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장기기증 생명나눔 화보 촬영 캠페인 장기기증 서약 하고 나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미국·호주 운전면허 교부시 기증 확인… 오스트리아·프랑스 거부 의사 없으면 묵시적 동의…2010년 시작된 장기기증 릴레이 유명인사 10명에서 현재 150명이 중 74명 화보 촬영에 참여, 청계천서 내일부터 4일간 전시…

미상_그래픽_장기기증_카메라_2011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 평소 모델과 배우들로 북적거리는 이 공간이 배불뚝이 아저씨와 꼬마들 그리고 대학생들로 바글거렸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앞에 오신 분이 아직 촬영 중이라서요.” 안내를 자청한 직원의 목소리에선 즐거움이 묻어 나온다. 사진 촬영을 앞둔 대기실의 풍경은 이채롭다. 작가의 스튜디오답게 개성이 잔뜩 묻어 나오는 물건들 사이로 두 가족이 같은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고 앉아 과자를 먹고 있고, 그 옆에선 바이올리니스트 노엘라씨가 커다란 개에게 “넬, 너도 티셔츠 입자”며 옷을 입히느라 분주하다.

‘대기실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는데 그리 서먹하지 않게 어울리는구나’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대학생 둘이 비명을 지르며 대기실에 들어왔다. 그들이 손에 쥔 것은 사진 한 장. 그들은 친구들,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나 방금 오중석 작가님이 사진 찍어줬어.”

대기실의 소란이 가라앉기 전에 오중석 작가가 들어온다.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2011년 달력 촬영 특집을 통해 여러 번 봤던 터라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 같다.

왼쪽부터 한국노바티스 피터야거 사장, 국회국민건강복지포럼 전현희 의원, 배우 윤손하, 대한이식학회 조원현 이사장, 영화감독 이정범, 디자이너 최범석, 배우 김사랑, 마술사 노병욱, 산악인 박영석 대장. 사진작가 오중석은 이들을 포함해 화보촬영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사진을 직접 뽑아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왼쪽부터 한국노바티스 피터야거 사장, 국회국민건강복지포럼 전현희 의원, 배우 윤손하, 대한이식학회 조원현 이사장, 영화감독 이정범, 디자이너 최범석, 배우 김사랑, 마술사 노병욱, 산악인 박영석 대장. 사진작가 오중석은 이들을 포함해 화보촬영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사진을 직접 뽑아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다음 분은 누구세요?” 오 작가의 말에 유항수씨는 두 아들 장근이와 현근이를 데리고 촬영장으로 들어섰다. 아이들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조명을 환하게 밝히고 플래시를 터뜨리는데도 태연하다. 오히려 항수씨가 당황한 듯했지만 곧 오 작가의 리드를 따라 편안한 자세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두 아들과 화보 촬영을 마치고 나온 항수씨는 “의미 있는 일도 하고 멋진 가족사진도 생겼다”며 “언젠가 내 눈을 기증받은 사람이 눈을 뜨고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 중간에 쉬고 있는 오중석 작가를 만났다. 일반인들이 모델로 참여해 사진 촬영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손을 내저었다.

“뿌듯해요. 저는 그냥 사진을 찍어서 한 장씩 드릴 뿐인데 다들 제 사진을 너무 좋아하세요. 돈 버는 일만 했다면 지금 이런 기분을 못 느꼈겠죠.” “장기 기증 서약에 직접 참여해보니 어떤가”라고 묻자 오중석 작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장기 기증합시다.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이 스튜디오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같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티셔츠엔 ‘One save nine(한 생명이 아홉 생명을 살립니다)’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한 생명이 아홉 생명을 살리는 일. 이 스튜디오에 모인 사람들은 한국노바티스가 진행하고 있는 ‘장기기증 생명나눔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한국노바티스는 2008년부터 장기 기증 생명 나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국내엔 아직 장기기증 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았고, 또 편견도 많습니다. 저희 캠페인이 장기기증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병희 상무의 얘기처럼 국내에서는 아직 장기기증에 대한 문화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프랑스·아르헨티나 등은 ‘장기기증을 절대 거부한다’는 표시가 없으면 장기기증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묵시적 동의가 있고, 미국·영국·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운전면허증을 교부받을 때 장기 기증 의사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선종 2주기를 맞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각막 기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그래서 한국노바티스의 장기기증 생명 나눔 캠페인은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행동의 변화까지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엔 장기 이식자와 기증자들로 팀을 구성해 박영석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 등정에 성공했고, 2009년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장기 이식을 상징하는 나무를 심는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반인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사진전을 벌이기도 했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벌였다.

2010년엔 사회 각계의 유명 인사 10명으로부터 시작되는 장기기증 희망 릴레이를 벌였다. 국회국민건강복지포럼의 전현희 의원, 대한이식학회 조원현 이사장, 산악인 박영석 대장, 사진작가 오중석, 디자이너 최범석, 영화 ‘아저씨’의 감독 이정범, 배우 김사랑 등의 메신저들이 릴레이로 ‘One save nine’티셔츠를 입고 화보를 촬영했다. 최범석 디자이너가 티셔츠의 디자인을 제공했고 오중석 작가는 화보 촬영을 직접 해주었다. 이 릴레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2010년 10월부터 12월까지 10주간 150여명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이 중 74명이 화보를 촬영했다.

한국노바티스는 대한이식학회와 함께 이번에 촬영한 화보를 전시하기로 했다. ‘장기기증 생명 나눔 화보 전시’는 2월 16일부터 19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 전시뿐만 아니라 장기기증 서약을 할 수 있는 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싶은 이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