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대형 화재가 앗아간 학교,희망과 함께 돌아왔어요

하트하트재단·다음커뮤니케이션 필리핀 ‘산로케 희망학교’ 건립
지난해 필리핀 나보타스市 대형 화재로 학교 불타
하트하트재단·다음바자회·수익액 기부로 ‘지구촌 희망학교’ 건립
건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과 일대일 결연 맺어 3년간 학비 후원하기로

“저희 지역에 화재가 난 후 한국의 친구들이 가장 먼저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우리 나보타스시(市)가 도움을 받지만, 언젠가 우리도 다른 가난한 나라들과 이웃을 돕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31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옥에 모인 좌중은 필리핀 나보타스시 티당고(Tidango) 시장의 인사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를 주고받는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지난 1월 산로케희망학교 개교식에 모인 아이들이 즐거운 웃음을 짓고 있다. /하트하트재단 제공
지난 1월 산로케희망학교 개교식에 모인 아이들이 즐거운 웃음을 짓고 있다. /하트하트재단 제공

필리핀 나보타스시의 산로케 지역 빈민촌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지던 불은 지역의 희망인 산로케초등학교마저 집어삼켰다. 산로케초등학교가 있는 지역은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의 4대 빈민촌 중 하나로 지방 정부의 예산이 열악해 학교를 다시 짓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도 없었다.

하트하트재단과 다음은 빈민촌 지역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자는 데 뜻을 모아 산로케 지역에 지구촌희망학교를 건립해 지난달 12일에 완공식을 개최했다. 희망학교 건립을 위해 사용된 돈은 다음의 임직원들이 기부했다.

“모금을 위해 바자회를 개최하고 사내 카페테리아의 수익액도 기부했고 정기 후원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직원들의 희망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오는 5월엔 직원들이 산로케희망학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건물만 짓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다음의 육심나 사회공헌팀장은 “학교 건물만 짓는다고 해서 희망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진짜 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직원 100명은 하트하트재단을 통해 희망학교의 학생들과 결연을 맺어 학비를 3년간 후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회사는 직원이 기부한 만큼 일대일 매칭을 통해 아동을 추가적으로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산로케희망학교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하트하트재단은 지역사회의 욕구에 맞는 기획을 제시해 학교에 실질적인 변화의 씨앗을 심었다.

“기존에는 교실이 부족해서 한 학급에서 80명이 수업을 했습니다. 그래도 부족해 3부제로 운영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희망학교는 교실을 증축해서 한 학급에서 50명이 수업을 하고도 2부제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희망학교 건립 전에는 하루에 4시간 정도로만 제한되었던 수업이었지만 희망학교는 방과 후 학교도 운영한다. 기존의 학교에는 없던 미술, 음악, 태권도, 컴퓨터 수업을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현지에서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컴퓨터 교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심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근의 다른 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이번 희망학교는 일회성 학교 건립만으로 사업이 끝나지 않는다. 다음은 학교 건립 후 2년간 학교운영비를 후원하며 학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고 하트하트재단은 산로케희망학교 학생 500명에게 점심 급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의 모임은 이런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단순히 기부자와 수혜자가 모여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는 기부자로서, 운영자는 운영자로서, 수혜자는 수혜자로서 함께 산로케희망학교의 지속성을 위해 어떤 일들이 이루어져야 하고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했다. 특히 다음의 업인 IT비즈니스를 통해 산로케희망학교에 새로운 방식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하트하트재단의 윤주희 국장은 “수혜자와 기부자, 운영자가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이러한 모임을 통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가진 회사의 비전과 비즈니스가 산로케 초등학교의 지속적인 발전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편 나보타스시 티당고 시장은 이번 방문기간 동안 지역사회 개발 파트너인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다음의 IT사업 현황, 한국 병원의 의료 환경과 학교들의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돌아보며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며 이번 방문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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