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연구소 ‘2025년 탄소중립 이행점검’ 분석
기초지자체 감축목표 87.2% 달성…감축과제 32%는 계획 변경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탄소중립 기본계획 이행 첫해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목표 감축량 2401만9000톤 가운데 예상 감축량은 2093만7000톤으로, 목표 대비 87.2% 수준이었다. 특히 전체 감축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건물 부문의 목표 달성률이 66.5%에 그쳤다.
녹색전환연구소는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정보공개청구해 입수한 ‘제1차 시·군·구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2025년도 추진상황 점검 결과 종합보고’를 1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국 기초지자체가 지난해 추진한 온실가스 감축대책 1만1579개 과제를 자체 점검한 결과를 기후부가 취합한 자료다.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은 지방자치단체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부문별 이행과제를 담아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기초지자체는 2025년 제1차 계획을 수립했고, 이번이 첫 이행점검이다. 보고서의 감축실적은 실제 배출량 감소를 사후 측정한 값이 아니라 각 사업을 통해 줄어들 것으로 산정한 ‘예상감축량’을 기준으로 한다.

◇ 건물·수송 목표 못 미달…전체 예상 감축량의 58.7%
부문별로는 농축수산과 폐기물이 목표를 넘겼고, 건물·수송·흡수원은 목표에 못 미쳤다. 농축수산은 2025년 목표 대비 124.2%, 폐기물은 108.6%를 기록했다. 수송은 90.5%, 흡수원은 92.8%, 건물은 66.5%였다.
건물과 수송의 목표 미달이 중요한 이유는 두 부문이 전체 감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건물은 전체 예상 감축량의 34.1%, 수송은 24.6%를 차지해 두 부문을 합치면 58.7%에 이른다. 반면 목표 달성률이 가장 높았던 농축수산의 감축량 비중은 8.3%였다.
보고서는 건물 부문의 경우 에너지효율 개선이나 건물 태양광처럼 주민과 기업의 참여가 필요한 사업이 많아 이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농축수산은 친환경 비료와 논물관리 등 농가 참여율과 현장 수용성이 높은 사업이 포함돼 상대적으로 목표 달성률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예산은 수송 부문에 가장 많이 투입됐다.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대책에 집행된 예산은 총 13조3965억원으로, 당초 계획의 77.6%가 집행됐다. 이 가운데 수송 부문이 전체의 57.8%를 차지했고 건물은 17.3%였다. 수송에는 도시철도 구축과 친환경차·충전 인프라 확충 등 초기 투자비가 큰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다만 예산을 많이 투입했다고 감축량도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니었다. 보고서가 지자체별 소요예산과 예상 감축량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는 0.15로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예산 규모보다는 사업의 특성과 대상에 따라 감축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문별 1톤 감축에 들어간 예산도 건물 약 32만5000원, 농축수산 약 33만9000원인 데 비해 수송은 약 150만2000원으로 차이가 컸다. 다만 수송에는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많은 만큼 단년도 감축량과 투입 예산만으로 다른 부문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개별 사업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은 203개 지자체가 추진해 약 363만 톤의 감축이 예상됐고, 목표 대비 실적은 107.1%였다. 전기차 보급은 223개 지자체가 추진했지만 목표 대비 실적은 94.9%, 예상 감축량은 약 74만 톤이었다. 온실가스 1톤 감축에 소요된 예산은 태양광 발전 약 15만9000원, 전기차 보급 약 154만 원으로 집계됐다.

◇ 감축과제 17.5% 미달성·지연…전북 목표 달성 1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획이 바뀌거나 일정이 늦어진 경우도 있었다. 전체 감축대책 1만1579건 가운데 3703건(32.0%)이 2025년 점검 과정에서 변경됐다. 사업 물량이나 예산 조정, 사업 종료·일몰·폐지 등이 포함됐다.
실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일정이 지연된 과제는 2031건으로 전체의 17.5%였다. 이 가운데 건물 부문이 34.8%, 수송이 28.4%를 차지했다. 미달성·지연 사유로는 국비·지방비 확보의 어려움과 보조사업 축소, 사업단가 상승 등 인력·예산 문제가 32.8%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가 제시한 ‘과제 이행률’은 77.5%다. 앞서 나온 ‘감축목표 대비 87.2%’와는 계산 방식이 다른 지표다. 87.2%가 목표 감축량 대비 예상 감축량을 나타낸다면, 77.5%는 계획에 포함된 과제 가운데 얼마나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과제 수로 계산한 값이다.
전체 과제 가운데 목표를 ‘달성’한 과제는 43.3%였고,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판단한 ‘정상추진’ 과제가 21.1%였다. 평가 시기가 오지 않았거나 신규·폐지된 과제 등 ‘평가제외’ 과제를 제외한 뒤 달성과 정상추진을 합산해 이행률을 산정했다.

점검은 각 지자체의 자체평가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자체가 과제 이행 여부를 스스로 진단·점검하고, 기후부는 공통 양식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
지역별로도 감축실적 차이가 컸다. 시·군·구 실적을 시도별로 합산한 결과 전북이 2025년 목표 대비 135.6%로 가장 높았고, 충남 132.9%, 경남 112.2%가 뒤를 이었다. 반면 대전은 40.7%로 가장 낮았고, 충북 60.5%, 강원 69.1% 순이었다.
다만 대전의 경우 일부 자치구가 당초 감축목표에 제도·시장에 따른 감축량까지 반영했지만, 이번 점검에서는 실제 감축사업에 따른 감축량만 집계돼 실적이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고이지선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장은 “건물과 수송 등 핵심 부문의 구조적 부진, 예산 중심 정책 설계, 제도화 확산의 더딤, 지방 실행 역량, 점검체계의 신뢰성이 맞물린 구조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세울 지자체의 제2차 탄소중립기본계획에서는 예산 배분·집행 방식을 재설계하고, 책임관 지정·감축인지예산제·지원센터 지정 같은 제도화 장치를 전체 지자체로 확산하며, 부문 간 분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외부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