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티프로젝트
“오늘 입사해서 내일 퇴사합니다”…청년기자의 ‘하루인턴’ 실험

인턴의 처지는 서글프다. 취업 시장에 내던져진 청년들은 경력을 쌓기 위해 무급 인턴도 자처하지만, 발에 땀나게 일해도 경력으로 인정받거나 노동력으로 존중받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턴이 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인턴을 교육하고 관리하려면 시간과 비용, 인력이 들어가야 하는데, 대기업을 제외하곤 쉽지 않은 일이다. 인턴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경계에 걸린 ‘이방인’같은 존재일까. ‘좋은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열정페이’를 거절하고 ‘평생직장’을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기업의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아이디어와 실력만 있으면 인턴도 조직에서 성과를 보이고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기자는 인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직접 ‘하루인턴’에 도전했다. 유연한 환경에서 권한을 갖고 일한다면 단 하루 근무로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그 출발점이었다. 건강한 조직문화를 연구하고 컨설팅하는 ‘진저티프로젝트’에 하루인턴 제안서를 냈고, 지난 4월 29일 출근했다. 하루인턴, 권한을 가진 만큼 책임을 얻다 “하루 가지고 뭘 해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진저티프로젝트 사무실. 기자의 하루인턴 제안에 대해 들은 직원들의 첫 마디였다. 하루인턴 실험은 진저티프로젝트에게도 낯선 도전이었다. “하루인턴이라는 경험이 진저티에게 무얼 남길 수 있을까요?”, “왜 진저티를 선택했나요?”, “오늘 입사했는데, 내일 퇴사하시는 건가요?”.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진저티프로젝트의 구성원들은 모두 자신이 정한 직함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기자는 ‘Proposer’이라는 직함을 정했다. 근무하는 동안 조직을 위해 마음껏 제안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기자는 하루 동안의 인턴 경험을 브이로그로 남겨 진저티프로젝트의 페이스북

[Cover Story] “좋은 일자리, 답은 量 아닌 質 … 밀레니얼 세대, 직업 재미·성장성이 우선”

[Cover Story]좋은 ‘일’이 생긴다 일자리·노동 전문가 3人 대담 그동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숫자’에 묶여 있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져도 시민이 체감하는 ‘노동 행복 지수’가 제자리 수준인 이유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사회 변화 속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식’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못했던 한국. 이제는 한국의 노동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왔다. 더나은미래는 이 시대의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찾아보는 대담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에 모인 이병훈(60)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서현선(41) 진저티프로젝트 대표, 황세원(39) LAB2050 연구실장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일자리의 형태와 일하기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좋은 일자리의 개념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막내만 하라는 법 있나요?” 밀레니얼 세대들의 반란 ―연령에 따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이병훈=’사람 안에는 3개의 시계가 돌아간다’는 이론이 있다. 태어난 시간, 사회적 시간, 역사적 시간. 즉, 노동에 대한 세대 간 차이는 단순히 나이대가 달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겪은 사회적 배경 및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의 개념이 시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식민지, 전쟁, 그로 인한 가난,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다른 나라보다 변화에 따른 ‘성장통’을 극심하게 앓는 이유다. 수차례의 혼란을 한가운데서 경험한 중·장년층에게 삶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고서는 깊이 사유하고 고민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쟁과 가난을

[Cover Story] 우리는 지금 ‘좋은 일자리’ 실험 중입니다

[Cover Story] 좋은 ‘일’이 생긴다 일자리 개선 위한 고민·실천, 사회 곳곳으로 확산아이 데리고 출근할 수 있는 진저티프로젝트社야근 잦았던 MYSC, 6주간 주 30시간 근무 파격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진저티프로젝트 사무실. 회의실에 모여 앉은 엄마들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각자 업무에 한창이다. 재잘재잘 아이들이 노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엄마들의 손가락이 맹렬하게 기획안을 써내려간다. 같은 시각, 회의실 밖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책상 사이를 줄지어 걸으며 ‘미로 놀이’를 하고 있다. 세 살 이주환·김진, 일곱 살 최예준, 여덟 살 민지홍, 아홉 살 김윤. 다섯 아이는 종종 ‘엄마들의 일터’에 모여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함께 보드게임을 한다. 지홍이가 의젓하게 한마디 한다. “엄마랑 이모들이 일할 땐 귀찮게 안 해요. 여기서 해도 되는 게 뭔지, 하면 안 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어요. 아, 진이랑 주환이는 빼고요. 아직 아기들이잖아요(웃음).” ◇ “아이 맡길 곳 없어 막막한 날, 함께 출근하세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험들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진저티프로젝트라는 회사가 진행 중인 ‘직장에 아이 데려와 함께 일하기’도 그중 하나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진저티프로젝트는 건전한 조직 문화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작은 회사다. 구성원 아홉 명이 모두 여성이며, 그중 넷은 아이가 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조직이라 설립 초기부터 ‘일과 육아의 양립’에 대한 고민이 컸다. 엄마들의 직장에 아이들을 데려오게 된 건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이었다. 윤이·진이 형제의 엄마인 홍주은(38) 공동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기적? 조직보다 가치를 중요시할 뿐” 밀레니얼 공익활동 연구한 ‘진저티 프로젝트’ 인터뷰 ①

[인터뷰] 밀레니얼 시대 공익활동 연구 ‘매거진 밀레니얼’ 펴낸 진저티 프로젝트 “비영리는 ‘노답’이요, 꼰대 문화다” vs. “요즘 애들은 사명감이 없다” 비영리 조직이 곳곳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도 상당하다. 지속 가능 보고서를 만들거나 조직 워크숍을 의뢰하는 곳들도 생겨났다. 변화를 고민하는 단체들 사이에서 한 보고서가 화제다. 지난해 12월, 비영리 조직 컨설팅기관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동그라미재단 후원으로 펴낸 ‘매거진 밀레니얼‘이 바로 그것. 밀레니얼 세대의 공익 활동을 이해하기 위한 이번 연구에는 밀레니얼 세대 및 이들과 일하는 리더 그룹에 대한 심층 인터뷰, 4000명이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참여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연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를 기획·진행한 진저티 프로젝트의 서현선(40) 팀장, 홍주은(36) 팀장, 김빛나(27) 연구원을 만나 ‘밀레니얼 프로젝트’ 연구의 뒷이야기를 물었다. ◇ ‘밀레니얼 세대’,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이야기 ―진저티에서 밀레니얼 연구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예전에 비해 비영리 영역이 힘이 많이 빠졌다. 젊은 사람들이 비영리로 잘 안 오고, 왔다가도 떠난다. 비영리 영역은 사람이 핵심인데, 이렇게 가다간 비영리가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교육·컨설팅을 통해 비영리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세대’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위세대가 아래세대를 정말 모르더라. 밀레니얼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동그라미재단과 기회가 닿아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진저티 프로젝트의 창립자 셋 모두

“공익 분야 다양해지고 1인 활동가 늘어날 것”

공익활동가의 미래 연구해보니 ‘2025년, 공익 분야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19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10년 뒤 공익 분야와 공익 활동가들이 갖춰야 할 미래 역량들을 내다본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중소 비영리단체(10인 안팎) 활동가 191명에게 자신의 조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래 요소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0%가량이 양극화나 청년 실업 등 ‘저소득, 고비용, 저성장’의 경제 문제를 꼽았다. 2순위로는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사회문제'(56%)를 택했고, 이 외에 ‘기술 역량의 중요성 증대’ ‘세대 전환’ ‘영역 간 경계 모호’ 등을 거론했다. 공익 활동가들은 경기 불황으로 시민 단체가 축소되거나 ‘귀농’이나 ‘대안 기술’ 등 새로운 삶의 방식에 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따라 ‘변화 관리 역량’과 혁신적 대안을 기획, 실행하는 ‘문화 창조 역량’이 요구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회문제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공익 활동 분야는 더 다양해지고 1인 활동가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조직 간에는 협력이 ‘일상화’될 것으로도 그려졌다. 공익 분야가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공익 활동가들이 ‘동기 부여 역량’, ‘협력적 해결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 외에 대중과 소통 방식이 다양해지고, 공익 활동가들에게는 온·오프라인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능력과 ‘IT 활용 역량’ ‘스토리텔링 역량’이 더욱 중요시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비영리 전문 컨설팅기관 ‘진저티프로젝트’ 최영희 대표는 “이미 해외 공익 주체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을 수립해 결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도 이젠 시점을 ‘미래’로 돌려 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더 자세한 미래 시나리오와 7가지 미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