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교육 과정을 밟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익숙한 것이 있다. 바로 생활기록부의 ‘진로희망사항’ 칸이다. 희망 직업과 희망 사유를 매 학기 작성해야 하는 이 항목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이어진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늘 머뭇거렸다.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세상의 불평등과 분쟁을 바라보며 막연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품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시간은 흘렀고, 어느덧 나는 ‘취준생’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게 되었다. 구직 활동 중이던 나에게 한 지인은 임팩트투자사이자 액셀러레이터인 MYSC(엠와이소셜컴퍼니)를 소개해 주었다. 그렇게 지난 9월, 나는 임팩트 생태계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 ‘사내기업가’로서 싹을 틔우다 MYSC는 ‘미래내일’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맞이해 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3개월간의 인턴십에서 나는 MYSC가 구성원들을 단순히 직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내기업가’로 정의하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곳은 개인의 성장, 성숙, 성과를 전 과정에서 조화롭게 추구하도록 독려했다. 지난 3개월 동안의 경험은 바로 그 ‘3성’에 진심인 조직이었음을 증명했다. 워크숍, 독서 모임, 티타임 등 자발적으로 진행된 활동 속에서 배움과 나눔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디자인씽킹 워크숍이 인상적이었다. 하루의 루틴과 감정을 객관적으로 관찰해 문제를 정의하고, 최적의 하루를 설계하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내 성향을 파악하고 일상을 주도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아침형 루틴과 저녁형 루틴을 번갈아 시도하며 독서, 운동, 일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