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학교에 들어선 로봇축구장… 조용하던 교실이 왁자지껄

LG사이언스홀 찾아가는 과학교실 로봇축구장·3D용 스크린 등 설치해 폐교 위기 학교에 과학 교육 제공 “최종 스코어 0:0.”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인 지난 7일, 강원도 한계령 산기슭에 있는 오색초등학교에서 이색 축구 경기가 열렸다. 그라운드는 교실, 축구 선수는 로봇 청소기 4대. 아이들은 2명씩 팀을 이뤄, 전·후반 2분씩 리모컨으로 로봇 청소기를 조종하는 경기다. “으어, 도대체 왜 안 가는 거야!” 익숙하지 않은 조종 탓인지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일반 축구장을 30배가량 축소(가로 2.2m, 세로 3.2m)시킨 작은 경기장이 아이들의 축구 열기로 가득 찼다. 한 골도 못 넣었다며 “한 게임 더!”를 외치던 정다운(10·오색초4)군도 연이은 경기에 드디어 골든골을 터트렸다. “완전 신나요!” 정군의 입술이 신나서 씰룩거렸다. 강원도 양양에서 펼쳐진 ‘LG사이언스홀’의 ‘찾아가는 과학교실’ 현장이다. LG가 운영하는 청소년 과학관인 LG사이언스홀의 찾아가는 과학 교실은 지난 2007년, 지역에 상관없이 청소년들이 과학 체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 청소년들은 쉽게 과학 교육·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반면, 강원도나 경상도, 전라도 등 지역의 청소년들은 접점조차 부족하기 때문. 이에 LG사이언스홀은 소외 지역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토 최끝단 학교 찾아가기’를 주제로 울릉도, 백령도, 가파도, 강원도 고성을 방문했다. 올해의 테마는 ‘폐교 위기 학교 찾아가기’. 서울 여의도에서 강원도 양양까지 약 200㎞의 거리를 로봇 축구장, 3D용 스크린, 강아지 로봇 등 LG사이언스홀에 설치된 아이템 30개 중 6개를 12인승 승합차 3대에 싣고 달렸다. LG사이언스홀 직원 40명 중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② SNS는 후원자와의 소통 창구… 전달방법 고심해야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② 비영리단체에 대중 커뮤니케이션이란 ‘숙명(宿命)’이다.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이슈를 제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후원자를 모으는 과정은 비영리단체의 핵심 업무다. ‘비영리 리더 스쿨’ 6~7회차 강의는 비영리단체 리더로서 숙지해야 할 언론 홍보 및 SNS 활용 방법을 다뤘다. 지난 2주간 강의 내용을 Q&A로 압축해 풀어본다.  편집자 주 -언론 홍보(PR)의 핵심은 무엇인가. “지속적인 관계다. 언론 홍보는 영어로 ‘Public Relation(대중과의 관계)’ 아닌가. 기자(매체)라는 제3자를 통해, 우리 조직이 사회 속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지는지 대중과 소통하는 활동이다. 그렇다면 먼저 기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어떤 기자가 우리 조직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지 미디어 리스트를 만들 것. 둘째, 트렌드를 분석하면서 기자가 관심 가질 만한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연락할 것. 마지막으로 기사 보도 후에도 피드백하면서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 기본적으로 기자는 아이템을 찾는 사람이고, 홍보 담당자는 조직을 알려야 하는 사명이 있다. 갑과 을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관계가 이어져야 한다.”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주목해야 할 트렌드가 있다면. “페이스북에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결국 눈길을 끄는 것은 사진·동영상이 아닌가. 비주얼(visual·시각)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또 하나,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이 인기를 끈다. 휴가, 주말 등 시즌 이슈에 네티즌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기억할 만한 트렌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블로그, 페이스북을 단지 홍보 채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셜미디어는 후원자, 혹은 잠재적인 후원자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합해서 우리 단체의 일관적인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던질 것인지

“안마는 한마디로 회복… 시각장애인의 건강한 일자리 위해 뜻 모았어요”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안마사 협동조합 ‘맑은손지압힐링센터’ 르포 시각장애인 안마사 10명 공동 창립 퇴폐업소 오해받아 설립 초기부터 난관 손님 65% 청년층… 올 초 月1000만원 매출 점포 수 늘리고 싶지만 규제가 발목 잡아 “어깨가 아프십니까? 범인은 컴퓨터군요. 컴퓨터를 없애버릴 순 없고, 제가 만져드리겠습니다.” 푸른 빛이 감도는 개량 한복을 정갈하게 입은 박숙자(56)씨가 정면을 응시한 채, 한 발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등허리를 저에게 주시고 옆으로 누워주세요. 기자님 목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합니다.” 황토색 침대에 몸을 비비며 어정쩡하게 눕자 박씨는 “안마가 처음이냐”며 단번에 알아차렸다. 박씨의 세상이 온통 까맣게 변한 것은 10년 전, 뇌압 상승으로 인한 실명이었다. 깜깜한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희망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안마’였다. 앞은 볼 수 없지만, 덕분에 손끝으로 사람 속을 보게 됐다고 했다.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손님들 건강을 챙기고 있다는 점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제가 도움만 받으면서 사는 게 아니라 나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서울맹학교에서 2년 동안 안마 기술을 실습한 뒤, 경로당·교회를 돌아다니며 안마 봉사 활동을 벌이던 박씨. 그녀는 1년 전,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로 나왔다. 서울맹학교 동기였던 정경연(58)씨의 권유로 시각장애인 안마사 협동조합 창립 멤버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당시엔 다 잘 안 될 거라 그랬어요. 1년간 버틴 거 보면 다들 신기하다 그래요.” 한껏 고무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던 박씨가 갑자기 기자의 팔꿈치를 꾹꾹 눌렀다. “이거 아픈 것도 컴퓨터

지원받은 저신장 아동, 연평균 8㎝ 성장… “키만큼 자신감도 컸어요”

LG그룹 ‘저신장 아동 지원’ 20년 90년대 초까지 수입하던 성장호르몬제 LG 유트로핀 시판하며 시장가격 내려가 매년 20명 지원, 2012년부터 100명으로 2010년부터는 보육시설 아동 지원 시작 연평균 8cm 성장… 최대 20cm까지 크기도 “키가 작았을 땐 친구들이 저보고 ‘땅꼬마’라고 불러서 슬펐어요.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너 키 많이 컸다’고들 해요. 매일 주사를 맞는 것은 조금 아프지만, 키 컸다는 소리를 들을 때 기분이 좋고 어깨가 으쓱해지곤 합니다. 키가 커지면서 자신감도 생겨서, 이젠 어떤 일을 해도 거뜬히 잘할 것 같아요. 제가 지원을 받은 만큼 커서 2~3배 이상 보답할 거예요.”(2012년 LG복지재단 저신장 성장호르몬제 지원 대상자 윤한솔〈가명·12〉군) 부모가 각각 지체 1급, 지적 3급 장애인인 김민수(가명·14)군의 꿈은 탁구 선수다. 매번 전국대회 4강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가는 실력이지만, 또래보다 왜소한 체격 탓에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곤 했다. 김군도 같은 연령 아이들의 평균 키보다 10㎝ 이상 작은 저신장증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 성장호르몬제를 지원받은 김군은 1년간 키가 7㎝나 훌쩍 컸다. 하지만 아직 키는 146㎝, 탁구 선수로는 턱없이 작은 키다. 의료진은 김군의 키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해, LG복지재단에 김군을 추천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호르몬제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1000명에게 70억원… 20년간 저소득층 아이들 희망도 커졌습니다 성장호르몬제 지원 20년… ◇성장호르몬제 지원으로 ‘키도 쑥쑥, 꿈도 쑥쑥’ 자녀의 키마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9~2013년 단신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 10%(연평균 6179건)가 최하위 10%(연평균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① 비영리단체는 아직 ‘다윗’… ‘골리앗’ 넘으려면 협력으로 혁신해야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① “공익 분야의 전문성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부 기관이나 영리 기업에 비해, 공익 분야에는 종사자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은 비영리 중간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고자 ‘비영리 리더 스쿨’을 기획했다. ‘비영리 리더 스쿨’ 2~5회차 강의 내용을 Q&A로 압축해 풀어본다. 상세내용은 공익 전문 온라인 저널 ‘더퍼스트(thefirstmedia.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주   -비영리단체 종사자가 꼭 기억해야 할 경영 트렌드는 무엇인가. “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음에 주목하라. 정유 회사의 라이벌은 전기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고, 자양강장제의 라이벌은 커피가 될 수도 있다. 경쟁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말도 되지만, 반대로 잠재적 시장에 내가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경쟁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무언가를 생각해내야 한다. 비영리단체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심리 싸움을 할 대상은 다름 아닌 후원자다.” -초경쟁 시대에 비영리단체는 어떤 전략을 시도할 수 있을까. “‘열린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각광받는 시대다. 모든 과제를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해결할 수도 있다. 애플은 사용자 환경, 내부 디자인, 내부 설계 등 각각의 부분을 다른 업체들과 협력해 아이팟(ipod)을 개발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아직 다윗에 불과한 비영리단체들이 거대한 골리앗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자원에만 눈을 두지 말고, 외부와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비영리단체에 미션과 비전은 필수적이라고 한다. 정말

치매 환자 부양자 62%가 우울장애… 이젠 가족에게도 든든한 뒷받침을

치매 환자 가족 지원… 韓美日에서는 日 치매 가족 프로그램 수료한 사람들 서로 교류하며 다른 환자 가족 돕기도 美 1800쌍 부부 매뉴얼 적용해 보니 부양 가족 부담 줄어드는 것 증명 韓 서울시치매센터 ‘희망다이어리’ 도입 응급상황 대처·자조모임 등 교육 지원 올해 65세 이상 치매 노인 수는 61만명. 10명 중 1명(9.4%)꼴이다. 문제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 진료비가 6462억원으로 가장 높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 1명당 가족 부담 진료비를 연평균 1982만원으로 파악한다. 치매 환자 부양자의 62%가 경우울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20%는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2011년 보건복지부, ‘치매노인 실태조사’). 최근 한국에서도 ‘치매 가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부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1년에 최대 6일까지 환자를 요양 기관에 맡길 수 있는 ‘치매 환자 가족 휴가제’를 실시했다. 더불어 ‘치매 특별 등급’ 제도를 도입하며 이제는 경증 치매(5등급) 노인도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거쳐온 일본과 미국의 치매 환자 가족 지원 프로그램은 어떨까. 지난 16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서울시가 ‘치매 가족을 품다’라는 주제로 마련한 ‘2014 치매 국제 심포지엄’에서 각 국가별 다양한 사례가 선보였다. ◇치매 환자 가족 지원, ‘동료 그룹’을 활용하라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이 치매 정책 추진 5개년 계획(2013~2017년) ‘오렌지 플랜’ 속에 ‘치매 가족 지원 서비스 강화’를 아예 명시했다. 가족을 대상으로 치매 간호 교육을 전개하고 부양자들 간

해외 SIB 40%(사회성과연계채권)가 아동·청소년 사업인데… 아이들이라서 안 된다니요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일부 시의원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찬성 38명, 반대 32명, 기권 9명으로 찬성표가 반수를 넘지 않아 부결됐기 때문입니다. SIB는 민간의 투자로 공공 정책 사업을 수행한 후, 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사업비에 이자를 더해 투자자에게 지급하되 실패하면 민간 투자자가 비용을 떠안는 제도입니다. 서울시와 한국사회투자는 첫 SIB 사업으로 ‘그룹홈(소외계층 청소년 5~7명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경계선 지적장애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와 사회 적응도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정했습니다. 전국에는 80만명(전체 학생의 13%)의 경계선 지적장애(IQ 71~84) 학생이 있는데, 법에서 규정하는 지적장애가 IQ 70 이하에만 해당하다 보니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 사이에 끼여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일대일 상담 치료와 학습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가능성을 끌어올린다면, 가난의 대물림도 막고 한 명당 최소 1억5000만원(연간 기초생활수급비 및 관련 시설 운영비)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민간 투자 회사도 어렵게 끌어들였습니다. KDB대우증권은 선진적인 사회공헌 방식을 적용해본다는 의미로 3년 동안 1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원들의 반대 논리가 기대 이하입니다. “왜 하필 그룹홈 아동이 대상이냐” “취약 계층 아이들을 수치화된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심지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대기업의 영업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SIB 사업을 서울시에 제안했던 한국사회투자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정량적 평가를 바탕으로 이미 많은 SIB가 아동 대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세상 바꾸는 ‘연쇄창업가’가 꿈…딜라이트·우주 등 대박 신화 이어져

셰어하우스 브랜드 ‘우주’ 만든 김정헌 대학생 주거난 해소 위해 만든 공유주택 6개월 동안 16개 대학교 돌며 마케팅해 목표는 돈 버는 것보다 사회 문제 해결 쉬운 건 재미없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할 때, 신이 난다.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벌써 사회적기업만 두 번 창업한 김정헌(31·사진)씨 이야기다. 그가 공동창업한 ‘딜라이트’는 저가형 보청기 사업을 벌이는 소셜 벤처로 올해 매출 40억원을 바라본다. 지난해에 창업한 국내 첫 셰어하우스(sharehouse·공유주택) 브랜드 ‘우주’는 창업 1년 6개월 만에 15호점 셰어하우스까지 확대했다. 지난 8월, 김씨는 대학생 4명과 고군분투한 우주 창업기를 담은 책 ‘같이의 가치를 짓다'(유유출판)를 출간하더니, 돌연 우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유는 무엇일까. “셰어하우스 경쟁 업체가 30~40개가 생겼어요. TV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얼마 전 종영했던 드라마 ‘괜사(괜찮아 사랑이야)’의 주요 배경도 셰어하우스였죠. 이젠 셰어하우스가 주거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요. 전 일종의 ‘트리거(trigger·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달부터 김씨는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 핵심인재육성센터의 ‘스타트업 사회적기업가 과정’ 전담 감독으로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고 나섰다. 김씨의 목표는 선발된 15개 기업을 6개월 동안 10%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다. “경기도 광역 전세버스가 문제잖아요. 서강대 학생들이 ‘눈뜨면 도착’이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일산이나 분당, 용인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끼리 ‘전세버스를 같이 빌려 통학하자’는 일종의 승용차 함께 타기 서비스입니다. 공실률이 50%가 넘는 동네 독서실 자리를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고, 폐이어폰을 기증받아 팔찌를 만드는 팀도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NPO] ③ 연예인 홍보대사만 200여명… 이 비영리단체의 성장 비결은?

[작지만 강한, 强小 NPO ](3)’소통을 위한 젊은재단(W재단)’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50년 안에 사라질 위기다. 1993년 이후 해수면은 9㎝ 이상 상승했고, 1999년에는 9개 섬 중 하나인 사빌리빌리섬이 아예 바다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해발고도가 3m에 불과한 이웃나라 키리바시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 모두 지구온난화로 매년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고, 해수면 상승으로 담수는 오염되고, 식수까지 부족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소통을위한젊은재단'(이하 W재단)은 지구온난화·환경오염 등으로 고통받는 ‘기후 난민’을 돕는 비영리단체(NPO)다. 이욱(26) W재단 이사장은 “2011년에 제1차 한·태평양 도서국 장관급회의에서 피지 장관 수행 비서를 맡으면서 남태평양 섬들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접하게 됐다”면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상응하는 실천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욱 이사장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과외·아르바이트로 모은 로스쿨 학비를 비영리단체 설립에 고스란히 사용했다. 젊은 청년의 무모함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이욱 이사장은 한국의 유명 작곡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판 ‘위아더월드(We are the world)’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밖에 없었다. 30년 전 마이클 잭슨,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등 당대를 대표하던 45명의 수퍼스타가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앨범 ‘위아더월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억달러 모금에 성공했다. 작곡가 윤일상씨가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히자, 프로젝트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작곡가가 있고, 노래도 만들어지니 연예인 섭외는 문제없었다. 첫 공익 캠페인 영상 ‘뷰티풀 월드(Beautiful World)’ 프로젝트에 가수 인순이, 조성모, 바다, JK김동욱, 걸그룹 시크릿 등 유명 연예인 60여명이 참여했다(캠페인 영상 http://www.wisdomforfuture.org).

튼튼한 중간 리더 길러내는 ‘비영리 리더 스쿨’ 1기 입학식

지난 17일, 비영리 분야 중간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는 ‘비영리 리더 스쿨 1기’ 입학식이 열렸다. ‘비영리 리더 스쿨’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이 함께 공익 분야 인재를 키우고자 기획한 선진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서류심사와 전화 면접을 거쳐 선발된 22명의 수강생은 매주 수요일마다 12주 동안 경영 전략·PR·마케팅·설득 커뮤니케이션 등 강의와 워크숍을 결합한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동그라미재단 성광제 이사장은 “비영리 종사자들은 다른 이들의 필요를 채우느라 정작 본인을 채우는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면서 “개인이 성장할 뿐만 아니라 수강생과 끈끈한 관계를 맺으면서 재충전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③ Ⅲ 청년 – 말이 쉬운 청년 창업, 진짜 필요한 도움은

청년 스타트업 지원, 얼마나 효과 있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창업 공간 평일엔 ‘썰렁’ 창업 생태계 조성·사후 지원이 더 시급 “지난해부터 창업 자금은 많이 풀린 상황이에요. 국비지원 교육 프로그램도 많고, 창업지원 관련 행사도 굉장히 자주 열려요. 사실 내가 창업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창업 3년차 스타트업 종사자 K씨) 3~4년 전, 인디음악 밴드 서비스 관련 창업을 준비하던 이진우(가명·32)씨는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1년 동안 3000만원가량의 사업 개발비를 받았다. 하지만 결국 경쟁업체들에 밀려, 돈 한 푼 못 벌고 사업을 접게 됐다. 이씨는 곧이어 다른 분야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정부 지원 사업은 물론 대기업 창업 공모전·공익재단 창업경진대회에서 상금도 받고, 투자까지 받게 됐다. 이와 같은 사례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중소기업청이 주도하는 정부 창업 지원금 규모는 1조5000억가량.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 전용 창업자금, 창업기업자금(융자), 엔젤투자 매칭펀드 등 지원 사업도 다양하다. 정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IT 분야 청년 창업을 위해 조성한 ‘청년창업펀드’는 지난해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SK, 한화, 현대차 등 기업에서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 지원 기관의 K씨는 “창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는 반갑지만 사실상 공급 과잉 시대”라면서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했다. 2014년 7월 통계청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청년 기업(30세 미만 청년이 대표자인 기업)의 폐업률(25.5%)은 전체 폐업률(12.9%)보다 두 배나 높다. ◇박근혜 정부, 청년 창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한민국

‘함께’를 꿈꾸는 이들은 오늘도 달립니다

성수동 사람들 “5년 전부터 성수동에 살았는데, 녹색공유센터엔 처음 와봐요. 이쪽은 후미진 곳이었거든요. 예전에는 ‘성수동’ 하면 공단밖에 없었는데 작년부터는 활기가 느껴지네요.” 지난 20일 토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실 ‘녹색공유센터’를 찾은 동네 주민 강현이(29)씨가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강씨는 서울그린트러스트가 매달 한 번씩 여는 ‘맛있는 숲’ 행사 참여차 이곳을 찾았다. 이 프로그램은 숲에서 난 재료를 가지고 도시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는 ‘소셜 다이닝(음식을 먹으며 공통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만남)’이다. 이날 메뉴는 강원도 감자 옹심이. 분홍색 강판에 감자 갈리는 소리와 함께, 9명의 수다 소리도 퍼져갔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일상생활 속에서 녹색 문화를 확산하는 공익 단체다. 15명의 직원은 사무실 앞마당에 온 동네를 뒤져서 모은 2L짜리 페트병으로 온실을 만들기도 하고, 텃밭에는 고추, 오이 등 채소도 키운다. 지난해부터는 ‘성수동 동네 꽃축제’를 기획하면서, 지역 단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정원 도구와 공정무역 커피 등을 판매하는 오고가게, 숲해설가 전문 과정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숲자라미’ 또한 도보로 1~3분 거리에 위치한 파트너 기관이다. ◇성수동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지구를 품는 사람들 ‘당신이 먹는 건망고가 필리핀 여자아이들을 성매매 위험으로부터 보호합니다.’ 2012년 6월, 성수동에 자리 잡은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이야기가 있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공정무역 회사다. 필리핀 망고, 베트남 캐슈넛과 홍차 등을 공정무역 업체로부터 수입해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공정무역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이 돈은 아시아 일대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데 기부되거나 영세 농가가 정당한 임금을 받고 농사를 짓도록 돕는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성수동 주민에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