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기부만 연 2억원… 느티나무에 사랑이 모였다

경기 용인시 ‘느티나무도서관’ 2000년 2월 지하 사립문고로 시작… 주민의 기부로 2007년 도서관 설립 도난방지 시스템 설치하지 않아도 잃어버린 책보다 기부한 책이 많아 주민들이 책 보수·읽기 자원 봉사 후원자 500여명 연간 2억원 모아 기부금으로 작은도서관 3곳 후원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느티나무 도서관’.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커다란 나무 그네에 걸터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왼쪽의 ‘사랑방’에는 세 살배기 자녀와 엎드려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장난감을 쫓아 마루방을 기어다니는 아기들도 보였다. 1층과 2층 사이의 다락방에는 만화책이 가득했고, 뒷문에는 마당으로 곧장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었다. 도서관 곳곳에서 이웃사촌, 옆집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와 학생들로 북적댔다. 하루 평균 600명, 주말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이곳을 다녀간다. 하루 대출 권수도 1000권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이곳엔 도난방지시스템은 물론 그 흔한 CCTV조차 없다.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이사장은 “책 잘 잃어버리는 도서관이 이 도서관의 모토”라며 미소를 지었다. “도난방지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최소 1300만원이 들더군요. 직원들이 ‘차라리 1300만원어치 책을 잃어버리자’고 입을 모았어요. 주민들이 그만큼 책을 읽고 꿈을 꾼다면, 도서관은 1300만원보다 더 값진 것을 얻게 되니까요. 13년간 느티나무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잃어버린 책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책이 훨씬 많습니다.” ◇지하상가의 ‘사립문고’, 용인시의 ‘사랑방’ 되다 2000년 2월, 당시 용인시 수지읍(현 수지구)에는 신도시 개발 때문에 가건물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았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과 신규 유입자들 간의 빈부 격차도 심화되고 있었다. ‘온 동네

만원으로 곰인형과 나눔을 선물하세요

“1만원을 기부하시면 한 개의 하트베어를 드립니다.” 지난 15일 오후 7시, 장천아트홀 1층. 하트하트재단의 ‘나눔트리 캠페인’ 현장의 반응이 뜨겁다. 기업 후원자로 인연을 맺어 연주회에 발걸음한 크레디트스위스 김상훈 부장은 “딸에게 선물할 거다”라며 선뜻 1만원을 내고, 분홍색 곰을 골랐다. ‘나눔트리 캠페인’은 기업 및 단체의 임직원과 고객,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나눔캠페인이다. 기업이나 단체가 이 캠페인을 신청하고 후원을 하면 ‘하트하트재단’에서 ‘하트베어’가 달린 크리스마스트리와 나눔팻말을 설치해준다. ‘하트베어’로 모인 기부금 전액은 국내외 소외아동을 위해 사용된다. 하트하트재단 나눔홍보부 박동일 부장은 “트리에 ‘하트베어’를 달면 사람들의 눈길도 끌 수 있고 즐겁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하트베어(Heart-to-Heart Bear)’의 의미도 한몫했다. “‘하트베어’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7가지 색의 곰인형이에요. 사람들 모두 성격도, 인종도 다르잖아요.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죠. 그래서 색은 다르되 모양은 모두 같도록 디자인했어요.”‘하트베어’를 직접 디자인한 하트하트재단 나눔홍보부 최은진씨가 덧붙였다. 지난 13일 오후,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가 기업 중 첫 번째로 ‘나눔트리 캠페인’에 참여했다.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전병국 센터장은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고객들에게도 세일즈맨처럼 ‘하트베어’의 의미를 전파할 거예요.” 캠페인 초반이지만, 참여한 기업들 사이에서 ‘하트베어’의 전파력은 놀랍다. 하나대투증권에서도 100개의 ‘하트베어’를 더 구매하기로 결정했고, 15일에 2호 나눔트리를 설치한 MPK 그룹에서도 당일에 바로 추가 요청을 받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끝난 후에도 캠페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이어졌다. 나눔홍보부 손은경 팀장은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공연 전후로 ‘하트베어’ 250여개를

음악으로 장애 넘은 청년들, 세상과 하모니를 연주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장애에 대한 편견 깨고 사회자 역할까지 해내 음대 졸업자로 구성된 ‘미라콜로 앙상블’ 창단 꾸준히 연주 활동하며 장애 인식 개선 교육도 대학 입학한 단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로 교수·학생 인식 변화 “저는 엄마가 힘들어하실 때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해드리는데요. 엄마는 제 연주를 들으면 힘이 난다고 하세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지색 조명이 무대 위를 감싸자,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플루트 단원 홍정한(23·발달장애 3급)씨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지 벌써 5년. 무대 위에서 수많은 곡을 연주해봤지만, 6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사회를 본 건 처음이다. 옆에 서 있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트럼펫 단원 송아름(20·발달장애 2급)씨가 용기를 주듯 “정한이 오빠는 이번에 제가 합격한 백석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님”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긴장으로 가늘게 떨리던 손도, 굳게 경직됐던 얼굴도,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내 자유로워졌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제7회 정기연주회 현장. 두 단원의 사회로 객석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연주곡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파랑돌’입니다.” ◇장애 편견 넘어선 새로운 시도, 정기연주회의 감동으로 창단 후 7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는 모든 순간순간이 도전이었다.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 어려운 발달장애청년들의 손에 악기를 쥐어주고, 악보를 익히는 과정이 그랬다. 연주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의젓하게 박수를 받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이 만나 사랑도 두 배

중소기업·예술단체 기부여행 마술쇼·김치 담그기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공연·봉사활동 나서 참여하는 임직원 대부분 꾸준히 함께하겠다 다짐 마술사의 손바닥 위로 빨간색 하트 스펀지가 나타났다. 주먹을 쥐었다 펴자, 하트가 두 개로 늘어났다. 또 한 번 손을 오므리자, 세 개의 하트가 손바닥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송경성 마술사가 세 개의 하트를 한데 모은 뒤, 아이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작은 사랑이 하나, 둘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맞잡았던 두 손을 벌리자, 얼굴 크기 만큼 커다란 빨간 하트가 등장했다. “와아~.” 마술쇼를 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지난 11월 17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에서 특별한 나눔 행사가 열렸다. 매직저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송경성 마술사와 자격증·공무원 전문 교육기업인 ㈜에듀윌이 다문화 가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송경성 마술사는 재능을 나누고, ㈜에듀윌은 임직원 40명과 다문화 가족 40명이 함께 만드는 김피 담그기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3년 전, 몽골에서 온 바탄한드(24)씨는 “집에서 혼자 김치를 만들어봤는데 맛이 없어서 실패했었다”면서 “오늘 만든 김치는 맛있어서 남편이 좋아할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에듀윌 임직원들도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의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 14세 아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에듀윌의 남영택 경영기획팀 이사는 “봉사하러 왔다가 다문화 여성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에듀윌은 지난 2005년부터 탈북 청소년, 미혼모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검정고시 강의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매월 ‘사랑의 쌀’ 1000㎏을 복지시설에 기증하고 있다.

화장품 기업 강점 살린 재능 나눔… 여성 암환우 7500명 미소 되찾아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캠페인 5년 총정리 “여성 암환우 외모 가꿔 자신감 되찾아 주자” 아모레퍼시픽 직원 모여 친환경 화장품 만들고메이크업 교육 진행 캠페인 후 엽서 전달해 피드백 받고 다음해 반영 작년부터 중국에도 확대 “항상 칙칙하던 얼굴이 정말 화사해졌어요. 신기해요.” 거울을 들고 이리저리 얼굴을 살펴보던 김경옥(54)씨가 미소를 지었다. 지난 5월 16일, 유방암 수술을 한 뒤로 처음 해보는 화장이다. 가슴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피부과에 갔다가, 암 진단을 받게 된 김씨는 “건강한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식당일을 하느라 화장을 모르고 살던 그녀에게 오늘은 특별한 하루다. “얼굴에 생기가 생겨서인지, 병이 금방 나을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김씨의 웃음은 그칠 줄 몰랐다. 지난 14일 오후 1시, 한양대병원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Make up your life)’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여성 암환우를 위해 진행하는 외모 가꾸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통해 총 7500여명의 여성 암 환우가 메이크업, 피부관리, 헤어 연출법을 배웠다. 순수 캠페인 예산도 2008년 대비 250%나 증가했다. 이윤아 아모레퍼시픽 홍보팀 부장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피부색이 검게 변하고, 건조해져서 화장하기 어렵다”면서 “타인의 시선과 편견 때문에 병원 치료도 안 나가던 분들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밝아졌다”고 말했다. ◇강점을 살리고, 진심을 더하다 5년 전,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1945년 창립 이래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지만, 그동안 국내 화장품 시장

‘우린 모두 소중한 존재’ 학교에서 배워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확산 지원사업’ 인성교육으로 청소년 우울증 예방 서울시내 중학생 3300여명 참여 “10분에 한 번씩 생명을 하찮게 여겼네요.” 최동혁(13·월촌중1)군이 멋쩍은 듯 말을 잇는다. “친구들끼리 욕을 많이 하거든요. 대화 대부분이 욕인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욕하는 것도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거래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된 수업. ‘우리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인사법이다. 원정주 교사(월촌중 1학년 9반 담임)는 “이렇게 인사하니, 아이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더라”고 귀띔한다. 곧 영상물 시청이 이어졌다. 또래 친구의 일상을 담고 있다. 카톡(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줄임말)을 통해 오가는 욕설, 교실 내 각종 폭력, 선정적인 온라인 게임 등 청소년 문화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영상 속에서 생명을 경시한 말이나 행동을 찾아보자”는 말에 모둠별로 머리를 맞댄다. ‘욕설’ ‘폭력적인 게임’ ‘학급 내 폭력을 방관한 것’ ‘환생을 운운한 것’ 등 6가지를 지적한 모둠이 있는가 하면,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사)밝은청소년 이은정 교사는 “평소에는 이런 말과 행동이 생명경시와 관련된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라며 “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생명경시 풍조를 바로 인식하는 것이 남과 나를 소중하게 여기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10~19세 기준) 사망 원인 중 1위는 자살이다. 10만 명당 6.5명이 어린 나이에 생을 포기한다(2010, 통계청). 전년 대비 40.7%나 높아진 수치다. 성적으로 인한 갈등이나 가족·친구 관계에서 느끼는 외로움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우울증으로 고생한다(질병관리본부, 2009). 우울증으로 진료받는 청소년은 지난

한 명 치료하는 의료 봉사… 한 나라 고치는 인재 양성으로

보건 의료 ODA 진화 국내 의료기술 발전으로 수술받는 외국 환자 많아 몽골의 의료 연수생들 국내 병원에서 배움받아 자국 환자들 고치고 싶어 연수받은 콩고 치과 의사한국 의료 시설에 감명 장비·시설 갖춘 병원 지어 의료 발전 더딘 빈곤 국무료 진료 지원도 한계 직접 환자 돌볼 수 있도록 “현재 몽골에는 선천성심장병을 앓는 아이가 굉장히 많아요. 수술을 해주려면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방법밖에 없어요. 하지만 제가 선천성 심장질환 전문가가 되면 그 아이들을 절대 외국으로 보내지 않을 겁니다.”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이하 연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2층 소아심초음파실. 칼리우나(26·몽골샤스틴병원)씨는 이곳을 거쳐가는 환자들의 초음파 영상을 빠짐없이 챙겨본다. 영상에 따라 달라지는 진단법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다. 같은 시각, 5층 제3수술실에서는 생후 1년 4개월 된 아기의 수술이 한창이다. 9㎏에 불과한 소아의 가슴을 열고, 심장 내부의 기형을 교정해 주는 수술이다. 바트바타르(30·몽골샤스틴병원)씨는 이미 몇 차례 비슷한 수술을 참관한 경험이 있다. 참관이긴 하지만, 전 과정을 반복적으로 지켜보면서 절차와 방법에 익숙해지려고 애쓴다. 수술을 마친 환아들은 4층 집중치료실(HICU)로 옮겨진다. 사후 관리에 들어가는 곳이다. 전날 인공판막수술을 마친 아기를 우란베르(29·몽골샤스틴병원)씨가 돌보고 있다. 아기의 상태가 표시되는 모니터 옆을 지켜서서, 혈액이나 수액의 양을 조정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두 몽골에서 온 의료 연수생들이다. 올 초까지 몽골 샤스틴 중앙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았다. 한국심장재단이 진행하는 ‘개발도상국 의료진 연수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이들을 포함, 운다르마(32·인공심폐기사)씨와 데미오드(32·마취과)씨 등 5명이 한팀이다. 한국심장재단은 지난 2008년부터 낙후된 의료 환경에 처한

정부·기업·NGO 3자가 함께 만드는 협력모델로

캄보디아 태양광 보급사업 이수정 GS칼텍스 CSR추진팀장 “정부 대 정부의 형태를 넘어, 민간 부분의 협력이나, 기업 사회공헌을 통한 국제협력 등 개발협력 분야에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구촌 공생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된다.”(정유아 한국국제협력단 ODA 연구실 팀장)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개발협력 시스템은 국가 주도적인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시민사회나 기업들과의 협력사업 구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갈수록 대형화되는 해외 프로젝트의 자원 조달을 원활케 하기 위해서다. 민관협력사업(PPP·Pu blic-Private Partnership)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캄보디아 저소득층 에너지 개발지원사업은 코이카 민관협력실과 GS칼텍스, 굿네이버스 등 3자가 함께 만드는 민관협력 모델이다. GS칼텍스의 사회공헌 기금에 코이카가 같은 금액을 일대일로 보조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형식이다. 여기에 현장에 상주하는 국제구호개발NGO(굿네이버스)의 전문성이 더해진다. 이수정 GS칼텍스 CSR추진팀장은 “코이카·굿네이버스와의 협력은 우리가 바라는 사업을 더 큰 규모로, 보다 전문적으로 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성격이 다른 3자가 힘을 합치기 때문에 ‘각자 어떤 역할과 태도를 가지고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수정 팀장은 “굿네이버스가 태양광 램프와 홈 시스템 개발을 재능 기부자들과 함께 진행 중인데, 회사 내 태양광 전문가가 있어 재능 기부로 참여해 그들을 돕게 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기술연구소 에너지소재연구실의 이태석 연구원은 굿네이버스 재능 기부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제품 제조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정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윤보애 굿네이버스 해외사업팀 대리는 “기업의 자원으로 우리가 현장에서 살림을 꾸리고, 코이카는 전체적인 공정을 조율하면서 사업을 돌본다”면서

[알립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Arts&Business 컨설팅(이하 A&B 컨설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A&B 컨설팅은 기업의 자원과 예술가 및 예술 단체의 접점을 찾아 서로의 전문성을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획, 문화 마케팅의 선진모델 발굴도 가능하다. 임직원 예술 동아리 지원, 찾아가는 나눔 공연, 고객 초청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기업 특성에 따른 맞춤형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A&B 컨설팅 비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액 지원한다. -접수 기간: 12월 말까지 -접수 문의: 정원정 VC (anb@arcon.or.kr, 070-4273-8163)

생활비보다는 일자리 제공… 장애인 경제적 자립 돕는다

KGC인삼공사의 사회공헌 재봉틀을 돌리는 15명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20평 남짓한 공간에는 ‘홍이장군’ 마크가 새겨진 노란색 수면조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주문받은 조끼를 충분히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정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시설 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1991년 설립된 번동코이노니아는 장애인 자활과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KGC인삼공사의 사은품인 앞치마 1만8000개, 수면조끼 4000개를 맞춤 제작하고 있다. 번동코이노니아의 1년 매출액 3억원 중 약 2억원이 KGC인삼공사의 사은품 제작으로 이뤄진다. 김 원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행사 한 달 전에 갑자기 주문한 뒤 번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삼공사는 연간 계약을 맺었다”면서 “사은품 수량과 배송 시기를 연초에 미리 확정해 주문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가 번동코이노니아에 사은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후원금만 전달하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일할 기회와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김경옥KGC인삼공사 CA부 사회 공헌팀 과장은 “직원들이 당장 생활비보다 일자리 걱정이 없어졌다는 점을 더 기뻐하시더라”면서 “원단 구입 비용이 부족하지 않도록, 후원금 일부를 연초에 선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동코이노니아가 제작한 홍이장군 앞치마와 수면조끼는 전국에 있는 정관장 가맹점으로 전달된다. KGC인삼공사가 아이들의 면역력 증진을 위해 제작한 ‘정관장 홍이장군’을 구매하면, 해당 사은품이 선착순으로 무료로 지급된다. KGC인삼공사는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정 부분을 떼어 모은 ‘정관장 사내기금’으로 장애인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는 이 기금으로 번동코이노니아에서 일하는 50대 여직원의 어깨 수술 비용을 후원하기도 했다.

사회봉사 녹인 교과목… NPO 현장이 눈앞에 성큼

[NPO와 대학 수업의 통합] ‘빅이슈’ 잡지 판매로 노숙인 자립 도와… ‘흥부와 놀부’ 번역해 난민 아동에 전달 NPO 기관 정보 부족해 아쉬운 점 있어 정광욱(19·경희대 정치외교학과 1년)씨는 지난 학기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시민교육’ 수업을 통해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먼저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빅이슈코리아(이하 빅이슈)’를 현장으로 정하고 ‘현장참여활동 계획서’를 작성했다. 이후 ‘빅이슈’를 직접 방문해 현장 인터뷰를 하고 ‘빅돔’이라는 판매도우미 교육을 받았다. 정씨는 “회기역에서 일주일에 한 번, 2~4시간씩 빅이슈 판매원과 함께 잡지를 팔았다”며 “활동을 통해 노숙인은 게으를 것 같다는 등의 선입견도 깨지고 노숙인 자립 지원단체의 중요성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경희대, 서울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10여개의 대학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리더 양성’을 목표로 사회봉사 관련 교과목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1994년 ‘사회봉사’ 교과목을 도입한 한양대의 경우 2009년부터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했다. 2006년부터 ‘사회봉사(1학점)’ 교과목을 개설한 서울대는 매년 1500여명이 사회봉사교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7년째 누적 수강생은 1만명에 달한다.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체험한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시민교육’ 경희대에서는 2010년부터 20여명의 전담 교수가 ‘시민교육(3학점)’이라는 필수교양수업을 운영했다. 보통 3~4명이 조를 이뤄 직접 환경, 노동, 사회적 약자 등 관심분야와 연구주제를 정한다.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을 통해 I 호텔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체험한 조하영(19·철학과 1년)씨와 김수빈(20·경영학과 1년)씨는 “비정규직 노동법이 현실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아서 답답했다”며 “노동자의 입장을 경험하면서 윤리적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현장성, 실현가능성

“장병들 음식 많이 남기죠? 저개발국 아이들 6초에 한 명씩 굶어 죽어”

군부대 세계시민교육 나선 황의돈 월드투게더 회장 질병·성 불평등 주제로 군부대서 세계시민교육 강연 듣고 난 간부들 앞다퉈 후원하겠다 나서 “우리 군인들은 특별히 단돈 만원에 모십니다!” 황의돈 월드투게더 회장이 익살스러운 말투로 정기후원을 독려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빈곤, 질병, 빈부격차, 성 불평등, 기후변화, 전쟁 등 무거운 주제의 강연 분위기가 일순간 누그러진다. 황 회장은 “미국의 심리학자들이 행복의 조건을 연구했는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나눔의 기쁨이 가장 크다고 나왔다”며 “어려운 사람을 직접 도와보면 내 말이 거짓말이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일 오전,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이하 제30사단)에서 열린 ‘세계화 시대의 대한민국 군(軍)’ 강연. 군부대를 대상으로 한 ‘세계시민교육’으로 80여명의 지휘관급 간부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모였다. 황예은 대위(제30사단 정훈교육장교)는 “우리 부대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명사를 초청해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교육을 받는 ‘필승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교육은 그 일환으로 열린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교육을 맡은 강사는 지난 2010년까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황의돈 월드투게더 회장이다. 35년 군생활을 마친 그는 올 3월 국제개발 NGO 회장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삶을 바꾼 건 지난 2004년 이라크 아르빌 자이툰부대 초대사단장으로 파병된 경험이었다. 당시 ‘신화 같은 작전수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명망에 올랐다. 하지만 그가 얻은 것은 명망뿐이 아니었다. “쿠르드(Kurd)족 아이들의 삶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가난, 질병, 전쟁의 상처를 안고 마음이 피폐할 뿐 아니라 지뢰에 손발이 잘리고 태어날 때부터 암과 심장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