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으로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를 제공합니다”

[인터뷰] 오동석 라인케어 대표 “당장 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응급환자들이 의사를 만나지 못하고, 어린 아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라인케어를 만들게 됐습니다.” 한양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라인케어 오동석 대표는 2016년 졸업을 앞두고 떠났던 봉사활동을 통해 필리핀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의 현실과 처음 마주했다. 그는 아픈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필리핀의 의료 환경을 보면서 디지털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예비 창업팀을 구성해 한양대 사회혁신센터에서 주최한 ‘글로벌 소셜벤처 부트캠프’에 참가한 뒤 2018년 6월 창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라인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케어는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의료 플랫폼이다. 환자들은 라인케어를 통해 병원에 가기 전 자신의 위치, 증상, 건강보험 유무 등을 입력하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병원과 의사, 진료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또한 진료 이후 자신의 의료기록을 애플리케이션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의사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들을 확인하고 환자의 의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클라우드를 통해 저장되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이 끊기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필리핀에서는 한 명의 의사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진찰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는 자신을 진찰할 수 있는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 의사 역시 환자를 찾기가 어렵죠. 비효율적인 시스템과 구조적인

지구를 생각하는 ‘정의로운 농업’…언니네텃밭의 이유 있는 고집

[인터뷰] 구점숙 언니네텃밭 운영위원장 식탁에 오른 농산물이 어떻게, 어떤 농민의 손에 자랐을지 궁금한 적 있는가. ‘언니네텃밭’에서는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언니네텃밭은 2009년 4월 18일 첫 꾸러미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12년째 건강한 먹거리와 여성 농민의 권리 보장을 위해 힘쓰는 협동조합이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산하 식량주권사업단에서 출발해 언니네텃밭으로 법인 분리됐다. 언니네텃밭은 지속가능한 생태농업 방식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개별 상품 혹은 꾸러미 형태로 배송한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농산물이 생산된 과정과 직접 키운 농민의 ‘이야기’를 담는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9일 구점숙 언니네텃밭 운영위원장을 만났다. ‘언니네’ 텃밭에는 연대와 나눔이 있다 “우리나라 농민의 반 이상이 여성입니다. 여성이 농사 활동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성 농민은 생산자가 아니라 생산의 보조자로 인식돼 왔죠. 농촌 생활 전반에 걸쳐 주체로 인정되지 않고 있었어요. 여성 농민의 권리를 어디서,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 공간으로 ‘텃밭’을 떠올렸어요. 집 주위에 넓지 않은 밭에서 다양한 농작물을 수확해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 여성 농민은 오랫동안 생산 활동의 보조적 존재로만 인식됐다. 구 운영위원장은 이러한 인식이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고 말한다. 변화가 더디고, 젊은 세대의 유입이 드물다는 농촌 지역의 특징을 그 이유로 꼽았다. 간혹 젊은 세대가 들어오더라도 고착된 가부장 문화를 바꾸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조직된 여성 농민들은 정당한 생산자이자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여성

“생리대 하나 사면 하나가 기부됩니다”

[인터뷰]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 “우리 회사의 목표는 ‘소멸’입니다. 생리대 한 개를 구매하면 저소득층 아동에게 한 개가 기부되는 ‘원포원(one for one)’ 방식이라 잘 팔리는 생리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구조를 가진 기업이 많아지고, 사회적 불평등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저는 이 사업을 접을 겁니다. 빨리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5일에 만난 이지웅(33) 업드림코리아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 모든 아이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업드림코리아는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 기저귀 브랜드 ‘비엔’ 등과 같은 생필품부터 여권 케이스, 가방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세계여행을 했는데, 그때 빈민가 아이들이 쓰레기를 주워 먹는 것을 보고 ‘왜 같은 사람인데, 저렇게 살 수밖에 없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이후 가난한 자와 부자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던 중에 사업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에서 성장한 이지웅 대표는 ‘생리대 만드는 남자’로 유명하다. 그는 “성인이 되고 난 뒤 저소득층 아동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한 여학생이 생리대가 비싸다는 말을 했다”며 “그 말을 듣고 편의점에 가보니 4장에 2000원 정도로 학생들에게 부담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여성이 한 달 동안 쓰는 생리대는 평균 28~35장이고, 국내 생리대 한 장의 가격은 평균 약 331원으로 일본·미국 181원에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다.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 자체가 일에 대한 소명과 사명이 있어야 한다고

“홀로 남은 할머니들, 마을 공동체가 돌봅니다”

배우자나 자녀 없이 홀로 사는 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홀로 사는 노인의 수는 지난해 약 166만 1000명이었다. 5년 전인 2015년(약 122만 3000명)에 비해 약 35%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여성 독거노인의 수는 약 119만4000여명으로 남성 독거노인 수(약 46만 6000명)의 3배에 달했다. 문제는 홀로 노년을 보내는 여성의 수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여성 비율은 40.4%로 남성(29.3%)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았고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여성 가운데 41.5%는 ‘준비 능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돌봄 공백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혼자 지내는 여성 노인이 건강 악화 등으로 요보호 상황에 놓였을 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청춘발산마을’은 여성 독거노인의 돌봄 공백 문제를 ‘마을 공동체’ 차원에서 풀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외지인을 반기는 청춘발산마을을 방문했다. 청년들과 할머니들, 서로 돌보다 청춘발산마을의 변화는 지난 2015년 시작됐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광주시가 함께 추진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발산마을’이란 이름도 청년과 어르신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아 청춘발산마을로 바꿨다. 당시 도시재생사업단 매니저로 마을과 인연을 맺었던 송명은(33) 청춘발산협동조합 대표는 2018년 조합을 꾸린 뒤 11명의 조합원과 함께 다양한 마을 공동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마을 커뮤니티 공간이자 조합

‘대나무 칫솔’로 환경 문제와 빈곤 문제 해결합니다

[인터뷰] 박근우 닥터노아 대표 약 294억 개. 무게로 치면 60만 톤의 플라스틱 칫솔이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진다. 버려진 플라스틱 칫솔은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더 작게 쪼개져 지구 어딘가에 계속 쌓이고 있다. 2016년 2월 설립된 소셜벤처 닥터노아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만든 칫솔을 판다. 고체 형태의 천연 치약도 만든다. 지금까지 닥터노아가 판매한 대나무 칫솔은 약 100만 개. 고체 치약은 40만 개에 이른다. 지난 8월 18일 만난 박근우(45) 닥터노아 대표는 “대나무 칫솔을 하나 사면 18g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노아가 혼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칫솔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나서야 합니다. 오랄비나 콜게이트, LG생활건강 같은 곳이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로 제품을 만들어 판다면 세상이 달라질 거예요.” 대나무를 선택한 이유 -치과의사라고 들었습니다. 어쩌다 대나무 칫솔을 만드는 회사를 차리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치과대학도 부모님이 원해서 갔고요. 어떻게 병원 규모를 키울지,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많이 모을지 이런 것만 신경 쓰고 살았어요.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인 직업으로 비칠 수 있지만 적어도 제겐 행복감을 주는 일은 아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스리랑카로 의료 봉사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한 번도 의사를 본 적 없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저를 슈바이처 박사 보듯 쳐다보더라고요. 그들에게 존경과 인정을 받으며 큰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병원을 벗어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계기가 됐죠.” -구호 활동을 하면서 다른 쪽에

‘귀로 책 읽는 시대’ 시각장애인 독서권 보장 길 열릴까?

귀로 듣는 독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2020년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원)에 달했고, 2027년까지 연평균 2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디오북은 도서 내용을 내레이션한 녹음 콘텐츠를 말한다.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은 물론 어린이나 노인도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과거 오디오북은 시각장애인 독서권 보장을 위한 지원사업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나 셀럽들이 낭독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비장애인 사이에서도 호응을 얻으면서 전문 성우를 비롯해 AI(인공지능) 음성을 활용한 오디오북 콘텐츠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인 대학생 최아진(20·가명)씨는 한 달에 오디오북으로 4~5권을 꾸준히 읽는다. 책 내용의 전체를 담은 ‘완독형’ 오디오북은 평균 7시간 정도면 한권을 다 들을 수 있다. 최씨는 “오디오북은 점자도서 읽는 것에 비해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신간도 빨리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중장년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책을 찾았다면 이른바 MZ세대들은 오디오북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장애 구분없이 손쉽게 도서를 접할 수 있는 오디오북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콘텐츠 수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김현(19)씨는 “요즘 민간 도서관에 오디오북은 문학·인문·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LG유플러스 ‘책 읽어주는 도서관’이나 SK텔레콤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의 경우 파일로도 신청이 가능해 편리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시각장애인 수는 25만2000명에 이른다. 다만 점자도서를 이해하는 인구는 전체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공익 현장과 함께한 5개월 대장정 마무리…수료식은 메타버스로”

14일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2기 수료식이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개더타운’을 활용해 개최됐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현대해상,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소셜 에디터(social editor·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4년부터 기자, PD, 사회적기업가 등 언론과 공익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공익 현장 취재와 영상 제작 등의 기회를 제공했고, 지난 8년간 수료생 300여명을 배출했다. 이번 청세담 12기를 수료한 32명은 지난 5월부터 5개월간 ▲저널리즘·뉴미디어 ▲비영리 ▲사회적기업·소셜벤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현직 기자와 PD의 멘토링을 통해 공익 분야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웠다. 이날 개더타운 내에 마련된 수료식장에는 수료생을 포함해 약 50명이 아바타로 입장했다. 현장에는 청세담12기 수료생들의 5개월간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전 공간과 동기와 멘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을 수 있는 한마디 코너, 멘토와 멘티들이 별도로 얘기 나눌 수 있는 소모임방 등이 마련됐다. 우수 수료생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출석, 과제, 역량, SNS 활동 등을 종합 평가해 최우수상 1명, 우수상 2명, 장려상 3명이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전달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윤규랑 수료생은 “14주간 공익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기사 작성과 영상 제작을 해보며 모르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며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소셜 에디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규 현대해상 사회공헌부장은 “올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느 기수보다 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수강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과정을 이수해줘서 감사하다”며 “수료생에게는 청세담을 통해서 공익분야 전문가로서 한층 성장할

폐방화복이 가방으로… 수익 절반은 암투병 소방관에 기부

[인터뷰] 이승우 119REO 대표 “암 또는 희귀 질병을 앓는 소방관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직업 특성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공무상 상해로 인정받은 소방관은 두 명에 불과해요.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한 암 투병 소방관들은 치료 비용을 자비로 해결해야 합니다.” 폐방화복 업사이클 스타트업 ‘119REO(레오)’의 이승우(28) 대표는 소방관들이 입던 방화복을 재활용해 가방 등 패션잡화를 만들어 판매한다. 수익금 일부는 다시 소방관들에게 기부한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 119레오 팝업스토어 현장에 자사 주력 상품인 ‘레오백’을 매고 등장한 이승우 대표와 마주 앉았다. “소방관은 우리를 구하는데, 우리는 소방관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19레오를 설립했습니다. 화마(火魔)로부터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대표적인 장비는 방화복입니다. 수명을 다한 폐방화복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면 119레오의 핵심 가치를 가장 쉽게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장에서 소방관을 지켰던 방화복은 업사이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지역별 소방서에서 수거된 폐방화복은 지역 재활센터에 모여 세탁과 분해 과정을 거친다. 이후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튼튼하고 개성 있는 업사이클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제품은 온라인몰과 백화점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된다. 119레오는 1년에 두 번, 영업 이익의 50%를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한 암 투병 소방관과 희귀질환 소방관에게 기부한다. 이승우 대표는 제품의 가치를 넘어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환경적 가치도 챙긴다. “근로 취약 계층의 고용 기회를 넓히기 위해 세탁과 분해 과정에서 지역 자활센터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또 제품의 안감은 리사이클

“대학생이, 대학생을, 대학생에게 알립니다.”

[인터뷰] 차종관 대학알리 대표 즐거움, 그리고 성장. 국내 유일 대학생 ‘비영리 독립언론’을 이끄는 차종관(27) 대학알리 대표는 두 개의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구성원이 즐겁게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대학생 기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조직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 대표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라 돈도 없고 가진 건 사람이 전부”라고 했다. 대학알리는 학교 소속의 학보사라는 한계를 넘어 대학본부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행사하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다.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외대알리, 단대알리 등 학교 이름을 내건 ‘N대알리’를 발행한 대학언론협동조합 해체 이후 이를 이어받아 2019년 5월 출범했다. 올해로 5년째 대학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노력하는 차종관 대표를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동락가(同樂家)에서 만났다. “대학알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사회는 자주적이고 건강한 대학 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함께 성장하며 대학생의 알 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차 대표는 대학본부의 편집권 침해와 대학 공동체의 폐쇄성으로 기존 대학언론과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대학알리는 당사자가 직접 기자가 돼 자유롭게 대학사회의 문제와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현재 회원은 약 80명 규모. 특히 올해는 건국대와 중부대가 새롭게 N대알리를 창간했다. 캠퍼스 울타리를 넘어 여러 N대알리가 서로 협업해 공동취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알리를 중심으로 공동취재를 한 기사들은 깊이가 학보사나 학내 언론이 낼 수 있는 기사와는 다르죠. 똑같은 등록금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대학마다 다양한 관점이 제기돼 함께 취재할 때 시너지가

“생태교란종에 사회적가치를 불어넣습니다”

[인터뷰] 강민준 밸리스 공동대표 토종 생물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 이른바 ‘생태계 교란종’으로 불리는 동물은 총 18종이다. 그중에서도 배스(Bass)는 산란기에 치어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토종어류 개체 수를 감소시킨다. 지방자치단체는 퇴치사업을 통해 포획한 배스를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분류될 뿐 해외에선 일반 어종이다. 사회적기업 밸리스의 강민준 공동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지난 17일 만난 강민준 대표는 “배스를 비롯한 생태 교란종은 풍부한 영양소를 갖고 있지만, 부정적인 인식 탓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배스에서 추출한 기능성 원료로 반려동물 식품을 만들면 어민 고통을 줄이고 퇴치사업에 투입되는 세금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대학생 시절 뉴스에서 배스라는 어종을 처음 접했어요. 영양가가 풍부해 해외에서 식용으로 들여왔는데, 생태계를 어지럽히면서 정부에서 다시 잡아들인다고 하더라고요. 영양가 높은 생선을 왜 안 먹을까 해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어요. 다들 ‘맛이 없다’고만 해요. 배스를 업사이클하면 팔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강민준 대표는 2016년 8월부터 연구에 돌입했다. 이듬해 2월 배스가 영양학적으로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배스에는 고양이에게 필수 영양소인 ‘타우린(Taurine)’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면서 “고양이는 타우린을 체내에서 만들지 못해서 반드시 식품으로 채워야 하는데 배스에서 천연 타우린을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 타우린은 굴이나 낙지 등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다만 100g당 10만원 수준으로 배스에서 추출한 천연 타우린(100g당 8000원)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강 대표는 “포획되고 버려지던 배스의 재발견”이라고 했다. “제품의 상품성이

“모든 위기 가정의 홀로서기를 꿈꿉니다”

[인터뷰] 김윤지 비투비 대표 지난 4월 여성가족부는 가족의 다양성과 보편성 중시를 기조로 하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른바 ‘정상 가정’ 범주에 벗어난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방송인 사유리의 육아 예능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온 것도 이런 사회 분위기를 보여준다. 지난달 17일 만난 김윤지 비투비(BtoB) 대표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가 아이를 맡길 수 있게 설치한 상자를 베이비박스(Baby Box)라고 해요. 지난 2018년 베이비박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 비투비를 설립했습니다. 주거와 경제 불안, 부모 또는 아이의 장애, 강간을 통한 임신 등 베이비박스 아이를 버리는 부모의 사정은 다양했어요.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아이를 찾아가는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죠. 바로 여기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베이비박스, 개인의 문제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김 대표는 베이비박스를 일종의 ‘부표’라고 했다. 청년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다는 설명이다. “베이비박스는 청년 빈곤, 범죄 등 복잡한 문제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할 수 없어요. 모든 위기 가정이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교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는 총 1476명이었다. 이 가운데 약 10%인 149명이 다시

“유권자와 ‘젊치인’이 만나면 정치가 바뀔 겁니다”

[인터뷰]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젊치인’이 오면 깨워주세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New Ways)’가 기획한 ‘누울자리 캠페인’ 문구 중 일부다. 지난달 온라인 공간에서는 MZ세대들 중심으로 ‘정치 놀이’가 한바탕 벌어졌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 참가자들은 가상공간에서 캐릭터와 드러눕고 싶은 자세를 선택하고, 정치권에 바라는 메시지를 내거는 방식으로 온라인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국회 앞에 드러누운 사람은 1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한가지 염원은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등장이다. 2030세대가 가볍게 즐기는 이번 정치 캠페인은 20대 청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창전동 뉴웨이즈 사무실에서 만난 박혜민(28) 뉴웨이즈 대표는 “만 40대 미만 청년인구는 전체 유권자의 34%에 이르는데 기초의원 중에는 6%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정치는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텐데, 지금 정치는 사회 구성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웨이즈는 만 40세 미만의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지지세력을 만들어주는 비영리 임의단체다. 지난 2월 설립 이후 시민과 젊은 정치인을 연결하고 이들의 정치 활동에 힘을 보탠다. 설립 6개월차에 상근 활동가 2명과 프리랜서 활동가 1명에 불과한 소규모 신생 단체지만 누울자리 캠페인을 비롯해 ‘젊치인’ ‘캐스팅매니저’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MZ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 아산나눔재단의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뉴웨이즈는 일반 정당과는 다른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정한다. 바로 ‘캐스팅매니저’ 제도다. 캐스팅매니저는 일반 시민이 가입해 뉴웨이즈에 직접 정치인을 추천할 수 있다. 나이만 맞는다면 당적은 상관없다. 뉴웨이즈는 추천받은 정치인의 가치관 등을 검증한다. 이후 ‘차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