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시작된 토종 NGO 굿네이버스의 창립 30주년 기념 강연 ‘세상을 위한 좋은 변화, 30년의 발자취’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이번 강연은 사회복지, 국제개발 분야 전문가 5명이 굿네이버스 30년사를 연구·분석한 주제 강연으로 채워진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NGO의 조직경영·국제개발사업·모금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국내사업과 독립적인 국제사업 경영구조를 마련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미국 글로벌파트너십센터(GPC)를 설립해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또 태국 글로벌역량개발센터(GCDC) 설립으로 해외사업국 직원들의 역량 개발에도 집중했습니다. 두 조직을 포함해 4개 해외권역 코디네이터 조직, 제네바 국제협력사무소 등은 굿네이버스의 글로벌 체계의 핵심축입니다.”
굿네이버스 창립 30주년 기념 강연 둘째 날인 16일, 문경연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는 ‘글로벌 TOP10 NGO를 향한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번 강연에서 문 교수는 해외사업국, 모금국, 글로벌임팩트, GPC, GCDC 등 굿네이버스의 국제개발협력 거버넌스 전략을 분석했다.
문 교수는 “지난 30년간 끊임없는 도전과 조직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영구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립 초기에는 방글라데시 해외구호개발사업, 소말리아 난민 긴급구호사업 등 지속적인 국제개발협력 사업으로 1995년에 코이카의 협력 파트너로 등록되는 등 국제 NGO가 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업을 확장하던 시기, 한국이웃사랑회라는 이름을 굿네이버스로 변경하면서 세계 지부의 명칭을 통합했다. 해외구호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사단법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을 별도 설립하기도 했다. 문경연 교수는 “2007년 UN의 ‘MDGs 어워드’ 수상을 계기로 아동 대상 교육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국가도 넓혀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적기업사업단을 만들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해외권역본부를 신설하는 등 양·질적 성장을 이뤘다. 문 교수는 “사회적경제 기반의 국제개발협력사업 모델이 중요해지면서 사회적기업단을 ‘글로벌임팩트(GIF)’로 독립시키고 GPC, GCDC 설립하는 등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 노력을 계속했다”고 평가했다.
굿네이버스 해외사업국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긴급구호에서 시작해 장기 재건을 위해 만들어진 지부 ▲신규 사업국 개발 전략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 연계로 설립한 지부 ▲기금 연계와 사업 기반 확대 전략으로 생긴 지부 등이다. 문 교수는 “지속적인 사업국 확대를 통해 2020년 사업국 수 39개국, 사업장 수 212개를 달성했으며 1991년 국내 직원 8명이었던 조직에서 2020년 2581명을 고용하는 조직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권역본부를 세운 뒤 해외권역본부를 해외권역코디네이터로 전환하고 ‘지부’를 ‘사업국’으로 명명하며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꿔나갔다”고 했다.
“굿네이버스는 지속가능한 선순환적 국제개발협력사업 모델을 추구하며 목장 개발, 우유 가공 공장 지원 등 사회적경제모델을 적용했습니다. 2011년에는 사회적기업사업단을 설립했고, 2017년엔 사회적기업단을 독립시켜 2년 뒤인 2019년 GIF를 설립했습니다. GIF는 소외계층의 지속가능한 경제적 문제 해결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회적경제를 전문적으로 실현하는 조직으로 협동조합사업, 사회적기업 역량 강화, 무보증·무담보 금융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의 실질적인 변화는 2010년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내 사업운영본부와 국제협력본부의 역할을 나누면서 시작됐다. 문 교수는 “미국 글로벌파트너십센터(GPC)는 재정 본부의 기능만 가지고 있고, 2019년 설립된 한국의 GPC 한국사무소가 행정과 정책 본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현지화 전략에 맞춰 사업국 직원들이 스스로 조직을 운영하고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굿네이버스는 2022년 완성될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바탕으로 첫 국제총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