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화)

[최부장의 CSR 스토리] 신남방국가와 CSR 전략(下)

최재호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책임매니저

지난 칼럼에서 신남방 주요 4개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특성과 사회이슈에 대해 소개한 데 이어 하편에서는 동남아 4개 국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CSR 프로젝트와 기업의 신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CSR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글로벌 기업인 도요타는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CSR 3대 활동 영역인 환경, 교육, 교통안전과 공장 주변의 지역사회 개발 사업 등 4개 영역의 CSR 사업을 수십년간 추진 중이다. 특히 환경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2010년부터 ‘Toyota Forest Program’의 일환으로 자바섬에 30만 그루의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 ‘Go Green Program’을 운영 중이다. 또 교육 분야에서는 1991년부터 ‘Toyota Technical Education Program’을 통해 직업학교 및 교육기관에 기술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기술자로 육성해 도요타에 취업할 기회를 주고 있다. 교통안전은 2007년부터 ‘Smart Driving Program’을 통해 안전운전 인식개선 교육을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국가재난 발생 시 기부, 자원봉사, 살수차량 지원 등 인도네시아 1위의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바셀린으로 유명한 다국적기업 유니레버 베트남은 1995년 설립됐다. ‘지속가능한 리빙 플랜’이라는 본사의 글로벌 CSR 전략과 방향성을 함께하는 베트남 특화 CSR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특히 회사의 경영 목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비즈니스의 필수 요소’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러한 철학에 기반한 CSR 사업을 통해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베트남 국민 2500만명에게 공익적 혜택을 제공했다. 유니레버라는 기업의 핵심인 비누를 활용한 손 씻기 캠페인 ‘라이프부이(Lifebuoy)’, 물 부족 국가인 베트남의 문제 해결을 위해 빨래할 때 헹구는 물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여주는 ‘콤포트 원 린스(Comfort One Rince)’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니레버는 이러한 사회공헌 성과를 광고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유니레버가 베트남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개도국의 자동차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2012년부터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에 ‘현대 드림 센터’를 건립하여 기술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교육기자재 지원 및 채용연계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인도네시아의 사회문제를 인도네시아 소셜벤처와 함께 해결하고자 ‘현대 스타트업 챌린지 인도네시아’를 개최해 교육, 환경, 일자리 분야 소셜벤처 10팀을 선발했다. 현대 스타트업 챌린지는 지난 8년간 한국에서 238개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1923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대표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 오디션’ 모델을 해외로 수출한 K-CSR 모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경영 전략과 잘 연계된 CSR 전략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우호적 이해관계자 네트워크를 만드는 필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글로벌 차원의 CSR 전략 방향성을 따르면서도 동남아 각 국가의 다양성을 반영한 특화된 CSR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또 기업의 업의 특성에 부합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선정해 초기에는 이들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적 CSR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판매·마케팅·홍보 조직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적극적으로 광고에 활용하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며 고객들에게 좋은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이러한 CSR 전략이 동남아시아의 공존과 관용이라는 보편적 감성과 맞아떨어지면서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 기업들도 신남방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다양성을 공감하고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뿐 아니라 기존의 다국적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CSR 전략을 추진해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우호적인 관계 구축해야 한다. 이제 신남방 국가에서의 CSR은 의무가 아니라 필수이다. 시장 진출 초기부터 CSR전략이 지역별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설계되고 현지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진정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기업의 전략적 CSR이 ‘아시와와 함께 성장하는 한국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최재호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책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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