲미래세대와 지역사회에 대한 환경적·재무적 부담 전가 등을 신규 LNG 발전소 투자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의 국민 참여형 상품인 ‘국민참여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8일 60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오는 30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KBF는 이를 근거로 국민성장펀드 운용에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 원칙을 마련하는 등 5가지 사항을 정부와 펀드 운용 주체에 요구했다. LNG를 포함한 화석연료 발전과 관련 인프라 사업에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뉴욕시 퇴직연금, 유럽투자은행(EIB) 등 해외 공적 연기금과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관련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신규 발전설비를 건설하기에 앞서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관리 등 대체 가능한 인프라를 먼저 검토하도록 하는 ‘대안 우선 검토 원칙(Alternative First Principle)’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국민성장펀드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2035 NDC와 2050 탄소중립 목표와의 정합성을 검증하고, 정책금융이 민간 자본의 기후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 조성되는 미래대응기금 등 다른 공적 정책기금에도 같은 수준의 투자 관리 기준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조순형 충남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이미 석탄발전 폐쇄와 LNG 대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충남에서 국민의 노후자금이 다시 좌초 위험이 큰 화석연료에 묶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김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경남에서 신규 LNG 발전 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성장펀드까지 LNG 건설에 투자해 기후위기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승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선임연구원은 “공적 연기금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화석연료를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투자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는 추세”라며 “국민성장펀드 역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해 우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F는 이날 제시한 5대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향후 국민성장펀드가 재무적·환경적 위험이 높은 자산에 투자되는지를 살피며 펀드 운용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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