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NPO·정부·기업’ 잇는 日 사회공헌 비결은?

일본 사회공헌 파트너십 현장 기금 지원 프로그램 매주 업데이트… 수혜 대상·금액별로 볼 수 있어 기업 재단·NPO 투명성 높이고 日 사회공헌 트렌드 파악도 가능 기업과 비영리단체의 파트너십은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까.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NPO(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은 33.4%로 나타났다. 기업 사회공헌 비용 중 외부기관 협업사업에 지출하는 금액은 전체의 16%(2015 사회공헌백서)에 그쳤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경제동우회(經濟同友会)의 ‘2015 일본기업 CSR 자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NGO(비정부기구)·NPO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5%로, 한국보다 12%P 높게 나타났다. 한 발 앞선 일본의 사회공헌 파트너십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사흘간 일본의 주요 중간지원조직과 기업재단 11곳을 방문했다. 이번 연수는 사회공헌정보센터와 한국비영리학회가 주관하고 국내 13개 기관 CSR 담당자가 함께했다. 편집자 주 “캔팬(CANPAN)은 전국 규모 조성(造成·기금을 지원하는 공익사업) 프로그램 350여개의 정보를 매주 업데이트해 사업별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이 어떤 공익사업에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지, 검색 한 번으로 모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조성 대상이 조사·연구 사업인지 조직 운영비인지도 알 수 있어요. 금액별로도 검색이 가능하죠.” 야마다 야스히사 캔팬센터 대표가 입을 열자,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눈이 커졌다. 기업 사회공헌과 NPO의 투명성을 동시에 높이는 캔팬의 체계적인 시스템 때문이다. 2005년 일본재단(구 일본경정협회)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캔팬은 월평균 방문자 71만명, 페이지뷰 190만건의 대형 플랫폼이다. 야마다 대표는 “사회공헌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이들을 응원하고 싶은 사람을 좀 더 쉽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연결해주기

한국은 사회공헌 예산 점점 줄어드는데 CSR 총괄 책임자 늘리는 글로벌 기업

[미래 TALK] 최근 인사철을 앞두고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부서 이동 없이 사회공헌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 침체로 사회공헌 예산을 줄이거나, 해당 부서를 홍보팀·총무팀 등에 흡수시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홍보팀에 소속된 5년 차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기존 업무는 유지되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지니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총무팀으로 흡수된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기존 파트너십 단체에 지원 중단 전화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보다 연차가 높은 담당자들은 오히려 부서 이동 또는 이직을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식음료 중견업체의 사회공헌 담당자 채용 공고가 뜨자, ‘올해의 마지막 이직 기회’라며 5~10년 차 이상 실무자가 대거 몰려들었다는 후문도 들려옵니다. 사회복지 기관, 비영리단체를 거쳐 대기업 사회공헌까지 10년 넘게 전문성을 쌓은 한 실무자는 “회사에 계속 다니려면 마케팅, 홍보 등 다른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부서 이동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반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기업 내에 앞다퉈 ‘지속 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이하 CSO)’를 임명해 적극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듀폰(Dupont), 켈로그(Kellogg), 나이키, 지멘스, 오라클(Oracle), UPS, 이케아 등이 그렇습니다. CSO란 윤리 경영, 인권, 친환경 정책, 밸류 체인(공급망) 등 CSR을 포괄,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를 말합니다. CEO가 바뀔 때마다 CSR 정책과 사회공헌 예산이 바뀌는 한국과 달리, 글로벌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사회공헌 10년 분석… 질적 성장 더 고민해야”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고민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지난 10월 28일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현장에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쓴소리와 격려가 이어졌다. 1부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층 인터뷰 결과 자원과 인지도 부족, CSR과 CSV의 관계 정립, NPO 파트너십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기업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 프로보노 등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지속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빈곤 퇴치 위한 유엔 포럼 현장, 韓 기업은 한 곳도 참석 안해

SDGs 모르는 한국 기업들 지난 9월 2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민간부문포럼(Private Sector Forum)’ 현장. 글로벌 기업 36곳의 CEO들이 차례로 연단에 섰습니다. 전날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를 위해 각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이행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SDGs는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 폴 폴만 유니레버 회장 등 전 세계 정부 및 기업 지도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참여했습니다. 마크 저커버크 페이스북 CEO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가장 근본 과제 중 하나이며, 10명이 인터넷에 연결될 때마다 한 명씩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유엔 난민캠프에 인터넷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빈국 내 보건의료 시설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2억명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고,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은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 가능한 성장에 2019년까지 88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도 케냐 통신회사 사파리콤(Safaricom), 일본 화학회사 스미토모 케미컬(Sumitomo Chemical), 영국 대표 보험사인 아비바(AVIVA), 레고 등 36개 글로벌 기업이 SDGs의 세부 목표에 맞는 이행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반기문 사무총장이 기업의 책임을 논의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한 유엔 민간 부문 포럼에도 한국 기업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제 이슈에 동참하는

日 CEO 75% “CSR이 경영 핵심”… 기업의 사회적책임 점점 중요해져

日 기업 CSR 트렌드를 말하다… 토시오 아리마 UNGC 일본협회장 투명한 경영·책임 투자 정부가 규제 만들어 압력 기업에 강력한 효과 있을 것 “지난여름 일본엔 이상(異常)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태풍은 동시다발적으로 일본을 찾아왔고, 지금은 이상 한파(寒波)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미래 세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란 점을 기업이 깨달아야 한다.” 토시오 아리마(Toshio Arima·사진)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일본협회장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무관심한 기업들을 향해 경고했다. 토시오 아리마 회장은 후지제록스 전(前) 회장(現 고문)이자 CSR위원회 위원장으로 후지제록스의 CSR 전반을 지휘했고, UNGC일본협회장으로서 일본 기업 CEO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알리는 네트워크를 조성, 200개 기업을 UNGC일본협회에 가입시켰다. 그는 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난민 등을 지원하는 국제구호단체 ‘재팬플랫폼(JPF)’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한·중·일 각 협회가 주최하는 라운드테이블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토시오 아리마 회장에게 일본 CSR의 트렌드와 전망을 물었다. ―최근 한국은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이슈가 화두인 반면,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 일본은 어떤가. “올해 초 1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도시바(Toshiba)’를 비롯, 일본 대기업 역시 윤리경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1956년 공장 폐수에 포함된 수은 중독으로 나타난 미나마타병 이후 일본 기업들은 환경 및 기후변화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일례로 1995년 후지제록스는 제품 생산 라인부터 고객이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 이산화탄소 및

사회적 책임, 기업 生死 결정한다

미리 만나는 ‘롯데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연사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 여부, 즉 기업의 생사를 결정한다.” 오는 11월 4일(수)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롯데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LOTTE Social Impact Conference) 2015’ 주요 발표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더나은미래’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국내외 연사들을 서면으로 미리 만나봤다. 콘퍼런스 참가 신청 문의 전화 070-4944-4407, 이메일 siconference@arcon.or.kr ◇마틴 노이라이터(Martin Neureiter) ISO 26000 집행위원장 겸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 마틴 노이라이터 교수는 사회적 책임의 국제 표준인 ISO 26000 제정 당시 기업 파트 좌장 역할을 맡은 CSR 전문가이다. 그는 CSR의 글로벌 트렌드와 올바른 CSR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마틴 교수는 폴크스바겐 사태’를 예로 들며 “앞으로 기업의 CSR은 이익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그 이익을 만들어내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프랜시스 발렌티노(William Francis Valentino) 칭화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빠르게 유통되는 정보들로 인해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만 심는 데 그치는 눈속임용 CSR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윌리엄 프랜시스 발렌티노 교수의 말이다. 그는 CSR 의사 결정 과정에 투명성 확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이행 등이 포함돼야만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렌티노 교수는 다국적 기업 바이엘의 중국 본부에서 CSR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중국 CSR 분야를 들려줄 예정이다. ◇에른스트 폰 키마코위츠(Ernst von Kimakowitz) 휴머니스트 매니지먼트 센터(Humanistic Management

사회공헌 규모 3조로 늘었지만… 질적으론 10년전과 비슷

전문가 특별 좌담회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아름다운재단이 국내 매출액 2000대 기업 400곳의 사회공헌 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업 10곳 중 9곳이 사회공헌을 해봤고,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 절반을 넘어섰다. 자선·봉사로 시작된 사회공헌이 3조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10년간 발견된 양적·질적 변화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름다운재단은 ‘기업 사회공헌 10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 사회공헌의 향후 10년을 그려보는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김기룡 플랜엠 대표, 김도영 CSR포럼 대표(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장),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아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사회=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동우=기업 사회공헌의 10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평균 참여율은 90%, 그중 이듬해에도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기업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사회공헌이 늘고 있고,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건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 사회공헌은 대기업 12곳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기업 편중이 심했는데, 최근 중소기업으로까지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과 관련성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이익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기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룡=현장에서 느끼기에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만, 질적으론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공헌 테마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는 달라졌지만,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다만,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행복도시락, 도너스캠프 등 솔루션이 나왔고 그 후에 정책적으로 바우처 제도가 실시된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 사회공헌이 다문화,

경제적 성공만 보고 책임 회피하는 기업… 더이상 용납해선 안 돼

콘퍼런스로 방한하는 맬럭 루스벨트그룹 회장, 폴크스바겐 사태로 본 기업윤리를 말하다 “지난 10년간 범죄와 악이 미국 월가를 지배했다. 당장의 결과에 눈이 멀어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는 CEO가 많았다. 경제 위기 이후 기업 윤리에 대한 CEO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이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사진) 회장이 최근 미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맬럭 회장은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크·리더십 전략을 컨설팅하는 미국 루스벨트 그룹의 CEO로, 23개 산업군별 7500개 기업 CE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의 집행위원, 미국 국무부와 상원, 템플턴 재단 위원으로 일했고, 예일대를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윤리 경영·기업 지배 구조를 가르치고 있다. 20년 넘게 CSR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윤리 경영과 관련된 저서를 15권 출간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맬럭 회장은 오는 11월 4일 롯데그룹·ARCON이 공동 주최하고 ‘롯데면세점’이 후원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참석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기업 윤리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윤리 경영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유명 증권 중개회사 MF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의 CEO들은 투자 심리를 악용해 위험성을 숨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속여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기업도 있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과 시민들의 비판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이 공정 무역·노동자 인권·친환경

[Cover Story] “밥값만 하자… 그렇게 버티다 보니 10년이네요”

[Cover Story] 1200만명 거쳐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10주년 맞은 ‘해피빈재단’ 권혁일 이사장 왜 공익은 불쌍해야 하나요? 우리도 자립할 수 있는데 “밥값 하려고 10년을 버텼네요. 그 밥값이 이렇게 크고, 길고, 힘들고, 괴로운지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10주년을 맞은 ‘재단법인 해피빈’ 이야기를 들으러 권혁일(47) 이사장을 만났을 때 그는 ‘밥값’ ‘숙제’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권혁일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삼성SDS 사내 벤처에서 의기투합한 네이버 창업 멤버이자 검색 엔진 개발자 출신이다. ‘부끄럼 많다’는 그가 인터뷰에 등장하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해피빈 때문이다. 해피빈(happybean.naver.com)은 2005년 7월 네이버가 출시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이다. 당장 모금이 필요한 공익 단체가 사연을 올리면 기부자가 그 사연을 보고 기부하는 1세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해피빈을 통해 지난 10년간 온라인 기부를 경험한 사람이 120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다. 510억여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이는 5500여곳의 공익 단체에 기부됐다. 그는 “지난주에 해피빈 10주년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제 궤도에 오른 것 같아 다들 박수쳤다”며 “그날 전 직원이 회식했는데 2차를 쐈다”고 웃었다. 척박한 온라인 기부 문화와 싸워온 그의 10년 히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인생 2막은 NGO에서 네이버 창업멤버로 시작, 2003년 직원 한 명과 함께 회사 내 사회공헌팀 만들어 ―검색 엔진을 개발한 공학도이자 창업 멤버였는데, 어떻게 네이버의 사회공헌을 담당하게 되었습니까. “네이버 창업 멤버로 6년을 보내고 당시 네이버재팬을 맡았어요. 지금보다 체중이 10㎏이나 덜 나갈 만큼 몸이 망가졌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이해 관계자 간 소통이 절실한 때

제1회 아시아 CSR 랭킹 총평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IGI 대표) CSR 활동을 통해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하려면 CSR 보고서 발간에 앞서 먼저 자사 CSR에 대한 외부의 객관적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세 영역의 총점에서 한국 기업들 간 점수 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CSR 커뮤니케이션’ 때문이었다. 이는 많은 기업이 아직도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상호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한국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세 영역에서 중국·일본에 이어 전부 2등에 그쳤다. 개별 기업들이 CSR 활동을 통해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윤석 Inno CSR그룹 대표 아시아권 국가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자이자 동반자로 떠오른 만큼 각국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비교 분석해본 이번 아시아 CSR 랭킹의 의미는 매우 크다. 몇 가지 트렌드를 살펴보면 기업들이 환경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깨닫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친환경 정책 및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공헌에 집중돼 있는 기존 한국 기업의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 노사 문제, 공정 거래, 협력사 동반 성장을 비롯해 환경과 기업 지배구조 부분까지 거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CSR 의사결정체(위원회 등)를 재정비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해 사회의 니즈를 기업의 의사 결정에

100년 후 떡갈나무처럼… 느리고 건강한 성장이 목표

美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리사 파이크 쉬히 환경담당이사   ‘죽어버린 지구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본사 현관 입구엔 미국 환경운동가 데이비드 브라워(David Brower)가 남긴 글귀가 커다랗게 적혀 있다. 환경 단체인가 싶지만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얘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매년 총매출의 1%는 지역 환경 단체들에 기부하고,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땅을 사들여 자연보호 구역으로 만들기도 한다. ‘댐을 없애자’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과소비도 줄이라고 권유한다. 특이한 건 또 있다. 본사 복도엔 서핑보드가 줄지어 있고, 회사 알림판엔 그날의 파도 정보를 공유한다. 좋은 파도가 오는 날엔? 서핑보드를 들고 10분 거리 바다로 뛰어들면 끝이다. 1984년 회사 내 어린이집을 만들고, 직원들을 위한 ‘근무시간 선택제’를 도입한 곳. 미국 유명 경제 잡지 포천지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쿨한(coolest) 기업’으로 꼽힌 곳, 1972년 만들어져 올해로 43년 된 ‘오래된 기업’이다. 지난달 24일 국내 파타고니아 도봉산점 개점을 기해 한국을 찾은 리사 파이크 쉬히(Lisa Pike Sheehy·사진) 파타고니아 환경프로그램 담당 이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파타고니아를 설명하는 말들이 여럿 있다. 환경을 위해 애쓰는 기업, 직원이 중심이 된 회사, ‘필요하지 않으면 재킷을 사지 말라’는 광고 문구까지. 실제 본사 분위기가 궁금하다. 이본 쉬나드의 책 제목처럼 정말로 파도가 치면 서핑을 하러 나가는 게 가능한가(파타고니아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는 기업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책에 담았다. 제목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물론이다(웃음). 근무 환경은 직원들에게 굉장히 우호적이다. 본사 직원이 500명 정도인데,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