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 현장 실제로 키워보니 10만원어치 기저귀 2주일 만에 다 써 어마어마한 양육비에 타던 차 소형차로 바꿔 시부모와 갈등 생겨 직장 관두는 여성 많아 어린이집 보낼 경우 최하 150만원 들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 폭신한 담요 위에서 흔들리는 알록달록 모빌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나비가 움직일 때마다 아기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따뜻한 사람들, 기분 좋은 기운이 아기 주위를 동그랗게 둘러싸고 있었다. “두 달 새 집안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아들 딸 키울 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아기가 한 번 웃을 때마다 걱정이 하나씩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할아버지 이해영(61)씨가 손자 정원(1)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리 안고 저리 안고, 좀처럼 품에서 떼어놓질 않는다. 기저귀·장난감·젖병 등 집안 구석구석 아기 용품이 가득했다. 부부 둘만 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보일러도 따뜻하게 땐다. 아기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해영씨 부부는 관악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조부모교육 강의를 신청했다.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는 터라 아기가 태어나면 직접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원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싶었다. “예전에 우리 아이 키울 때랑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아이가 울 때는 어떻게 달래는 게 좋고, 어떤 걸 먹이는 게 좋은지, 제대로 알고 손주를 키우고 싶었어요.” 조부모교육은 총 3회에 걸쳐 진행됐다. 조부모의 삶과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손자녀와 재미있게 놀이하는 방법, 양육 방식의 차이에 따른 갈등 사례를 토론하는 구체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