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책임지는 경영자 정의로운 투자자’ 출간한 김민석 소장 “고등학교 때 풀던 수학 문제를 떠올려 보세요. 공식만 외운다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아니죠. 다 안다 생각했는데 막상 시험에서는 못 푸는 경우가 있어요. 제대로 알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에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식이 아닌 ‘원리’ 를 알아야 풀 수 있어요.” 지난 8일 만난 김민석(48) 지속가능연구소장은 최근 한국에 부는 ESG 열풍을 수학 문제에 비유해 설명했다. 엄청난 양의 기사와 정보가 쏟아지고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을 선언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모두 어려운 수학 문제를 받아든 표정이다. 김민석 소장이 이달 초 출간한 ‘책임지는 경영자 정의로운 투자자’는 자본주의의 맥락 속에서 ESG를 설명한 책이다. “ESG 점수를 잘 받는 기술이나 공식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에요. ESG의 뿌리와 원리를 짚어주는 책이죠.” ESG는 ‘옳음’에 관한 이야기 ―시중에 나와 있는 ESG 책과는 결이 좀 다른 것 같아요. “ESG 위원회를 만들어라, 여성 이사 뽑아라, 인권침해 발생하지 않게 해라…. ESG 공식을 다룬 책은 너무 많아요. 그런데도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워해요. 기업 사람들을 만나보면 ‘ESG 부서는 만들어 놨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요. 큰돈 들여 컨설팅을 받았는데도 별 도움이 안 됐다는 기업도 있고요. ESG가 왜 생겨난 건지 그 뿌리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통해 ESG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어요.” ―우리가 ESG를 오해하고 있나요. “ESG가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ESG라는 용어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게 2005년이에요. UNGC(유엔글로벌콤팩트)가 콘퍼런스를 주최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썼죠. 하지만 그 뿌리는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