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하 기자
황무지에 싹 튼 ‘자립’의 꿈

LG희망마을, 에티오피아 현장을 가다 우물·양계위원회 등 설치해 마을 공동기금 적립하고 위생·직업 교육 등 지원… 自立에 초점, 지속 발전 도모 “우리 마을로 다시 돌아올 거예요.” 지난달 19일, 에티오피아 오로미아주 두기데데라(Dugededera) 마을에 위치한 ‘LG희망마을(LG Hope Com munity)’ 시범농장 대문 앞에서 ‘뜻밖의 손님’ 버투칸(Birtukan·28)씨를 만났다. 그녀는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마을 모습을 동영상에 담고 있었다. 돈을 벌러 중동의 오만으로 떠난 지 3년, 가정부로 일하다 3주간 휴가를 받아 고향에 왔다고 했다. “이곳은 정말 ‘황무지’였어요. 아무것도 없었다고요(empty)!” 그녀는 밀, 떼프(Teff), 양파 등 시범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곡식과 푸른 채소들을 보며 놀라워했다. 버투칸씨는 “마을에서 깨끗한 물도 사용할 수 있고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good mobile charge)도 생겨 좋다”면서 태양광 전기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경비초소를 가리켰다. 이곳은 더 이상 버투칸씨의 기억 속에 있던 ‘빈곤의 마을’이 아니었다. ◇’공짜’ 아닌 ‘자립’에 방점 찍은 글로벌 사회공헌, 빈곤마을의 ‘희망’이 되다 3년 전만 해도 두기데데라 마을엔 물도, 전기도 없었다. 주민들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매일 1시간 이상 걸어다녔고, 시장까지는 3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2013년, LG전자가 이 마을을 ‘자립형 농촌마을’로 개발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마을이 달라졌다. 전현진 LG전자 CSR팀 과장은 “에티오피아 인구의 8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농촌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파트너로는 에티오피아에서 2005년부터 국제개발 사업을 펼치던 NGO 월드투게더가 협력했다. 먼저 지하 150m 깊이 공동 우물을 만들었고, 마을과 주요 도로를 잇는

직접 모으고, 어려울 때 쓰고… 스스로 ‘재정 기반’ 만들어요

늘어나는 공익 분야 공제회 스페인의 ‘몬드라곤’은 7만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의 대명사다. 60년 전 가스난로 공장에서 시작된 이곳이 연매출 18억원의 거대 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노동인민금고(Caja Laboral)’의 역할이 컸다. 노동인민금고는 조합원들에게 저축 수단을 제공하고, 협동조합에 투·융자로 자금을 공급했다. 스페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속하는 이 은행의 자산 규모는 247억2500만 유로(2014년 기준)로 우리 돈으로 30조원이 넘는다. 1967년 설립된 ‘라군아로(Lagun-Aro)’ 공제협동조합도 협동조합에게 의료 및 공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조합원들의 사회보장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달 4일 한국에도 재정난을 겪는 조직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사회적기업연대공제회’가 출범했다. 이는 2014년 9월부터 함께일하는재단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가 운영해오던 ‘사회적기업연대공제기금’이 ‘사회적기업연대공제회’로 독립한 것이다. 국내 인증 사회적기업은 1300여개. 이들의 매출은 2007년 464억원에서 2011년 5212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으나,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회적기업 63개가 전체 매출액의 약 54%를 차지한다. 또한 평균 당기순이익은 9000여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영업이익은 6000여만원에서 -1만4000여만원으로 감소했다(2012년 사회적기업실태 조사 총괄 보고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정부 지원이 종료되면서 도산하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민에서 공제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사회적기업연대공제기금은 (예비)사회적기업이 직접 부금(賦金)을 납부해 스스로 형성한 재원으로, 가입 기업이 자금 조달 등의 어려움을 겪을 때 긴급 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돕는 기금이다. 해당 기금은 지난해부터 한국수출입은행이 시드머니 1억원을 지원하면서 시작했고, 함께일하는재단이 시범 운영해왔다. 윤영주 함께일하는재단 책임매니저는 “사회적기업은 조직 형태, 매출 규모 등의 이유로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원금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기금을 모아 서로 협력하며 ‘자립

IT 날개 달고… 비영리단체 업무능력이 높아졌다

국내 비영리단체 IT 기술… MS·구글 등 지원 프로그램 잇따라 한국MS 오피스프로그램·화상회의 등 제공… 매년 ‘NGO 클라우드 데이 행사’ 개최 구글 유튜브 동영상으로 단체 홍보하고 고유 도메인으로 맞춤 이메일까지 한국의 스티븐 호킹을 지원하는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이곳의 업무 환경은 1년 전과 180도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아웃룩(Outlook)’으로 회사 업무 스케줄을 조율하고, 온라인 화상 회의는 ‘링크(Lync)’ 프로그램을, 업무 메모는 ‘원노트(One note)’를 사용한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정영만 회장(지체 1급)은 “화상 회의 중에 채팅창으로 자료 공유도 가능해 진짜 오프라인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단체 직원 10명은 모두 장애인이다. 이 중 2명은 24시간 호흡기를 착용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2003년 단체 설립 때부터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꿈꿔왔던 이유다. 정 회장은 “MS에서 오피스 프로그램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면서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시간·장소 구애받지 않는 스마트 워크 가능 국내 비영리단체의 IT 역량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MS는 2013년부터 ‘비영리 기관을 위한 오피스 365’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태블릿 및 휴대폰에서 정품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당 1TB(테라바이트)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등 온라인 화상 회의 시스템도 사용할 수 있다. MS는 ‘테크숩 코리아(Techsoup Korea)’와 파트너십을 맺고 정가의 약 5% 비용으로 비영리단체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테크숩코리아 이재흥 대표는 “발생한 운영 수익은 또 다른 비영리단체를 돕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한 비영리 직원은 1만명에 이른다. 한국MS

국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모금액의 0~15% 수수료로

비영리단체 참고할 만한 사이트별 운영 정책 비교 내년 1월 ‘크라우드펀딩법’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 모금 시장이 다각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9일 첫선을 보인 카카오의 ‘스토리펀딩(storyfunding.daum.net)’을 시작으로, 비영리단체가 크라우드펀딩을 하나의 소통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8월 3일에는 SBS가 비영리단체가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나도펀딩(nadofunding.sbs.co.kr)’ 사이트를 공식 오픈했으며, 해피빈도 지난 6월 말부터 크라우드펀딩 베타 서비스(happybean.naver.com/crowdFunding/Home)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에 비영리단체가 참고할 만한 국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의 운영 정책을 비교해봤다. 지난달 27일, 카카오에서 1년간 운영하던 ‘뉴스 펀딩’ 서비스를 ‘스토리펀딩’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수수료 정책을 홈페이지에 명시했다. 플랫폼 수수료 10%, 결제 수수료 5%로, 기본적으로 15%의 수수료를 책정한다. “공익 프로젝트에 차등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카카오 ‘스토리펀딩’ 김귀현 총괄은 “기존에는 콘텐츠 원고료 개념으로 원천징수(3.3%)를 했지만, 스토리펀딩으로 개편되면서 수익형과 후원형으로 프로젝트 성격을 나눠 후원형의 경우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순수 모금형 프로젝트의 경우, ‘희망해(http://hope.daum.net)’를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SBS의 ‘나도펀딩’은 비영리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3월까지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이라는 주제로 뉴스의 주인공을 돕는 크라우드펀딩을 파일럿으로 실시한 것이 모체다. 무주 독거노인 김순이 할머니의 사연이 뉴스로 보도되자, 304명이 참여해 목표 금액의 3배가 넘는 952만원이 모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나도펀딩에 참여한 사람은 3800여명, 누적 펀딩 금액은 2억에 이른다. 밀알복지재단과 환경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모금 창구 역할을 하며, 수수료는 10%(결제 수수료 5% 포함)다. SBS 사회공헌팀과 함께 나도펀딩을 담당하고 있는 뉴미디어팀 권영인 기자는

이야기가 있는 모금… “다음 글이 기다려져요” 팬이 된 후원자

크라우드펀딩 뛰어드는 NPO 매력적인 대중 홍보 창구 포털 사이트에 스토리펀딩 콘텐츠 노출 더 많은 사람들에 전달… 이슈화도 쉬워 전문 작가와 협업해 제작 진행하기도 代價 있는 기부? 보상시스템 우려 에코백·텀블러 등 후원자에 기념품 제공 “펀딩 성과 바로 보여 신경 안 쓸 수 없어… 리워드 위한 후원 따로 받아야 할지 고민” 비영리단체들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 4월 14일, 비영리단체로는 최초로 국경없는의사회가 카카오의 ‘스토리펀딩(前 뉴스 펀딩·storyfunding.daum.net)’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세이브더칠드런(6월 9일), 월드비전(6월 18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8월 4일), 밀알복지재단(8월 6일)도 스토리펀딩에 참여했다. 비영리단체들이 기존 온라인 모금이 아닌 ‘크라우드펀딩’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펀딩’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비영리단체들의 이야기를 심층 취재해봤다. ◇크라우드펀딩, 모금보다는 ‘애드보커시(Advocacy)’ 창구 국경없는의사회가 ‘스토리펀딩’의 첫 주자로 나선 데는 단체의 특수성이 작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나이지리아 내전으로 인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의사와 언론인이 함께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사실 스토리펀딩을 먼저 제안한 곳은 카카오다. 국경없는의사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최정혜 과장은 “단체의 주요 활동 중 하나가 ‘의견 표명 활동(speaking out)’으로 명시돼있다”면서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저개발국의 모성 보호 문제’를 심층적으로 알리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목숨을 건 엄마들’이란 제목으로 저개발국의 산모 사망률 문제를 10회차로 연재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네티즌 416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총 726만7000원이 모였다. 크라우드펀딩은 매력적인 대중 홍보 창구로 활용됐다. 비영리단체는 모두 “스토리펀딩의 콘텐츠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알릴 수

[Cover Story] 14% 실업률 허덕이던 캐나다… ‘사회적경제’에서 해답을 찾다

[Cover Story] 年매출 17조원, 퀘백주 GDP 8% 책임지는 사회적경제협의체 ‘샹티에’ 낸시 님탄 대표 초창기 은행·대기업이 1달러 투자하면 州가 1달러 투자하는 ‘RISQ’ 기금 조성 20년간 400여 사회적기업에 무담보 대출, 90% 생존율… 1달러당 사회·경제효과 9달 7000개 기업·단체, 12만명 직원 가입… 2013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이끌어 캐나다 퀘백주는 인구(800만)보다 협동조합 조합원 수(880만)가 더 많은 도시다. 사회적경제(협동조합·사회적기업) 종사자 수는 15만명 이상, 조직은 7000개가 넘는다. 이들의 연간 매출 규모는 150억달러(약 17조원), 퀘백주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른다. 지난 4일, ‘2015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운영위원회 및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퀘백의 사회적경제 대모(代母) 낸시 님탄(64·사진) 여사를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골목에서 만났다. 그녀는 퀘백의 실업률이 14%까지 치솟았던 1995년, ‘빵과 장미의 행진’이라는 여성 노동자들의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끈 인물. 이를 기점으로 퀘백주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NGO 등이 연대한 사회적경제 협의체 ‘샹티에(Chantier)’의 수장을 맡고 있다. ―퀘백주에서는 여전히 ‘사회적경제’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나. “1995년 당시 캐나다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었고, 14%가 넘는 실업률로 살기 어려웠다. 1996년 퀘백 주정부와 협력해 지역 경제의 대안을 ‘사회적경제’에서 찾기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현재 샹티에에 참여하는 단체 및 기업의 수는 7000개, 참여 직원은 12만명이 넘는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퀘백의 사회적경제 움직임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특히 지난 3년간은 앱(애플리케이션), 게임 등 IT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청년이 많아졌다. 몬트리올시의 문화 행사, 서비스 등을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개방형 시민달력(Open Calendar) 앱을 만들거나, 폭설이 내렸을 때 실시간 교통

장애 예술인, 작품 발표 한마당… 활동 저변 확대

제 1회 장애 예술인 직업박람회 현장 가위를 든 손이 바삐 움직였다. 하나, 둘, 셋…. 다섯쯤 셌을까. “슥삭슥삭.” 보라색 사다리꼴 모양의 색종이를 덧대니, 호빵맨에게 망토가 생겼다. 도면도 없다. 감(感)에 의존할 뿐이다. 박스나 두꺼운 재활용 종이를 이용해 인형을 만들어내는 이는 종이 공예 아티스트인 박태현(22)씨. 박씨는 자폐성장애를 가진 장애예술인이다. 여덟살 딸아이와 함께 박씨의 작품을 본 남수진(여·36)씨는 “수준급 작품을 보고 놀랐다”면서 “나도 모르게 생겼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고 했다. 지난 8일,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제1회 장애예술인 직업박람회’ 현장. 이 행사는 ㈔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장애예술인의 예술 활동 확대를 위해 마련한 자리다. 장애예술인의 대중과의 접점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애인문화예술 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약 82%가 ‘창작 작품에 대한 발표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전시존에서는 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시각장애)의 악기 사용법 교습, 일러스트 작가인 강주혜(뇌병변 1급)씨의 펜드로잉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진행됐다. 강주혜(36)씨는 “내 그림의 감성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어 참여했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날 강씨의 그림 한 점도 판매됐다. 10여년 전 교통사고로 뇌병변과 시각장애를 얻은 강씨, 그녀는 재활로 시작한 펜드로잉으로 일러스트 작가로까지 데뷔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 장애인 합창단 ‘여주와 희망’ 공연 등 다양한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을 선보이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유어웨이 나솔인 이사장은 “직업박람회를 통해 장애예술인들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기업과 학계, 정부와의 연계를 통해’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신기술 무상전수 빵빵한 ‘상생’

[SPC그룹, 사회공헌 70년 스토리] ‘상미당’ 때 무연탄 가마·호빵 개발… 연료비 절감·비수기 판매난 해결 1980년대엔 반죽 급속냉동 시스템 자격증 없이도 빵집 운영 가능하게 IMF 퇴직자 먹고살 길 만들어내 2000년대 들어선 우리 농산물 활용 농가와 상생… 공유가치 창출 실천 알바생에 장학사업·취업기회까지 1945년, 황해도 옹진. ‘상미당(賞美堂)’이라는 작은 빵집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맛있는 것을 주는 집’. 열네 살 때부터 옹진의 한 제과점 점원으로 일했던 가난한 청년이 10년간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연 빵집이었다. 당시 옹진에는 미군이 주둔해 설탕, 버터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상미당’에서는 이 재료에 엿을 혼합해 빵과 과자를 만들어 인근 시장에 팔았다. 70년 후 이 동네빵집은 하루에 1000만개의 빵을 만들어내는 제빵전문기업 SPC그룹으로 성장한다.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SPC그룹은 전국 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연 매출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제과제빵 전문기업이다. 강산이 일곱 번 변할 세월 동안, 이 기업을 성장시킨 철학은 무엇일까. ◇기술 혁신해 무상 전수… 70년 된 장수 기업의 ‘공유’ 정신 해방 직후, 제과업계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미군 주둔과 함께 제과업체는 인기를 끌었다. 태극당, 고려당, 뉴욕제과 등의 빵집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다. 1948년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긴 ‘상미당’도 10곳이 넘는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빵의 원가 구성은 원료비, 인건비, 연료비. 결국 관건은 연료비 절감에 있었다. 당시 ‘상미당’의 사장이었던 SPC 창업주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호떡을 굽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람’ 키우는 고충… 사업 5년차 평가 들어보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월 150만원, 3년간 생활비 지원.’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됐을 경우 받는 혜택이다. 사용 내역을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사업비로만 써야 한다’는 제한도 없다. 지난 2011년부터 아름다운가게는 매년 사회혁신기업가를 ‘뷰티풀펠로우’로 선정해, 조건 없는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1인당 지원받는 금액은 5000만원이 넘으며,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선발 과정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서류 심사, 기업가 면접 심사, 합숙 심사 등 5차까지 검증 절차를 거친다. 지난해, 뷰티풀펠로우에 도전했던 사회적기업가 C씨는 “현장에서는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 사람은 믿을 만한 사회적기업가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사업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펠로우를 둘러싼 잡음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K씨는 뷰티풀펠로우로 선정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중도 협약 해지가 됐다. 이에 대해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뷰티풀펠로우는 협약 시 각자가 소셜 미션 및 3년간의 사업 목표를 사업계획서로 제출한다”면서 “협약 중도 해지 사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총 14명(1~4기)의 뷰티풀펠로우가 선정됐으며, 중도 해지된 사람은 2명이다. 이 중 Y씨는 개인이 정치 활동에 참여하면서, 펠로우 지위를 자진 반납했다. 단, 협약이 중도 해지된 2명의 펠로우 모두 그동안의 지원 금액을 환수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정된 펠로우의 자질 논란도 있다. 한 소셜 벤처는 경영 악화가 이어지면서, 대표에 대한 불신 및 조직 내부의 악화된 분위기로 직원들이 줄지어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기업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계약직 직원 및 인턴 비율이 90%에 이르기도 했다.

입상만 하면 끝? 아이디어부터 현장까지… 직접 문제 해결에 앞장서다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그 후 공모전이 정말 사회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기업 사회공헌 공모전 기획 기사(7월 22일자 D1면)에 언급된 주요 기업들의 공모전 히스토리를 후속 취재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의 사회 혁신 공모전 ‘투모로우 솔루션(Tomorrow Solutions)’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이 공모전은 교육, 건강·의료, 환경, 지역사회 4개 주제별로 전 국민 대상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응모하는 행사다. 1500건이 넘는 응모작 중 대상(아이디어 부문)을 수상한 팀은 사회공헌 동아리인 ‘인액터스’ 서울대지부 ‘손길’팀. 장유정(22·서울대 경제학부 2년)씨는 “시각장애인 대상 봉사활동을 하다가 시각장애인분들이 버스 위치를 모르거나, 카드단말기 위치를 못 찾아 버스 탑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에 주목했다”고 했다. 흔히 티머니카드를 대면 “환승입니다”라는 음성멘트가 나오듯이, 시각장애인이 버스정류장의 광고판에 카드를 대면 요금이 결제되는 동시에 “몇 번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시각장애인이 주요 이동 경로가 사전 등록된 근거리 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교통카드를 찍으면 이 정보가 서울시 교통정보센터로 자동 전달, 버스 운전기사가 다음 정류장에 시각장애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버스정류장 모형을 실제로 만들어, 이 같은 솔루션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의 ‘투모로우 솔루션’은 창의적 문제 해결 프로세스(문제 정의-상황 관찰-방향 설정-솔루션 구상-테스트)에 의거해, 단계별로 공모전을 진행한다. 손길팀의 서승환(24·경제학부 3년)씨는 “먼저 장애인 단체, 버스 운전사 등 수혜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후 가드레일 설치, 전광판 안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고, 멘토링을 받으면서 NFC 기술 등

단기 성과보다 기업가가 만드는 사회변화에 주목해야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실태 창업률에 급급… 내실 다지는 기간 적어 제대로 된 역할 하려면 2~3년 기간 필요 최근 4년(2011~2014년)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1363개 참여팀 중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팀은 8개팀으로 0.6%에 불과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팀도 123개로 10%에도 못 미쳤다. 육성사업은 지난 4년간 총 3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올해 사회적기업진흥원 사업비의 41.6%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국회 환경노동위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실). 육성사업의 한계와 대안은 무엇일까. “분명한 사실은 대부분의 청년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다’가 중요하지, 우리 회사는 ‘사회적기업입니다’는 말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저희가 얼마 전에 페이스북에 ‘예비사회적기업이 됐어요’라고 글을 올렸더니, ‘그동안은 아니었어요?’란 댓글이 많았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 자체가 없어져야 해요. 모든 기업이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해야 하니깐요.” (1기 창업팀, 교육 관련 소셜벤처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 몇몇 기업가는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에 집착하는 구조 자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2기 창업팀인 ‘한국갭이어’ 안시준 대표도 “먼저 기존의 ‘사회적기업=착한 기업’이라는 단순한 정의의 틀을 깨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우리는 ‘갭이어’란 검색어가 얼마나 대중에게 노출됐는지 파악하고, 이를 우리 회사가 창출해내고 있는 사회적 임팩트로 산출하고 있다”고 했다.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봉사·인턴십·여행 등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취약계층을 고용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J회사는 2010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지만, 일자리 지원 사업이 끝난 후, 직원은 10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어 여전히 생존이 위태하다.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은 인증 및 지원 사업의 폐해를 눈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 인증 없으면 착한 일도 못 하나요

사회적기업 인증 제도 “저희를 더 이상 사회적기업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지난달 중순, 소셜벤처 ㈜에코준컴퍼니 이준서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논란이 들끓었다. 서울시 은평구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유사명칭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9조 규정에 의거, 사회적기업이 아닌 자는 사회적기업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2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 규정에 의거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문이었다. 이준서 대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성을 키우고자 예비사회적기업에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좀 더 진보된 사회 혁신을 위한 선택을 했음에도, 마치 범죄자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은평구 일자리정책과 담당자는 “사회적기업은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 등 간접적인 지원 혜택을 받기 때문에 서울시 정책에 따라 주기적으로 인증 유무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 사회적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번 소동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여름, 소셜벤처 ㈜딜라이트는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고용노동부에 과태료 500만원을 냈다.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저가형 보청기 사업을 벌이는 기업으로, 올해 매출 80억원을 바라본다.재밌는 사실은 ㈜딜라이트와 ㈜에코준컴퍼니 두 기업 모두 미국의 비영리단체 ‘B랩(B-LAB)’으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수여하는 ‘B코퍼레이션(B-Corporation)’ 인증을 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직원들의 근로환경,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 지배 구조, 환경친화성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받아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으면, B랩과 파트너를 맺고 있는 글로벌 투자 회사들로부터 투자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제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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