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식주는 스스로 해결하고 대체에너지·비료도 만들어 돈 최소화한 ‘대안자립마을’ 욕심과 경쟁… 이곳엔 없다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세 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또 한참 택시를 타고 들어가서야 도착한 경남 산청군 신안면 갈전마을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좀 단디(단단히, 조심해서) 하면 안 될까?” 공사를 진두지휘하는 ‘민들레공동체’ 김인수(52) 대표의 목소리가 산골마을에 울려 퍼졌다. 평상복을 입고 김 대표와 함께 망치질을 하는 사람들은 전문 인부가 아닌 민들레공동체 사람들이었다. 김 대표는 “빵 공장을 지어서 마을 주민들에게 일자리도 주고 가난한 독거노인들에게는 무료로 빵을 나누어 줄 생각”이라며 “뼈 빠지게 일해서 가난한 사람 먹여 살리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대안자립공동체인 민들레공동체에는 어린이 11명을 포함한 36명의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공동체는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 대안재생에너지 설비를 개발하고 만드는 ‘대안기술센터’, 친환경 천으로 수공예품을 만드는 ‘민들레공방’을 함께 운영한다. 15년 전,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도시로 떠나 텅 빈 갈전마을에 김인수 대표 내외가 터를 잡고, ‘자발적으로 가난한 삶을 선포한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여들면서 공동체가 생겨났다. 김 대표는 “한국사회는 경쟁도 많고 욕심도 많은데, 우리는 민들레처럼 단순, 소박하면서도 뿌리 깊은 삶을 살려고 한다”며 “의식주를 자립하고 돈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서 가난한 사람들도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말처럼 민들레공동체는 검소한 삶을 살고 있었다. 옷은 대부분 마을 밖에서 기부를 받거나 돌려 입고, 쌀·밀 등 기본적인 작물은 직접 농사를 지어 먹는다. 볏단과 나무, 흙으로 집도 직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