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펀딩]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열일곱 아픈 소년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처음으로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소년은 너무 놀라 오줌을 지렸습니다. 그 후로도 3일에 한 번 꼴로 발작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후천성 뇌전증’이었습니다.따뜻한 위로를 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친구들도 그를 피했습니다. 소년은 몸에 문신을 새기고,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댔습니다. 소위 ‘문제아’가 되어 소년원에서 한 달 간 생활하다 나왔지만 그를 받아줄 곳은 없었습니다. “대구소년원에 160명이 입소해 있습니다. 그 중 80% 이상이 결손가정이에요. 2006년, 어른이 된 소년은 폭행죄로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여자 친구의 외도를 목격하고,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상대방을 폭행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심규보(34)씨는 ‘별’을 달게됐습니다. 그는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며, 어깨가 쩍 벌어진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 우발적으로 살인한 노인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사건은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그가 써준 탄원서 덕분에 형량이 깎였다는 수감자 동료의 이야기에 수감자들이 하나 둘씩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들을 대신해 탄원서를 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범죄자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가난, 가정불화, 부모의 폭력 등 수많은 이유 외에, 수감자들에게는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그들을 ‘온전히 수용해주고’ ‘완전히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위기청소년을 온전히 지지해주고 싶었습니다 구치소를 나오자마자 청소년학과에 편입해 청소년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재활심리학과 석사과정까지 마쳤습니다. 범죄심리사(1급), 전문상담사(2급)에 이어 영남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과정까지 마쳤습니다. 그는 지금 대구지역 9개 경찰서를 관할하는 ‘범죄심리사’입니다. 1000명이

“앗, 롤러코스터서 떨어질 것 같아!”… 울릉중학교, VR·AR 체험에 ‘행복한 비명’

국민행복캠페인 ‘꿈에 날개를 달다’ “나 지금 에베레스트에서 제트기 조종하고 있어!!” 지난달 27일, 울릉도의 한 중학교 교실이 아이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36명의 울릉중학교 학생은 VR(가상현실) 체험 기기를 눈앞에 대고, 저마다 감탄사를 뿜어냈다. “앗, 롤러코스터에서 떨어질 것 같아!” 한 학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온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진짜 내 옆에 있는 것 같아. 방탄소년단이라니!” 어떤 여학생은 VR 화면 속에 나타난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보며, 실제로 잡을 수 있을 듯 손을 뻗었다. 스마트폰 영상을 따라 방탄소년단 안무를 따라 추기도 했다. “여러분 앞에 스마트폰 있죠? 스마트폰으로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이 무엇인지 직접 알아볼 거예요.” 김미화 kt 지속가능경영센터 차장의 말에 6개 조로 모인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VR과 AR의 뜻과 활용 사례를 찾아, 포스트잇에 차곡차곡 내용을 채워 넣었다. 스스로 검색한 결과를 가지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발표까지 척척 해냈다. 지루할 수 있는 이론 수업이 체험과 어우러지자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수업에 열중했다. “포켓몬 잡기에 질렸는데, 오늘부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9월 말의 울릉도는 AR 게임인 ‘포켓몬 고’ 열풍이 이미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이날 수업에는 AR 앱 8개를 스마트폰에 설치해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박민찬(13·울릉중 1)군은 “롤러코스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울릉도에선 탈 수 없었다”면서 “놀이기구에 타는 자리도 직접 선택할 수 있어서 진짜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즐거워했다. 빈 종이에 등고선을 그려 스마트폰으로 스캐닝하면, 화면에 가상의 섬이 그려지는

[기부 그 후] ‘길 위의 슬픈 죽음’을 막아주세요

동물들이 길 위에서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로드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죽음, ‘로드킬’ 짓이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토끼, 배가 터진 채 길 한 가운데 방치된 고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도로 위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죽음을 마주합니다. 처참하게 죽은 동물들의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로드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로드킬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아니예요. 환경, 생태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현장 조사나 출장이 잦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도로들을 거쳐 지나게 되는데,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로드킬’을 접한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녹색연합은 전라남도 광양시에서 발생한 두꺼비 로드킬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매년 경칩 무렵, 두꺼비들은 산란을 위해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도로 위에서 수십, 수백마리의 두꺼비가 목숨을 잃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꺼비가 차에 치이면서 나는 소리, 도로 위에서 썩은 두꺼비 시체 악취는 지역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광양시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2014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야생동물 교통사고 현황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000여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 ‘로드킬 제로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이유입니다. ‘로드킬 제로 캠페인’은 수도권 도로부터 로드킬을 줄여나가자는 캠페인입니다. “‘로드킬’은 치인 동물들에게도

새로운 맛의 세계, 비건페스티벌을 가다

히피(hippie·물질문명에 반대하고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실천하는 사람들)들의 축제가 이런 분위기일까.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다닥다닥 늘어선 파란색 간이부스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겨나왔다. 유혹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저마다 먹거리를 손에 들고 나무아래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식사를 즐겼다. 부스 안 쪽에선 앞치마를 둘러멘 사람들이 바쁘게 주스를 갈고 샐러드를 무쳤다. 불고기와 짜장면, 달콤한 파이까지 준비된 음식의 종류도 다양했다. 겉으로 봐서는 여느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들과 다를 바 없어보였지만, 이 요리들은 모두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   지난 1일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제2회 비건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비건(Vegan)’이란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우유, 버터, 달걀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이날 현장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의류, 생필품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판매, 소개하는 개인과 단체 39팀이 참여했다. ‘커뮤니티’와 ‘먹거리’를 찾아 나선 비건을 비롯해 육식을 즐기는 이들과, 외국인까지 다양한 식성과 취향을 가진 시민 3900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채식주의자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들은 왜 채식을 시작하게 됐을까?” 국내에서 열리는 ‘비건인들의 가장 큰 축제’에 더나은미래의 청년기자 세 명도 함께했다. 비건을 시작한지 5개월차에 접어든 정한솔 청년기자, ‘고기반찬마니아’ 이형민 청년기자, 밥상 앞에 줏대 없는 조은지 청년기자다.  ◇무궁무진한 ‘비건푸드’의 세계  ‘비건이 아닌 청년기자들도 입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을까’ 잠시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샐러드와 과일주스만 있을 것 같았던 현장은 ‘1일9식’이라는 올해의 테마에 걸맞게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했다. 파스타, 피자, 김밥까지 음식이 이정도로 다양하다면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 싶었다. 특히 동물에서만 얻을 수

[기부 그 후] 소녀들의 가슴에 희망이 싹틀 수 있도록

“세상은 소녀들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다는 ‘행동’만 보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이 청소녀 미혼모의 현실을 알도록,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녀 미혼모들이 희망을 갖고 찾아오도록 알리고 싶었습니다.” (강명옥 자오나학교 교장) 자오나학교는 청소녀 미혼모(22세 미만) 및 위기청소녀를 대상으로 주거 및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대안학교입니다. 청소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지금까지 대외적인 홍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자오나학교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지하철 광고를 설치하며 처음으로 대중에게 학교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통해 ‘자오나학교’를 알리고, ‘청소녀 미혼모’를 세상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 광고로 맺은 용감한 청소녀 미혼모들과의 인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교를 알리는 것을 돕겠다며 해피빈 모금에 6244명이 약 1천 만원의 성금을 모아준 것입니다. 덕분에 자오나학교는 연신내역과 혜화역에 설치한 지하철 광고로 학교를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네티즌의 힘으로 게재한 광고는 자오나학교에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임신 6개월인 상희(가명)양은 광고 속 자오나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합니다. 그 후 그녀는 직접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 절차 등을 거쳐 학교에 왔습니다. 청소녀 미혼모가 자원해서 직접 학교를 찾아온 건 개교 후 처음이었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덕분에 학교의 존재를 몰랐던 소녀들, 그동안 청소녀 미혼모와 시설에 대해 편견을 갖던 사람들이 주위 청소녀 미혼모들의 손을 잡고 하나 둘 학교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 소녀들 마음에 꿈을 심는 ‘멘토’ 생기기도 지난겨울, 혜화역 지하철 광고를 보고

[기부 그 후] 혼자가 된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다

부모와의 이별,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 2014년 9월, 태어나면서 태변을 삼킨 준이. 아이는 곧장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습니다. 그 사이 준이의 친부모는 아이를 두고 떠났고, 준이는 홀로 생사를 오가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런 준이를 사랑으로 품은 건 위탁 가정이었습니다. 따뜻한 위탁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 속에서, 준이는 자신을 입양해 줄 새로운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또다시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15년 4월, 준이는 갑작스럽게 구토와 함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고, 급히 응급실에 달려가 검사한 결과 작은 신장 한 쪽에서 무수히 많은 암 덩어리들이 발견됐습니다. 곧장 오른쪽 신장을 적출하는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 수 천만 원의 진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준이와 위탁 어머니를 연결해준 동방사회복지회는 해피빈에 긴급하게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1326명의 사랑이 일궈낸 희망 지성이면 감천일까요. 모금함 개설 보름 만에 목표액 990만 원이 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루빨리 수술이 이뤄져야 했지만 준이는 감기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위탁 어머니와 의료진 등이 가슴을 태울 때, 1326명의 후원자들은 준이에게 무수한 응원 댓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첫째도 신생아 때 심장 수술했지만 지금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준이도 잘 이겨내고 건강해지길!아가야, 아줌마도 항암 치료로 투병 중이야. 우리 재발없이 꼭 건강해지자. 사랑한다. 많은 이들의 격려 덕분에 준이는 10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이후 이어진 항암치료는 어찌나 독한지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먹는 것은 물론 잠자는 것까지 쉽지 않았지만, 준이는 자신을 응원하는

[기부 그 후]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끼 선물하세요

나는 김이 제일 좋아요. 김만 있으면 돼요. 11살이 된 지현이(가명)는 좋은 게 많습니다. 엄마가 없는 빈집에서 혼자 밥을 차려먹어도, 반찬이 김과 김치밖에 없어도 괜찮습니다. 가죽공장에서 수공업을 하느라 손 마디마디가 휜 엄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식사를 한 뒤에는 힘든 엄마를 위해 설거지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좋아요”는 지현이가 가장 자주하는 말입니다. 엄마는 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고기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80만원 남짓의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면 일찍 철이든 딸을 위해 고기대신 햄과 소세지를 구워줍니다. 중학생인 지현이 언니와 지현이 그리고 엄마 세 가족이 사는 단란한 집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나는 유일한 날입니다. 뷔페에 온 것 같아요! 이런 음식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런 지현이의 밥상에 새로운 반찬들이 올랐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달하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해피빈을 통해 기부 받은 모금액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수 없는 여름방학기간 동안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보내온 스트로폼 상자가 지현이의 식탁을 책임졌습니다. 스티로폼 상자 안에는 샐러드, 단호박 찜닭, 돼지구이 등 지현이와 같은 초등학생들도 쉽게 해먹을 수 있는 반조리 식품이 담겼습니다. 1개월에 한 번씩은 두부, 콩, 계란, 제철과일 등으로 구성된 영양꾸러미세트도 전달됐습니다. 김이 제일 좋다던 지현이의 젓가락이 쉴 새 없이 다른 반찬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어려운 이웃도 좋은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하자 지현이에게 한 달 분량의 도시락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3만원’. ‘3만원’으로 어떻게 좋은

[기부 그 후] ‘생명의 물’로 에볼라를 씻어냈습니다

에볼라 치료에서 물은 곧 ‘생명’ 입니다. 그런데 환자들 치료할 물은 커녕 마시거나 손 씻을 물도 없었어요. 우물엔 미생물이 가득하고, 물을 뜨면 거머리가 떠다녔고요. 에볼라 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은 죽은 도시였습니다.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볼라에 감염됐지만, 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치료할 물이 부족했습니다. 환자 1인당 필요한 물은 하루 400L, 마실 물 구하기도 어려운 시에라리온에서 치료할 물을 구하는 건 꿈도 꾸기 어려웠습니다. 외부에서 깨끗한 물을 트럭에 싣어 운반했지만, 모든 환자들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볼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도 문제였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위해 이동이 제한되자, 마실 물 구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원래부터 물이 부족한 시에라리온에서는, 물을 구하러 먼 마을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손 씻기’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가장 기본이지만, 손을 씻을 깨끗한 물조차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마시는 물에 거머리가 떠다니고, 오염된 물로 피부병에 걸리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빠른 개입이 시급한 상황, 15년간 깨끗한 물을 위해 활동해 온 팀앤팀에서는 곧바로 지원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문가 3명이 한 팀이 돼 시에라리온으로 떠났습니다. 긴급 모금을 위해 해피빈의 모금함도 열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에볼라’를 씻기는 물이 됐습니다. 치료하고, 마시고, 벽돌을 만들어 집도 지을 ‘물’이 생겼습니다. 목표금액은 900만원.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에 걸쳐 6000여명의 시민들로부터 923만원의 돈이 모였습니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꼈다’, ‘에볼라 퇴치를 위해 다같이 힘을 모으자’는 등의 응원의 댓글도 연이어 달렸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으로 모아진 돈이, 시에라리온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내 손으로 그려볼래요”

“유치원 끝나고 아빠랑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야?” 지난 6일 오후 4시 신정동 세화유치원. 평소라면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놀이터로 달려갔을 사슴반 아이들 11명이 책상 앞에 앉아 엄마와 머리를 맞댔다. ‘아빠랑 야구하기’ ‘엄마랑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시간표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날 사슴반 친구들이 엄마와 함께한 ‘우리 가족 행복 시간표’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국민행복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이수아(10)양, 아들 건호(7)군과 함께 시간표 만들기에 참여한 고정복(43)씨는 “아이들과 시간표를 만드는 동안 우리 가족의 역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해람(7)·예준(5)군은 시간표 안에 ‘싸움놀이’를 편성했다. 퇴근한 아빠와 아이들이 싸움을 벌이고, 엄마가 심판을 보는 역할극이다. 해람 군의 어머니 이지언(37)씨는 “소소한 활동이지만 우리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연숙 세화유치원 원장은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가족 시간표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표현 능력을 기르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성수동 서울숲공원에서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주제로 하는 사생대회가 개최됐다. 딸 이다원(8)양과 함께 사생대회에 참가한 이상훈(43·망원동)씨는 “시간표 만들기를 계기로 아이와 함께 간단한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사생대회에는 450개 가족이 참여해 시간표를 제출했다. ‘우리 가족 행복 시간표’ 캠페인에는 2인 이상 가족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23일까지 캠페인 페이지(campaign.happybean.naver.com/happypeople2)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시간표와 함께 이메일(2016schedule@naver.com) 또는 우편(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1길 30, 조선일보사 구관 3층 2016우리가족행복시간표

아이들은 보호 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인터뷰 “청소년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많이 바뀌잖아요.”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16년간 성매매 피해 여성들을 위해 일해온 현장 전문가다. 성인여성들을 위해 일하던 그가 청소년 대상 성매매 피해를 집중적으로 돕기 시작한 것은 ‘초기 유입’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성매매로 유입되는 아이들 대부분이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부모로부터 학대, 방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SNS 등을 통해 청소년 성매매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도 문제고요.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매매 유입 경로 90%가 온라인, 모바일···청소년 성매매 위험 확산 청소년 성매매가 확산되고 있다. 성매매로 유입되는 초기경로의 90% 이상이 인터넷 및 스마트폰 앱으로 조사되고 있는 것. 조 대표는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고자 스마트폰으로 직접 앱을 깔고 19세로 나이를 설정한 뒤 채팅방을 개설해봤다”면서 “53세로 등록된 남성이 채팅방에 서 ‘50만원을 줄 테니 지금 당장 만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자신을 고등학생이라 소개하고 만남을 완강히 거부했음에도, 쪽지로 자신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내는 등 괴롭혔다고 했다. 성 착취를 당하는 청소년들 대부분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매수자가 고발될 위험이 적다. 조 대표는 “이런 사각지대를 노리고 청소년 성매매를 지속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은 성매매에 대한 개념이 아직 부족해서 성매수자를 애인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맛있는 걸 사주거나 현금을 주면 성착취를 당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게다가 청소년들은 성인 여성에 비해 고액을 원하지 않기

새로 태어나는 폐가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

SR센터(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 현장 “무게를 측정하겠습니다. 차량번호 불러주세요. 차량용 저울 위에 커다란 화물트럭이 한 대씩 올라갔다. 트럭에는 분해된 유가물들이 잔뜩 실려 있었다. “다해서 85톤(t)이요.” 무게 측정이 끝나고 유가물 단가(單價)에 따른 계산서를 발행, 정산한 뒤 트럭들은 출발했다. 작업장 안에선 10여명의 사람들이 가전제품 나사를 하나씩 풀어가며 분해 중이었다. 작업장 뒤편엔 분해가 끝난 폐가전들이 큰 자루 안에 종류별로 담겨있었다. 바로 옆 작업장에서는 시끄러운 기계소리가 났다. “전자제품을 분해할때 쓰이는 에어스크류 드라이버 소리” 라고 했다.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의 현장 모습이다. ◇ 폐전자제품의 재활용···가장 먼저 거치는 곳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제품 생산·소비량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늘자 가전제품 폐기물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도 폐가전제품의 구체적인 처리 방법이 대한 제도적 기반이 전무했다. 많은 이들이 기존 제품들을 근처 고물상에 팔거나 아무 곳에나 버리곤 했다. 고물상은 이렇게 버려진 전자제품을 임의로 분해, 유가(有價)금속들을 팔아 수익을 챙겼다. 그러나 폐가전제품에는 납, 수은 등 각종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적절한 처리 과정이 없으면 중금속 중독이나 심각한 환경오염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인허가를 받은 업체만이 폐전자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이유다. 따라서 관련 인허가를 받은 업체만이 폐전자제품을 취급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폐전기전자제품을 환경적으로 처리하고, 금속자원을 국내에서 회수하기 위해 SR센터(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2009년 7월에 조례를 개정, 소형폐가전 배출수수료를 전면 폐지한 서울시는 소형폐가전들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12월 서울 성동구에 총 연면적 2,257㎡규모의 SR센터(Seoul Resource

이색 3色 직업세계 탐방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그들이 사는 세상’ 11,440개. 우리나라에 있는 직업의 숫자다(2014년 말 기준, 한국직업사전). 13~29세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1순위는 국가기관이며, 그 뒤를 공기업과 대기업이 잇는다. 사상 최악의 실업난이 직업 상실의 시대를 만들었다. 대다수가 ‘헬조선’을 외치는 지금, 오히려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나선 청년들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직업을 택한 청년들, ‘그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를 담아봤다. ◇ 예술 생태계 개선을 지원하는 외식·문화기업, ‘키노빈스(KINOBEANS)’ 커피(Coffee), 음식(Food), 그리고 문화(Culture).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세 가지의 연결고리다. 마포구 신수동에 위치한 서강대학교 아루페관에는 ‘누구나 마음껏 마시고 먹고 노는’ 세상을 꿈꾸는 세 남자가 있다. 이근욱 대표(33), 이병현 커뮤니케이션 총괄(30), 그리고 백경렬 테크니컬 엔지니어(42)다. 예술 생태계 개선을 지원하는 특별한 기업 ‘키노빈스’는 이들의 손으로 굴러간다. ‘키노빈스’는 독일어로 ‘영화’를 뜻하는 키노(kino)와 커피콩을 의미하는 빈스(beans)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커피로 얻은 수익의 10%를 영화 생태계 개선에 사용하는 수익 모델이 키노빈스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세 사람의 꿈이 같았던 건 아니다. 이근욱 대표는 한때 배우를 꿈꿨고, 백경렬 엔지니어는 음반 회사부터 공사현장, 영화 음향까지 거치지 않은 일이 없다. 이병현 총괄은 유명 광고 회사에 합격한 상태였음에도, 하루 동안 고민을 마치고 키노빈스에 합류했다.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먹고 마시는 것이 준비돼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키노빈스의 커피는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자매의 드라마 <센스8>의 한국 촬영분에 케이터링 업체로 지정되며 할리우드에서도 훌륭한 맛을 인정받았다.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