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렉티브임팩트
버려질 샤인머스캣 2.69t, 아동 지원 재원으로 바뀐다

초록우산·김천시·한국도로공사·카카오·푸드팩토리 5자 업무협약 체결판매 수익금으로 김천 취약계층 아동 지원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될 위기에 놓인 샤인머스캣 2.69t이 취약계층 아동을 돕는 재원으로 활용된다. 지역 농가의 판로 문제와 농산물 폐기, 아동 지원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15일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푸드팩토리, 카카오와 ‘김천 샤인머스캣 푸드 업사이클링 및 지역상생 사회공헌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시장에서 판매되기 어려운 샤인머스캣을 폐기하지 않고 적정 가격에 사들여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데 있다. 참여 기관들은 샤인머스캣 약 2.69t을 수매해 80g과 150g 용량의 컵과일로 가공할 예정이다. 완성된 제품은 오는 8~9월 카카오메이커스의 농축수산물 판로 지원 사업인 ‘제가버치’ 기획전을 통해 판매된다. 판매를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김천 지역 취약계층 아동의 경제적·정서적 지원에 사용된다. 각 기관은 보유한 자원과 전문성에 따라 역할을 나눴다. 한국도로공사는 사회공헌 후원금 5000만 원을 지원하고, 김천시는 지역 농가와의 협력을 맡는다. 지역 제조기업 푸드팩토리는 샤인머스캣을 컵과일로 가공하며, 카카오는 온라인 판로를 제공한다. 초록우산은 기관 간 협력을 조율하고 기부금을 활용한 아동 지원을 담당한다. 기존 농산물 기부가 생산물을 취약계층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농산물을 상품화해 판매한 뒤 그 수익을 다시 지역 아동에게 환원하는 구조다. 농가는 판매가 어려운 농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제품 구매를 통해 지역 아동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 폐기되는 과일을 줄인다는 점에서 환경적 가치도 더했다. 이번 협력은 초록우산이 기업·공공기관과 진행해 온 사회공헌 사업을 지역 농업

“착한 일도 ‘독점’하면 독(毒)…기업·공공이 뭉쳐야 사회문제 해결” 

[인터뷰] 임은미 행복나래(주) Social Value Acceleration실 실장 “기업이 각자 독특한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경쟁하다 보면, 정작 사회문제 하나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러 기업이 힘을 합치고, 여기에 공공이 함께해 역할을 나누면 중복 지원은 줄고 사회안전망은 더 촘촘해집니다.” 임은미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행복나래) 실장은 최근 서울 중구 행복나래 본사에서 진행된 <더나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임 실장은 SK그룹이 설립한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에서 2022년부터 국내 최대 사회공헌 연합체인 ‘행복얼라이언스’의 운영 사무국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공동의 목표를 위해 각계 주체가 협력하는 방식)’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언급했다.  행복나래는 2000년 SK네트웍스와 미국 그레인저가 합작해 설립한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2011년 “기업의 이윤 창출은 사회적 가치와 함께 가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철학에 따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행복나래는 SK 멤버사 등에 공급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발생하는 수익의 100%를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환원하고 있다. 행복나래가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가 바로 ‘행복얼라이언스’다. 2016년 14개 기업으로 시작한 이 네트워크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 하나은행 등 120개 기업과 150개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 왜 ‘아동 결식’인가…“가장 기본적 권리이자 미래의 근간” 행복얼라이언스가 아동, 그중에서도 ‘결식우려아동’에 집중한 이유는 분명하다. 임 실장은 “아이들은 우리 사회의 근간이자 가장 행복해야 할 존재지만,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식사권은 아이들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존중받아야 할 권리”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공공은 촉진자이자 통역가”…민관이 함께 짜는 사회혁신의 판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3·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남양호 원장·전유진 사업본부장 특별 대담 “정부는 단순한 시장 조력자가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미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혁신경제학자 마리아나 마추카토(Mariana Mazzucato)는 저서 ‘미션 이코노미(Mission Economy)’에서 정부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시장의 결함을 메우는 ‘조력자’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며 방향을 설계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추진 중인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에도 녹아 있다. 공공이 협력의 무대를 만들고, 민간과 사회적경제조직이 그 위에서 해법을 실험하는 구조다. 이 사업은 단순한 공모사업이 아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포착한 조직이 과제를 제시하면, 기업과 기관이 뜻을 모아 실행에 옮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백본(backbone)’ 역할을 맡아 전문가를 매칭하고 협력의 균형을 잡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안성의 ‘일죽목욕탕’과 ‘청년 그린 편의점’ 같은 실험이 나왔다. 돌봄 공간이 안전 복지 플랫폼으로, 편의점 점포가 청년 자립의 출발점으로 변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공공·기업·사회적경제가 맞물린 이 협력 모델은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남양호 원장과 전유진 사업본부장을 만나 이 실험의 성과와 과제,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 협력 구조를 설계하고, 사회적 가치를 ‘보이게’ 만들다 ―이 사업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 전유진(이하 전)=2022년, 경기도가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 ‘100대 사회문제 의제’를 도출한 것이 시작이었다. 문제를 찾아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해결로 이어지려면 ‘구조’가 필요했다. 그래서 2023년 신설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직접 나섰다. 환경·돌봄·고용·주거처럼 얽히고설킨 문제는 어느 한 조직만으로는 풀 수 없다.

아르바이트생이 점주로…‘편의점’에서 시작된 자립의 선순환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2>  청년 자립부터 장애인 스포츠팀까지, 공공·민간·사회적경제가 만든 협력형 사회혁신 모델 “매장 위치나 고객층에 따라 잘 팔리는 상품이 다르더라고요. 요즘 러닝족이 많아 에너지 음료를 늘렸어요.” 경기도 고양 라페스타에 위치한 ‘청년 그린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은비(24)씨는 이제 ‘점주 후보’로 불린다. 계산과 진열, 발주와 프로모션 기획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관리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 없지만, 특별한 서사가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일터를 통해 삶을 다시 세우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청년 그린 편의점’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회적기업 브라더스키퍼, 세븐일레븐이 손잡고 만든 협력형 일자리 모델이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직업훈련과 점포 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 일부를 다시 청년 인건비와 일자리 창출에 재투입한다. 기업은 ‘자립준비청년 일자리 제공’이라는 사회공헌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적경제 조직은 현장의 실행력을 담당한다. 공공·민간·사회적경제가 연결된 협력의 구조 속에서 청년 자립의 새로운 해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 일경험 넘어 창업까지, ‘청년 그린 편의점’ 자립준비청년의 실업률은 전체 청년 평균의 약 3배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2024 자립지원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의 실업률은 15.8%로, 같은 연령대 전체 청년(5.3%)보다 높았다. 취업률은 52.4%로, 20대 평균(61.3%)보다 낮았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에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진슬기 PMO운영개발담당팀 대리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편의점 점주는 평생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들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 방식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중간에서 조율하며 사업

28년 된 낡은 목욕탕, 어르신 지키는 ‘안전 공간’이 된 비결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협력의 힘, 임팩트를 더하다 <1>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의 탄생 “혈압이 124 나왔네요. 오늘은 전신욕보다 반신욕이 좋겠어요.”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일죽목욕탕’ 입구에서는 어르신들이 순서대로 서서 키오스크로 혈압을 잰다. 수치에 따라 적절한 목욕법이 안내되고, 탈의실 한편엔 온수를 마실 수 있는 온수대가 마련돼 있다. 욕탕 안에서는 10분마다 ‘안전벨’이 울리고, 낮은 벽체 너머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8년 된 노후 공중목욕탕이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어느 한 기업의 힘으로 된 일이 아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을 중심으로 안성시,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안성의료사협),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비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6개 기관이 손을 맞잡은 결과다. 이와 같이 다양한 주체가 공동의 목표를 두고 협력하는 사회문제 해결 구조를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라고 부른다. 2011년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가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에 처음 제시한 이 개념은, 복잡한 사회문제는 단일 조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공통의 목표와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이 모델은 ▲공통 목표 설정 ▲성과 공유 ▲상호보완적 활동 ▲지속적 소통 ▲협력을 조정하는 ‘백본 조직(Backbone Organization)’이라는 다섯 원칙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2023년,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참여 기관에는 최대 2년간 1억2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며, 사경원은 단순 행정지원이 아닌 ‘조율자’ 역할을 맡는다. 사회문제를 제안한 조직이 적합한 기업·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하고, ESG·디자인·기술 등 전문 파트너를 매칭한다. 올해까지 총 177개 기관이 참여해

[임팩트비즈니스 인사이트] 성공하는 실패의 딜레마,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푼다

임팩트 생태계에는 수많은 좋은 조직과 모델이 존재한다. 혁신적인 실험이 이어지고 있고, 의미 있는 성과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좀처럼 사회 시스템의 변화로 연결되지 않는다. 마치 ‘성공하는 실패’가 반복되는 듯한 양상이다. 이 같은 간극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단기 성과 증명의 함정이다. 대부분의 투자나 보조금은 3년 이내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임팩트 조직들은 장기적 변화보다는 측정 가능한 단기 지표에 집중하게 된다. 확장성의 딜레마도 문제다. 뛰어난 모델조차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효과가 희석되거나 비용이 급증하며, 결국 ‘복제’는 되지만 ‘시스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 결과, 개별 조직이 고군분투해도 그 노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어떤 조직이 가장 혁신적인가?”, “누가 더 좋은 모델을 갖고 있는가?”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어떻게 끝낼 것인가?” 그 대답 중 하나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이하 PF)이다. ◇ 전환의 키워드, PF PF의 핵심은 개별 조직의 수익성이나 신뢰도가 아니라, ‘프로젝트 자체의 목적과 수행 방식, 그리고 미래 수익 가능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이다. 세계은행은 PF의 세 가지 특징을 제시한다. 첫째, ‘비소구 구조(Limited or No Recourse)’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대출기관은 프로젝트 자체의 자산과 현금흐름에만 상환 청구권을 갖는다. 이는 조직의 부담을 줄이고, 프로젝트의 타당성에 집중하게 만든다. 둘째, ‘계약 기반 구조(Contractual Arrangements)’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각 주체의 역할과 책임, 리스크 분담을 사전 계약을

“잘하는 걸로 돕는다”…30대 기업 절반, ‘업(業)연계’ 사회공헌 택했다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거대한 문제들이 사회 전반을 압박하는 시대입니다. 이제 기업 역시 많은 자원과 역량을 가진 사회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실제로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요. <더나은미래>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의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대표 프로그램, 수혜 대상, 파트너십 구조, 기술 접목 방식까지 기업의 전략과 실행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으며, 전문가 자문과 서면·전화 인터뷰를 병행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본 기획은 5편에 걸쳐 오늘날 기업 사회공헌의 현주소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1>본업 연계한 사회공헌 15년 새 두 배 늘어…임직원 참여·다자 협력도 확산 2025년, 국내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이 15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좋은 일’을 찾아 기부하거나 봉사를 했다면, 이제는 ‘잘하는 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대세다. 기술, 인력, 인프라 등 자산을 총동원해 본업과 사회공헌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더나은미래>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25곳 중 12곳(48%)이 자사의 업(業)과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대표 활동으로 꼽았다. 2010년 더나은미래 조사(20.7%)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5년 전 전자·통신업에 국한돼 있었던 업종 연계형 사회공헌이 제조·건설 등 전 산업으로 확산 중이다. ◇ 업(業)으로 푼다…‘개발자 양성’부터 ‘미세먼지 저감’까지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의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다. 삼성 관계사 소속 개발자들이 멘토로 나서, 1년간 1600시간의 집중 코딩 교육을 제공한다. 교육생에게는 매월 100만원의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기업과 사회] 한국 기업은 왜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지 않을까?

한국 기업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행동을 하는데 소극적이다. 각자 움직인다. 경쟁 관계이므로 공익을 위한 협력도 어려운 것일까? 문제 해결보다는 기업의 성과나 홍보가 중심이기 때문일까?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라는 개념이 들어왔지만, 스타트업이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모색하는 정도이다. 산업 내부의 협력이나 기업간 연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의 ESG 이니셔티브에는 가입하면서 정작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 이니셔티브는 거의 없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은 심각한 환경문제 중 하나다. 관련된 한국 기업들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통업, 음료업, 식품업, 화학산업 등 업종별 공동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간 공동행동을 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데 말이다. 사회성과 인센티브(SPC) 사업은 SK그룹이 2015년부터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또는 소셜벤처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측정한 뒤 보상한다.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기반해 ‘보상’하므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된다. SK그룹은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별다른 호응이 없다.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은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LG전자,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한다. 그런데 보호종료아동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적으로 분리된 위기아동의 문제를 풀기 위해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거나 공동행동을 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유니레버는 2008년 오랑우탄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유니레버가 사용하는 팜유 생산과정에서 열대우림과 오랑우탄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팜유는 비누와 샴푸, 초콜릿과 빵 등에 널리 사용되는 기름이다. 팜유

[논문 읽어주는 김교수] 간절함이 있는가

얼마 전 어느 단체가 주관하는 ESG 포럼의 발제자로 참여해달라고 요청 받았다. 공공기관에 재직하다 보니 일정이 자유롭지 못한 부분도 있고, 행정감사와 내년 예산심의도 앞두고 있어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거절했다. 연말이면 조직마다 한 해 사업을 정리하고, 성과를 대중에게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와 포럼, 컨퍼런스가 줄을 잇는다. 이러한 행사의 단골 주제 중 하나로 여전히 ESG가 주목받는다. 환경과 에너지, 다양성과 포용성 등도 인기가 있다. 수년 전 우리 사회에 광풍을 일으킨 ESG 이슈만 보더라도 이 정도의 관심과 지지, 교육과 지원이 있었으면 지금쯤 가시적인 성과가 몇 개씩은 나올 법도 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은 친숙한 단어인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스탠포드사회혁신리뷰(SSIR)에 소개된 건 2011년이다.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와 존 카니아(John Kania)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조직이 참여해야 사회적가치의 파급력이 강해진다며 콜렉티브 임팩트를 제안했다. 이를 위한 다섯 가지 협력 방법은 ▲공통의 주제 ▲측정체계 공유 ▲상호강화 활동 ▲지속적인 의사소통 ▲핵심운영조직 등이다. 그러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나 기업의 ESG 이슈 또한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민간기업뿐 아니라 공공과 시민단체까지도 구호처럼 외치는 ESG 이슈도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을 적용한다면 더 큰 사회적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콜렉티브 임팩트의 다섯 가지 방식을 이야기하지만,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선행조건(Pre-conditions)이다. 진정한 협력을 통해 사회적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
[기업과 사회] 연간 5조원 기업 기부가 사회를 바꾸지 못하는 이유

한국의 기업 기부금은 2018년에 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0년의 총액은 48조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10년 동안 3조원에 이르는 돈을 기부했다. 2022년 100억원 이상을 기부한 기업은 37개나 된다. 이렇게 많은 기부금은 어떤 임팩트를 주고 있을까?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자선적 기부 vs. 임팩트 기부 어느 기업이 10억원으로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나눠 주었다. 많은 아이가 수혜를 받았다. 하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지원이 끊어지면 아이는 다시 굶게 된다. 허기를 채울 수는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른 기업은 같은 금액으로 취약 아동의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를 지원했다. 부모가 감옥에 가게 된 수용자 자녀 단체, 이주배경 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주 부모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조직 등이다. 한국 기업은 주로 자선적 기부를 한다. 생색도 나고 홍보하기도 좋다. 그런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아닐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거나 어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임팩트기부’가 필요하다. “기부자들은 노숙자 쉼터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노숙자 문제를 끝내기를 원한다.” 지난 2017년 9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글 중 일부다. 글로벌 기업과 재단들은 진짜로 사회를 바꿀 기부를 시도하고 있다. 2016년 ‘구글 임팩트 챌린지 코리아’는 한국의 소셜 섹터를 들썩거리게 했다. 세상을 바꿀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모받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챌린지는 기존의 기부와는 달랐다. ‘사회문제 해결’을 정면으로 내세웠다. 수혜자 지원이 아니라 ‘비영리단체의 성장’을 목적으로 했다. 기부 시장에서 소외된 ‘작은 단체’들이 선정됐다. ‘성과 측정’은 까다롭지만

22일 조남희 파란공장 대표는 서면인터뷰에서 "파란공장은 최근 MZ세대가 지역 전통주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부터 온오프라인 판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란공장
[제주에서 혁신을] “국내 메밀 최대 생산지 제주 이야기를 전통주에 담았습니다”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 사회성과 우수상 ‘파란공장 연합팀’ 인터뷰 “보통 ‘전통주’라고 하면 담금주나 어르신들이 드시는 술이라는 편견이 있어요. 맛없는 술 그런 거죠. 지역의 색깔을 담은 전통주는 오히려 젊은 세대의 감성과 꼭 맞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제주 지역 농산물만의 특색있는 이야기를 술에 담아봤어요. MZ세대들이 부담없이 제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지역 단체들과 협업해 콘텐츠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에서 지역 특산물로 전통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있다. 대표 특산물로 알려진 감귤이나 땅콩이 아닌 ‘메밀’을 활용했다. 조남희(42) 파란공장 대표는 “제주산 메밀이 국내 메밀 생산량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제주는 국내 메밀 최대 생산지”라며 “제주산 메밀을 가공한 전통주로 젊은세대에게는 제주의 숨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제주 지역소상공인과 지역창작자들에게는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농작물 생산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메밀 생산량 1967톤 중 1127톤(약 57.3%)은 제주산이다. 파란공장은 2018년 설립됐다. 메밀 전통주를 개발·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제주 지역의 농가, 양조장, 메밀문화원 등과 협력해 콘텐츠 개발도 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2기에 참여해 파란공장을 중심으로 총 5개 조직이 연합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번 프로젝트 기간 파란공장이 제작한 메밀 전통주는 2240개, 도내외 사업장 12곳을 통해 6806만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은 10억원에 달한다. 지난 22일 조남희 대표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공공·민간이 협업하는 ‘콜렉티브 임팩트’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지역 이야기를 비즈니스로 담아내려는 이유가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중앙사회서비스원 개원 1주년 기념 콜렉티브 임팩트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사회서비스원 공식유튜브
중앙사회서비스원 개원 1주년 맞아 ‘콜렉티브 임팩트 포럼’ 개최

중앙사회서비스원이 설립 1주년을 기념해 ‘콜렉티브 임팩트 포럼’을 23일 열었다.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포럼은 사회서비스 발전을 위해 민관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비롯해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전국 15개 시·도 사회서비스원장, 현장 실무자 등이 참여해 사회서비스 정책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서비스 현주소’를 주제로 발제한 안수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연구센터장은 “사회서비스의 질적 고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양적 확대가 우선인데 아직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서비스 영역별 보장성을 진단해 서비스 공급의 총량 확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돌봄 주체들을 연결시키는 ‘지역돌봄네트워크’, 인공지능(AI) 기술을 사회서비스로 활용한 ‘복지기술 통합돌봄’ 등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콜렉티브 임팩트 포럼에서 제시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사회서비스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하고, 시․도 사회서비스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민관 상생 협력으로 사회서비스 혁신을 선도하고, 사회서비스 품질향상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콜렉티브 임팩트 포럼을 매년 4회 개최해 분야별 민관협력, 대중과의 연계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문일요 기자 ilyo@chosun.com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