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기 도입에도 매장 99% 일회용품 사용
해외는 리필·회수·퇴비화 등 구장 운영에 반영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야구장에서 쏟아지는 일회용품과 폐기물 문제가 커지고 있다. 전국 9개 주요 구장의 폐기물은 최근 3년 새 6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구장이 다회용기를 도입하고 있지만 구장별 격차가 큰 데다 분리배출·음수대 등 기본 인프라도 부족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이 개별 캠페인을 넘어 운영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KBO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9개 주요 프로야구장의 일반폐기물 발생량은 2023년 2070.47t에서 2025년 3441.19t으로 3년 사이 66.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정규시즌 관중 증가율(52.3%)을 웃도는 수치로, 관중보다 쓰레기가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문제 해결책으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이 다회용기다. 서울시는 2024년 잠실야구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고척스카이돔까지 다회용기 사업을 확대했다. 실제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두 구장에서 열린 160경기에서 약 89만 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됐고, 서울시는 이를 통해 일회용 폐기물 약 25t을 줄였다고 밝혔다. 관중은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전체 폐기물은 오히려 13% 감소했다.
하지만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달라진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월부터 KBO 10개 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전국 9개 야구장의 351개 식음료 매장을 조사한 결과, 349개 매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확인됐다. 전체의 99.4%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단 1곳, 0.3%에 불과했다.
구장별 다회용기 도입 편차도 컸다. 인천 SSG랜더스필드가 50%로 가장 높았으나, 부산 사직(13%), 광주 KIA챔피언스필드(9.7%),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4%) 등은 도입률이 저조했다. 또한, 9개 구장 모두 관람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음수대가 전무해 개인 텀블러를 지참해도 생수(페트병)를 구매해야만 하는 한계도 드러났다.
◇ 시스템 바꾼 메이저리그…“KBO·구단이 직접 ‘친환경’ 판 깔아야”
반면 해외 야구장은 폐기물 문제를 구장 운영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30개 구단 전체 홈구장에 물 리필 시설을 갖추고 있다. 28개 구단은 남은 음식 기부 프로그램을, 26개 구단은 음식물과 퇴비화 가능 용기를 별도 처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지난해 MLB 구단과 사무국 등이 기부한 잉여 음식만 180t, 퇴비화한 유기물은 9200t을 넘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오라클파크는 올해부터 생맥주와 와인, 칵테일 등을 세척형 다회용컵으로 제공한다. 관중이 전용 회수함에 컵을 반납하면 세척·살균한 뒤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에서는 약 20만 잔을 다회용컵으로 제공했고 회수율은 88%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잠실·고척의 사례처럼 다회용기 시스템을 갖추면 실제 폐기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나 개별 구장의 선택에 맡겨둔다는 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상당수 다회용기 사업이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어 사업 종료와 함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구단이 직접 예산을 편성하고 입점업체 계약 조건에 다회용기 사용 원칙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일회용품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다회용기와 음수대, 분리배출 시스템을 구장 운영의 기본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도 KBO와 구단은 야구장 쓰레기 감축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센터는 “KBO와 구단이 야구장 폐기물 감축 목표를 세우고 발생량과 재활용률 등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일회용품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 다회용기 시스템을 확대하고, 관람객의 식수권 보장과 페트병 감축을 위해 구장 내 음수대를 충분히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수거함과 안내 표지, 관람객 동선 등 분리배출 인프라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