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권의 Écrire(에크리)] ‘사람’이라는 두 글자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작별 인사를 드립니다

며칠 전, 어떤 선생님으로부터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에 대한 해석을 들었습니다. 연탄이 비록 그 열기를 모두 세상에 내주었다고 하더라도 연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어떤 존재가 쓸모를 상실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존재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지요. 선생님의 말씀처럼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라는 문장은 연탄재가 쓸모 있다고 설득하고 있지 않습니다. 쓸모가 없어졌다 해서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서는 안 된다는, 윤리의 밑바닥을 응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연탄을 ‘사람’으로 바꾼다면 더 표현이 정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그 쓸모가 다했다고 해서, 혹은 앞으로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떠한 사람이든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은, 그저 그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앞에 다른 수식어는 불필요합니다. ‘불쌍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 ‘가능성이 있는’ 사람, ‘안타까운’ 사람, ‘친한’ 사람, ‘힘 있는’ 사람…. 사람 앞에 붙을 수 있는 수식어는 무한정하지만 수식어는 존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거드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존재 자체는 아닙니다. 고맙게도 정현종 시인은 ‘사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정현종 시인은 ‘방문객’이라는 시를 통해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서지기 쉽고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사람은 그의 일생이며 마음입니다. 이것은 경건한 사실입니다. ‘더나은미래’에 기사를 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 모두가 아름다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만한 사람, 비겁한

“혁신가를 만든다는 건 사회 문제의 대처 능력 높이는 것”

아쇼카는 하나의 운동이자 커뮤니티 스튜어트 야스구어 ‘아쇼카’ 이사 “지난 30년간 전 세계의 사회적 기업가들, 혁신가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아쇼카를 사회적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지원기관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아쇼카는 하나의 운동이면서 커뮤니티입니다. 모든 사람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쇼카의 비전입니다.” 지난 22일 만난 아쇼카의 스튜어트 야스구어 이사는 한국 사회가 아쇼카를 바라보는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시선이 아쇼카와 아쇼카의 활동에 대해 좁게 해석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우려도 밝혔다. “많은 분들이 아쇼카를 생각하면서 아쇼카 펠로만을 떠올립니다. 아쇼카 펠로가 보건, 의료, 환경, 교육, 경제 등의 분야에서 전 세계의 사회적 기업가들과 혁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쇼카의 비전은 모든 사람들이 혁신가(change maker)가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아쇼카 펠로의 선정과 활동은 모든 이들이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비전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0년간 아쇼카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의 패턴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선은 전 세계에서 아쇼카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주요한 변화들이 발생할지, 그리고 곧 발행하게 될 변화가 어떤 형태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정말로 중요하고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곳에 집중해서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아쇼카가 주목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패턴은 무엇일까? 스튜어트 이사는 “아이들이 자라나는 방식과 교육받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韓·中 학생 함께 한국 조동마을에 박물관 건립 “문화 배우고 교류하는 소중한 경험 됐어요”

SK텔레콤 대학생 봉사단 ‘써니(Sunny)’ “도깨비랑 사람이 친해지면 도깨비가 돈을 주지, 땅을 사라고. 그 돈으로 땅을 사는데 그다음에 도깨비랑 사이가 안 좋아지면 도깨비가 심술이 나서 훼방을 놓으려고 땅에다 불을 지르고 거름을 뿌려. 그렇게 하면 농사가 더 잘 되는 걸 도깨비는 모르는 거지.” 충북 영동군 조동마을의 경로당, 윤순영 할머니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할머니를 둘러싼 학생들이 입을 벌리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얼핏 보기엔 할머니가 대학생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할머니가 이야기를 하는 사이 사이에 학생들 사이에선 중국어와 영어 통역이 이어진다. 이야기를 하던 할머니도 통역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할머니의 눈에도 학생들의 눈에도 호기심이 어린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다른 할머니가 불쑥 질문을 던진다. “중국 젊은이가 보여줄 건 없나? 더 궁금한 건 없고?” 경로당에 모인 할머니들이 웃음을 터트리자 양양이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연다. 한국 대학생이 양양의 얘기를 옮겨서 설명해준다. “저도 중국에서는 고향이 시골인데 거긴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 어르신이 다 모여 있는 장소가 없어요. 서로 만나려면 멀리 걸어서 서로의 집까지 가야 하는데, 이렇게 마을 어른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게 좋아요.” 고개를 끄덕이던 할머니의 설명이 이어진다. “한국도 옛날에는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살 때는 사람도 많고,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공간도 드물었는데, 이젠 마을 사람들이 다 도시로 가버리니까 이런 것도 꽤 필요하고 쓸 만하지.” 잠깐의 대화를 통해 한국의 할머니와 중국의

“최선의 긴급 구호는 대비와 투자… 빠른 대응이 아이들 생명 살려”

아이티 지진 23만명 사망, 뉴질랜드는 180여명… 재난 대처하는 시스템따라 피해 규모 극명히 갈려 재난 발생 후 모금은 늦어… 대비 위해 미리 모금해야 “2010년 1월 아이티에 진도 7.0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23만명이 사망했습니다. 반면 2011년 2월 뉴질랜드에서 진도 6.5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18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피해가 그쳤습니다. 재난에 대처하는 사회 시스템에 따라 그 피해 규모가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지난 2일 기자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긴급 구호 디렉터 마이클 펜로즈(Michael Penrose·사진)씨를 만났다. 펜로즈씨는 전쟁, 폭력, 가뭄, 폭우, 기근, 지진, 쓰나미 등의 재난이 발생한 현장에 지구에서 가장 먼저 도착해 긴급 구호 활동을 벌이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런 펜로즈씨가 인터뷰 내내 강조했던 말이 있다. “아무리 빠른 대응이라고 하더라도 ‘대비’보다 효과가 높지 못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재난으로 영향을 받는 인구의 수, 해당 정부와 지역의 대응 역량, 식량 안보와 영양, 인구의 이동 및 쉼터, 재난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긴급 구호 발령을 결정하고, 물질적인 개입은 비상사태가 발생한후 48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수행한다. 사흘이 채 못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지원이 이루어지지만 비상사태는 대재앙을 초래한다. 2008년 미얀마에서는 사이클론으로 13만명이 사망했고 2010년 아이티에선 지진으로 23만명이 사망했다. 2009년 국제인도주의 포럼에서는 매년 자연재해로 평균 5만8000명이 사망하고, 2억2500만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문제는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긴급 구호의 극적인 장면을 보고서야 지갑을 연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럴 정도면 이미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⑥ 잊혀져 가는 문화, 위기의 자연… 시민이 지킨다

미래미소(美小) 캠페인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방치돼 위기에 놓인 유산·자연 확보…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보존·관리 2000년 한국 내셔널트러스트 설립 최순우 옛집·도래마을 옛집 등 지키고 매화마름 군락지 등 환경유산 살리기도 차량이 많은 도로에서 불과 30미터 거리에 놓인 집이지만 발을 들여 놓은 순간 고요해진다. 사랑방 현판의 글귀처럼 ‘문을 닫아걸면 곧 깊은 산중’ 같은 집이다. 혜곡(兮谷) 최순우 선생은 1976년 이사온 이 집에 직접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이라 쓰여진 현판을 써서 걸어두곤 1984년 운명하기까지 지내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남겼다. 2002년 최순우 선생의 유족은 이사를 가면서 ‘신축을 하지 않고 이 집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 사람에게 집을 넘기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당장 문화재로 지정이 되기 힘들더라도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 이 집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김홍남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가 일단 계약금을 먼저 내고 모금을 시작했다. 그해 12월 큰돈과 작은 돈이 모여 이 집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곤 최순우 선생이 살던 모습 그대로 다시 이 집을 복원하기 위해 사람들이 기억을 보탰다. 지역의 주민들, 최순우 선생의 가족과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과 증언들이 하나, 둘 모여 이 집은 최순우 선생이 살던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최순우 옛집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돼 현재 26개 나라로 확장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해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영국내셔널트러스트는 430만 회원들의 활동에

장애인 삶의 개선 위한 체험과 고민… 창의적·감성적인 융합형 인재 길러낸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기술예술 융합 교육 현장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가는 것을 보면 전에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 휠체어를 타고 앞으로 나가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방향도 제대로 잡을 수 없었고요.” 예린이의 발표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8일 평택의 송북초등학교에서는 특이한 수업이 열렸다.’편리한 휠체어 구상해보기’ 수업이다. 아이들이 전날 체험했던 목발 체험, 휠체어 체험, 안대 체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자 곧이어 서영선 선생님은 휠체어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휠체어의 바퀴는 큰 게 좋을까요, 작은 게 좋을까요. 바퀴가 앞에 있을 때와 뒤에 있을 때 어떤 차이가 생길까요?”휠체어를 예로 든 질문이지만 물리의 역학에 관련된 문제들이 숨어 있다. “일단 바퀴는 큰 게 좋을 것 같아. 그래야 한번 돌려도 멀리 나갈 수 있고, 바퀴가 작으면 바퀴를 밀기 위해 손을 뻗어야 하는데 힘들 것 같아.” 영준이의 얘기에 기석이가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길에는 경사가 있잖아.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더 쉽고 안전하게 움직이려면 다른 구상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영준이가 앉은 자세에서 의자를 뒤로 젖혀 몇차례 흔들며 시뮬레이션을 하더니 말을 받았다. “뒤에 보조바퀴를 달아야 할 것 같은데 바퀴 폭이 좁으면 불안할 것 같고 넓어야 할 것 같아. 그러면 경사면을 올라가더라도 더 안전하지 않을까?”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이들의 상상에는 끝이 없다. 급기야 바퀴의 재질에 대해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온다. “바퀴가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면 충격도 덜하고 계단 같은 곳도 올라갈 수 있을 텐데.” 다른 모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대형 화재가 앗아간 학교,희망과 함께 돌아왔어요

하트하트재단·다음커뮤니케이션 필리핀 ‘산로케 희망학교’ 건립 지난해 필리핀 나보타스市 대형 화재로 학교 불타 하트하트재단·다음바자회·수익액 기부로 ‘지구촌 희망학교’ 건립 건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과 일대일 결연 맺어 3년간 학비 후원하기로 “저희 지역에 화재가 난 후 한국의 친구들이 가장 먼저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우리 나보타스시(市)가 도움을 받지만, 언젠가 우리도 다른 가난한 나라들과 이웃을 돕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31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옥에 모인 좌중은 필리핀 나보타스시 티당고(Tidango) 시장의 인사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를 주고받는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필리핀 나보타스시의 산로케 지역 빈민촌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지던 불은 지역의 희망인 산로케초등학교마저 집어삼켰다. 산로케초등학교가 있는 지역은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의 4대 빈민촌 중 하나로 지방 정부의 예산이 열악해 학교를 다시 짓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도 없었다. 하트하트재단과 다음은 빈민촌 지역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자는 데 뜻을 모아 산로케 지역에 지구촌희망학교를 건립해 지난달 12일에 완공식을 개최했다. 희망학교 건립을 위해 사용된 돈은 다음의 임직원들이 기부했다. “모금을 위해 바자회를 개최하고 사내 카페테리아의 수익액도 기부했고 정기 후원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직원들의 희망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오는 5월엔 직원들이 산로케희망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건물만 짓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다음의 육심나 사회공헌팀장은 “학교 건물만 짓는다고 해서 희망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진짜 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직원 100명은 하트하트재단을 통해 희망학교의 학생들과 결연을 맺어

협동조합기본법이 가져올 변화는… “다양한 조합 생기면서 경제 활성화될 것”

지난해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박범용 협동조합형기업지원팀장에게 협동조합기본법이 불러올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협동조합 설립 분야가 크게 늘어나고 설립이 쉬워집니다. 기존에 1차 산업과 금융, 소비 등에 제한되어 있었던 협동조합이 이제는 금융과 보험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설립될 수 있습니다. 또한 조합원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협동조합의 설립요건이 낮아지고 분야만 늘린 것이 아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정의해 기존에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 비영리법인들이 행하던 사회적 목적사업을 협동조합이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었다. “조합원의 편익보다 사회적 목적 실현을 우선으로 두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와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활동들을 수행하는 조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으로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생겨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와 복지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는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자활공동체와 돌봄사업 등 저소득취약계층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방문교사나 택시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도 협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낙후지역의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역단위의 사회안전망을 스스로 구축할 수도 있다. 박범용 팀장이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대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이 규정은 ‘불공정 거래행위 등 일정한 분야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일자리·재료공급·납품 조합끼리 서로 도와 다함께 뭉쳐야 지역이 산다

19개 협동조합 활동중인원주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지난 2009년 65차 UN총회는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로 발생한 경제위축을 협동조합이 보완하고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이 공포되었다. 아직은 생소한 협동조합.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은 협동조합을 영리기업과 비교해 설명했다. “영리기업은 출자자·운영자·소비자가 분리되어 주주가 단시간에 빠르게 돈을 벌기에는 적합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선 임금을 낮춰야 하고, 상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노동자에겐 불리합니다. 협동조합의 모델은 그 반대입니다. 협동조합은 소비자가 출자자이고, 운영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 가격을 높이거나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협동조합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모델은 이탈리아의 트렌토다. 트렌토는 인구가 50만명인 도농복합도시인데 이 중 23만5000명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고 협동조합이 536개가 있다. 트렌토의 시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을 협동조합을 통해 구매하고 자기가 생산한 것도 협동조합에 판매한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공급자와 소비자, 운영자가 상호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배추 파동이 났을 때, 소비자협동조합은 배추 파동 전과 비교해 차이가 별로 없는 가격으로 배추를 판매했습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은 미리 생산자와 가격을 합의해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계약이 된 수량을 정해진 가격에 구매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입을 미리 예상하고 마음 편하게 좋은 배추를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의 조합원인 소비자는 조합을 통해 안전하게 생산된 먹거리를 안정적인

[고대권의 Écrire(에크리)] 학교폭력을 이기는 힘, 나눔과 배려에서 나온다

학교폭력에 괴로워하던 아이가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되고 곧이어 학교폭력을 멈추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선생님에게, 부모에게, 또래들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느냐고 묻습니다. 전문가들은 분석을 하고 정부와 언론은 학교 폭력을 근절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가끔 학교폭력 가해학생, 피해학생, 주위학생들과 인터뷰를 한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왜 때리느냐, 맞았을 때 기분이 어땠냐, 왜 방관했느냐 라고 기자는 질문을 하고 학생들은 “그냥” “기분 나빠서”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을 합니다. 이런 기사를 보고 있자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갑니다. 아이들이 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 시대와 사회가 던지는 질문이 본질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가해학생, 피해학생, 주위학생으로 구분하는 것은 마치 가해학생, 피해학생, 주위학생이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를 냅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에 관한 진실은 어떤 아이라도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방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폭력은 아이들의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관습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아이들의 낮은 자아존중감입니다. 폭력은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에게 얻어맞지 않는 아이, 다른 아이를 때리지 않는 아이로 키워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을 다른 사람을 돌보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입니다. 주위에 있는 약자를 배려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고 서로 간에 호혜적인 관계를 통해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로 키워내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쉽게 폭력에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⑤ 외국인노동자에 50만원까지 담보 없이 대출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본다

미래미소(美小) 캠페인_아시안프렌즈의 무담보 소액대출 ‘SOS무지개은행’ 태국에서 온 노동자 얀레이(가명)씨와 친구들이 한국에서 일을 한 지는 4년이 되었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한 달에 120만원 수준이다. 회사에서 숙소와 점심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120만원을 받으면 얀레이씨와 친구들은 100만원을 고향에 보낸다. “만약에 이런 분들이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일자리를 잃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사단법인 아시안프렌즈의 김준식 이사장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놓여 있는 사각지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얀레이씨 등이 일하던 건설회사는 지난해 3월 초에 부도가 났다. 얀레이씨 등은 순식간에 직장을 잃고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을 맞았다. 당장 잠을 잘 숙소는커녕 생활비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손을 벌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긴급자금이 필요했다. ㈔아시안프렌즈는 이들에게 재취업을 하기 전까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인 1인당 20만원을 긴급대출했다. 소액대출이지만 무보증무이자로 이루어졌다. “4월 8일에 이분들이 저희 아시안프렌즈에 처음 찾아왔고, 열흘 만인 4월 19일에 대출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9월 15일에 이분들이 대출금을 상환하러 저희 사무실을 찾아오셨습니다.” 아무런 담보가 없이 이루어진 대출이었지만, 이들은 어려울 때 자신들을 도와준 아시안프렌즈를 잊지 않았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 생활을 안정시키고 다시 고국에 돈을 보내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대출금을 갚을 돈을 마련했고, 조금 더 돈을 모아 감사의 마음을 표시할 과일 바구니를 장만해 아시안프렌즈를 찾아왔다. 지난 2009년 7월 첫 대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단법인 아시안프렌즈의 ‘SOS무지개은행’을 통해 12건의 긴급자금 대출이 이루어졌다. 예산이 1000만원가량으로 한정되어 있다

30년간 전국 학교에 기숙사·도서관 기증, 이제는 아프리카 주거환경 개선 나선다

부영그룹, 300만달러 지원키로 “교육 재화는 한 번 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은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1983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교육지원에 대한 열의를 보여왔다. 단적인 예가 이중근 회장의 아호를 딴 ‘우정학사’의 건립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30년간 교육시설이 필요한 전국의 학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지어주는 기증사업을 통해 100여 곳의 다목적 교육시설 ‘우정학사’를 기증했다. 최근에는 건국대, 중앙대, 경희대, 순천대에 교육시설을 기증한 데 이어 고려대에 100억원을 들여 인텔리전트 IT연구관인 ‘우정정보통신관’을 건립, 기증했다. “국립대인 서울대에도 100억원 규모의 ‘우정글로벌사회공헌센터’를 기증할 것입니다.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중근 회장은 2003년부터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동티모르·태국·말레이시아·스리랑카·인도네시아, 피지·브루나이·방글라데시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4개국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무상으로 지어주고 피아노 6만여 대와 교육용 칠판 56만여 개를 기증하는 등 해외로 기부를 확대해왔다. 특히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에는 태권도훈련센터를 건립해주고 태권도협회 발전기금도 지원하는 한편 현지 학생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신발 및 의류를 지원하는 등 민간외교의 역할까지 수행해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중근 회장은 ‘캄보디아 국왕 세하 메뜨라이 수교 훈장’, ‘베트남 우호훈장’, ‘라오스 일등훈장’ 등을 수상하였으며 지난해 11월엔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으로부터 ‘공훈훈장(Merit Medal)’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교육시설을 넘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기부를 할 계획입니다.”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제기구인 UN-HABITAT(유엔 인간정주위원회)와 국내 기업 최초로 파트너 협력을 맺고 아프리카 최빈곤국의 도시발전과 주거문화 개선을 위한 기금 300만달러의 지원 약정식을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